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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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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보물찾기(1)
작성일 : 17-06-28     조회 : 62     추천 : 0     분량 : 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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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 다 했습니까?”

  “그럼요! 새벽같이 일어나서 완벽하게 준비 했어요. 작가님은요?”

  “저도 다 했습니다.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벌써 1주일이 지났다.

 시인은 설레는 기분에 아침 일찍부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시인의 마음과는 어울리지 않게 먹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서 좀 아쉬운 날이었다.

 시인이 살금살금 마당을 나섰다.

 

  “정선생 어디가노?”

  “아, 이장님 벌써 나갔다 오세요?”

  “벌써라니, 해가 중천에 떴는데. 그나저나 우리 정선생 어디 간다고 고래 살금살금 나가고 있노?”

  “저랑 오늘 놀러 갑니다.”

 때마침 동원이 들어오며 대신 대답을 했다.

 

  “오호라~ 오늘 데이트 하는 가베?”

  “어머어머, 무슨 데이트요. 호호호. 그냥 제가 해랑도를 잘 몰라서..”

  “잘 다녀오겠습니다.”

 이장님은 허허 웃으셨고 시인은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냥 나오면 어떡해요? 이러다가 이상한 소문나면 어쩌려고요?”

 비탈길을 내려가며 시인이 투덜거렸다.

  “보물 찾으러 간다고 말을 못하면.. 음.. 뭐라고 해야 하지? 가이드?”

  "......"

  “아, 작가님이 저 해랑도 구경 시켜 주신다거나, 배 태워 주신다거나, 또..”

 동원이 걸음을 멈추며 시인을 향해 몸을 돌렸다.

 시인도 함께 걸음을 멈추며 의아한 듯이 동원을 쳐다보았다.

  “데이트 맞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몸을 돌려 다시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동원이었다.

 

  “오랜만에 배 몰고 나갑니다. 잘 관리해 주셔서 언제나 고맙습니다.”

  “뭐가 고맙노? 우리가 남이가 어데. 요거 하나 마을에 있어서 관광객이 많다. 우리가 고맙지.”

 동원은 한 어르신과 인사를 한 뒤 시인을 선착장으로 데려 갔다.

 SUV 보다 좀 더 큰 세련되어 보이는 크루즈보트가 있었다.

 동원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올라타더니 시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우리.. 이.. 이 배 타고 가는 거예요?”

  “왜 그러십니까?”

  “이거 요, 요트 아니예요? 영화에서 보던 그런 비싼, 막 재벌들 타는 그런 배요!”

  “아닙니다.”

 

 동원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시인의 손을 잡아서 배에 타게 도와주었다.

  “우와! 작가님 진짜 부자신가봐요. 근데 운전을 누가..?”

  “제가 해야죠.”

 동원이 재빨리 운전석에 가서 시동을 켰다.

 시인은 뭐가 그리 신기한지 배 앞에서 뒤까지 몇 번을 왔다갔다하며 살펴보고 있었다.

  “들어오세요. 나름 의자가 있습니다.”

 시인은 얼른 선실로 들어와 동원의 옆자리에 앉았다.

 겨우 둘 앉으면 꽉 찰 정도의 선실이었지만 편안한 의자에, 작은 냉장고까지 매우 편리해보였다.

 

  “진짜 대박! 작가님 진짜 재벌이세요?”

  “무슨 재벌입니까? 열심히 벌고 있습니다. 그 뿐입니다.”

 동원은 천천히 배를 몰아서 큰 바다로 나가기 시작했다.

 깨끗한 바다내음이 시인의 가슴 속까지 들어오는 것 같았다.

  “너무 좋아요. 미리 알았음 더 빨리 태워 달라고 할 걸요.”

  “아무나 안 태워 줍니다.”

  “네?”

 오늘 이 남자가 왜 이러지?

 시인은 계속 말문이 막혔다.

 

 십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정말 작은 섬 하나가 나타났다.

  “어머! 진짜 작다. 근데 저 섬.. 똥도 맞죠?”

  “바로 알아보네요.”

  “어머, 크크크. 산이 진짜 약간 똥.. 호호호. 바로 알아보겠어요.”

  “해변 쪽에는 배를 못 대서 살짝 돌겠습니다.”

 정말 작은 섬이었다.

 작은 해변 뒤로 산이 하나 있었고, 뒤쪽은 해변 없이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이었다.

 낮은 절벽 가까이 가자 배걸이 말뚝이 있었다.

 동원은 능숙하게 배를 가까이 대고 말뚝에 줄을 걸어 배를 끌어 당겼다.

 

  “내립시다. 먼저 내릴 테니 내 손 잡고 조심히 올라와요.”

 시인은 배가 파도에 흔들리는 중에 바위틈으로 내리려니 살짝 겁이 났다.

 그래서 동원이 내민 손을 얼른 잡았다.

 동원이 시인을 힘주어 잡아당기자 동원의 품속으로 시인이 쏙 들어가게 되었다.

  “......”

  “......”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는 시인을 보자 동원의 가슴이 또 뛰기 시작했다.

 빨리 놓아줘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몸이 그대로 멈춰 있었다.

  “저..작가님? 이제 놓아주셔도 될 것 같은데..”

  “아..네. 흠흠. 일단 산 정상으로 가 봅시다. 한 눈에 섬이 다 보이니..”

 

 동원의 등에는 어느 새 시인만한(?) 백팩이 매달려 있었다.

  “어? 작가님 가방이 뭐가 그렇게 커요? 도대체 뭐 들었어요?”

  “텐트랑 도시락이랑 그런 것들요.”

 도대체 이 남자는 언제 이런 걸 다 준비했을까?

 시인은 이상하게 몸이 베베 꼬이며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 그저 동원의 등 뒤를 잘 따라가고 있는 중이었다.

 금방 산 정상이 나타났다.

 

  “우와! 진짜 작아요. 근데 섬이 너무 아담하네요. 산 모양도 다시 보니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고.. 앙증맞고 귀여운 것 같아요.”

  “똥과 아이스크림은 참 안어울리는군요.”

  “호호호. 좀 그런가요? 근데 오늘 날씨가 흐릴려나..”

  “비가 올 것 같기도 합니다.”

  “비 와도 배는 갈 수 있죠?”

  “글쎄요.”

 시인은 무심히 모르겠다는 대답을 하는 동원을 보며 헉 하며 입을 벌렸다.

  “글..글쎄요라니요? 배가 못 가면..”

  “텐트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동원이었다.

 

 텐트에, 둘이서, 밤에.. 아무도 없는 섬에 단 둘이?

 시인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렸다.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내가 왜 설레지?

 미쳤나봐.

 시인은 재빨리 외쳤다.

  “작가님, 우리 그러면 얼른 섬 뒤져보고 가요.”

  “보물 찾는다고 안 그랬습니까?”

  “지금 보물이 문제예요? 못 돌아가면 둘이서 밤을....”

 시인은 말을 끝까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동원이 피식 웃었다.

  “태풍만 아니면 다시 섬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 다행이네요. 괜히 걱정했어요.”

 동원이 시인을 빤히 쳐다보았다.

 시인은 오늘 분위기가 계속 이상해서 발 끝이 간질간질 했다.

 

 시인은 화제를 돌리려 다시 시선을 바다쪽으로 돌렸다.

  “근데 저 섬은 뭐예요? 가까이에 또 섬이 있네요.”

  “저긴 사람들이 거의 안가요. 온갖 쓰레기가 떠밀려 와서 섬이 엉망이거든요.”

  “그럼 치워야 하는 거 아니예요?”

  “처음에는 계속 가서 치웠는데 어디서 왔는지 알 수도 없는 쓰레기들이 몰려와서 쌓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저렇게 두는 것 같아요.”

  “좀 비극적이네요.”

 가까이에 있는 섬 두 개가 하나는 티 없이 깨끗하고, 하나는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고 하니 시인은 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제 보물을 찾아볼까요?”

  “정산에서부터 뱅글뱅글 돌며 해변까지 훑어 봅시다.”

  “네! 우리 보물 찾으면 50 : 50 이죠?”

  “제 배에, 제가 운전하고, 제가 안내하고 있습니다.”

  “헐~ 작가님 치사해요. 그럼 40 : 60?”

  “70 : 30! 협상은 없습니다.”

 동원은 단호했다.

 시인은 입을 삐쭉거리며 나무 사이를 살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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