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울과 밤의 검사
작가 : Dr러다이트
작품등록일 : 2017.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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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드가드의 말괄량이-03
작성일 : 17-06-21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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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마야는 작업실로 이리스를 불러놓고 성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말이야 엄마는 아빠랑 이리스가 왕자님의 성인식에 갔으면 하는데”

 “또 연회? 난 그런 거 별로데 시끄럽고 재미없어”

 “그래도 이리스는 언젠가 노스가드의 성주가 되어야 하잖아? 자신이 지켜야하는 왕의 얼굴도 모르면 이상하지 않을까?”

 “우웅......그건 나중에 계승식 때 왕성에 가서 알현하면 돼 굳이 연회에 갈 필요는 없잖아?”

 그런 건 또 어디서 들었는지 벌써부터 앞길이 훤하다. 하지만 이 아이도 이 작은 성 밖의 세상을 알 필요가 있다.

 “이리스 혹시 드레스가 갑갑해? 예법도 귀찮고”

 “어, 어...응 난 그런 치렁치렁한 거 싫어 왠지 갑갑하기도 하고......”

 이리스는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이런 점은 크로드를 꼭 닮았다 아니 날 닮은 건지도 모르지

 마야는 그녀를 품에 앉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자신을 꼭 닮은, 흑단처럼 찰랑거리는 머리카락......그러고 보니 ‘그 아이’도 딱 이 아이와 비슷한 나이 대였을 텐데......

 “엄마 무슨 생각해?”

 “으응? 아니 잠깐 옛날 친구를 조금 생각했어.”

 ‘그녀’는 말했었지 자신도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고 크로드와 사랑을 나누고 이리스와 나리아를 낳은 다음에야 그녀가 말한 것이 무엇인지 떠오르는 것 같았다.

 “저 산맥 너머에는......아니 이곳에도 우리 말고 다른 용인들이 있어 그중에 정말 친했던 아이가 있는데 싸우고 나서 헤어졌거든”

 “그래? 그 사람은 무슨 문양을 가지고 있는데?”

 “아주 예쁜 은하수의 문양이야 밤이 되면 별이 박혀있는 문양이 반짝반짝 빛났는데......아니 아니지 예법은 어떻게 못해주지만 엄마가 새 드레스를 준비했어. 한 번 입어 볼래?”

 그녀는 작업대 옆에 있던 드레스를 들어보였다. 이리스가 성인식 때 입었던 것처럼 몸에 조이는 코르셋을 입을 필요도 없고 움직임에 거슬리지 않게 치마 단이 상당히 짧았다.

 “이거 예법선생님이 말한 수도에서 유행하는 옷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니 가슴부근과 손목, 복부와 스커트 하단에는 아름다운 무늬가 세공된 금속판이 둘러져 있어 의전용 갑옷 같은 느낌도 주었다.

 “엄마가 직접 만든 거야 지금 한 번 입어봐”

 이리스가 직접 옷을 입어보니 하단에 둘러진 금속판이 스커트를 적당하게 부풀려주었다. 금속판이 제법 많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의외로 가볍고 활동하기 편하고 가슴부근을 가리는 금속판 덕분에 몸매가 노출되는 부위가 줄어든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건 입고 훈련해도 될 것 같아!”

 그녀는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보며 말했다. 전체적으로 맑은 하늘빛을 띠고, 금속판이 둘러져 있는 드레스는 노스가드의 여기사라는 이미지에 딱 맞는 느낌이다.

 “후후후 평범한 드레스가 아니라고 마법공학이 응용된 갑옷이지 이름은 인스턴트아머! 마나를 갑옷에 불어넣어보렴”

 “응!”

 우우웅

 차르르륵

 이리스가 드레스에 마나를 불어넣자 금속판을 중심으로 얼음이 자라나면서 잠시 후에는 팔목까지 오는 건틀릿과 전신을 보호하는 하프플레이트 아머로 변신했다. 물론 어께 보호구와 부츠가 없긴 하지만 용병들이 두르고 다니는 허접한 가죽갑옷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

 “뭐 얼음으로 만든 갑옷이라 판매용으로는 못쓰지만 제법 자신작이라고”

 가슴의 금속판 안쪽에 소형 마나코어를 장착시켜서 강도증가, 자체수복능력과 정화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지만 얼음으로 만들어낸 갑옷이기에 냉기를 다루지 못하는 평범한 기사가 쓰기엔 무리가 있고 서리늑대의 검을 ‘혹한’ 단계까지 익히면 자유자재로 전신에 얼음갑옷을 두를 수 있었기에 노스가드의 전사들도 인스턴트 아머 보다는 마수의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선호했다.

 하지만 이리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와아아 엄마 최고”

 “자, 잠깐 그거 입고 그러면 차갑단 말이야”

 마야는 자신에게 달라붙는 이리스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면서 또 하나의 선물을 건네주었다. 크로드에게 만들어준 것과 같은 회중시계 이리스는 눈을 반짝였다.

 “자 이건 새로 만든 신작이야 이것까지 있으면 수도에 가서도 최고 멋쟁이 아가씨일걸? 아직도 가기 싫어?”

 마도공학의 정수가 담긴 인스턴트아머와 회중시계,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노스가드에서 온 촌사람이라고 무시하긴 힘들 것이다.

 “으응......아니 한 번 가볼게”

 “그래 가서 사람들도 많이 보고 많이 배우고 오렴”

 마야는 얼음갑옷을 해제한 그녀를 자신의 무릎위에 앉히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마냥 어린 소녀지만 시간이 흐르면, 뭐 소드마스터라도 된다면 10년, 20년 가지고는 눈에 띠지 않겠지만 50년이, 100년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이리스의 모습을 본다면 그녀가 용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자신은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계속 세상을 떠돌았다. 하지만 이 아이는 이곳을 벗어나지 않겠지.

 그리고 아직 이 땅까지 자신을 추적해왔던 손길이 닿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들이 온다면 그 때 나는, 이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리스”

 “왜? 엄마?”

 “이리스는 용인이라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될 거야. 그럼 어떻게 할래?”

 “오래? 얼마나?”

 “글쎄? 지금 이리스의 호위인 렉스경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고 마을에 사는 꼬맹이들이 어른이 되고 그 어른들의 아이들이 또 어른이 되어도 이리스는 거의 변하지 않을 거야”

 “으으응......”

 이리스는 인상을 찡그리고 깊게 고민하는 가 싶더니 대답했다.

 “몰라 그 때의 일은 그때 가서 생각 할래”

 어린소녀다운 대답이라고 생각하며 마야는 쓰게 웃음 지었다. 자신이 너무 앞서 생각한 것 같다. 그건 그때 가서 이 아이가 직접 정해도 늦지 않다. 자신처럼 세상을 둘러보든 이곳에 계속 남던지

 “이거 하나만 알아둬 이 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이리스도 어른이 되면......아차! 성인식 지났으니 이미 어른인가? 여하튼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슬픈 일이 있어도 이 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행복한 일이 많으니까, 꾹 참고 이겨내야 해. 만약 무지 힘든 일이 있으면 전부 포기하고 도망쳐도 돼 이리스한테는 그만큼 긴 시간이 주어질 테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난 도망치지 않을 거야! 난 노스가드를 지키는 성주가 될 거니까!”

 “그래그래 엄마가 잘못했어.”

 마야의 무릎위에 앉아있는 이리스는 어쩐지 슬프게 미소를 짓고 있는 마야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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