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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수 있기를
작가 : 부일럼
작품등록일 : 20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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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과 개 같은년 <지선>
작성일 : 17-07-11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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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선아!”

 

 “엄마? 엄마!”

 

 “지선아! 멈춰!”

 

 

 

  혼 아저씨가 나를 막고 순 아저씨가 나를 불렀지만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엄마의 간절한 목소리에 집으로 무작정 달려갔다. 현관문을 들어서자 온 몸 구석구석 한기가 돌았다.

 

 “엄마?”

 

 “지선아? 도망쳐 얼른!”

 

  집에 들어가자 엄마가 아닌 윤 아저씨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나를 보며 말했다. 불안감은 더 커져 엄마의 방으로 곧장 갔다.

 

 “엄마!”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엄마를 붙잡고 엄마를 외쳤다. 엄마는 반응이 없었고, 엄마의 힘없는 몸은 순전히 내 팔에만 의존하여 걸쳐져있었다.

 

 “왔니? 지선아?”

 

  뒤를 보니 방문 뒤에서 소희가 문을 스르륵 열고 날 노려보고 있었다. 손에는 피 묻은 칼이 들려져 있었다.

 

 “소희야! 네가! 어떻게! 왜!”

 

 “왜? 네가! 나를 다 망쳤어! 네가!”

 

 “아니 네가 나를 망칠 뻔했지. 그런데! 어디까지 나를 괴롭혀야 되겠어?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냐고!”

 

 “아냐 네가 반항하지 않고 내 말만 따라 줬다면 내가 이렇게 되지 않았어.”

 

 “반항? 네가 뭔데? 내가 왜!”

 

  내가 아무리 말해도 소희는 들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소희는 칼을 들고 나를 위협하며 울고 웃고를 반복 했다. 그 녀는 살기를 가득 풍겼고 눈이 반쯤 풀려 있었다.

 

 “날 이렇게 만든 너! 절대 용서 못해! 죽여 버릴 거야!”

 

  역시나 소희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보였다. 그래도 난 소희가 측은하고 불쌍하게 보이지가 않았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피를 흘리며 내 위에 쓰러져 있는 엄마를 보고 절대로 그런 생각이 들 수가 없었다.

 

 “우리 엄마한테는 왜 그런 거야?”

 

 “그렇게 우는 네 모습이 보고 싶어졌어,”

 

 “뭐?”

 

 “넌 항상 내가 아무리 짓밟고 짓밟아도 울기는커녕 헤헤 거리기나 하고, 난 그런 네가 싫었어. 네 분수를 알아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착한 척하지 말고.”

 

 “착한 척? 그 착한 척 때문에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거야?”

 

 “그래 그 착한 척! 인기가 아주 많아졌더라? 내 모든 걸 너 가 가져간 거야.”

 

 “미친년!”

 

 “개 같은 년!”

 

  소희는 그 말을 하고 칼을 나를 향해 내리 꽂으려 했다.

 

 “그만해!”

 

 “뭐야 너는!”

 

  그때 순 아저씨가 소희의 팔을 잡았다. 팔을 잡힌 소희는 벗어나기 위해 몸을 마구 흔들었다.

 

 “아악!”

 

  아저씨가 잡고 있던 손목이 몸부림치던 소희의 힘에 의해 꺾였고 부러진 듯 보였다. 그리고 윤 아저씨가 나타나 소희의 머리를 쓱 만지더니 소희는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악마 당신까지 나설 줄은 몰랐는데?”

 

 그러자 문 밖에서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리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들어오는 악마가 보였다. “하...” 한 숨을 쉬고는 나와 순 아저씨, 윤 아저씨, 혼 아저씨를 모두 번갈아 보고는 씨익 웃었다.

 

 “너는 그때 그 천사구나? 아니 악마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당신이 알 필요 없지 않아? 난 지금 인간이야 너는 날 건들 수 없어.”

 

  순 아저씨가 흥미로운 듯 악마는 말했고, 순 아저씨는 당황해 하지 않고 말했다.

 

 “뭐 지금 딱히 건들 필요는 없어졌어. 알아 낸 게 있거든.”

 

 “뭘? 그리고 난 당신과의 약속을 지켰어 왜 이런 짓을 한거야?”

 

  소희를 재운 윤 아저씨가 그 악마에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당신이 내 말을 들을 것 같지 않았어. 지금 보니 보통 악마는 아니구나? 악마가 인간을 재운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

 

 “맞아. 나는 악마를 관리하는 자! 너희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지.”

 

 “그게 인간을 건드려도 된 다 라는 건가?”

 

 “물론 나는 필요하다면 인간까지 컨트롤 할 수 있지.”

 

 “뭐 상관은 없어 아까도 말했듯이 오늘로 알아 낸 것이 있어.”

 

  그 악마와 윤 아저씨가 심각하게 말해서 내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지... 선아...”

 

 “엄마?”

 

  그때 내 품에 안겨 있던 엄마가 내 볼을 만지며 나를 불렀다.

 

 “엄마 괜찮아? 엄마!”

 

 “미... 안 해 앞으로는 너 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

 

 “아냐 엄마 엄마가 원하는 게 내가 원하는 거야. 응? 그런 말하지 마!”

 

  내 볼을 만져주던 따뜻한 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난 엄마를 부여잡고 잠들어 있는 소희를 저주하며 울었다. 그러다가 소희가 놓진 칼이 보였다.

 

 “죽일 거야! 죽여버릴 거야!”

 

 “안 돼 지선아!”

 

  폭주하던 나를 순 아저씨가 막았다. 나를 안고 놓아주질 않았다. 난 눈을 소희에게 고정하고 들고 있던 칼을 휘둘렀다.

 

 “잘 막고 있어. 그 아이가 이 아이에게 실수로 상처라도 낸 다면 여기 있는 모두를 죽여버릴 거니깐!”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단 거네요?”

 

  상황을 보던 혼 아저씨가 말했다.

 

 “물론! 그럴 필요가 없어졌거든.”

 

 “알아낸 게 뭐지?”

 

 “뭐 상관없으니 말해줄게. 너희 천사와 악마는 집에 있으면서도 내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모르더군. 그 말은 내가 나를 숨기면 너희는 내 위치를 찾을 수가 없다는 거 아니야?

 

 윤 아저씨와 혼 아저씨가 말을 하지 못했다.

 

 “뭐 그래서 오늘은 이쯤 해서 이 아이를 데리고 돌아갈 거야. 나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고 나를 볼 일이 없으면 좋겠어. 나를 다시 보는 날에는 너희는 살아남지 못할 거야.”

 

  그리고 그 악마는 소희를 안고 사라졌다. 그리고 방 넘어 보이는 부엌에서 매케한 연기와 함께 환하게 빛나는 불빛이 보였다.

 

 “저 악마가 불을 지르고 갔어요. 어서 여기를 나가야 해요.”

 

  혼 아저씨가 다급하게 외쳤다. 난 이미 반쯤 혼이나가 피 묻은 엄마의 손을 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는 사이 연기는 순식간에 집안가득 매웠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지선아! 지선아!”

 

  연기 사이 순 아저씨가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난 그 손을 보지 못했다.

 

 “얼른 와! 이대로 죽고 싶어?”

 

  아저씨가 내 뺨을 때리고는 나를 들쳐 엎고 집을 나왔다. 정신을 차리니 활활 타고 있는 집이 보였고 누군가 신고를 했는지 시끄럽게 우는 소방차가 도착했다.

 

 “엄마? 엄마!”

 

  아저씨를 세게 내려쳐 나를 놓게 하고 불타고 있는 집으로 달려갔다.

 

 “학생! 안 돼! 위험해!”

 

  그러자 불을 끄던 소방관이 나를 막았고 그래도 집으로 들어가려던 나를 막기 위해 주변에 있던 소방관 까지 가세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타들어가는 집을 보며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었다.

 

 “지선아?”

 

  눈을 뜨니 엄마가 나를 안아주고 있었다. 따뜻한 품, 내 볼을 따뜻하게 감싸는 손, 엄마가 분명했다.

 

 “엄마 괜찮아?”

 

 “무슨 소리야? 밥 식겠다. 얼른 먹어.”

 

 “다행이다. 응!”

 

  밥은 무척이나 따뜻했다. 조금 짠 국은 여전했으며, 내가 항상 맛있다며 먹었던 장조림도 멸치볶음 속 먹기 싫다고 골라 먹던 고추도 맛있었다.

 

 “지선아 엄마는 지선이 때문에 살았고 지선이를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었던 게 무척이나 행복 했었어.”

 

 “뭐야 왜 그런 말을 해?”

 

 “지선아 사랑해!”

 

 “응? 어디가 엄마!”

 

 그리곤 엄마는 뒤를 돌아 문을 열고 위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엄마!”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엄마를 따라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 밖으로 한 발자국 내밀자 뒤에서 나를 강하게 잡아 당겼다. 하얀 옷을 입은 그 남자는 내가 처음으로 보았던 순 아저씨였다.

 

 “지선아”

 

 아저씨는 내 볼을 따라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는 나지막이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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