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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모델의 위험한 스캔들
작가 : 새끼고래
작품등록일 : 20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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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기우
작성일 : 17-07-07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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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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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오랜만이여서 그런지 한국에 와서 첫날 밤은 비행기에서도 한숨 못잔 재희도 거의 뜬 눈으로 보냈다.

 

 샤워를 마치고 거실에 놓인 신문을 가지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까지 재희는 항상 5시에 기상을 한 후 6시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채 신문을 다 보곤 아침 식사를 했다.

 

 지내던 곳만 틀려 졌을 뿐이지 신문을 펼치며 식당으로 가는 모습이 이제까지와 별반 차이가 없었었다.

 

 하지만 주방에서 음식을 하고 있던건 늘 그랬던 유모가 아니고... 재희 어머니 안주연이였다.

 

 재희는 주연을 발견하고 들고 있던 신문을 무심결에 떨어 뜨렸다.

 

 

 

 "잠은.. 좀 잤니?"

 

 

 "아... 아, 네! 어머니..."

 

 

 재희가 생각지도 못했던 어머니 모습이 너무나 낯설어 보였다...

 

 아니... 희미한 기억 속에서만 존재했었다.

 

 아버지, 동생과 함께였을때는 어머니는 늘 직접 자신의 손으로 식사를 준비했으며, 어느 누구 보다도 다정하신 분이였었다.... 그 사고 이전까지는....

 

 

 

 "앉지 않고 멀뚱하게 서서 뭐하니?"

 

 

 

 잠시 회상에 잠길찰나 목소리가 예전 같지는 않았지만 어제보다는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주연이 말했다.

 

 

 

 "어머니는 안 드십니까?"

 

 

 

 식탁 의자에 앉으면서 재희가 말했다.

 

 

 

 "난 먹고 왔으니 너 먼저 먹으렴..."

 

 

 

 식탁에 앉은 재희에게 밥과 국을 건네주며 재희의 정면에 앉아서 말을 이어갔다.

 

 

 

 " 조금 있으면 너희 아버지 기일인건 알고 있지? 기일만 챙기다 보니 정작 네 생일은 그 날 이후로 챙겨본적이 없더구나"

 

 

 ".....?"

 

 

 재희는 어머니의 말에 의아하면서 식탁에 놓인 국그릇으로 시선을 내려다보니 주연이 직접끓인듯한 미역국이 담겨있었다.

 

 

 

 "아마 이번에도 다음에도... 없을거야... "

 

 

 "전 괜찮습니다.... "

 

 

 

 " 재희야... 내 말 명심해야 한다... 지금 네 아버지와 동생을 죽인 니 작은 아버지는 무슨 또 더러운 수를 써서라도 널 그 자리에 앉히지 못하게 하려고 수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을거야. 할아버지께서 유언장 발표는 하셨지만 니가 일을 그르치면 한 순간에 모든 걸 잃게될게뻔하고 지금보다 더 지옥같은 삶을 살아갈꺼야... 알고있지? 니가 실패하면 네 아버지와 동생이 편히 눈이나 감겠니?"

 

 

 "네 명심하고 있습니다"

 

 

 "여긴 보는 눈이 많아 미국보다도 몇 배 아니 몇 십배는 더 긴장해야해!"

 

 

 "알고 있습니다."

 

 

 "그래... 잘 해 낼거야... 유언대로 상속을 받아야 복수도 할수있는거야... 할수있지?"

 

 

 "네... 어머니 걱정 하시는 일 없을거에요. 걱정 마세요"

 

 

 "어서 먹어... 할아버지께 같이 가자꾸나."

 

 

 

 11년전 쌍둥이들의 생일을 축하하러 떠났다가 재희는 아버지와 동생을 그 자리에서 잃었다.

 

 증거는 없지만 어머니는 재희의 숙부인 정대일이 꾸민 일이라고 확신을 했고, 여기 남아있다간 하나 남은 손주 목숨도 잃어버릴 것이라며 정회장을 설득해 다른 가족들에게도 철저히 비밀로하고 미국으로 재희를 보냈었다.

 

 워낙 언론사들의 정보력이 대단해 몇 번 파파라치에게 들켜 그때마다 쫓고 쫓기는... 마치 첩보영화를 찍는 것처럼 재희는 편하게 하루를 보낸 적이 없었다.

 

 주연때문에 바짝 긴장했는지 먹는 듯 마는 듯한 식사를 끝내자 마자 서둘러 재희는 주연과 같이 정회장 병실을 찾았다.

 

 

 

 "아이고 우리 재희 피곤할텐데 왜 이렇게 일찍 왔누? 좀 더 쉬지 않고?"

 

 

 

 병실 문을 열고 들어 오는 재희를 보며 반가운 기색이 역력한 정회장이 말했다.

 

 

 

 " 할아버님 좀 어떠세요?"

 

 

 "아무래도 내...널 그리워해서 생긴 상사병이였던거 같구나..널 보니 이렇게 기운이 나는걸 보니 말이다"

 

 

 "아버님... 저한테는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저 뿐아니고 모두들 아버님이 재희를 부르시기 위해 일부러 그러셨다는 거쯤은 진작에 눈치 채고 있었어요. 재희가 이러다가 더 위험해질까봐 너무 겁나요..."

 

 

 

 흐뭇해하는 정회장의 말을 자르고 재희 어머니가 불안한듯 말했다.

 

 

 

 "큰애야... 나도 다 생각이 있어서 부른거니 넘 걱정 말거라... 오히려 내가 옆에서 살아있는동안 지켜줘야 주주들 뿐아니라 이사들도 쉽게 대일이 편에 설수 없을거 아니냐... 그래서 주식도 단 10%만 넘겼잖니... 그 정도론 아무리 발버둥치고 모아봤자 재희의 주식만큼은 안될거니 걱정말거라."

 

 

 " 그래도...?"

 

 

 "걱정말래두... 너에겐 말할 수 없지만 대일이도 이미 마음을 접었을게다. 니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거야..."

 

 

 

 걱정이 앞선 재희의 어머니 안주연을 정회장은 괜한 기우일거라며 다독이고 있었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했던가? 오히려 친딸 정민영보다 안주연을 더 신뢰하고 ,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요 어머니 너무 걱정마세요"

 

 

 "참! 재희 너는 언제부터 회사에 나갈 생각이냐?"

 

 

 "저는 오늘부터 당장 나가도 상관 없습니다."

 

 

 "허허허 누가 대한이 아들 아니랄까봐 불도저가 따로 없구나 허허허"

 

 

 

 그저 재희가 무슨 말을 해도 정회장은 그저 좋아서 어쩔줄 몰라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그런 모습을 본 안주연도 내심 흐믓해하고 있었다.

 

 

 

 "그럼 우선 간단한 일부터 맡아서 해보거라. 내가 이번에 특별히 신경쓰는 광고가 있는데 .... 니가 책임지고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해줬면 좋겠구나..."

 

 

 " 예. 걱정마세요"

 

 

 "그래 그래... 재희 니가 그렇게 말해주니 벌써 부터 든든하구나~ "

 

 

 "그래도 오늘 당장은 너무 무리니까 오늘 까지는 좀 더 쉬고 내 비서 실장이 아마 보고를 할게다. 그 때부터 하자꾸나."

 

 

 "예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나가보거라 난 니 애미와 더 할얘기가 있으니 내일 보자꾸나."

 

 

 "예. 내일 뵙겠습니다"

 

 

 

 정중히 인사를 올리고 재희는 병실에서 나갔다.

 

 

 

 "큰애야... 우리 재희 얼굴에 저리 큰 그늘이 너는 안보이냐? 똑부러지고 야무지게는 보이지만 인생에 낙이 없는 얼굴이야... 마음의 병이 저리 큰애를 그냥 저리둬두 되는건지 내맘이 안좋구나?"

 

 

 "아버님 재희는 누구보다 강한아이에요 너무 염려마세요."

 

 

 "그래 암 알지..알다마다 누구 손준데.."

 

 

 

 그렇게 오늘도 정회장은 재희에 대해 안타까워움을 금치 못했다.

 

 

 

 

 ***

 

 

 

 삐리리리~ 삐리리리~

 

 시끄럽게 8시를 알리는 시계의 알람을 이불 속에서 긴 팔만이 삐죽 튀어나와 허공에 몇번 허우적대더니 결국은 찾아내 끄고는 다시 이불 속으로 숨겼다.

 

 

 

 "아우 씨!"

 

 

 한 참동안 이불만 내쉬는 숨소리에 맞춰 오르락 내리락거리더니 갑자기 이불을 들쳐내며 수호가 벌떡 일어나 앉으며 소리쳤다.

 

 

 

 "피곤해 피곤해 피곤해!!"

 

 

 

 이미 까치 둥지처럼 되어버린 머리카락을 새차게 비벼대며 말했다.

 

 아직도 눈은 반 이상은 감긴채로 그 긴다리로 주방으로 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고 물먼저 꺼내 시원하게 들이켰다.

 

 

 

 "아으... 나 어제 얼마나 마신거야?"

 

 

 

 2 리터짜리 물이 쉴세없이 먹어대느라 유독 튀어나온 수호의 결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식탁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나뒹굴고 있는 맥주 캔만 족히 스무개는 넘어보였다.

 

 

 

 " 하아~ "

 

 

 수호는 턱밑으로 흐르던 물을 닦아 내고는 쇼파에 앉아서 TV를 키곤 어디론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

 

 

 

 수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성환이였다.

 

 

 

 " 어 형... 나 속쓰린데... 해장 할만 한거 없어?"

 

 

 [" 어제 술마셨어? 뭘 얼마나 또 마셨길래... 암튼 내가 지금 바로 갈께 "]

 

 

 "알았어... 올 때 물좀 더 사오구~ "

 

 

 

 집에 아무나 드나드는 것이 싫어 몇달에 한번 오는 관리 서비스받는거조차 싫어 정수기도 안쓰는 수호였다.

 

 먹는 것도 대부분 시켜먹거나 나가서 먹었으며, 유일하게 들이는 사람이 하루에 딱 2시간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성환이다.

 

 성환과의 통화가 끝난 수호는 어제 이렇게 많은 맥주를 먹어댄게 재희 때문이라고 억울해 하고 있었다.

 

 

 

 ' 그나저나 그 놈은 지금 집에 있으려나? '

 

 

 "아악~! 나 지금 뭐한거야? 그놈 생각한거야? 오~~ 소오름~~ 나 미쳤나봐!! 술이 아직 들깼네..들깼어"

 

 

 TV를 한참 시청하다가 문득 재희 생각이 난 자신이 한심하단 듯이 혼잣말로 스스로를 다그치고 정신 좀 차릴 생각으로 발코니 문을 활짝 열었다.

 

 찬 바람에 정신좀 차리려고 열긴 열었는데.... 막상 열고 나니 옆집 동태가 어떤지 궁금해 혼자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수차례 반복하는 모습이 혼자 원맨 쇼를 하는 듯했다.

 

 결국 호기심을 주체 못하고 도둑 고양이처럼 옆 층이 최대한 잘 보이는 쪽으로 몸을 움츠리며 가고있었다.

 

 

 

 "수호 너 거기서 뭐하냐?"

 

 

 "흐잇~!! 깜짝이야!"

 

 

 성환이 이 상황을 한 참이나 지켜보다 한심한듯 쳐다보며 던진 말에 수호는 까무라치게 놀라 뒤로 벌렁 자빠지고 말았다.

 

 

 

 "ㅋㅋㅋ 너 뭐하는 거야 대체?ㅋㅋㅋ"

 

 

 성환이 수호의 그런모습에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이럴때는 영락없는 아직까지 철부지 고교생인거 같아 속으로는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 ... 뭐야? 형은 무슨 인기척도 없이 들어와?"

 

 

 

 아직도 놀란게 가라앉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들어오면서 수호가 말을 했다.

 

 

 

 "무슨 인기척이 없어?? 내가 몇 번을 불렀는데? 근데 뭘 하고 있었길래 불러도 못들어?"

 

 

 " 아~~~ 아냐... 그냥 뭐.... 뭐 사왔어?"

 

 

 성환의 질문에 슬쩍 눈을 피하다 성환 손에 들려있는 봉지를 보고는 바로 화재를 바꿨다.

 

 

 

 "응 .... 요 밑에서 갈비탕 사왔어~ 따뜻할 때 얼른 먹어!"

 

 

 "형은 아침 먹었어?"

 

 

 " 동생들이랑 아까 먹었지~ 에휴~ 혼자 뭔 술을 이렇게 먹었데?"

 

 

 식탁에 포장을 꺼내면서 나뒹구는 맥주 캔을 보고 성환이 물었다

 

 

 

 "걍 어제 낮잠을 좀 잤더니 잠이 안와서 한 캔씩 먹다보니까 이렇게나 마셔댔더라구 ... ㅡ ㅡ "

 

 

 " 그나저나 신입생 입학도 몇일 정도 지났으니 어수선한것도 없을거고 너도 학교에 얼굴 한번 비춰야하는거 아냐? "

 

 

 "에잇 몰라 학교가서 수업들을것도 아니고 최소 출석일수만 채우면된다고 말 다해놨으니까 좀 더 있다갈래 귀찮어.."

 

 

 엊저녁도 밥 대신 맥주로 배를 채웠던터라 배고팠는지 갈비탕을 허겁지겁 먹으면서 대꾸했다.

 

 

 

 " 끄억~~~잘 먹었다!!"

 

 

 등치 값을 하는지 여유분으로 공기밥을 추가로 가지고 온것 까지 박박 긁어먹고는 배를 문지르고 만사가 귀찮다는듯 식탁의자에 세상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 아 참! 형 어제 내가 말한 건 어떻게 됐어? 형이랑 얘기해봤어?"

 

 

 " 뭐 그게 말한다고 바로 되냐? 대표님한테는 어제 전달해 드렸고 오늘 담당자랑 연락해보고 전화준다고 했어."

 

 

 " 그래?? 근데 뭔 광고야? "

 

 

 " 계열사 전속이라 이번엔 스포츠 의류고 그거 끝나면 또 커피랑 화장품, 자동차, 휴대폰 뭐 암튼 2년 동안 여기거만 찍어도 정신 없을거 같으니까 쉴때 푹 쉬어둬~"

 

 

 " 걱정마셔~ 형이나 좀 쉬어~참! 나 사무실 안나가봐도 돼? 주혁이 형이 오라고 안해?"

 

 

 "어제 통화 할때도 오란말은 안하시던데? 지금 약혼이니 뭐니 해서 대표님도 바쁘잖아."

 

 

 "뭐? 주혁이 형이 약혼한다고? 뭐야? 언제 연애질은 또 했데???"

 

 

 " 나도 자세히는 모르는데 들리는 소문엔 여자가 음청 매달려서 하는 약혼이라던데 그여자가 TS그룹 손녀래? 그거 알고 나서 대표님 집에서 약혼이라도 먼저 하라고 난리인거지..."

 

 

 "뭐? TS?? 요즘엔 뭐 여기저기 다 TS야??? 그 집에 손녀들 많잖아? 누구래?"

 

 

 " 친손주가 아니고 외손주라던데? 왜 TS사위면 경찰청장도 할수있는데 일부러 서장자리에 고집했다는 유명한 서장있잖아..그 사람 딸이라고 그랬는데.... 이름이 뭐랬더라 혜란인가?"

 

 

 "아 ~희란 누나??"

 

 

 "아 맞다 희란! 최희란!! 근데 니가 어떻게 아냐?? 누나???"

 

 

 "아.... 아니 뭐 어쩌다가... 집안끼리 원래 좀 알던사이야"

 

 

 "와 대박!!! 강수호 너네 집 진짜 쩐다!!"

 

 

 

 성환이 존경스런 눈빛으로 엄지를 치켜올리자 수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성환의 엄지를 꺽어 내렸다.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수호야 넌 왜 모델해? 너네 집이 뭐가 아쉬워서? 부모님이 반대 안하셔?"

 

 

 "뭐 잘난 형들 두명이나 있는데 뭐하러... 난 경영체질도 아니고... 그리고 내가 모델을 하고싶어서 했겠어?? 평생 맘 편히 놀고 먹고싶은데 주위에서 이 잘난 날 가만히 안두니까 그런거지 ㅋ"

 

 

 "아 예~~ 잘 나셨지 우리 수호님~~"

 

 

 머리를 뒤로 넘기며 턱을 치켜들며 말하는 수호를보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 성환이 삐쭉거리며 말했다.

 

 "에휴~~ 난 간만에 운동이나 좀 해야겠다~~~ 형도 같이 하자! 몸매가 그게 뭐냐???"

 

 

 기지개를 쭉 펴고 일어난 수호는 왠만한 헬스클럽못지않게 차려논 방으로 굳이 싫다는 성환을 억지로 끌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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