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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서 수집가의 앤틱 프랜차이즈 7호
작가 : 권선율
작품등록일 : 2017.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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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책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
작성일 : 17-06-28     조회 : 423     추천 : 2     분량 : 4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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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역시 한국사람이 아닌건가? 이름이… 에리얼. 화이는 우선 그 에게 제대로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저는 17살. 윤화이입니다."

 "그래?"

 에리얼은 살풋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알 수 없는 침묵이 흘렀다. 이국적인 외모 때문인건지 아주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조용히 홀짝 거리던 찻잔을 내려 놓았다.

 "천년예고 학생인가봐? 교복을 보아하니. 화이는 전공이 어떻게 돼?"

 "바이올린 전공이예요."

 "대단하네. 난 악기같은 건 다룰 줄 몰라. 천년예고 다니는 애들은 거의 천재라던데.."

 에리얼의 말을 듣던 화이는 그의 말에 묘한 거부감을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빨리 얘기를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을 뿐이었다.

 "여하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까 그 책이 갑자기 빛이 나고, 글자가 써지더니 표지에 '화이의 서'가 새겨졌다고 했지?"

 "네에..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정말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전 그냥 머리에 책이 떨어졌길래 다시 꽂아 놓으려 했을 뿐인데..."

 화이는 갑자기 밀려오는 설움에 울먹거리며 말했다. 고양이는 가출하고, 간신히 찾았더니 머리에 이상한 책이 떨어지더니 제 멋대로 내이름을 새겨넣고, 비싸 보이는 책 값을 물어줄 뻔 하고.. 정말 엉망진창인 하루였다.

 "앗..! 진정해. 많이 놀란 것도 알겠어. 그리고 그건 그냥 사고였을 뿐이니까. 그러니까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화이는 진정하기 위해 서러운 마음을 저 깊은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에리얼은 화이가 한결 차분해지자, 말을 이어갔다.

 "그 책은.. 소원을 이뤄주는 책이야."

 "뭐라구욧!?"

 "정말이야. 믿던 말던 너의 자유지만, 어차피 곧 체감하게 될 걸."

 이게 무슨 정신나간 소리야? 라고 화이는 생각했지만, 진지한 에리얼의 표정에 점차 혼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 뭔가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꼭 놀림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화이는 고개를 가로 젓고 벌떡 일어섰다. 에리얼은 태연한 표정으로 화이를 응시했다.

 "그냥 책값을 물어 드릴게요. 빠른 시일 내에 드릴 테니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응? 잠깐.."

 화이는 미아를 안고 도망치는 듯한 빠른 걸음으로 가게 밖으로 나왔다. 에리얼이 화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화이는 소리를 무시한채 걸음을 옮겼다. 오늘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시간이 늦은 것 같으니 집에 가서 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한 화이는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

 

 온몸에서 느껴지는 노곤함, 피로감. 깨끗이 씻은 화이는 침대에 누워 베게를 끌어 안았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이 화이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아, 그러고보니 책 값을 모르는구나.. 다시 가서 물어봐야 하나?'

 화이는 다음 날 하교 후 다시 갤러리를 찾기로 하였다. 딱 책 값만 물어보고 당장 줄 수 있는 가격이면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주고 끝내는걸로.

 '내 잘못은 아니지만.. 그냥 모른 척 하긴 꺼림칙 해'

 화이는 눈두덩이가 쳐져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꺼림칙..'

 '꺼..림..'

 '…'

 

 화이의 곁에 누군가가 다가섰다.

 "화이가 여기 있었네?"

 화이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누군가를 쳐다 보았다. 앤틱 갤러리의 주인. 에리얼 이었다.

 "...!! 어떻게 여기에!?"

 "응, 책 놓고 갔더라? 그래서 화이한테 다시 돌려주려고"

 경악한 화이는 전력 질주 하여 도망쳤다. 하지만 소용 없었다. 전력 질주 하던 화이의 앞에 마법처럼 에리얼이 나타 났다.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용 없어 화이야.. 참, 책 값은 참고로 2억이야. 하하하핫!"

 "아아아악!! 아니야아아-!!"

 화이는 온 힘을 다해 주먹으로 그를 가격 했다. 하지만 그것 조차 소용이 없었다. 원래 없던 사람인 것 처럼 눈앞에 있던 에리얼이 사라져 버렸다. 화이는 그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사방을 둘러보며 살폈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아.. 내가 착각 한거지? 그치? 그런거지? 하.. 하하하.."

 화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이야. 2억이야."

 귓가에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소리에 화이는 기겁했다. 그는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화이 에게 따스히 미소지어 보였다. 아니, 거기에 어떻게 매달려 있는건데!?

 "화이의 서. 2억이야."

 그리고 에리얼은 화이에게 책을 던졌다. 화이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책을 보며 망연자실 하였다. 화이는 유언 대신 온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

 아

 아

 

 오전, 새벽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고양이 미아는 잠에서 깨어나 언제쯤 가출을 해야 좋을지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자그마한 방안, 흐르는 듯한 푸른 물빛 머리카락과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 도자기로 빚어 놓은 것 마냥 수려하고 현실감 없는 얼굴을 가진 소녀. 화이는 잠들어 있었다. 인상을 찌뿌리며 잠들어 있던 그녀는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화이는 힘겹게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화이는 어딘가 불안한 것인지 자꾸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 꾸,꿈이었구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 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목이 마른 것인지 냉장고로 가서 물을 한잔 따라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마음이 진정 되지 않았다. 아무리 꿈이라 한들, 아직 실제 책 값을 모르는 상황에서 마음을 놓기란 쉽지 않은 일 이었다. 평범한 책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만약 진짜 엄청나게 비싸면 어떡하지? 터무니 없을 정도의 금액이라면...? 괜히 책 값을 물어 준다고 한걸까.

 "아냐. 이, 일단 학교 먼저 가고. 책 값은 학교 끝나고 물어보자.."

 화이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교복을 입기 위해 다시 방으로 향했다. 그래, 딱 거기 까진 좋았다. 화이는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책 한 권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아니, 아직 꿈 속인가?

 하지만 아니었다. 화이는 아무리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책상 위에 갤러리에서 보았던 그 책이 있는 것을 확인 하고는 털썩 주저 앉았다. 화이는 멍한 표정으로 일어서서 책 가까이로 다가섰다. 화이는 멍하니 책을 내려다 보았다.

 "진짜 있어.. 뭐야 이건?"

 그런데 책이 자동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펼쳐진 페이지는 역시 아무 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백지. 그리고 백지 위에 어떤 문장이 쓰여졌다.

 [나의 주인이여, 무엇이든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

 화이는 놀란 마음에 굳어서 눈동자만 움직이며 백지에 쓰여진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설마, 에리얼의 말이 맞는 것인가. 그 때, 금방 쓰여 졌던 문장이 지워지고 다른 문장이 쓰여 졌다.

 [대신, 나는 당신이 이루고 싶은 소원의 크기에 비례하는 댓가를 당신에게 요구 할 수 있다.]

 화이는 책을 덮어버렸다. 그리곤 뒤돌아서 교복을 입기 위해 옷장으로 다가갔다.

 '못본 걸로 치자.. 못본 걸로…'

 화이는 옷장으로 다가가던 걸음을 멈췄다.

 "못본 걸로 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화이는 다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책에게 물었다.

 "만약에, 내가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거고, 천재가 되고 싶다 하면 될 수 있는거야?"

 책에 다시 다른 문장이 써졌다.

 [가능하다. 댓가만 제대로 지불한다면.]

 "그럼.. 그 댓가라는 건 예를 들어 어떤 거야?"

 [당신이 가진 모든 것 중 크고 작은 한가지.]

 "음.. 너무 모호해. 좀 더 구체적인 건 없어?"

 [가령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노동을 할 수 있는 능력. 그 자체를 댓가로 지불하면 된다.]

 "…"

 화이는 말문이 막힌 것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입을 때었다.

 "소원은 어떤 방법으로 부탁해야 돼? 너에게 소원을 말하면 되는 거야?"

 [아니, 글자를 쓸 수 있는 모든 도구 중 하나를 선택해 백지에 이루고 싶은 소원을 쓰면 된다.]

 "그럼, 그 댓가라는 건 어떻게 지불하는 건데?"

 [소원이 이루어진 즉시 당신의 승인 하에 당신에게 댓가로 요구한 무언가가 당신에게서 사라지게 된다.]

 "만약 댓가를 승인하지 않으면..?"

 [소원 계약 파기의 댓가로 당신의 생명을 가져가게 된다.]

 목숨을 잃는다는 건가? 하지만 화이는 당장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하였다.

 "..잘 알아 들었어, 그럼 일단.."

 화이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조절해서 빌면 되는거니까, 라고 생각하며 책상 위에 굴러 다니던 펜을 집어 들었다. 주저 없이 책에 글자들을 휘갈겨 썼다.

 [미아가 더 이상 가출하지 않게 해주세요.]

 바로 댓가에 대한 대답이 쓰여졌다.

 [당신의 소원이 이뤄졌다. 댓가는 미아를 걱정하는 '마음'이다.]

 

용용이 17-06-29 15:25
 
어? 마음... 그럼 이제 미아는 버려지는건가요ㅠ.ㅠ 쥬륵.
용용이 17-07-01 03:55
 
미아 나와랏~ 얍! 냐아아옹~
오수제너 17-07-06 11:19
 
어서 오세요!! 다음편 기다립니당^^
용용이 17-07-06 20:45
 
2017년 7월 6일. 미아 또 집나갔음= ㅅ= 아직 안돌아옴.
용용이 17-07-13 05:59
 
2017년 7월 13일. 집나간 미아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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