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말했다.
"우린 네가 싫어. 넌 가짜잖아?"
지목당한 아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감정한 시선을 아이들에게 보내고 있었다.
"빨리 사라져!! 이 가짜 인간아!!"
그런 시선이 싫었는지 아이들 중 한 명이 발악하듯이 소리쳤다.
그것이 시작이었을까? 그저 두려운 듯이 아이를 보고 있던 여러 아이들이 제각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사라져라! 사라져!"
"가짜 따윈 확 부숴져버려라!"
"이 곳엔 널 좋아하는 아이는 없어! 네가 왔던 곳으로 돌아가! 사라지란 말이야!!"
그럼에도 아이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의 외침은 그저 물 흐르듯 흘려보내며 무감정하게. 인형같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아이는 아이들의 면면을 한번 쓸어보는 것 같이 본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지금껏 아이를 욕했던 아이들이 마치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조용해지더니 모두가 두려움을 눈에 담은 채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빠, 빨리 사라져버렷!"
두려움을 견디다 못한 아이의 외침이 다시금 불을 지폈음인가?
"우우, 어서 사라져라!"
"너 같은 건 여기에 어울리지 않아!"
다시금 용기를 찾은 듯 아이들의 독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이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자박자박.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이들을 뒤로 한 채 어디론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간다! 괴물이 가고 있어!"
"다신 오지마! 이 괴물 자식!"
묘한 승리감이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지 아이를 쫒아보낸 아이들이 다시금 시끄럽게 외쳐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