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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s 크리스마스
작가 : PURIM
작품등록일 : 20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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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작성일 : 17-07-04     조회 : 448     추천 : 0     분량 : 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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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어서 오세요 네버랜드에.

 

 ‘나의 사랑하는 아이야.’

 소녀는 꿈속 안을 헤매고 있다.

 ‘나의 사랑, 나의 태양. 오직 너만을 사랑한단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자신을 향한 사랑이 가득 담긴 음성.

 따스한 햇살과 같은, 그 음성은 꿈속에서 헤어 나갈 수 없게 만든다.

 ‘언제, 어디서든.’

 서서히 멀어져가는 목소리.

 ‘너를 항상 보고 있단다.’

 멀어져가는 목소리, 그를 붙잡으려 하지만.

 소녀는 알고 있다. 이제 곧 꿈에서 깰 때라는 것을.

 ‘가지마’

 소녀는 외치지만, 그리운 그 품은 점점 멀어져만 간다

 ‘아이야, 나의 사랑하는 아이야.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가지마, 가지마.’

 소녀는 그 음성을 알고 있다. 그 얼굴을 알고 있다. 그러나 들리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

 의식의 저 너머로, 깊고 깊은 곳으로, 소녀는 점점 빠져 들어간다.

 새까맣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 속으로 들어간다.

 

 ‘메리, 메리’

 "메리? 그게 누구야?"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

 이름의 주인은 자신인걸까.

 기억의 저편에서 눈을 뜬 소녀.

 ‘일어났니?’

 소녀의 눈 앞에는 너구리 인형이 보인다.

 소녀는 놀랐는지, 눈이 커졌다.

 ‘인형이 말을 하고 있어?’

 ‘뜬금없이 무슨 말이야?’

 소녀는 고개를 돌려 카랑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여우 인형이 서있었다.

 ‘꺄아아아!’

 ‘엄마야! 깜짝이야!’

 갑자기 나타난 여우 인형에 의해, 소녀는 소리를 지르고 덩달아 인형들이 놀라 소리를 지른다.

 놀란 너구리 인형은 들고 있던 팬을 놓친다.

 ‘내! 계란 말이!’

 그대로 완성 되었다면, 보슬보슬한 계란 말이가 되었겠지만, 처참하게 바닥에 뭉그러져 있다.

 너구리 인형이 눈물을 글썽인다.

 ‘자신작 이었는데…’

 소녀는 애잔한 너구리 인형의 모습에 미안함을 느낀다.

 ‘미… 미안해…’

 ‘아니야, 다시 만들면 돼.’

 ‘아깝게… 네가 갑자기 소리질렀기 때문이야.’

 ‘그러지마, 벨.’

 ‘하지만 사실인걸? 먹고 싶다 해서 해준 건데.’

 ‘이러기야?’

 ‘알았어 그만 하면 되잖아, 그만 하면.’

 ‘잠깐만 기다려, 메리. 다시 해줄게.’

 소녀는 머뭇거리다 결심한듯 인형들을 불러 세운다.

 ‘… 저기…’

 ‘왜 그래?’

 ‘너희는 누구야?’

 ‘으응?’

 ‘왜 인형이 말을 하는 거야? 그리고 여긴 어디야?’

 ‘으응?’

 너구리 인형과 여우 인형이 서로를 번갈아 보며 되묻는다.

 ‘장난치는 거지?’

 ‘아… 아니야.’

 혼란에 빠진 두 인형.

 ‘메리는 거짓말 할 애가 아니지?’

 ‘그럼 또?’

 ‘그렇겠지?’

 여우인형과 너구리 인형은 한숨을 쉰다.

 ‘네가 기억을 잃어 버린 것이 이번만이 아니라, 그리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슬프네. 우리를 또 잊어버리다니.’

 ‘미… 미안해’

 ‘네 탓이 아니야.’

 ‘그래 네 잘못이 아니야, 메리.’

 ‘응?’

 ‘자, 상황을 정리해 보자.’

 여우 인형이 짧은 손으로 손뼉을 친다.

 ‘피터, 차 좀 내봐.’

 ‘Aye, aye, sir.’

 너구리 인형이 차를 타러 간 사이, 메리와 여우 인형은 자그마한 테이블에 앉는다.

 ‘일단, 네 이름은 기억나니 메리?’

 ‘응…’

 ‘그럼 이곳이 어디인지 기억나?’

 ‘아니…’

 고개를 설레 설레 젓는 메리.

 ‘그럼, 거기서부터 애기해 줘야겠네?’

 ‘음… 우선, 이곳은 네버랜드라는 곳이야.’

 ‘네버랜드?’

 ‘응, 이곳엔 다양한 생물과 마법사들이 모여 살고 있어.’

 ‘마법?’

 ‘신기한 모양이구나. 그래, 너는 마법사로서 이곳에 살고 있었어.’

 ‘내가 마법사라고?’

 ‘그리고 우리는 너의 친구, 사역마야.’

 메리는 여우 인형을 빤히 쳐다본다.

 ‘그리 빤히 쳐다보지 말아줘 부끄럽잖아.’

 두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대는 여우 인형.

 ‘아...’

 ‘장난이야.’

 헛 기침을 하는 메리.

 ‘기억을 잃어서 아쉬운건 반응이네.’

 ‘응?’

 ‘너는 내 장난을 잘 받아 주었거든.’

 아쉬운 듯 한숨을 쉬는 여우 인형.

 ‘내가 그랬어?’

 ‘응, 저 매정한 피터는 항상 못마땅해 하지.’

 ‘그래? 친해 보였는데?’

 여우 인형은 메리를 지긋이 본다.

 ‘그래, 네가 있을 때만.’

 ‘응?’

 ‘피터는 너를 아주아주 아끼거든.’

 ‘아...’

 ‘그래서, 어디까지 말했지?’

 화제를 전환하는 여우.

 뭔가 찜찜한 메리.

 ‘아 그래, 우리는 사역마지. 너는 마법사고.’

 ‘응...’

 ‘너는 주로 물을 사용했었어.’

 ‘어떻게?’

 메리는 신기한 듯, 자신의 손을 이리저리 뒤집어 살펴본다.’

 ‘물을 사용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걸까?’

 ‘그건 우리도 잘 몰라.’

 너구리 인형이 퍼페민트 향이 나는 차를 가지고 온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차로 내왔어.’

 ‘헤~ 향이 좋아.’

 ‘메리는 우리 앞에서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었어.’

 너구리 인형은 대화를 다시 이끌어 간다.

 ‘그래서 우리는 네가 어떤 식으로 물을 사용하는지 몰라.’

 ‘그건 네가 직접 찾아 내야해.’

 ‘하지만, 걱정 하지마.’

 ‘기억을 잃어버린 네가, 다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줄게.’

 ‘물론 그걸 네가 원한다는 전제가 있어야지만.’

 메리는 혼란스러워 한다.

 ‘마법사라... 왜 난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에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을까?’

 ‘당황해서 그런 걸 꺼야.’

 ‘그래, 전에 네가 기억을 한번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지금과 비슷했어.’

 ‘그러고 보니, 내가 기억을 잃어버린게 지금뿐만이 아니라 했지?’

 인형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는 처음이라 정말 당황했었어.’

 ‘응.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대처 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왜 기억을 잃어버린 걸까?’

 인형들은 침묵한다.

 ‘글쎄...’

 여우 인형은 손뼉을 치며 주제를 돌린다.

 ‘우울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고 보면 언젠가 풀리겠지.’

 ‘그럴까?’

 조금 찜찜한 느낌이 들지만, 계속 안 좋은 일을 생각하는 것은 나쁘다.

 "어디서 이 말을 들었더라..."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했던 말, 그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하려 애를 쓰는 메리.

 ‘메리! 메리!’

 ‘응?!’

 ‘왜 얼굴을 그리 찡그리고 있어. 얼굴에 주름생겨.’

 ‘메리는 아직 어려서 얼굴에 주름같은거 안 생겨.’

 진지한 얼굴로 반박하는 너구리 인형.

 자신을 바라보며 하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여우 인형은, 너구리 인형의 등을 손으로 후려친다.

 ‘왜 때려?’

 ‘왠지 기분나빠.’

 ‘하지만 사실인걸?’

 한 번 더 후려치는 여우 인형, 그를 피하려 하는 너구리 인형.

 두 인형의 술래 잡기에 웃는 메리.

 ‘메리가 웃었다!’

 ‘그렇네! 그건 그렇고, 너는 한 대 더 맞아라!’

 나머지 한 대까지 찰지게 때린 여우 인형은 만족한 얼굴로 자리로 돌아온다.

 ‘나머지는 차차 이야기 해줄게, 갑자기 이야기 하려니 생각이 안나.’

 ‘그래, 일단 밥부터 먹자. 배고프지 메리?’

 고개를 끄덕이는 메리.

 너구리 인형은 저녁을 준비할 주방으로 들어간다.

 여우 인형과 둘만 남은 상황.

 어떠한 말도 오가지 않는, 조용한 상황에 메리는 겁이 났다.

 ‘메리’

 ‘응?’

 여우 인형은 지긋이 메리를 보며 말을 건다.

 ‘미안해’

 ‘응? 뭐가?’

 ‘그냥, 다. 그래도, 후회는 없어’

 ‘응?’

 ‘그냥, 그렇다고.’

 여우 인형은 무안한지, 다리를 흔들며 저녁을 기다린다.

 ‘메리, 나중에 피터랑 마을에 가자.’

 ‘마을? 마을이 있어?’

 ‘응, 이쪽 현관 방향으로 쭈-욱 가면 있어.’

 ‘마을이라...’

 ‘너는 마을의 시장을 참 좋아 했어.’

 ‘그랬구나.’

 다시 되풀이 되는 침묵.

 ‘그러고 보니, 메리.’

 ‘응?’

 이번에도 침묵을 깨는 것은 여우 인형이었다.

 ‘네가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 하지만.’

 ‘응?’

 ‘적응이 되면, 그때는 이름을 불러줘.’

 ‘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색함을 표출했나 보다.

 주의해야 겠다 다짐하는 메리.

 ‘응, 주의 할께.’

 ‘주의까지는... 너무 무리하면 피터가 걱정해.’

 ‘으...’

 어려워 하는 메리.

 이런 문제는 어렵다.

 ‘괜찮아. 천천히 해도.’

 ‘응...’

 고개를 끄덕이는 메리.

 기억을 잃었지만, 자신을 향한 이들의 배려엔 사랑이 담겨 있다.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힘내야겠다 생각한다.

 ‘피터~ 배고파. 아직 멀었어?’

 ‘다 됬어, 잠시만.’

 주방과 거실을 나눈 천막이 거둬 지며, 너구리 인형이 접시를 들고 나온다.

 ‘먹자아!’

 ‘이예스!’

 계란 말이와 이름 모르는 요리들이 상위에 놓여진다.

 ‘잘 먹겠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외치는 인형들을 따라하는 메리.

 기억을 잃은 그녀의 첫 하루가 마무리 된다.

 

 -후의 이야기-

 메리는 인형들을 번갈아 신기한듯 말한다.

 ‘밥... 먹는구나.’

 ‘그럼 굶어?’

 ‘그게 아닌 거 같은데 벨?’

 쏘아 붙이는 여우 인형과,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너구리 인형.

 ‘그럼 뭐지?’

 ‘우리가 인형인데, 밥을 먹서 그런건가?’

 ‘설마?’

 ‘...’

 말을 잊지 못하는 메리.

 ‘진짠가?’

 ‘그런거 같지?’

 메리를 응시하는 인형들.

 ‘응...우리 밥 먹어.’

 고개를 끄덕이는 여우 인형.

 ‘응, 맛도 느껴.’

 동의하는 너구리 인형.

 ‘미안...’

 웃음이 새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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