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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유희
작가 : 심성보
작품등록일 : 201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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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가족 유희
작성일 : 17-10-30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2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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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와 내가 호두과자를 사왔을 때는 이미 음식이 나와 있었다. 아마 어머니께서 가져와 주셨겠지 뭐. 아버지는 자기가 쏘는 거라고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신다고 하신 거 같으니까. 쪼잔하시다니까.

 

 

 

 

  내가 시킨 음식은 튀김우동과 김밥 2줄, 유아는 치즈돈가스와 김밥 1줄+호두과자. 어머니와 누나는 같이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시키셨다. 아버지는 뭐, 역시라고 해야 할까? 갈비탕을 시키셨고 말이다. 이렇게 보면 나만 면을 먹는 거 같지만, 뭐 괜찮다. 난 면을 좋아하니까.

 

 

 

 

  “잘먹겠습니다.”

 

 

 

 

  “아빠. 고맙게 먹을게요.”

 

 

 

 

  “아버지. 감사히먹겠습니다.”

 

 

 

 

  “여보. 잘 먹을게요.”

 

 

 

 

  차례대로 나, 유아, 누나, 어머니이시다. 이런 말을 안 하면 아버지는 삐지실 것을 잘 아는 우리가족의 대처법이기도 했다. 자랑할 건 아니지만...

 

 

 

  “그래. 맛있게 먹거라. 여보도. 그건 그렇고 얼른 먹고 출발하자꾸나.”

 

 

 

  말은 이렇게 하셔도 아버지의 입은 웃고 계셨으니까. 하여튼 아버지는 표현을 못 하신다니까.

 

 

 

  그렇게 다 같이 맛있는 점식을 먹은 우리는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겠다는 유아를 겨우 말리며 차에 태웠고, 다시 출발을 했다.

 

 

 

  “과자 사자니까. 바보오빠야!”

 

 

 

  역시 유아는 차에 타서까지 조르기 시작했고, 이미 출발해버린 차를 멈출 수 없다는 걸 자신도 알기 때문인지 괜히 나한테 화내기 시작했다.

 

 

 

  “어이. 바보동생. 과자가 그렇게 먹고 싶어? 우리 집에서 올 때 과자 왕창 싸온 거 기억 안나? 그걸 한 시간도 안 되서 다 먹은 게 누구지? 그리고 호두과자 샀잖아! 이 돼지야! 어디서 오빠한테 바보래!”

 

 

 

  “과.. 과자를 얼마나 많이 샀다고 그래!”

 

 

 

  과자를 얼마나 많이 샀냐고? 이 말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내가 따지고 들어가 봤자. 나한테 오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쓸 대 없는 일로 동생이랑 싸우기는 싫으니까.

 

 

 

  “그래그래. 오빠가 도착하면 과자 많이 사줄게. 그러니깐 호두과자 먹으면서 얌전히 있어.”

 

 

 

  “진짜지?”

 

 

 

  “ 그래. 진짜 사줄게. 그러니깐 얌전히 있어. 아빠 운전 방해될라. 아까부터 하품하드만 유아야 피곤하면 한 숨자.“

 

 

 

  “아.. 안 피곤해! 내가 언제 하품을 했다고 그래!”

 

 

 

  그렇게 2시간정도를 차를 타고 갔을까? 유아는 벌써 아까 전에 잠이 들었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질리지도 않으신지 2시간동안 얘기를 하고 계셨다. 누나는 노래를 듣고 있는 거 같고, 나는 할짓없이 그냥 창밖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밖에 풍경이 좋았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구름도 엄청 맑았고, 간간히 보이는 바다가 내 눈을 즐겁게 해줬다. 뭐, 우리는 지금 바다가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게 한 30분쯤 더 흘렀을까. 뒤척이던 유아가 잠에서 깨고, 누나도 핸드폰 배터리가 다 달았는지 약간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유아는 잠에서 깨자마자 심심한지 나에게 말을 걸었고, 이렇게 3남매가 재미있게 수다를 떨고 있을 때였다.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는 계속해서 대화를 하고 계셨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즐겁게 대화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었다.

 

 

 

  아니. 하려고 했다.

 

 

 

  끼이이익!!

 

 

 

  “얘들아. 조심해!

 

 

 

  아버지의 다급한 음성이 들렸고, 우리에게 돌격하는 트럭을 본 순간 나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그렇게 우리가족에게 사고는 아무 말도 없이 찾아왔다.

 

 

 

 

 

 

 

 

 

 

 

 

 

 

  유아라도.. 유아라도 지켜야해. 아직 어리니까. 아직 어린애니까. 충격을 많이 받을 거야. 내가 가서, 내가 가서 유아를 보호해 줘야해!

 

 

 

  상황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니. 느낄 시간이 없었다고 해야 맞을 거 같았다. 갑자기 우리 앞으로 돌진해 오는 화물트럭.

 

 

 

  아버지가 급하게 급커브를 했지만, 우리 캠핑카는 트럭을 피할 수 없었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어느새 오셨는지 누나를 꼭 껴안고 계시는 어머니와 나와 유아에게 달려오시는 아버지였다.

 

 

 

  콰광!!

 

 

 

  갑자기 충돌음과 함께, 몸이. 아니. 차가 강하게 흔들렸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머리 어딘가에서 따듯한 액체가 흘러나왔고,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무서움에 떨고 있는 유아와 그런 유아를 안고 있는 나에 팔 이였다.

 

 

 

  다행이다. 유아에게는 충격이 별로 가지 않은 것 같았다.

 

 

 

  어느새 차의 흔들림이 멈췄다. 멈춘 거 같았다. 어느 정도 시각이 돌아오자. 주위를 둘러본 나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유아를 안고 있는 나와, 그런 나를 안고계시는 아버지. 그리고 누나를 안고 계시던 어머니는 누나에게 뭐라고 말하시더니 이내 고개를 떨어뜨리셨다.

 

 

 

  “우리 유라. 멀쩡해서 다행이야. 엄마 항상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어. 유라는 이 엄마의 딸이야. 누가 뭐라고 해도 유라는 엄마의 딸이니까. 어디가서도 기죽지 말아야한다? 알겠지? 유라야. 사랑해.”

 

 

 

  내가 잘못들은 건가. 하지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은 내 머릿속에 또렷하게 입력되었다. 어머니의 말씀을 들은 누나는 충격을 받았는지 기절을 했지만, 다행이도 많이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다.

 

 

 

  유아는 놀라서 기절한 것인지, 잠이 들은 건지 모를 정도로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고 있었다. 멀쩡해보였다.

 

 

 

  어딘가 다친 곳은 보이지 않았고, 그냥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곧 깨어나겠지. 아버지 또한 등에서 약간의 피가 나실 뿐 멀쩡하신 것 같았다. 역시 튼튼하시다니깐. 괜히 헛웃음이 나왔다.

 

 

 

  “다행이야.”

 

 

 

  눈이 감겨왔다. 아닌가? 머리에서 흐르는 피 때문인지 눈이 따가웠다. 그래서인지 눈을 감은 나는 눈을 더 이상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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