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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유희
작가 : 심성보
작품등록일 : 201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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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가족 유희
작성일 : 17-10-30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1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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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속보입니다. 모 기업 회장인 한유환씨의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원인은 술 취한 트럭운전사의 졸음운전.

 

 

 

 아쉽게도 한유환씨의 부인과 아들은 사망하였고, 큰 딸과 작은 딸은 정싫을 잃었다고 합니다. 한편, 한유환씨는 약간의 타박상만 입은 체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다고 합니다.

 

 

 

  ................

 

 

 

  침묵. 사랑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사랑스런 아들과 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시끄럽게 떠들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나에게서 완전히 떠나버렸다.

 

 

 

  티비가 원망스러웠다. 잘난 듯이 우리가족의 사고를 얘기하고 있는 티비를 부셔버리고 싶었다. 아마 이 얘기가 끝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다른 곳으로 화재를 돌리겠지.

 

 

 

  좋은 뉴스가 나오면 다른 사람들은 하하호호 웃으면서 재미있게 뉴스와 티비를 보겠지. 역겨웠다. 지금 티비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예전에 뉴스를 봤을 때, 타인의 사고를 그냥 넘긴 내가.

 

 

 

  처음부터가 잘못이었다. 내 잘못이었다. 갑자기 여행을 떠난 것부터가 잘못 된 것이었다. 안 가던 여행을 떠나서 그런 것이다. 내가 가족들을 죽인 것이다. 괜히 안 가던 여행을 가자고 말을 꺼내서 이런 사고를 만든 것이다.

 

 

 

 죄책감이 들었다. 만약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활짝 웃으면서 대화를 하고 있을 우리 가족들인데 말이다. 눈앞이 흐려졌다. 맹세코 이것은 눈물이 아니다.

 

 

 

  아직도 내 옆 침대에서 죽은 듯이 누워있는 유라와 유아가 보였다. 가여웠다. 원망스러웠다.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나에게 수다를 떨 내 딸들이 내 옆에서 죽은 듯이 누워만 있었다.

 

 

 

  병원에서 일어난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들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장난도 쳐봤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그저 조용한 침묵만이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아내, 그리고 아침까지 담배 때문에 나에게 혼난 유하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게 사라졌다. 내 앞에서 내 곁에서,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하지?

 

 

 

  왜. 왜? 나 혼자만 멀쩡하게 살아남은 걸까? 내가 감싼 유하는 죽고, 유하가 감싸주던 유아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아내가 재빨리 달려가서 안았던 유라도..

 

 

 

  과연 신이 있을까? 저주하고 싶었다. 왜 내가 이런 시련을 주는 건지. 나름 열심히 살고 가족들에게도 잘 대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있는 거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내가 살지 못했으면, 나대신 적어도 유하라도 살 수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스럽다. 더 꽉 안아줄걸. 충격이 가지 않도록 더 보호해줄걸. 옷 사고 싶다고 할 때 용돈 좀 넉넉하게 줄걸.

 

 

 

 외식하자고 할 때 레스토랑이라도 가서 맘껏 먹이고, 최대한 행복하게 살게 할 걸... 이 세상에 미련이 없도록

 

 

 

  내가 싫었다. 아버지라고 되는 놈이 혼자 살아남다니 그깟 돈 몇 푼. 아내와 아들, 딸들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알바를 시키지 말걸.

 

 

 

  더 놀게 할 걸. 이런 세상에 미련이 없도록 너무너무 행복해서 더 이상 미련이 없도록 살게 해줄걸.

 

 

 

  “하아...”

 

 

 

  한숨이 나왔다.

 

 

 

  “흑.. 흐윽..”

 

 

 

  눈물이 나왔다.

 

 

 

  “x발."

 

 

 

  더 이상 깨어있기 싫었다. 살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딸들과 함께 누워있었다면, 아내와 아들과 함께 세상의 끝을 봤다면, 이런 후회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부스럭.

 

 

 

  아들에게 받은 껌. 이것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아들의 유품 이였다.

 

 

 

  “보고 싶어..”

 

 

 

  역시 답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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