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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패스트볼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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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경기종료
작성일 : 17-07-09     조회 : 301     추천 : 0     분량 : 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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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후웁!"

 이를 악문 진감이 다시 특유의 일자형 투구폼으로 와인드업 한다.

 진감의 손에서 떠난 공이 다시 미트를 향해 날아오자 타석에 있던 마산중학교 타자가 움찔 몸을 떨었다.

 

 부우우웅~ 뻐어어어어어어어어엉!

 허공을 가르는 배트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가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스윙~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심판의 경쾌한 외침과 동시에 전광판에 떠오른 숫자는 진감이 처음에 던진 공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141KM>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진감의 퍼포먼스에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6회 말, 마산중학교의 선두타자는 진감의 공에 겁을 집어 먹고 배트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삼진아웃 당했다.

 연이어 나온 두 번째 타자 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관중들이 진감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박진감! 박진감! 박진감!"

 

 그 모습을 눈을 빛내며 지켜보고 있던 배승재가 낮게 중얼거린다.

 "스타성이 있군. 미국이나 일본도 아닌 설마 우리나라에 140km를 던지는 중학생이 나올 줄이야..."

 힐끔 옆에 있는 용무고등학교 감독을 바라본 승재가 피식 웃었다.

 "장인은 원석을 알아본다는 건가"

 혼자 중얼거린 승재가 다시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140km라고? 저 박진감이?'

 용성이 으득 이를 갈았다.

 "버러지 따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린 용성이 타격자세를 잡았다.

 타고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마산중학교에서도 클린업 타선인 5번 타자를 맡고 있는 용성이었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전국중학선수권대회에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투수로서 37이닝 방어율 1.92를 기록하고도 타자로서 타율 3할 5푼, 5홈런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한 자신이었기에 중학급 넘버원 유망주로 평가받는 용성이었다.

 

 그런데...

 힐끔 기자들이 운집해있는 관중석을 바라본 용성이 인상을 찡그렸다.

 전광판에 찍힌 140km라는 구속은 기자들의 시선을 용성에서 진감으로 돌리기에 충분했다.

 '반드시 쳐주마!'

 

 용성이 속으로 중얼거림과 동시에 마운드에 있는 진감이 부드럽게 와인드업 한다.

 힘차게 땅을 박참과 동시에 진감의 손에서 떠난 공이 홈 플레이트를 향해 우악스럽게 날아든다.

 "...!"

 

 뻐어어어어어어어어엉!

 미트에 박혀드는 소리가 용성의 귓가를 거세게 때린다.

 

 "스트~~~~~~~~~~라잌!"

 심판의 외침과 동시에 정신을 차린 용성이 멍하게 마운드를 바라본다.

 "버러지 따위의 공이 어떻노?"

 순간 아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용성이 고개를 돌렸다.

 포수 마스크를 살짝 들어올린 태수가 씨익 웃으며 중얼거린다.

 "어이쿠... 버러지 따위가 던진 공에 우리 천재 투수께서 배트 한 번 제대로 못 휘둘러보네"

 "이 새끼가..."

 발끈하던 용성이 멈칫한다.

 "스읍~후우~~~~"

 '침착, 침착하자. 타석에서 놈의 도발에 말려들면 나만 손해다'

 힐끔 전광판을 바라본 용성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6회 말 2아웃, 지금 이 타석을 포함해도 앞으로 우리 팀의 공격 기회는 4번'

 속으로 중얼거린 용성이 배트를 꽈악 말아 쥐으며 타격자세를 잡았다.

 '반드시 친다!'

 

 용성이 자세를 잡음과 동시에 와인드업한 진감이 빠르게 공을 던진다.

 "...!"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멍청하게 서 있는 용성의 눈 앞으로 공이 휙하고 지나간다.

 뻐어어억!

 

 "스트라이크!"

 

 심판의 외침소리는 용성의 귓가에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이전과 다른 작고 빠른 동작, 가볍게 울리는 미트소리.

 "퀵모션..."

 씹어 내뱉든 중얼거린 용성이 으득 이를 갈았다.

 

 다시 타격자세를 잡는 용성을 보며 진감이 힘차게 공을 뿌렸다.

 부웅~~~ 뻐어어어어어어엉!

 배트가 헛도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가죽을 두들기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스윙! 스트라잌! 아웃!"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괴성을 지른 용성이 손에 쥔 배트를 바닥을 향해 내려 찍었다.

 빠각!

 흥분으로 미쳐 날뛰는 용성을 무시하고 태수가 빠르게 마운드로 다가온다.

 "박진감이!"

 "...?"

 "니가 이거다 이거!"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태수가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가리키자 진감이 멍한 표정을 짓는다.

 "...에?"

 "니가 최고라고 시파! 내가 진짜 이렇게 까지 잘 표현 안하는데. 니는 인정한다. 니가 짱 무라!"

 태수의 말에 기분 좋게 미소 지은 진감이 태수의 가랑이 옆 허벅지를 툭툭 두드린다.

 "얼마나 최곤지 봐도 되나?"

 진감의 물음에 순간 태수가 멍한 표정을 짓는다.

 "박진감이..."

 "...?"

 "아무리 그래도... 그거는 아니다"

 "응?"

 "내는... 여자가 좋다"

 태수의 말에 진감이 풉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왜, 방금까지 간이고 쓸개고 나한테 다 줄 것 같은 표정이었는데. 한 번 보자"

 "..."

 "사실 아까 애들한테 니가 내 얘기했을 때... 나 조금은 상처 받았다고?"

 "야! 그거는 애들한테 동기를... 하아~"

 말을 이어나가던 태수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하다. 무슨 이유든지간에 니가 상처 받았으면 그거는 내 잘못이다. 생각이 짧았다"

 꾸벅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태수를 보며 진감이 급히 손사래쳤다.

 "왜이래! 나도 장난이야! 장난!"

 순간 고개를 번쩍 든 태수가 씨익 웃었다.

 "그라모~ 마지막 이닝도 잘 부탁한다. 진감이~"

 말을 마친 태수가 더그아웃을 향해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자 진감이 멍한 표정을 짓는다.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던 진감이 빠르게 태수의 뒤를 쫓았다.

 

 *****************

 

 마운드 위에 오른 용성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다.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한참을 씩씩대던 용성이 속으로 중얼거린다.

 '박진감 따위한테... 저런 벌레새끼한테 삼구 삼진이라니...'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한 차례 포효성을 내지른 용성이 사납게 눈을 빛내며 타석을 바라본다.

 다음 타자는 개승중학교의 3번 타자, 이미 한 차례 홈런을 쳐낸 놈이다.

 "시발!"

 욕지거리를 내뱉은 용성이 힘차게 와인드업 한다.

 

 휘익!

 용성의 공을 떠난 공이 홈 플레이트를 향해 빠르게 날아오자 승현이 순간 눈을 빛낸다.

 '몰렸다!'

 까아아아앙!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3유간을 꿰뚫었다.

 그 사이 가볍게 1루에 도착한 승현이 용민과 하이파이브 한다.

 

 "씨발!!!!!!!!"

 마운드 흙을 팍하고 찬 용성이 타석으로 들어서는 태수를 보며 다시 와인드업 한다.

 "...!"

 그 모습에 태수가 급하게 타격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퍼어어억!

 엉덩이에 공을 맞은 태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마운드를 바라봤다.

 여전히 씩씩대고 있는 용성을 보며 잠시 그 상태로 서 있던 태수가 천천히 1루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무사 1, 2루.

 이어지는 5번 타자를 또 다시 안타로 내보낸 용성은 무사 만루상황에서 세 타자를 내리 볼넷으로 루상에 내보내며 추가로 3실점한다.

 

 7회 초, 개승중학교의 공격. 점수는 5:0.

 더그아웃의 움직임이 심상치않자 민식이 빠르게 마운드로 다가온다.

 "용성..."

 "입 싸닥쳐!"

 분에 못이기던 용성이 큰 소리로 외쳤다.

 잠시 입을 다문 채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식이 말을 잇는다.

 "너 계속 이러면... 교체당할 수도 있어"

 "..."

 "조금만 침착해. 우리 마지막 대회를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잖아"

 조심스럽게 말을 잇던 민식이 이윽고 홈 플레이트르 돌아간다.

 "개새끼..."

 타석에 들어서는 진감을 바라보는 용성의 두 눈에 기묘한 빛이 흘렀다.

 

 *****************

 

 타석에 들어선 진감이 가볍게 배트를 휘두르며 타격자세를 취했다.

 '느낌이 좋아. 이번에 쐐기를 박는다'

 무사 만루 찬스에서 진감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눈을 빛냈다.

 힐끔 바라본 마운드에서 용성이 천천히 와인드업하고 있다.

 진감이 타격을 위해 몸을 살포시 긴장시킨 그 순간...

 

 퍼어어어어억!

 쏘아진 공에 머리를 직격당한 진감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용성의 퇴장을 명령하는 심판, 순식간에 더그아웃을 뛰쳐 나오는 선수들, 비릿하게 올라가는 용성의 입꼬리가 진감의 눈에 희미하게 아른거린다.

 

 그리고...

 진감은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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