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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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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꿈 꿀 여자
작성일 : 17-07-01     조회 : 49     추천 : 0     분량 : 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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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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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임은 좀 어리둥절했다. 엎으면 엎었지 이사람이 올줄은 몰랐어서-

 일단 질렀는데.

 

 

 솔직히..안올줄 알았지...

 

 

 

 

 그보다 진환씨 보낼꺼라 생각했었다. 보통 상식으론 걸어다닐- 아니 자기가 직접 올 일을

 진환씨 전서구로 이용하는 사람 아니었던가.. (진환씨가 비둘기도 아닌데..)

 

 

 

 

 "... 자..작가님이세요?"

 

 

 

 

 전화기를 귀에 댄체 현관문을 향해 슬쩍 말을 걸자

 

 양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전활 내가 했으니... 나지 그럼 누굴꺼같은데.. 문 열어줘-"

 

 

 

 하임은 급하게 옷 매무새를 다듬은 뒤 문을 열었다.

 

 

 

 " 문 왜 이렇게 늦게 열어- 손님 맞이하는 예의는 없나?"

 

 

 

 

 건방진 말투가 컴백한거 보니

 

 원래 정신은 돌아 온거 같은데..

 

 

 눈이 빨갛다. 흰자위가 너무 하얘서 검은 동자마저 칠흑 같앴던 그의 눈은

 빨갛게 되니 이젠 무서울 지경이다. 옷 갈아 입을 시간은 있었는지. 말끔하게 갈아입은 차림새다.

 

 "그쪽은 문도 자기 손으로 열어준 적 없으면서.. 너무 많은걸 바라네요.."

 

 

 

 

 

 "... 그보다.. 슬리퍼는 없나?"

 

 한동안 빗자루질도 안했더니만.. 머리카락 먼지 등등이 회전초처럼 바닥에서 나 뒹굴고 있다.

 

 

 

 "어떻게 여자란 사람이 이런 집에서 살아- 청소란 단어는 모르나?"

 

 

 

 "...그..그동안 좀 바빴어서-"

 

 

 

 "이정도로 바쁘면 아무래도 사과 받자고 기다릴 시간 까진 없을듯 한데.."

 

 

 

 "빗자루질을.. 한동안 못해서"

 

 

 그는 한심해하는 듯한 눈길로 나를 빤히 본다. 난리쳐놓곤 얼굴은 말갛네.

 

 

 찝찝해 죽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슬리퍼는 없냐고-"

 

 

 

 "..하나 있긴 한데.. 그걸.. 신으실 지는 모르겠..."

 

 

 

 "일단 줘- 안신고 밟기 싫어.."

 

 

 

 무슨 바닥이 용암이라도 된다는 거야 뭐야- 표정은 아주 열대 우림에 맨몸으로 들어가는 사람인줄 알 유별남이다..

 

 마지못해 옷방에서 예전에 선물받은 토끼모양 슬리퍼를 꺼내온뒤 앞에 내려줬다.

 

 그의 표정이 우스꽝 스럽다.. 입이 삐죽거리며 눈이 커진다.

 

 

 

 ".....토끼야 이거?"

 

 

 

 "..귀가 기니까 토끼겠죠?"

 

 

 

 "이런걸 돈 주고 샀어?"

 

 

 

 "..산건 아니지만 여튼 , 귀엽고 됬잖아요- 왜요"

 

 

 

 "이게 지금 차림에 어울린다 생각해?"

 

 

 

 .......

 

 

 "그런거 따질때 아닌거 같은데요 제 앞섬은 지금 뿔난듯이 이렇게 뾰족해져 있는데... 누구덕분에.."

 

 

 

 "흠흠... "

 

 

 

 그는 머쓱해한다. 자기 손 자국이 그대로 남은 내 티셔츠의 깃에는 주욱 늘어진 자욱이 그대로 남아있다.

 

 

 "....가..갈아입지 그랬어 ..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그는 차마 내 눈을 보지 못하고 먼산을 보면서 , 손을 꼬물대면서 말한다.

 

 

 

 "..좋은말로 할때 순순히 신고 들어오시죠-... 가뜩이나 시간이 늦었는데 말이죠-.."

 

 

 

 그는 마지못해 일을 할때 싫어 죽는 끙.. 하는 소리를 내더니 어쩔수 없이 토끼 슬리퍼를 신는다. 발 뒷꿈치에 있는 토끼 꼬리가 발랄하게

 

 흔들린다.. 키득대고 싶지만.. 죽을힘을 다해 참는다.

 

 

 

 

 "뭐.. 차라도 한잔 드릴까요-"

 

 

 "아냐 됐어- 변변한 커피 기계하나 없구만... 뭘 주겠단 거야... "

 

 

 

 궁시렁 대며 의자에 있는 먼지를 탁탁 털더니 앉는다.

 

 

 

 "당신도 와서 앉아- 내가 말할 기회는 줘야지-"

 

 

 타박타박 다가가 나도 자리에 앉자 그는 좀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아까.. 소리지르고.... 오해한거.......... 그런데 정말 오해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단거.. 알아줬으면 해.."

 

 

 

 "... 이 그림이요?"

 

 그림을 살짝 들었다. 그의 눈이 저절로 그림을 따라오고..

 

 

 

 

 그의 눈동자에 또 슬픔과 원망이 어린다 대상은 내가 아니라- 다른 무엇인듯 하지만 말은 않는다.

 

 

 

 "그래. 그거"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한 태도다. 나도 더는 묻지 않는다.

 

 

 

 "그보다.. 정말 몰라? "

 

 

 

 "뭘 말하는 거에요?"

 

 

 

 "이 그림속 여자... 모르는 여자냐구"

 

 

 "몇번 얘기해요- 모른다고요!! 모른다고 !!"

 

 하임이 슬슬 열이 받으며 말이 짧아진다. 사과를 하랬더니 추궁을 하네- 추궁은 내가 할려 그랬는데

 

 

 

 

 

 "그랬다면-"

 

 그가 머리를 숙인다.. 오 이거 몰카 아니지? 리얼한 상황이야?

 

 

 

 

 "미안해-.. 아무리 화났어도 당신한테.. 손댄거.. 미안해-....

 

 

 

 여자한테 손댈 정도로 형편없는 가정교육 받진 않았어.

 

 침착 잃은것도-.. 화낸것도.. 미안해."

 

 

 그는 오히려 깔끔하게 사과한다.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에선 이런 정리는 칼 같은 모양이다.

 

 

 

 "앞으론 그런 오해- 없을꺼야.

 

 정말 , 정말 미안해..

 

 나도 이런 일이 잘 없는데. 요즘 좀 피곤해서 "

 

 ....

 

 

 

 

 지나치게 정중하고 , 미안하다고 , 건내는 사과에

 

 

 하임은 이젠 오히려 저가 머쓱해지고 만다-

 

 

 

 "그..그럼 됐어요- 누구에게나 아픈 추억 하나쯤은 있잖아요"

 

 

 

 

 하임의 말에 오히려 지혁은 씁쓸한 웃음이 맴돈다. 아픈 추억? 추억은 기억이 빛이 바래져 아름다운 세월의 색이 묻을때의 이야기다

 내게는 여전히 현재 진형형일 뿐이니까..

 

 

 

 "그럼 나머지껀.. 당신이 설명할 껀가요?"

 

 

 

 "당신? 우리가 그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나.."

 

 

 

 "뭐 볼꺼 안볼꺼 다 보게된 이 마당에.. 뭔 내외에요- 됬어요- 그리고 이제 반말해도 되지?"

 

 

 

 하임이 과감하게 나온다.. 움찔..... 이 여자가 왜이래 란 듯한 표정..

 

 

 

 "꼬우면 나도 하라며- 그래서 그냥 그러려고- 그쪽한테 공손하게 굴면 ... 당신은 말을 안 듣는거 같은데?"

 

 

 

 "... 내 대답 , 다 듣고 싶은거 맞으면 다시 '요' 자 붙이는게 좋을껄 무슨 여자가 그런 거친말을 써? "

 

 그는 막내동생 혼내는 오빠같은 투다. 우리는 조금, 격렬한 다툼뒤에야.. 조금은 가까워 졌을까?

 

 

 

 "그럼 , 뭐 원하신다면... 진환씨한테 들은 말의 대답은 다 들어볼까요?"

 

 

 

 하임이 새치름하게 웃고, 지혁은 마지못해 헛기침을 하며 다시 말을 시작한다.

 

 말미에 망설인다. 이 사람한테 곤경을 안겨준건 분명하군

 

 

 "너... 내 다리 불편한거 눈치챘다며?"

 

 

 

 진환씨가 빠져나가려고 애 썼네..

 

 아직도 흐드러지게 프리지어는 꽃혀 있건만.. 이런 눈치는 둔한 모양이다

 진환씨는 바로 눈치채던데..

 

 

 

 "네... 거의 업히다시피 들어가셨잖아요- 안 볼수가 없지- 안 볼래야"

 

 

 하임은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그러면서 머리를 살랑살랑 꼰다,

 

 지혁은 그 하임의 습관에... 뭔가 옛 기억이 스친다.

 

 괜한 생각- 괜한 인연을 이어 붙이는 일..

 

 지혁은 다시 한숨을 쉰다.

 

 

 

 "... 창피하군- 평소엔 잘 안그래- 아니 잘 안 그랬었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지금 그게 저 때문이라는 거에요?"

 

 

 

 지혁은 비웃듯이 입 꼬리를 올리며 비죽 하고 웃는다

 

 

 "내 맘대로 안되는 사람들이 세상에 몇 없거든. 근데 그쪽은 사사건건 맘 먹은대로 안 되니까."

 

 

 

 하임은 조심스레 묻는다.

 

 "뭐.. 때문인지 물어봐도.. 되요?"

 

 

 

 

 지혁은 감정이 사라진 얼굴로 대답한다.. 이건 뭐.... 감정이 아주 롤러코스터여 일반인도 그렇게 오락가락하면 제정신 아니겠다..

 

 하임은 속으로 아그작아그작.. 짜증을 씹어 삼킨다.

 

 

 

 "오토바이.. 사고- 교통사고났었어."

 

 

 .....

 

 교통사고인줄은 대충 들었지만.. 오토바이 사고인줄은 몰랐는데.. 바이커 타잎 같진 않은데... 예전엔 좀 놀았던 모양이군..

 

 

 

 

 "평소에도.. 자주 그래요? 짜증 내거나 화 내지말고- 그럴땐 내가 피해주는게- 도와주는건가요?"

 

 

 "보통은 그렇지- 지금처럼 당신 옷에 그런 손 자국 안날려면 말야... 옷은 ..꼭 새로 사줄게- 미안해."

 

 

 하임의 앞섬이 늘어질데로 늘어저 손자욱이 그대로 나 있다 구깃구깃..

 자신도 모르게 손이 부끄럽다. 여자의, 그것도 앞섬을.. 그것도... 같이 일하는 사람을..

 

 

 

 내가 저랬단 말야? 교양과 학문과 우아함을 3세때 부터 그토록 익히도록 강요받은 내가?

 

 어머니는 내게 매섭게 가르쳤다. 양보의 미덕이라던가... 특히 기사도 정신에 대해서는

 

 내 귀에 못이 박히도록 , 그런 태도가 아예 몸에 붙게 가르치셨는데..

 

 

 이 날 이때까지 , 단 한번도 그런일이 없었는데..

 

 

 

 지혁은 스스로가 이젠 두렵다. 아무리 화가나도 이런 일은 벌인적이 없었으니까.

 

 

 

 

 "그냥 티셔츤데 됬어요... 그래도 미리 경고는 해 줬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을 제가 도와 줘야 되는 상황인데

 제가 또 오지랖이 넓어서 그냥 지나가진 못하니까요-"

 

 

 

 

 "오지랖? 그런 성격까지 있나?"

 

 

 

 "눈치 채셨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상상의 방향이 협소하시네요-"

 

 

 지혁은 불편한듯 눈을 내리깐다.

 

 

 

 ".. 마지막 질문은 들었지만.. 대답 해 줄수 없을것 같은데.."

 

 

 .....

 

 

 눈이 다시 짙어졌다. 눈밑의 그늘이 나를 꿰뚫어 볼듯 바라본다.

 

 

 "저는 들었으면 좋겠는데요-.. 그럼 이 그림은.. 빼야 하고- 전 이유가 알고 싶거든요.."

 

 

 

 

 "...... 왜 그렇게 내 사연에 집착하지? 우린 일로 만난 사이고- 일로만 알면 되는거 같은데.."

 

 

 

 .......

 

 정곡을 찌르는 군-.. 그래 나도 그게 의아했어-

 근데.. 바로 그게- 그게 나도 대답 못할 이유란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

 

 

 

 

 "...... 궁금한데 이유 있나요?.. 그리고..

 혹시 알지 모르겠는데.. 사연을 통하면 더 진솔한 그림이 나오지 않겠어요?"

 

 

 

 옹색한 답변이 내 최대한의 답변이었다.

 

 그는 내 말에 한숨을 쉬듯 대답했다.

 

 

 

 

 "그 이름이 궁금한거야 아니면 그 그림의 주인이 궁금한거야?"

 

 

 "대답.. 하려나 보네요? "

 

 

 "그 여자 이름은 장 하민. "

 

 

 "이름은 그쪽이 말 했었잖아요. 알아요."

 

 

 "그럼 뭐가 궁금한데"

 

 

 

 "그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그의 눈빛은 애틋해졌다. 이름만으로 눈빛이 애틋해지다니.. 저건 내가 잘못본게 아니라면

 

 

 

 

 

 사랑이다.

 

 짙다 못해 색이 아린 사랑,

 

 

 

 

 

 

 그리곤 지혁이 마른 입술을 열어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앞으로도 쭉 사랑할 여자. 그리고 내가 영원히 꿈꿀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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