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작가 : 앵간
작품등록일 : 2017.7.3
  첫회보기
 
1. 출발
작성일 : 17-07-03     조회 : 298     추천 : 1     분량 : 6285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녀오겠습니다, 엄마. 아저씨, 저희 엄마 잘 돌봐주세요. 알죠? 우리 엄마 저 없으면 밥도 잘 안 챙겨드신다구요. 아무리 엘프라도 이슬만 먹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또...”

 

 라일락은 뭐가 그리 걱정되는지 이것저것 부장로, 라스에게 당부했다.

 

 “그러니까 아저씨, 아니 부장로님. 우리 어머니 잘 챙겨주세요!? 네?”

 “그래, 라일락. 알았다. 장로님은 나한테 맡기고 어서 가봐라. 매일 노래를 부르던 인간마을 아니냐?”

 “그러니까요! 제가 드디어...인간마을로 갈 수 있게 되었어요! 맨날 엄마도 아저씨도 다른 엘프언니, 오빠들도 못 가게 막아서 성년식 전에 한 번도 못 가봤잖아요. 100살 넘었는데 인간 한명 보지 못한 엘프가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

 “그야 인간들은 포악하고 잔인하고 이기심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널 알아보는 순간 다들 잡아갈 것이다. 그러니 조심...또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말해준 거 잊지 않았지?”

 “네, 당연하죠.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잖아요.”

 “말해보겠니? 첫째?”

 “첫째, 누군가가 향에 대해 묻거든 체향이라고 말할 것.”

 “잘 기억하는구나. 너는 정말 위험한 것을 지니고 다니는 거란다. 조심해야 해. 네 마나의 향은 지금껏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매혹적인 향이란다. 그러니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들켜서는 안 된다! 그럼, 둘째?”

 “알았어요. 둘째, 무슨 일이 있어도 엘프라는 사실을 밝히지도 들키지도 말 것.”

 “맞아, 인간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엘프 노예란다. 물론 너야 어린 엘프도 아니니 잡혀가도 능력껏 탈출이 가능하지만...능력을 드러내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 잘 알고 있구나, 그럼 셋째?”

 “셋째, 인간 남자들을 조심할 것,”

 “라일락!! 이게 가장 중요하단다! 모든 인간 남자들은 늑대다!! 너에게 온갖 나쁜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일단 인간 남자가 있다싶으면 무조건! 얽히지 말거라! 알았느냐?”

 

 그 뒤로도 라스는 인간들이 얼마나 잔인한지, 돈과 보석은 물론 특이한 것에 환장을 한다는 것을 시작으로 네가 잡힌다면 자신이 무조건 구해주겠다면서, 모두가 너를 사랑하고 있다며 계속 라일락에게 설명했다.

 그러다 지친 라일락이 라스의 말을 멈추고 말했다.

 

 “네... 근데 아저씨...벌써 2시간째에요...”

 “뭐?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니? 어쨌든 내가 한 말을 잘 알았겠지?”

 “네, 정말 잘 알겠어요. 저 이제 가면 안 되나요?”

 

 라일락이 글썽거리며 라스에게 말했다. 라스는 그녀를 보더니 이젠 보내줘야겠다고 느낀 것인지 품안에서 무언가 여러 개를 꺼내 라일락에게 쥐어주면서 말했다.

 

 “다 너를 아끼고 아껴서 그렇게 네가 나가는 것을 막아왔단다. 하지만 나이도 나이니 만큼 이제는 갈 때가 된 것이겠지. 나는 아직도 보내고 싶지 않다만, 성년식의 과정이니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너의 능력은 뛰어나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잘 이겨내리라고 생각된다. 이 용병패들은 내가 옛날에 유희를 즐기러 나갔을 때 썼던 패란다. 동패는 하급용병을, 은패는 중급용병을, 금패는 상급용병을, 가운데에 백금이 박혀있는 백금패는 최상급용병을 의미한단다. 용병들에게는 용병패가 나타내는 능력이 곧 신분이지. 너에게 모든 용병패를 주마. 적절한 상황에 사용하도록 하렴. 이 돈은 가는 동안 지내라고 주는 약간의 돈이다. 너도 이제는 성년이니 재미있게 즐기고 오너라.”

 

 라스는 라일락에게 용병패와 돈이 약간 들어있는 주머니를 준 것이었다.

 용병패에는 모두 엘케이라고 쓰여 있었다. 엘케이란 엘프어로 엘프들 중의 엘프라는 뜻이었다. 갈색눈동자를 가진 라일락의 부족은 엘프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엘프이며, 엘케이라는 성은 그녀와 같은 황색 눈 부족의 엘프들만 쓸 수 있는 성이었다. 이 용병패를 쓴다면 자신은 라일락 엘케이가 될 것이다. 자신이 드디어 성년이 되어 엘케이라는 성이 생기니 라일락은 몹시 기뻤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저 정말 재밌게 즐기다 올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리고 알지? 무슨 일이 있으면....”

 “네, 이 목걸이로 연락할게요.”

 

 라일락은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정령석을 손에 꼭 쥐고 그대로 자신의 마을을 돌아보지 않고 조용히 떠났다.

 

 ‘거 참, 이 아저씨 서운하게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꼭 몸 조심하거라. 라일락.’

 

 엘프들이 한 명씩 성인식을 치르고, 성인식 과정인 인간의 마을로 떠날 때, 다른 엘프들이 떠나는 엘프를 축하해주는 것은 금지이기 때문에 부장로와 장로가 덕담과 배웅을 해준다.

 왜 축하해주는 행동이 금지이냐 하면 떠나는 엘프 중에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인간들한테 붙잡힌 엘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뒤부터는 정말 급할 때만 연락하라고 장로와 연락할 수 있는 정력석을 주었지만, 제대로 사용한 엘프들은 몇 없었다.

 또한, 성인식을 치르는 것을 축하해준 것이 떠나는 엘프들이 너무 들떠서 조심성을 못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기로 정하게 된 것이다.

 그 뒤로 성인식을 치르는 엘프가 마을을 떠날 때 아무도 근처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좋아하고 예뻐했던 라일락이 떠나는 게 아쉬웠던 것인지 라일락이 갈때까지 기다린 어린 엘프들은 훌쩍이며 라스에게 다가왔다.

 

 “라스님! 라라언니 진짜 갔어요?”

 

 아직 어린 엘프들은 라일락이란 이름을 부르기 힘들어 즐여서 라라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어쩌다보니 라일락의 애칭으로 통하고 있었다.

 

 “그래, 떠났단다. 마음속으로 잘 다녀오라고 했느냐?”

 

 나서서 잘 다녀오라고 배웅해주지 못해서 그런지, 어린 엘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엘프들이 조심히 다녀오길 바라면서 마음속으로 소원을 비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네! 그리구...나중에 라라언니한테 연락 오면 저한테 알려주셔야 해요?”

 “저한테두요! 저 라라언니 목소리 듣고 싶어요!”

 “알았다, 녀석들도 참. 뒤 한번 안돌아본 녀석이 뭐가 예쁘다고.”

 “언니도 마음아파서 안 본 걸걸요? 저는 다 알아요.”

 “그래, 맞아! 우리 언니는 우릴 보면 계속 보고 싶을까봐 안 본거야.”

 “맞아! 근데...왜 네 언니야? 내 언니거든?”

 “아니거든!! 내 언니야! 라라언니가 매일 나한테 우리 예쁜 자스민~이랬거든!!!”

 “흥, 나한테도 우리 귀염둥이 로즈마리? 라고 불렀거든?”

 조금씩 듣다보니 알겠지만, 황색 눈 부족 엘프들은 자신의 이름을 거의 꽃 이름으로 짓는다.

 옛날에는 황색 눈 부족 엘프들이 땅의 힘을 쓰기도 하고, 다들 자연을 사랑하다보니 꽃의 이름을 이름으로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다들 꽃 이름으로 이름을 짓게 되었다.

 라스는 티격 태격하는 아이들을 의자에 앉히고 과자를 한 개씩 쥐어줬다.

 그리곤, 자신의 딸을 배웅하지 않은 장로를 찾아 갔다.

 

 “장로님, 괜찮으세요? 몸이 많이 안 좋습니까? 라일락이 나가는 것을 왜 배웅하지 않았습니까?”

 “부장로... 저는 오늘의 배웅이 그 아이의 마지막 모습일까 두려웠습니다. 요새 못 들어오고 있는 엘프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괜히 마을을 걱정시키기 싫다며 위험에 처해도 연락하지 않는 아이들이 수두룩합니다. 라일락이라고 안 그러겠습니까?”

 

 엘프들을 다스리는 수장인 장로가 마을을 비우면, 그 마을의 타격은 어마어마하다. 엘프들 개개인을 지키는 것도 장로의 일이지만, 마을을 지키는 것 또한 장로의 일이다. 만약 장로가 마을을 떠나면 마을을 지키고 있던 보호막이 깨져 인간들이 엘프들의 은식처를 알아낼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는 성인이 갓 된 엘프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 장로가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아도, 부장로나 자신의 부모들이 오는 경우가 올 것이기 때문에, 엘프들은 그 또한 폐라면서 자신의 위험을 받아들였다.

 그 사실을 충분히 아는 라스는 씁쓸하게 웃으며 루나리아에게 말했다.

 

 “라일락은 위험해 처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알지 않습니까? 그 아이의 능력을요. 지금 부장로로 세워도 손색이 없는 아이입니다.”

 

 보통은 장로의 아이가 장로가 된다. 장로의 뛰어난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을 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 부장로나 지혜가 뛰어난 엘프들이 장로의 아이를 돌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일락은 그럴 필요가 없을 만큼 독학능력도 뛰어났다.

 엘프어를 한 두 글자 알려주고 나자 엘프어로 쓰여진 책을 술술 읽는가 하면 목검을 쥐어주면 책을 읽고 혼자서 무술을 연마했다.

 그 뿐이랴? 장로와 부장로를 제외하면 정령술도 1등일 것이다.

 

 “아는 것이 많아 더 걱정입니다. 인간들은 많이 아는 자를 더 탐내니까요.”

 “그것도 문제가 있겠지만, 라일락은 아는 만큼 현명하니까 걱정 마세요.”

 “아...여러모로 걱정입니다. 제발 위험할 때 저에게 연락해주기를 바랄뿐이지요.”

 “걱정 마세요, 장로님. 무려 장로님의 후계자입니다. 또한, 장로의 후계가 단 한번도 들어오지 못한 경우도 없었습니다. 라일락은 꼭 돌아와서 장로가 될 것입니다.”

 “고마워요, 우리 라일락이라면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와 꼭 장로가 될 거예요.”

 ‘비록 반쪽이지만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라일락의 단 한 가지 흠은 온전한 엘프가 아니라는 것이다.

 태초부터 모든 장로들은 온전한 엘프였다. 장로들이 엘프와 하프엘프를 낳았다면 장로의 후계의 1순위는 엘프였고, 2순위가 하프 엘프였다.

 하프 엘프가 천하다는 것은 아니나, 엘프들의 장로라면 순수한 혈통이길 바라는 엘프들이 많기에 그동안 지켜왔던 것이었다. 물론 법도 아니며, 라일락을 꺼려하는 엘프없이 많은 엘프들이 라일락을 아끼고 사랑하니 이번에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라스는 루나리아에게 라일락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켰다.

 

 

 

 “휴, 드디어 벗어났네. 라스아저씨는 말이 너무 많다니까? 어디 보자~”

 

 라라는 자신의 뾰족한 귀를 마법으로 가리고 인간보다 월등히 아름다운 얼굴은 로브을 입음으로써 가렸다. 결정적으로 독특한 마나는 속박시켜 못 새어나가게 했다.

 

 “그래도 흘러나오는 향은 어쩔 수 없나...하.”

 

 아무리 가려도 조금씩 향이 샜고, 지나가면서 그 미세한 향을 맡은 자가 저를 돌아보자 인상을 썼다.

 

 “하, 귀찮게.”

 

 라라는 엘프들의 친구인 정령을 불렀다.

 

 ‘실프!’

 

 바람의 하급정령이 그녀의 부름에 나타났다.

 

 ‘무엇을 도와줄까, 라라?’

 ‘내 마나를 느낄 수 없게 도와줄래?’

 ‘이렇게 좋은데? 힝, 그래도 네가 도와 달라면 해 줘야지. 그럼 너의 마나에 바람의 막을 싸줄까?’

 ‘그렇게 해줄래? 고마워, 실프.’

 

 자신에게서 마나의 향 대신 상쾌한 바람의 향이 느껴지고, 이젠 더 이상 사람들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자 기분이 좋아진 라라가 목적지를 향해 웃으며 걸어갔다.

 라라는 자신이 찾는 곳이 계속 나오지 않는 것인지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길 몇 시간, 그녀는 힘이 들어서 한 가게로 들어갔다. 배고픔과 목을 축이기 위해서 간 것이었다.

 돈이 충분한지 보기 위해 라라는 라스가 준 주머니를 꺼냈다. 20쿠퍼, 5실버와 1골드였다.

 

 100쿠퍼면 1실버가 되고 100실버면 1골드가 된다. 그리고 1000골드이면 제국에서 정한 돈인 1백금이 된다.

 

 모든 것을 책으로 배운 라라는 라스가 돈을 골고루 조금씩 줬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라라는 돈이 충분하니, 음식을 시켰다.

 

 “여기! 물과 음식을 주시겠어요?”

 “어떤 음식을 드릴깝쇼? 아씨?”

 

 그녀가 손을 들고 크게 말하자, 넉살좋은 주인장이 구수하게 물어봤다.

 

 “가장 잘 나가는 음식으로 주세요.”

 “예? 아, 오리 훈제요리가 가장 잘 나가는데, 그걸로 드릴깝쇼?”

 “네, 얼마나 걸리나요? 최대한 빨리 주세요.”“아이고 후딱 나옵니다. 가격은 20실버입니다, 아씨.”

 평민 1명 기준 1달을 사용하는데 쓰이는 돈은 10실버였다.

 그런데 음식이 20실버면 비싼 음식이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인장은 손을 내밀며 선불을 요구했다.

 회색 로브를 쓴 자신이 돈이 없는 것처럼 보여서 그리 행동한 것일 것이다.

 

 “물부터 주시죠.”

 

 라라는 1골드를 주인장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고...골드잖아?? 땡 잡았군!’

 “음식은 먹고 나서 계산하겠습니다.”

 “예, 그러시죠. 편한 대로 하십시오!”

 

 주인장은 후다닥 들어가서 쏜살같이 물을 가져왔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을 시켰다. 저 여인에게 잘 보이면 20실버보다 더 벌 것이다!

 

 “나왔습니다, 아씨.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십니까? 뭐든 말만 하십쇼!!”

 “괜찮습니다.”

 

 골드를 보여주자 눈에 띄게 주인장의 태도가 바뀌었다. 라라는 혀를 차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다 먹은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인장에게 골드를 내밀었다.

 

 “나머지는 그냥 가지시죠.”

 “가...감사합니다!! 아씨! 정말 필요한 것이 없으십니까?”

 “사실, 용병단을 찾고 있었습니다. 제가 용병이거든요. 가장 크고 좋은 용병단을 알려주세요.”

 “가장 좋은 곳이라 하면....아무래도 브레스 용병단이죠! 여기서 하나의 마을만 내려가면 있는데, 가서 아무에게나 물어봐도 알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음식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럼.”

 

 주인장은 1골드를 거저먹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라라는 그냥 1골드를 그에게 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은 이쪽 지리를 모르니 그 길을 알려준 값을 산 것이었다.

 그리고 라라는 다시 용병단을 찾으러 걸어갔다.

 

 

 

 

 

레쭈비 17-07-03 22:56
 
80 실버로 누구나 다 아는 용병길드를 물어본건 낭비야!! 라일락 정신차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3 2. 대련 7/5 270 0
2 1. 출발 (1) 7/3 299 1
1 <프롤로그> (2) 7/3 43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