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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밤의 검사
작가 : Dr러다이트
작품등록일 : 2017.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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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녹아내리는 겨울의 방패 01
작성일 : 17-06-21     조회 : 36     추천 : 0     분량 : 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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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의 전사들이 또 다시 원정을 준비하고 있다. 삼면이 마물이 오는 산맥지대로 둘러싸인 만큼 한 달도 빼지먹지 않고 없이 원정을 떠나야 몰려드는 마물들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병장기를 가다듬고 보급마차에 식량을 집어넣는다. 마야가 마법공학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보급마차는 마나코어를 동력원으로 하기에 따로 마차를 운반할 말이 필요 없고 아공간기술도 도입되어 있기에 일반 마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많은 식량과 마물의 부산물을 적재할 수 있다.

 그들을 난감하게 만드는 것은 성을 기습해오는 마물 무리도 아니고 부족한 식량이나 물자도 아니며 그들의 바로 앞에 서서 땍땍거리며 양팔을 흔드는 단 한 명의 소녀다.

 전사들은 곤란하다는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그들의 대부분은 아직 그녀가 오러를 다룰 수 있는 검사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왜 또 안 된다는 거야? 나도 한 명의 전사라고!”

 “다음 출전 때는 꼭 데려갈게 이번엔 참아”

 “또! 또! 거짓말! 저번에도 그렇게 말했으면서!”

 크로드는 난처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아직 서리늑대의 검을 다루지는 못하지만 회귀의 검을 배우고 다룰 수 있는 이리스의 역량은 충분히 한 사람 몫의 전사다. 하지만 그도 아버지기에 그녀가 얼마나 강하든지 딸의 안위가 걱정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서리늑대의 이름을 걸고 다음 원정 때는 꼭 데려가마.”

 “약속이야”

 부루퉁한 표정을 지우지는 못했지만 가문의 명예까지 걸고 맹세하자 이리스도 더 이상 때를 쓰지 않았다.

 “그래 약속이다.”

 ‘다음 원정은 동쪽으로 가니 괜찮겠지’

 지금 원정을 가는 것은 가장 위험한 마물이 나오는 북쪽이다. 크로드는 그나마 마물이 적게 나오는 동쪽원정부터 이리스를 데려고 가면서 차근차근 전투를 익히게 할 생각이다.

 “엄마, 아빠 안녕히 다녀오세요.”

 “......잘 갔다 와”

 이리스와 나리아는 원정군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들었다. 훈훈한 모습에 전사들도 두 아가씨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다. 완전히 삐진 이리스는 고개를 뒤로 돌렸고 나리아는 팔짝 팔짝 뛰며 더 크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마야는 다 안다는 얼굴로 크로드를 보았다.

 “무슨 생각 하는지 뻔해. 안전한 곳부터 차근차근 보낼 생각이지? 내 생각에는 이번부터 데려가도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어려 아무래도 실전은 대련하고 다르니까 나도 첫 원정은 20살 때부터 갔다.”

 성인식을 치르는 나이가 15살인 것 고려하면 상당히 늦은 편 같지만 갓 성인이 된 사람이 견디기엔 ‘끝의 산맥’의 마물은 만만하지 않다. 거기에다가 실제 마물과 부닥치게 되면 지례 겁을 집어먹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미리 마물을 경험시켜 둔 후에야 원정에 참가시킨다.

 오러를 약간이라도 쓰지 못한다면 원정에 포함시키지 않기에 서른이 넘어도 원정에 참가하지 못하는 자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20살에 원정을 떠나기 시작한 크로드도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

 그만큼 혹한의 설산을 누비며 마물들과 마수를 사냥해야 하는 ‘끝의 산맥’ 원정은 위험하고 가혹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리스 혼자서 전사들을 이끌고 원정을 가게 되겠지?”

 “뭐 언젠가는......”

 북쪽으로 향하는 그들에게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리스는 검을 대충 휘두르다가 연무장을 벗어났다. 크로드와 마야가 전사들을 데리고 원정을 떠난 지도 벌써 5일째 오늘도 검을 수련할 의욕이 나질 않았다. 그녀의 곁에는 호위기사인 렉스가 붙어있었다.

 “쳇 이번에야말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가씨께서는 많이 어리시지 않습니까? 첫 원정을 떠나는 나이는 평균적으로 스물두 살 정도입니다.”

 “그렇게 느려? 아직 5살이나 더 먹어야 하는 거야?”

 “뭐...후작님도 다음 원정 때는 포함시켜준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이리스는 볼을 부풀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울릴만한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도 없었고 예법교육을 덜 받은 터라 나이에 비해 영 성숙하지 못한 모양새지만 렉스에게는 저 퉁명스러운 소녀가 익숙했다.

 “그거 분명 거짓말이야 다음 원정 때 되면 또 다음이라고 하실 걸”

 “후작님께서 맹세도 하시지 않았습니까? 이번 원정은 가장 마물이 많고 위험한 북쪽으로 가서 아가씨를 챙겨주지 못할까봐 제외하신 겁니다. 다음 원정이 비교적 만만한 동부이니 거기서부터 데려가신다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정말?”

 “물론입니다.”

 “흐응~ 그렇구나~”

 한결 기분이 풀린 그녀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침대가 작게 불룩 솟아오른 게 보였다. 가까이 가서 들춰보자 역시나 자신의 동생 나리아가 있었다.

 “같이 자려고?”

 “응”

 겁이 많은 나리아는 아직도 마야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는데 그녀가 원정을 떠나서 자리를 비우는 날에는 가끔씩 자신의 침대로 와서 함께 잠을 잤다.

 “이렇게 겁이 많아서 우리 나리아는 누가 데려갈지 몰라~”

 이리스는 이불 안으로 들어가면서 나리아를 놀렸지만 늘 그렀듯이 그녀는 이리스의 품으로 들어왔다. 방금 전까지 연무장에 있느라 차가워진 몸에 따뜻한 나리아의 온기가 전해져 왔다.

 “따뜻해~”

 이리스는 품으로 파고든 나리아를 꼭 껴안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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