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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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혹은 미개척 행성
작성일 : 17-06-28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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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잘 모르겠어. 인간이란 것은 너무 복잡한 것 같아."

  소유의 표정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그만큼 불완전한 존재라고도 합니다. 굳이 인간을 이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소유님은 저들과 다른 존재이니까요. 저들이 소유님을 이해하지 못 하듯이... 소유님도 저들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걸까...?"

  -그렇습니다. 이제 그만 출발하도록 하지요, 소유님. 이 곳 지도를 전송해드렸습니다.

  소유는 아비규환의 장소를 천천히 훑어보다가 이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천신' 이란 이름을 이어받은 거대한 우주선.

  그것은 소유의 방문을 받고 있었다.

 

 

  -메인 컴퓨터에 연결되었습니다. 선 내 신경망을 제어하겠습니다.

  우웅 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곧 다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메인 컴퓨터 제어완료. 선 내 신경망 제어완료. 보조 컴퓨터 및 선 내 하위 조직망 제어완료. 기존의 정보 초기화 완료. 새로운 관리자의 이름을 말해주십시오.

  "한소유."

  삑!

  -'한소유' 님의 정보 검토 중... 새로운 관리자의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행선 중앙의 거대한 홀에 서있던 소유에게 허리만한 높이의 로봇이 다가왔다.

  (환영합니다. 한소유 님.)

  "응."

  소유가 고개만 살짝 돌려 로봇을 바라보았다.

  (저는 '천신' 의 총 담당 로봇인 뮈제던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소유 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더와 마찬가지로 음의 고저가 없어 말은 무척이나 삭막했지만 소유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말투였기에 별 반응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유의 넥타이가 푸른빛을 쏟아내었다.

  -뮈제던. 소유 님이 드실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천신 님.)

  뮈제던의 동그란 머리가 끼릭끼릭 돌아가며 뮈제던은 곧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잠시 후면 뮈제던이 소유 님이 드실 식사를 준비할 겁니다. 천신 내에 위치한 식당은 이곳에서 오른쪽 문을 통하면 되니 언제라도 가시면 됩니다.

  소유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10분 후에 천신을 이륙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소유 님이 하고 싶은 것을 해도 좋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마더의 목소리는 끊겼다.

  대신 '천신' 이란 이름의 비행선 전체에서 우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미세한 진동이 비행선 전체를 타고 울려퍼졌다.

  소유는 천천히 홀을 둘러보았다.

  마치 거대한 하얀 대리석 조각상을 보듯이, 그렇게 깍아내린 듯한 홀의 음푹음푹 들어간 벽 곳곳엔 고급스런 장식의 전등이 걸려있었고, 전체적으로 깔아놓은 레드 카펫은 지금 막 깔아놓은 것 같이 보송보송하고 깨끗했다.

  천장 한 가운데엔 금빛의 고급스런 샹들리에가 그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었으며, 천신으로 들어오는 입구 맞은편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양 옆 반원형으로 지어져 있었다.

  홀 입구 오른쪽엔 마더가 말했던 식당. 왼쪽 문 너머엔 여러 개의 문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 천신 내에 설치된 호텔 식의 방인 듯 했다.

  소유는 먼저 왼쪽 문으로 걸어갔다.

  쓰는 이는 없을진데 방 하나하나에 매달린 전등은 약간 탁한 빛을 뿜으며 복도를 비추고 있었다.

  바닥엔 홀과 마찬가지로 레드 카펫이 깔려 있었는데, 전등의 탁한 빛 때문인지 그 모습이 마치 붉은 혈관처럼 보이기도 했고 피처럼 붉은 시뻘건 뱀을 보는 것도 같았다.

  복도를 따라걷던 소유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

  복도 양 옆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십개의 방과는 달리 이중문이 설치된 고풍스런 느낌의 방이 소유의 발을 붙잡은 것이다.

  소유는 무언가에 홀린 것 마냥 천천히 문을 열었다.

  무척이나 넓은 방.

  복도를 지나오면서 보았던 방들을 두세개 정도 합쳐놓은 듯 했다.

  그런 넓은 크기의 방 한 가운데엔 약간 바랜 듯한 흰색 레이스를 달고있는 커다란 침대가 놓여있었다. 그 오른편으론 금빛 화장대가 붙어있고, 왼편 구석엔 커다란 장농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침대의 위 쪽 벽 면으론 창가가 하나 있었는데, 그 앞 화단에는 여러가지 꽃들이 우주의 빛을 먹으며 화려하게 피어있었다. 그 옆으로는 전신 거울 하나가 벽에 매달려있었다.

  천장에 달린 작은 전등 하나가 미약하게 빛을 뿌린다는 것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호화스러우면서 조촐하기 그지없는 방이었다.

  (이 곳은 소유 님이 쓰실 방입니다.)

  소유의 뒤에서 딱딱한 음성이 들려왔다.

  "너는..."

  뒤를 돌아본 소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 본 뮈제던과는 다른 로봇이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소유 님의 시중을 들 뮈제런이라 합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천신 내에 속한 로봇은 뮈제던이 전부가 아닌 모양이었다.

  "내 방 이라고?"

  (예. 천신 님이 직접 정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급한대로 꾸미긴 했습니다. 혹시 부족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런 건 없는 것 같아."

  (알겠습니다.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찾으실 일이 있으시면 침대 위에 놓인 작은 종을 흔들어주십시오.)

  뮈제런은 곧바로 문을 닫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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