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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수 있기를
작가 : 부일럼
작품등록일 : 20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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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연구 <윤>
작성일 : 17-07-12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3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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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나도 이 결정을 듣고 많이 놀랐다.

 

  이 연구의 결과물로 인해 인간과 직접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우리만이 가질 수 있었던 큰 메리트였다. 하지만 위에서 내린 이 결정을 통해 천사와 이 연구를 공유하면서 메리트는 없어졌다.

 

  소유욕과 질투로 가득 찬 악마들의 결정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지만 소희로 인해 강해진 악마는 우리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모르겠지만 네가 지선이와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후 하늘과 지옥에서는 난리가 났었어. 처음에는 단지 너를 지옥으로 잡아와서 심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득하다가 그 연구가 어디서 튀어나온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그 연구가 지옥 전체로 퍼지게 된 거지.”

 

 “잠깐만요. 순씨를 왜 지옥으로 데려 갑니까? 어엿한 천사입니다만?”

 

  옆에서 혼이 이상한 부분에 딴죽을 걸어왔지만 얘기를 듣던 지선과 순도 내 얘기에 더 집중하고 있는 듯 보여 혼의 말을 무시했다.

 

 “그래서?”

 

 “그런데 사실 저 연구에 대해서 얘기가 퍼졌다고 해도 공개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악마는 없었어. 악마장이 저 연구에 대해서 아주 강력한 법을 만들었거든.”

 

 “그런데 연구가 되었다?”

 

 “누가 연구를 진행했는지 어떤 원리인지는 아직 파악이 안 돼. 누군가 몰래 결과물만 딱 내놓고 사라졌거든”

 

  사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법을 피해 몰래 연구를 진행했을 터인데, 그 결과물을 지금 딱 내 놓고는 사라지다니? 그것도 지금과 같은 순이 인간이 된 이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의심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나보다 천사가 먼저 사용하게 유도 할 것 이었다.

 

  난 천사가 먼저 사용하고 아무 탈이 없는 것을 확인 하고나서야 그것을 사용하였다.

 

 “근데 이게 완벽하지는 않아. 불 안정해서 순 너처럼 계속 인간의 모습으로 다닐 순 없어 그래서 우리는 필요한 상황에만 이걸 사용할거야.”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건 우리가 계속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 인간화가 풀리게 되었다. 아직 ‘이것’에 대한 모르는 점도 많았기에 ‘이것’에 대해 기록하는 것 또한 내 일이었다.

 

 “그래. 뭐. 근데 그거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그냥 옷처럼 입으면 바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듯합니다.”

 

  내 얘기만 듣고 있던 것이 지겨웠는지 혼이 옆에서 거들었다.

 

  혼은 아직 자신의 모습이 익숙하지 않은지 팔을 연신 돌리고 있었다. 사실 조금 불편한 느낌이긴 했다. 말 그대로 인간화가 되는 것이었기에 배도 고프고 몸이 피로함도 느끼고 힘도 들었다.

 

 “자 이제 설명 대충 들으셨으면 일단 집으로 가시죠. 많이 지치셨을 텐데. 잠깐 기다리고 계시겠습니까?”

 

  그리곤 혼이 사라졌다. 잠시 후 번쩍번쩍한 차를 끌고 혼이 나타났다.

 

 “와... 이게 뭐야?”

 

  내가 차에 다가가 번쩍번쩍한 차 여기저기에 지문을 남기며 물었다.

 

 “뭐긴요? 인간들 운송수단입니다. 그만 만지시죠?”

 

 “아니 그건 알아 근데 이거 어디서 난거야?”

 

  옆에 있던 순도 궁금했는지 나에게 짜증을 내고 있는 혼을 보고 물었다.

 

 “여러분들 궁금한 거 많으신 거 다 압니다. 그런데 일단 집에 가서 얘기하시죠?”

 

 “왜 그렇게 서둘러? 집 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혼이 약간 들 떠있는 것이 보이기에 ‘이건 정곡이다’하고 내가 물었다. “크흠” 그러자 혼이 헛기침을 하고는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우리는 “뭐야” 하고 혼을 따라 차에 탔다. 그리고 차는 출발하고 화장터가 집에서 멀었기에 한참을 달렸다.

 

 “아닙니다.”

 

 “응?”

 

  그러다 갑자기 혼이 말했다. 그리고 우리 셋은 동시에 혼을 보며 물음표를 던졌다.

 

 “집 때문이 아닙니다.”

 

 “뭐야 대답 진짜 빠르네?”

 

 “윤, 난 그냥 머리 나쁜 당신이 이해하기 쉽게 말을 정리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유가 뭔데?”

 

  기분이 나빴지만 혼은 운전 중이니 참았다. 혼이 자신 있게 운전대를 잡긴 했지만, 운전을 할 수 있는 천사는 듣지 못했었다. 그래서 불안했지만 우리 중 운전이 가능하다고 하는 자는 이자뿐이니 불안한 마음 드러내지 않고 참고 갈 뿐이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이 옷 말입니다.”

 

 “옷? 새로 산거야?”

 

 “아니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이것’ 말입니다!”

 

 “아~ 이게 왜 옷이야?”

 

 “사용하는 방법이 옷과 같으니 그냥 옷으로 해두죠”

 

 “알았어. 그래서 뭐?”

 

 “이 능력이 언제 끝날지 아직 모르니 빨리 집에 가서 벗고 싶었습니다. 순씨와 지선양은 운전을 하지 못하고 결국 저밖에 운전을 할 수 있는 자는 없는데 갑자기 이 옷의 능력이 사라진다면 인간들이 보기에 많이 이상할 것 아닙니까? 운전자 없는 차라니... ”

 

 “아~”

 

  나와 순 지선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는 듯 “아~”라는 말로 동시에 대답을 했다. 슬쩍 보이는 지선의 표정이 약간 밝아진 듯 보였다.

 

  그렇게 차가 한층 더 높아진 빌딩숲으로 들어올 때 쯤 지선은 순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어 있었다.

 

 “근데 집이 어디라는거야? 한참 달린 것 같은데?”

 

 “화장터가 조금 먼 외곽에 있었으니까요.”

 

 “이게 뭐지? 여기 배 아래쪽이 살살 아픈데 뭐가 가득 찬 거 같아.”

 

  악마로 존재했을 때는 알 수 없는 느낌이었다. 뭔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었다.

 

 “아! 나 그거 알아 그거 오줌마려운거야”

 

  지선이 바로 옆에서 잠들어있어 순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조수석에 앉은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오줌?”

 

 “응! 아까 나도 그것 때문에 고생 했어. 갑자기 오줌 마렵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래? 순 넌 그걸 어떻게 알았어? 설마...”

 

 “아... 나도 처음엔 그게 뭔지 몰라서 지선이에게 물어봤었지”

 

 “하... 최악이다 너 여자애한테.”

 

 “내가 알았냐고!”

 

  약간 높아진 순의 톤에 지선이 약간 움찔 했지만 깨어나진 않았다. 그 엄청난 일이 몇 일간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 그럼 어떻게? 나올 것 같아.”

 

 “안 돼요! 조금만 참아요! 다 왔어요!”

 

  혼이 나의 팔을 잡으며 다급하게 말했지만, 집에 가까워지고 학교가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방지턱이 너무 많았다. 덜컹할 때마다 나는 고통스러웠다.

 

 “저기가 집이에요! 다 왔어요!”

 

  그리고 혼이 집이라고 말하는 곳이 보이고 마지막으로 보이는 방지턱에서 덜컹거림과 함께 난 편안해졌다. “하~” 뭔가 자유로워지는 해방감에 웃음이 나왔다.

 

  뭐라는지 잘 들리진 않았지만 옆에서 운전하던 혼이 나를 보고 몹시 화를 냈다.

 

  뒤가 보이는 거울을 보니 경악해 하는 순의 표정과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더러운 걸 봤다는 표정의 지선이 보였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 해방감이 나에겐 더 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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