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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이름이없다
작가 : 아데르
작품등록일 : 2017.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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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1화 시계가 돌아가기시작했다]
작성일 : 17-06-25     조회 : 414     추천 : 0     분량 : 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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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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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그녀에게 죽음이 다가온다-

 

 고통이 파도치듯 밀려오기 시작했다.

 

 눈을 뜨려 했지만 고통만 더해질 뿐 떠지지 않았고,손을 드려했지만 감각이 없다.

 

 엄습해오는 공포에 고통을 참으며 눈을 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숨을 들이쉬자 피 냄새와 함께 갈비뼈가 요동치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입이 말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고통에 흐트러지는 정신을 겨우 붙잡아 마력을 구사했다.

 

 

 -Jyp [빛]

 

 

 있는 마력을 다 끌어 모았지만 손바닥만 한 구슬이 한계였다

 

 빛한점 들어오지 않는 곳이어서 은은하게나마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감옥 입구부터 내가 기대 있는 곳까지 핏자국이 나있었고 그 끝은 형태를 볼 수 없는 상태의 내 다리였다.

 

 흔들리는 눈동자로 배와 팔을 보았지만 흉측하게 신체가 찢겨 확인 이불 가능했다.

 

 하.. 눈으로 확인하니 더 절경이군

 

 얼마 버티진 못 하겠지 ? 이번엔 죽겠지? 하.. 비참한 최후라..

 

 감옥에 기대 피를 흘리는 그녀는 피처럼 붉은 눈을 감지 못한 채 정신을 잃었다

 

 구슬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그녀의 피로 물들인 백발은 악마의 그림자가 비치듯 울렁거렸다.

 

 [1화 시계가 돌아가기시작했다]

 

 하얀 국화로 가득 채워진 2층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다.

 

 국화는 죽음을 상징하는 꽃이라 다들 꺼려하지만 내 하얀 백발과 너무나도 닮아 오히려 친근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달이 떠오르자 숲 속에 있는 저택의 기온은 벼락이 치듯 떨어지기 시작했고 뒤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속삭였다.

 

 

 "날이 춥습니다 방으로 돌아가시는 게 좋을듯합니다."

 

 "그러지"

 

 

 서서히 비치는 달빛에 은은한 금발의 남자가 나를 안아 들고 방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 저택에 버려진 지 2년째 되던 날 갑작스레 나의 시종이라 칭하는 시안은

 

 애정이란 걸 받아 본 적 없는 내게 애정을 듬뿍 뿌려주었고 어느새 나는 그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그는 나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고는 한반도 본 적 없는 나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 아론 도련님께서는 어제"

 

 "… 유비아 언니 클로어 언니 밸루아 언니 아론 오빠"

 

 한참 말하던 시안의 말을 자르고 나작막하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들의 이름을 말해보았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고 불러주지도 않았던 의문이 생겼다.

 

 "시안 난 이름이 뭐야?"

 

 시안은 당황한 듯 더듬거렸지만 곧이어 정신 차리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요"

 

 화 아악..

 

  순간 양볼이 화끈거리며 붉어졌고, 귀엽다는 듯이 이마에 키스를 해주고 방을 나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듣는 예쁘다는 말이었고, 책에서 왕자님이 공주님에게만 하던 말이었다.

 

 '역시 시안은 내 왕자님였어'

 

 누구도 말 걸지 않았던 나에게 말을 걸었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내 행동들에 반응을 해주었다.

 

 방금 전에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요'

 

 제일 예쁘다고.. 예쁘다고..

 

 그 날밤 이불을 걷어차고 베개를 안았다가 놨다가 속으로 소리를 지르고 한동안 침대를 들썩이다가 잠들었다.

 

 내 이름에 궁금증을 까먹은 채

 

 …

 

 시안 이외에는 들어가지 않던 소녀의 방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침대 구석에서 웅크리고 누워있던 소녀를 조심스레 안아 들어 올렸다

 

 소녀를 안은 남자는 뒤이어 들어온 시안에게 인사를 한 뒤 방을 나갔고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서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제발 살아줘.."

 

 달빛이 사내를 은은하게 비쳤고 그의 눈가가 반짝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저택 꼭대기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매캐한 냄새와 함께 곧곧에서 불길이 춤을 추었다

 

 저택에서 출근하는 하녀들이 없기에 당직 기사들만 있었는데

 

 저택 입구를 지키는 기사들은 불길을 쳐다만 보며 불길이 숲까지 번지지 않게만 하고 있었다.

 

 시안도 멀리 떨어진 곳이서 무너진 저택을 보다 뒤돌아섰고 그 길로 말을 타고 숲을 벗어났다.

 

 벗어나면 바로 마주하는 큰 건물은 리즈 백 작가의 저택이다.

 

 빠르지만 소리 없이 2층 서재로 들어갔고, 거기엔 백발은 노인이 불타고 있는 저택 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

 

 "… 마녀의 시체는?"

 

 "2층이 무너졌지만 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죽은 건가?"

 

 "아직 8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시안역 히 가볍게 목례 후 방을 나섰다.

 

 문밖에는 붉은 머리의 시녀가 내게 쪽지를 건넸다.

 

 -보름달이 빛나는 밤에 늙은 독수리가 국화를 꺾었을까 황금 뱀이 국화를 훔쳤을까?

 

 

 -Raymuda [태우다]

 

 

 쪽지를 다시 접어 손가락 을로 문질러 태웠다

 주머니에서 꽃이 덜 핀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전해주었고 시녀는 말을 할 수 없는지 90도 인사를 한 뒤돌아서갔다.

 

 시녀는 3층에 제일 큰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은실로 커버를 씌워둔 가구들과 넘어져도 흉하나 지지 않을 것 같은 양탄자로 도배 되여있는 방이었다.

 

 양털로 빵빵 채운 침대에 금발의 앳된 여인이 앉아 백발의 소년을 머리를 매만지며 시녀가 가지고 온 꽃을 건네받았다.

 

 살았다!

 

 여인은 떨리는 손으로 꽃에 작은 마력을 부었다

 

 

 -Mwfytla [유리화]

 

 

 하얀 국화는 유리로 바뀌었고 시녀는 국화를 보석함에 넣은 뒤 방을 나갔다.

 

 시녀가 나가자마자 여인은 눈물이 터졌고 자는 소년을 꼭 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꼭 살아남거라 내아가..

 

 여인과 다르게 웃는 얼굴로 자는 소년은 그저 여인의 품 안이 좋은 듯 비비며 파고들었다.

 

 10번째 달의 첫날

 

 부모에게 버림받으며 소녀의 운명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소녀를 침대에 조심스레 눕히고 로브를 벗었고, 소녀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Taynhy [해제]

 

 안고 오는 동안 깰까 봐 걸어두었던 수면 마법을 해제하였고 바닥에 앉아 정면으로 소녀를 쳐다봤다.

 

 …

 

 푹신하던 침대가 딱딱하게 느껴졌고 불편함에 뒤척여 보았지만 더 불편했다.

 

 불편해 불편해! 불편해!!!!!!

 

 짜증이 몰려오고 오른쪽으로 계속 구르자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누군가에게 안겼다.

 

 시안이려나? 내 방에 오는 사람은 시안밖에 없을..

 

 화 아악

 

 갑자기 얼굴에 열기가 올라왔다. 이왕 자는척하는 김에 더 안겨있으리라..

 

 "우웅웅..."

 

 안고 있던 시안이 움찔거렸다. 귀여워..

 

 과감히 팔을 올려 얼굴을 잡았고, 그래도 당겨 뽀뽀를 시도했다.

 

 그의 두툼한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고 경직되는 그의 몸이 느껴졌지만 나를 밀어내거나 하는 행동은 없었다.

 

 그의 표정이 궁금해 실눈을 떴다.

 

 칠흑의 흑발이 내려온 사이로 굳은 검은 눈 그리고 뽀얀 피부는 그의 얼굴을 더 창백하게 만들었다.

 

 시안이 아니야... 누구지.. 것보다..

 

 "으갸갸"

 

 괴성을 지르며 발버둥을 쳤지만 흑발의 사내는 굳은 얼굴로 나를 꽉 잡고 있었다.

 

 "첫인사 치고는 과격하군"

 

 그의 말에 얼굴이 화끈해지며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그의 얼굴을 피하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누구야 누군데 내 방에 있는... 엥?"

 

 나무로 된 침대 나무로 된 의자 나무로 된 책상 나무나무나무나무나무..

 

 내방이 아니다. 여긴 어디인 거지..

 

 낯선 곳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왔고 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내 앞에 있는 사내를 힐끗 보았다.

 

 "누.. 누구냐"

 

 "상대를 물을 땐 자신 먼저 밝히는 게 예의가 아닌가?"

 

 "나는... 없어.."

 

 그의 물음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를 모르는데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을 지고 모를 사내가 이상했다.

 

 "없는 건가 나는 비욘이다"

 

 "비욘 여긴 어디야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이 맺혔다.

 

 처음 본 비욘이 두려웠고 이 곳이 두려웠고 이름조차 없는 내 현실이 두려웠다.

 

 "..울지 말아라 힘들다"

 

 "흑.. 으으아아앙 살려줘 "

 

 비욘이 창백해지며 비틀거렸고 더 무서워 주체 못 하고 눈물을 터트렸다.

 

 울음소리가 커질수록 비욘은 숨을 가쁘게 쉬었고 나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때 누군가 꼭 앉으며 토닥였다 눈앞에 보이는 건 녹색의 머리와 향긋한 풀내음..

 

 "아가 울지 마렴"

 

 "흐윽.."

 

 온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힘이 빠졌고 훌쩍이며 그녀에게 기대었다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담듬을 때마다 포근해지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괜찮니?"

 

 나는 끄덕였고 비욘은 쿨럭 대며 일어나며 내 머리를 헝크려 놓았다.

 

 "무서웠냐 그래도 울지 마라 힘들다"

 

 "아가 나는 세인이란다 비욘은 생긴 건 무서워도 물지 않는단다"

 

 세인은 훌쩍거리는 나를 안아 올려서는 아래층으로내려갔다.

 

 시안 이외에는 다른 사람에겐 처음 안겨 본거라 몸이 굳었고 눈치를 챘는지 토닥여주었다.

 

 아래층에는 나무로 된 식탁에 스튜가 차려져 있었고 평소에 먹는 음식보다는 투박하지만

 

 냄새가 어찌나 자극적이던 지 침샘을 자극하고 배에서 용병들이 난리 치는 느낌이 들었다.

 

 “ 배고프지 먹어도 돼"

 

 세인은 나를 의자에 내려놓으며 스푼을 쥐어주었고, 눈치를 보다 공복에 못 이겨 우악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고기와 양파 감자만 있는 스튜였지만 고기의 육즙과 양파의 단맛 감자의 보들 함은 긴장했던 몸을 녹여주었다.

 

 위층에서 내려온 비욘은 맞은편에 앉아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잘 먹는군"

 

 나는 비욘이 신경 쓰이지만 뺏길세라 허겁지겁 먹었고 어느 정도로 배가 차자 스푼으로 그릇을 긁으며 물었다.

 

 "날 왜 데리고 왔어?"

 

 "선생이다"

 

 "뭐?"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그의 입에선 뜻밖의 말이 나왔다 선생이라고?..

 

 "매일 너의 곁에서 너를 가르칠 선생이다"

 

 울컥- 눈물이 맺혔다

 

 항상 사람들은 나를 피했고, 부모는 본 적도 없었다.

 

 "나 안 무서워?"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물었고 세인은 내 손을 잡아주었다.

 

 "무서워할 리가 있느냐"

 

 "궁금한 거 많아"

 

 "곁에서 궁금한 것을 가르쳐주겠다 또한 원하는 공부는 다 가르쳐주겠다"

 

 글을 깨우치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호기심에 물었지만 사람들은 혐오스럽다는 눈으로 무시하였는데 비욘은..

 

 조심스레 얼굴을 들어 비욘을 보았다.

 

 비욘은 말투와 다르게 아주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너는 사랑스러운 제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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