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두 번째 랭커
작가 : GOON
작품등록일 : 2017.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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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작성일 : 17-06-29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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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다시 로그인을 해보니 나는 어두컴컴한 공간 안에 있었다. 그 곳은 우주에 가까웠는데, 무중력상태인 듯 몸이 둥둥 떠다닌다는 점이 그러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별빛조차 없는 완전한 어둠이라는 점이 우주와는 달랐다. 나는 이곳이 민주가 만든 캐리어 안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내 몸을 만져보니 나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 상태였다. 마지막 로그인 때 장비를 모두 강탈당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가만히 누운 채로 이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캐리어 안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1. 캐리어를 안에서 부수고 밖으로 나간다.

 2. 외부 인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밖으로 나간다.

 3. 캐릭터를 삭제한다.

 1번 계획은 현실성이 없었다. 웬만한 물건은 다 처분하고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다니는 나였기에, 내 인벤토리에는 무기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1번 계획은 폐기. 2번 계획은 그럴싸하지만, 핵사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길드 원들이 전부였고 길드 원들은 이런 상황을 모를뿐더러 안다고 해도 캐리어 안에서 꺼내줄 수 있는 방법은 마법도구를 만든 민주만이 알 것이다. 그래서 폐기. 남은 것은 캐릭터를 삭제하고 새로 만드는 방법뿐이었다. 1인 1계정이 핵사의 규칙이었기에, 부계정을 만들 수는 없었고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 복수하는 것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곧바로 로그아웃을 한 다음 캐릭터를 삭제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내 눈앞에 캐릭터 삭제창이 떠올랐다.

 [‘Min Lee' 캐릭터를 삭제하시겠습니까?]

 내 이름 이민석에서 따온 아이디. 'Min Lee' 라는 글자가 내 눈앞을 아른거렸다. 하지만 나는 곧이어 고민 없이 대답했다. 이 아이디와는 작별을 고할 때다.

 “네.”

 [‘Min Lee' 캐릭터를 삭제합니다. 본인 확인 후 삭제가 진행됩니다.]

 [홍채인식……. 완료, 지문인식, 완료. 캐릭터를 삭제합니다.]

 [삭제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시겠습니까?]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곧이어 하얀 방에서 알몸인 나를 보았다. 내 눈앞에는 전신거울이 있어 나를 그대로 볼 수 있었는데, 피부가 희고 중요부위가 없는 것만 제외한다면 영락없는 내 모습이었다. 곧이어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캐릭터 설정창이 생성되었습니다. 머리 색, 눈동자 색 변경과 체형조절만이 가능합니다.]

 “전부 그대로.”

 [캐릭터 이름을 설정해주십시오.]

 “Round2"

 [캐릭터가 생성되었습니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눈부신 빛과 함께 내 몸이 어디론가 빨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시작의 섬으로 향하는 것이다. 내 아이디처럼 지금부터는 2라운드다. 날 물 먹인 최이균, 김기철, 이민주, 정신이, 박유철까지. 전부 다 복수할 시간이 다가왔다. 보란 듯이 레벨을 올려 그들을 엿 먹일 것이다.

 눈을 뜬 곳은 여관의 침대였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시작의 섬’에 도착하셨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 여관 주인에게 말을 걸어보십시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1층으로 내려갔다. 여관의 현관문으로 가자, 여관 주인이 나를 보며 반갑게 말했다.

 “오 새로운 이방인이구만. 어서 오시게. 궁금한 게 있으면 모든 지 물어보게!”

 여관 주인인 스미스 씨는 예전에 내가 왔을 때 그대로였다. 그때는 그저 이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아는 것도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랬으나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어차피 알 것은 다 알고 있었고 하루빨리 레벨 업을 해야 했으니까.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상태 창을 한번 열어봐.”

 “상태창.”

 

 [상태창]

 플레이어 이름 : Round2

 레벨 : 1

 직업 : 無

 칭호 : 無

 힘 : 10

 민첩성 : 10

 손재주 : 10

 마력 : 10

 부여 가능 능력치 : 0

 

 이전의 상태 창에 비하면 답이 없는 능력치였다. 가볍게 한숨을 쉬자. 여관 주인은 웃으면서 말했다.

 “정말 없는 것 같구먼? 여기 보상일세.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몽둥이를 내밀었다. 퀘스트 보상이었다. 몽둥이를 받아들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HP와 MP가 전부 회복됩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아이템 : 박달나무 몽둥이]

 박달나무로 만들어진 몽둥이이다. 손에 잡기 적당한 크기이다.

 등급 : 일반

 공격력 : 6

 내구도 : 6/6

 

 핵사의 첫 퀘스트는 여관 주인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도록 하면서, 게임에서 가장 기본적인 무기를 제공했다. 그리고 능력치를 올리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1레벨을 올려주었다. 나는 다시 상태 창을 열었다.

 

 [상태 창]

 플레이어 이름 : Round2

 레벨 : 2

 직업 : 無

 칭호 : 無

 힘 : 10

 민첩성 : 10

 손재주 : 10

 마력 : 10

 부여 가능 능력치 : 6

 

 핵사는 이름답게 레벨이 오를 때마다 6의 부여 가능 능력치를 준다. 생각해둔 직업이 있어 나는 별 고민하지 않고 민첩성에 4, 마력에 2를 투자했다. 능력치를 투자하자 여관 주인이 말했다.

 “거봐, 조금 더 강해진 기분이 들지? 이제 밖에 나가서 마을 사람들과도 한번 인사해보게. 아마 다들 좋아할 거야.”

 나는 그저 고개만 숙여 인사하고는 곧바로 샬롯 부인을 향해 걸어갔다. 왜냐하면 마을 사람들과 인사하다 보면 퀘스트를 하나 주게 되는데, 첫 퀘스트는 샬롯 부인이 주기 때문이다. 이걸 안 이상 굳이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어머 새로 오신 분이시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제가 뭐 마실 거라도 드려야 되는데 죄송해요, 제가 지금 정신이 없어서…….”

 “제가 혹시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샬롯 부인은 반색을 하며 말했다.

 “그래 주시겠어요? 사실 제가 오늘 토끼 고기로 저녁을 지으려고 하는데 토끼 고기가 다 팔렸다지 뭐에요. 혹시 앞에서 토끼 고기를 구해다 주실 수 있겠어요?”

 “네. 구해드릴게요.”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 샬롯 부인의 부탁]

 샬롯 부인이 토끼 고기가 없어 난처해하고 있다. 숲에서 토끼를 사냥하여 고기를 구해다 주자.

 등급 : 일반

 조건 : 토끼 고기 0/5

 보상 : 경험치

 

 나는 빠르게 마을 외곽의 ‘산토끼들의 숲’으로 달려 나갔다. 과연 이름답게 그곳에는 여러 마리의 토끼들이 있었는데, 나는 몽둥이를 움켜쥐고 그 중 한 마리의 토끼를 향해 내리쳤다. 그러자 토끼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졌다. 곧이어 잿빛으로 변해 사라짐과 동시에 토끼가 있던 자리에서 동전 몇 개와 짚단으로 묶은 고기 같은 것이 나왔다.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3 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토끼 고기를 획득하셨습니다. 1/5]

 토끼고기와 동전을 집어든 나는 인벤토리 창을 열어 토끼고기와 동전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마저 토끼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토끼 고기가 매번 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대충 10마리 정도의 토끼를 잡은 후에야 나는 토끼 고기 5개를 모을 수 있었다. 토끼를 10마리 잡는 동안 나는 레벨이 한번 올랐고, 샬롯 부인에게 토끼 고기를 갖다 주자 레벨이 한 번 더 올랐다. 얻은 12의 능력치를 민첩에 8, 마력에 4를 투자한 뒤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섰다. 이번에는 마을의 경비원인 샌슨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그래 안녕하신가? 새로 온 모양이군?”

 “네 그렇습니다.”

 “그럼 혹시 내 부탁을 들어 줄 수 있나? 내가 여관에 도시락을 맡겨놨는데, 혹시 가져다 줄 수 있겠나? 사례는 톡톡히 하겠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 도시락 배달]

 경비원 샌슨의 도시락을 배달해주자.

 등급 : 일반

 조건 : 샌슨의 도시락 0/1

 보상 : 경험치, 신참을 위한 가죽 상의, 신참을 위한 가죽 하의

 

 퀘스트를 받자마자 나는 여관으로 달려갔다. 반기는 여관 주인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1층의 식당으로 달려가 주방장에게 말했다.

 “샌슨씨의 도시락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러자 주방장은 미리 싸 두었던 도시락을 내밀었다. 보자기로 포장된 네모난 도시락이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 뒤, 나는 다시 도시락을 들고 뛰어가 샌슨 씨에게 배달해주었다. 도시락을 받아든 샌슨 씨는 고맙다고 말했고, 곧이어 경험치와 장비 아이템을 받을 수 있었다.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신참을 위한 가죽 상의, 신참을 위한 가죽 하의를 획득하셨습니다.]

 

 [아이템 : 신참을 위한 가죽 상의]

 신참을 위한 가죽 옷 상의이다. 수풀의 나뭇가지에 상처 입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등급 : 일반

 방어력 : 10

 내구도 : 10/10

 효과 : 민첩 +1

 

 [아이템 : 신참을 위한 가죽 하의]

 신참을 위한 가죽 옷 하의이다. 수풀의 나뭇가지에 상처 입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등급 : 일반

 방어력 : 10

 내구도 : 10/10

 효과 : 민첩 +1

 

 아이템의 효과를 다 확인하자 샌슨 씨는 말했다.

 “저기 부탁이 하나 더 있는데 혹시 들어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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