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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수 있기를
작가 : 부일럼
작품등록일 : 20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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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볼 수 있어. <순>
작성일 : 17-07-02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3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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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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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발이 땅에서 떨어진 그녀의 몸은 이네 붕 떴고 붕 뜬 느낌이 자유롭게 느껴졌는지 끊임없이 흐르던 그녀의 눈물이 멈췄다.

 

 "안 돼!"

 

 "살고 싶어!"

 

  내 입에서 나온 외침을 들었는지 그녀도 방금까지 자신이 했던 선택에 대한 후회스러움과 원망을 담아 크게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에 몸이 반응 한 걸까?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 버렸다. 잡히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달리 선택할 방법도 없었거니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리고는 잡히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손목을 잡아버렸고, 지금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저씨~ 아저씨! 무슨 생각하세요?"

 

  이 아이는 지금 이 사태에 심각성을 알긴 아는 걸까? 사상 초유의 사태인 지금 상황을 문책하기 위해 하늘에서 사자가 내려올 테고 나는 벌을 받을 것이다. 최악의 사태는 이 아이와 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지금 벌어진 이 상황에 대해서 지금까지 일을 정리하고 후회하는 중이었어."

 

 "후회해요...? 살려준 거...?"

 

  저 표정과 저 말투, 그리고 눈빛이 잠깐이지만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을 하는 듯 들려왔다.

 

  그 모든 것은 내 마음 속 여기저기를 강타했다. “하~” 나는 일부로 그녀가 들리게끔 크게 한숨을 쉬고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 만큼 눈물이 꽉 찬 그녀의 눈을 닦아 주었다.

 

 “세상에 어느 천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인간이 죽길 바라겠어? 다만...”

 

 “다만...?”

 

  나는 ‘다만’이라는 단어를 꺼내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생각할 것이 많았다. 상황 파악은 됐지만 정리가 되질 않았다. 정리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깊은 미궁에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미궁에 굳이 이 아이까지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조금 더 있다가... 미궁을 벗어나서 출구가 보일 때쯤 얘기해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 춥다! 집에 가자.”

 

 “뭐야! 다만! 뭔데? 왜 말을 하려다가 말아...”

 

  그녀는 계속해서 내게 소리쳤지만 오지 않으면 두고 가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니 순순히 나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칼날 같은 바람이 불던 곳에서 내려와 거친 아스팔트를 밟을 때까지 그녀의 물음은 계속됐다. 호기심이 많은 건 쭉 지켜봐 와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집요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아씨! 치사해!”

 

  내가 계속 대답도 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가니 결국 그녀가 토라졌다. 안 그래도 빵빵한 볼을 한껏 부풀려 더 빵빵하게 만들었다.

 

  “복어 같네...아!” 그동안 말을 해도 들리지 않아 가끔씩 그녀의 흉을 본 적이 있다. 습관처럼 튀어나온 말을 들었는지 그녀는 빵빵하게 부풀린 볼을 푸는 대신 얼굴 전체가 시뻘게졌다.

 

 “뭐 해? 얼굴로 묘기 부리는 거야? 그렇다면 성공!”

 

 “아니거든요!”

 

  더욱 토라진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았다.

 

  맨 뒷자리만 비었던지라 그녀와 나는 제일 뒷자리로 갔다. 나도 서있으면 다리가 아픈지라 그녀의 옆에 앉았다.

 

  다음 정거장으로 도착하자 내리는 사람 없이 사람은 더 많아졌고, 결국 그녀의 옆자리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버스를 탄 사람이 두리번거리다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앉으려고 하자 그녀는 당황해하며 손으로 막았다.

 

 “설마 여기 앉으시려고요?”

 

 “응? 빈자리가 여기밖에 없는데 여기 앉아야지 그럼 어디 앉아?”

 

 "무슨 소리예요 여기 떡하니 앉아있는데”

 

  그녀는 나를 가리키며 말했지만 그녀의 옆에 앉으려던 사람은 빈 좌석을 가리키는 그녀가 이상하게만 보였다. 그것도 오히려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있는 그녀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저기 그녀아?”

 

 “왜요! 아저씨도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저분이 아저씨 위에 앉는다는데”

 

 “저 사람한테는 내가 안 보여 난 너의 천사라고 아니 너의 천사라고 해도 내가 보이는 네가 이상한 거야. 원래 우리든 악마든 인간에겐 안 보이는 게 정상이라고”

 

  그녀는 당황했는지 눈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고, 나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오므라들며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굴리며 이 상황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생각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과 행동에서 다 보여서 알 수 있었다.

 

 “아... 하... 죄송합니다. 실은 제가 연기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연습 중인 게 동네 미친년이라.. 하하...”

 

 “거참... 학생 그거 민폐야 놀랐잖아”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고개를 반대로 돌리고 싶었지만 돌릴 수 가 없었다. 내가 일어나지 않고 아주 편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기 때문에 궁금했을 것이었다.

 

  좌석에 앉기 위해 승객이 다가 왔고, 안경으로 비춰져 작아보이던 그녀의 눈은 동그랗게 커져 일반 사람의 눈 크기가 되었다.

 

  승객의 엉덩이는 내 얼굴 앞에 까지 왔고 그녀는 안고 있던 가방을 꽉 안았다. “아!” 승객의 몸과 내 몸이 닿아 갈 때 난 일부러 소리를 질렀다.

 

 “허!”

 

  그러자 그녀는 깜짝 놀라 다리를 크게 움찔했다. 그리고 그녀의 반응에 덩달아 놀란 승객은 내가 앉아 있던 자리에 털썩 앉아 버렸다.

 

  물론 나는 인간들이 말하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으니 그 사람은 내 위에 앉을 수도 없었다. 당연히 승객은 아무것도 없는 듯이 자리에 앉아버렸다. 내가 보이던 그녀의 눈에는 내가 그 사람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오...”

 

  신기해하는 그녀의 반응이 재밌어서 허리를 숙여 승객의 배 쪽으로 쑥 나와서 미소를 지었다.

 

 “우왁!”

 

  그 기괴한 모습을 본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승객의 배를 가방으로 내리쳤다. 결국 폭발해버린 승객은 참다못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욕을 하며 다음 승강장에서 내려 버렸다.

 

  덕분에 잠깐이지만 버스 안 모든 시선은 그녀에게 향했고 그녀에게는 가까이 가려고도 하지 않았고, 모두 고개를 재빨리 돌려 최대한 시선을 피하려는 노력을 하는 게 보였다.

 

 “아저씨 때문이잖아요”

 

  그녀는 창밖을 보면서 나 만 들을 수 있게 속삭였다. 창밖을 지나가는 풍경을 보다가 다른 사람이 봤을 자신의 모습이 창피했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버스는 다음 승강장에 정차했고 승객이 하차한 만큼 다시 탑승했다.

 

 “어? 여기 또 앉으려나 본데? 어떻게 해?”

 

 “아씨 그만해요 이제 아저씨 보지도 않을 거야”

 

 그 순간 인간과 대화하고 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난 생각보다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그녀의 집은 학교와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가방 끈이 짧았던 엄마의 과한 욕심이었을까? 그녀의 엄마는 집근처 학교를 두고 대학 진학률 높은 인문고를 가기를 원했고, 그녀는 집안 사정을 알지만 엄마의 바램을 들어주기 위해 취미 생활 없이 공부에만 집중해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학교에서는 집의 환경과 그녀의 성적을 고려하여 학비까지 지원 해주기로 하며 우등생 대우를 해주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멀어도 거부감 없이 학교에 입학하였다.

 

 “역시 너무 멀어”

 

 “뭐가요?”

 

  버스 안은 승객이 얼마 남지 않아 대화하기가 편해졌다고 생각했기에 그녀에게 다시 말을 걸었지만 아직도 삐져있는지 돌아온 ‘뭐가요’라는 대답에는 약간의 짜증이 섞여 있었다.

 

 “학교에서 집까지 말이야”

 

 “아~ 이젠 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다 왔네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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