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악!! 왜 이렇게 된 거야!!!”
성현은 지금 매우 당혹스런 상황을 직면하게 되었다.
<마룡 아슈릿트의 분노>
마룡 아슈릿트는 본인이 건 저주를 풀어버린 이성현님을 매우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마룡은 인간과 다른 시간 흐름으로 인해 아직 10년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10년 후에 마룡이 등장해 전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이성현님을 영구적으로 처치하려고 합니다. 마룡을 저지하십시오. 실패시 캐릭터가 영구적으로 소멸되며 마룡으로 인해 판타지아가 격변하게 됩니다.
‘살기 싫다 살기 싫어...’
성현은 지금 당장에라도 저 옆에 누워있는 망자를 깨워 다시 죽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저 다 죽어가는 시체가 마룡의 저주 때문이라니’
매우 절망스러워하는 성현의 옆에는 한 구의 시체가 놓여있었는데 그 상태는 매우 처참했다.
온 살이 썩어 문드러지고 눈구멍에선 구더기가 툭툭 흘러나오고 있고 온갖 악취까지 나는 최악의 상태였다.
‘쓸데없는 보상 욕심에 눈만 안멀었어도’
성현은 큰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살아있는 시체 가네트가 말을 걸었을 때만 해도 성현은 깜짝 놀랐다. 누가봐도 시체 그자체였기 때문에 성현으로서는 당연히 살아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거기.. 사람 있으면 나 좀 도와주게나...”
“!!! 시체가 말을 한다!!!”
“나는 비록 상태가 이렇지만 시체는 아닐세!”
“제..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거창한건 아니고...칼이 있으면... 그걸로 나 좀 죽여주게나...”
말을 뱉고 나서 살아있는 시체는 기침을 여러번 하더니 꼼짝없이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이때만 해도 성현은 마을로 데리고 갈지 아니면 소원대로 죽여드릴지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뜬 메시지를 읽고 성현은 가네트를 죽일 수 밖에 없었다.
<퀘스트: 살아있는 시체 가네트를 구원하라>
살이 썩어 문들어가고 구더기가 몸에서 자라고 온갖 악취가 나는 저주를 받은 카네트는 시체라고 불러도 무방한 상태지만 저주에 의해 죽지도 못하고 평생 고통받고 살아가야합니다. 이저주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칼로 그 심장을 짓이겨야 합니다. 어리석은 가네트를 구원하세요.
보상-전설의 채광 비법서, 전설의 광물-알수없음X20, 200골드
성현은 감탄에 말을 잇지 못했다.
‘와.... 200골드만해도 어마어마한데 비법서랑 광물은 레전더리 등급이네’
당장 200골드만해도 현 시세로 2백만원 가량의 돈인데, 레전더리 등급의 비법서와 광물이면 성현으로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값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짐작하기에 이런 어마무지한 보상을 주는 가네트란 사람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한시가 급해 보였기 때문에 애써 무시했다.
“도와 드리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고..맙..네.. 보상은.. 동굴 안쪽에 있네...”
성현은 허리에 차고 있던 양날검을 빼들고는 가네트 앞에 섰다.
“한방에 깔끔히 보내드리겠습니다”
성현은 심장이 있는 곳을 온 힘을 다 해 찔러넣었다. 찔러넣자마자 가네트는 몸을 크게 뒤틀더니 온몸에서 칠흑같이 어두운 기운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두운 기운은 천천히 나와 검과 성현의 몸속에 스며들어갔다. 어두운 기운이 다 스며들자마자 가네트의 시체는 원래 사람의 색감을 찾아갔다. 성현이 그걸 수상하게 여기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수많은 메시지의 향연이 펼쳐졌다.
<레벨이 +1 되었습니다>
<레벨이 +1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전설 직업을 가진 자를 처치했습니다. 숨겨진 조건을 만족합니다>
<축하합니다 전설 직업 전설 사냥꾼으로 전직 가능합니다>
<전직을 거부 할 수 없습니다. 강제로 전직하게 됩니다>
<축하합니다 전설 직업 전설 사냥꾼이 되셨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성현은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였다. 그런데 그 뒤에 등장한 마룡의 분노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본 순간 순식간에 좋았던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용이라니.. 용이라니!!! 그것도 평범한 용도 아닌 마룡 아슈릿트!! 잡으려면 5년은 필요하다고 평가하는 그 용이 왜 나한테!!!!”
성현은 정신나간 사람마냥 길길이 날뛰며 외쳤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분풀이하고 날뛰고 나서 비교적 냉정해진 성현은 일단 보상부터 챙기러 몸을 움직였다.
동굴 끝에 도착하고 나니 석판위에 빨간색 책 한권과 동전 주머니 그리고 기묘한 빛이 나는 광물 2개가 놓여있었다. 빨간책은 퀘스트에 적혀져 있던 대로 전설의 채광 비법서일것이고 기묘한 광석은 성현은 감정 스킬이 없기 때문에 판별이 불가능해 일단은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다. 챙길 것을 다 챙긴 성현은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에 도착한 성현은 우선 자신이 얻은 스킬과 직업부터 확인하기로 마음 먹었다. 남이 몰래 볼까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이름: 김성현
레벨: 38
직업 전설사냥꾼(도적계열)
힘: 110
민첩: 55
마력: 10
행운: 20
지구력: 45
남은 스탯: 10
‘직업은...전설 사냥꾼이란 이름이네 클래스는 레전드리!! 전세게에서 레젠드리 직업을 얻은 사람은 단 둘뿐이라는데 내가 3번째 레전드리 클래스다!! 계열은 도적 계열이네? 특성창에서 유별 난 것은 없군. 다음은 스킬을 확인해야지’
<패시브 스킬>
-검술 기초 7레벨
-요리 초급 2레벨
-채광 초급 3레벨
화술 초급 9레벨
-도적술 기초 1레벨
-암살술 기초 1레벨
-단검술 기초 1레벨
-은신 기초 1레벨
‘화술까지는 내가 여태 습득한게 맞는데 새로운 도적기술들이 생겼네’
성현은 새로운 스킬들이 생긴것에 놀랐지만 곧 이어서 등장한 메시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레전드리 직업 전설사냥꾼을 보유하셨습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기초 도적술이 고급 마스터로 바뀝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기초 암살술이 고급 마스터로 바뀝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기초 단검술이 고급 마스터로 바뀝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기초 은신이 고급 마스터로 바뀝니다.>
<도적 기본 스킬을 모두 마스터 하셨습니다. 전설 사냥꾼의 직업을 확인합니다. 전설 사냥꾼 전용 스킬이 새로 생성됩니다.>
<새로운 스킬 ‘전설 탐지술’를 획득하셨습니다>
<새로운 스킬 ‘전설 강탈’을 획득하셨습니다>
성현은 순식간에 변화한 자신의 스킬창을 보면서 새삼 자신이 얻은 직업이 레전드리 직업임을 느꼈다.
[전설 탐지술] *초급 1레벨
자신의 근처에서 전설적인 영웅이나 몬스터 혹은 전설과 관련된 물품이 있으면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탐지범위와 보다 명확하게 탐지 할 수 있다.
[전설 강탈]
전설적인 영웅을 처치하거나 전설적인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전설과 관련된 물품을 소유하게 되면 해당 전설의 능력치와 스킬 일부를 획득 할 수 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뺏어오는 능력치와 스킬량이 늘어난다.
성현은 스킬들을 보고 이렇게 평가했다.
‘스킬 하나는 추적하는 용도고 하나는 훔치는 건데 둘 다 전투에선 쓸모가 없네? 그나마 강탈같은 경우는 전설을 사냥하면 능력치와 스킬을 얻을 수 있다는 건데 잡지를 못하면 무용지물인데 말이야’
성현은 패시브가 이런 구성이면 액티브에 강력한 스킬 한 개쯤은 있을거라고 짐작하고 액티브 항목을 펼쳐 보았다.
-강타 레벨 3
성현이 기대했던 스킬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마을 근처의 맷돼지 사냥 퀘스트를 할때만 사용했던 강타 스킬 하나가 덩그러니 그곳에 놓여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