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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황금꽃
작가 : 권가야
작품등록일 : 20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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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황금꽃 05
작성일 : 17-07-13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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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의 질문에 굳은 뇌가 움직이는 듯 했다. 묻고 싶은 것이 있냐고? 농담을 하는 것이냐며 화를 낼 만큼 당연한 이야기였다. 세느는 자신이 왜 이곳으로 되돌려 진 것인지 그것이 가장 궁금했다. 피바다 속에서 그녀가 한 것이라고는 바엘의 뺨을 후려치겠다는 집념에 찬 외침과 처음부터 그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밖에 없었다. 그런 자신의 무엇을 보고 여신은 '허락'을 해준 걸까.

 

 [너의 원래의 운명은 그게 아니었으니까. 우리 여신님은 자비로우시니까 너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으셨던 거겠지.]

 

 "...내가 방금 생각한 것을 소리 내에 말했나?"

 

 자신이 생각으로 정리하고 있던 것에 대한 대답이 소년에게서 나오자 세느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주인의 생각도 읽지 못하는 게 무슨 여신의 창조품이라 할 수 있겠어. 안 그래?]

 

 소년은 턱을 괴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웃으며 세느를 바라봤다. 결국 생각을 읽혔다는 것이다. 세느는 앞으로는 생각하는 것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생각도 읽혔다.

 

 [‘운명의 서’에 적힌 너의 운명은 그게 아니었어. 본래의 운명대로라면 너는 역사에 길이 남을 강하고 지혜롭고 아름다운 황후가 되어 황제와 함께 제국의 영토를 넓히는 데에도 크게 가담하지. 그 뒤로는 다섯 세기 정도 너와 바엘루크의 이름을 딴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고.]

 

 듣기만 해도 행복한 미래였다. 사실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찬란한 미래. 그것이 사실은 세느의 미래였다, 말하는 소년이 세느는 얄밉게만 느껴졌다. 가져보지도 못할 미래는 찬란할수록 더 비참할 뿐이었다. 세느는 소년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경청했다. 그리고는 방금처럼 낮선 단어가 나올 때마다 소년에게 물었다.

 

 [‘운명의 서‘? 말 그대로 여신이 인간들의 운명을 정해놓은 각본 같은 거야. 여신이 정해놓은 인간들의 운명이 빼곡하게 적혀있지. 이 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인간들의 운명이. 그걸 관리하는 게 ’운명의 서‘야, 뭐 딱히 좋은 녀석은 아니야. 나처럼 친절하지도 않고.]

 

 여신이 정해놓은 인간들의 운명, 여신이 만든 각본, 세느는 잠깐 여신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그 기분을 지우려 노력했다. 놀아나는 것이라 해도 좋았다. 여신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바엘...황태자의 손에 죽은 건 본래 운명이 아니었다?"

 

 이름을 꺼내기만 해도 목이 메여왔다. 해서는 안 될 금기어를 꺼내는 기분이었다. 몹시 불쾌하고도 서글펐다. 세느의 이런 감정은 소년에게 닿았고 소년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절대적인 악의를 가지고 너의 운명에 개입했어. 그게 가능한건 둘 뿐이야.]

 

 소년은 표정을 진지하게 굳히고 다소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

 

 "둘씩이나 있어?"

 

 [하나는 너와 같은 '주인'의 조건을 가진 사람. 주인은 책의 자아를 깨울 수 있고 자아를 깨워야만 ‘운명의 서’를 통해 운명에 개입할 수 있거든,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13월의 현자들’의 우두머리. 그놈은 우리 여신의 창조품들의 존재를 알고 있고 특별한 조건 없이도 우리들의 자아를 깨울 수 있거든.]

 

 생각보다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에 세느는 작게 감탄했다. 그리고 이런 세느의 마음을 읽은 소년은 ‘엣헴’하고 허리를 손에 올리며 씩 웃었다. 그녀에겐 정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우선 자신의 본래의 운명에 관한 것, 그리고 누군가 개입을 한 엉망진창의 운명. 여신이 쓴 각본에 누군가 개입했다면 그리고 그 ‘누군가’가 고의로 자신의 운명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면 세느는 결코 웃어넘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은 아직 황후가 되지도, 그에게 죽임을 당하지도 않았으니 그 운명을 바꾼 인물을 유추해 볼 수도 없었다. 지도 한 장 없이 제국의 사막을 걷는 기분이었다.

 

 ‘하다못해 내가 죽은 뒤 가장 이득을 본 사람만이라도 알 수 있었다면...’

 

 [그야, 플리츠 후작가의 영애지. 황비였던 그녀는 네가 죽은 뒤 후작가의 갖은 노력으로 10년 안에 황후의 자리에 오르니까.]

 

 세느의 눈이 동그래졌다가 ‘아.’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지 쟤는 내 생각을 읽으니까, 그런데 내가 죽은 후의 미래도 알고 있나?’

 

 세느는 일부러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을 허락이나 정도도 없이 읽어대는 소년에 대한 작은 반항이었다.

 

 [‘쟤’라니, 무심한 주인님아, 이름 정도는 물어봐줘.]

 

 이름이 뭔데, 세느는 이번에는 생각으로 묻지 않고 목소리를 내어 소년에게 물었다. 소년은 엎드려 절 받기라며 투덜댔다.

 

 [레그레시오 넬 크레아티오. 편하게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그럼 넬. 너를 넬이라고 부를게.”

 

 큰 망설임 없이 호칭을 정리하는 세느, 넬은 그런 세느를 빤히 들여다보다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라고 했지만 어째서 미들네임이야?]

 

 “레그레시오, 크레아티오의 뜻은 네가 회귀의 서이고 여신의 창조물이라는 것밖에 안 되니까, 그렇게 부르는 건 너무 딱딱하잖아. 싫어?”

 

 입꼬리를 묘하게 말아 올리며 넬은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넬은 이름을 묻고 답할 때만큼은 목소리를 내어주는 세느가 안 그런 척 해도 상냥하다고 생각했다.

 

 세느는 넬에게 자신이 죽은 후의 미래를 물어볼까 고민했다. 나를 죽인 그는 어떻게 사는지, 아버지는 어땠는지, 우리 가문이 혹시 피해를 보지는 않았는지 궁금하고 걱정이 돼서 넬을 부르려는 목소리가 입술까지 차올랐지만 꾹꾹 억눌러 참았다.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죽은 미래의 일 따위.

 

 넬은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방황하는 세느가 안타까웠는지 화제를 돌렸다.

 

 [몸은 많이 아팠어, 사세니아 주인님?]

 

 “음, 죽는 줄 알았는데, 죽지는 않더라..”

 

 세느는 생각에 잠겨 넬의 말을 가볍게 넘기려 하였으나 실패했다. 넬은 세느의 주위를 끄는데 성공했다. 넬의 입가에는 장난스런 미소가 번졌다.

 

 “ ....혹시 내가 아팠던 이유가 회귀와 관련 있어?”

 

 [물론이지. 10년 전의 육체로 끌어당겨지는데 육체와 정신에 무리가 안 간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꽤나 복잡한 기적이야, 회귀라는 건.]

 

 온몸을 채찍질 당하는 듯한 고통과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던 감각이 떠올랐다. 세느는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3일간 아파 죽는 줄 알았는데, 이런 건 미리 말해줄 수는 없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뜬 세느가 넬을 원망하는 듯 말했다. 넬은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막 네가 내 자아를 깨웠으면서 뭘 미리 말해. 3일이면 양호한데, 전의 녀석은 3주는 앓아누웠어. 전전 녀석은 두 달을 거의 넘었지.]

 

 “전의 녀석이라니?”

 

 넬과의 대화에서 세느는 여러 번 놀라는 듯 했다.

 

 [너와 같이 여신의 선택을 받아 회귀한 사람. 원칙상 누군지 알려줄 수는 없고.]

 

 “....”

 

 세느는 동공을 크게 키우다 넬과 마주하던 고개를 떨궜다.

 

 [놀랐어? 나 이렇게 보여도 3천년은 살아왔으니까 주인이 하나, 둘일 수는 없지.]

 

 좀 전까지는 느끼지 못한 거대한 벽이 생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3천년, 그것은 세느는 감히 가늠조차 힘든 세월인데도 넬은 마치 아주 당연하다는 듯 그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느의 주위를 끄는 것은 넬이 3천년을 살아온 할아버지 요정이라는 것보다 자신과 똑같은 회귀를 거친 인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그들도 나처럼..”

 

 세느의 입이 무겁게 움직였다. 아주 조심스럽고, 질문의 대답이 두렵기도 한 세느의 감정이 느껴졌다. 넬은 질문이 달갑지 않은 모양인지 세느의 시선을 피하며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너처럼 운명이 꼬이기는 했지. 그때마다 운명의 서에 관련된 건 아니었어, 단지 자신의 실수나 운명을 저주한 녀석도 있었지.]

 

 “.....그 사람들은... 원하던 미래를 손에 넣었어?”

 

 사실 이건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얻을 수 있냐는 질문과도 같았다. 넬은 머리를 긁적이고 세느와 눈을 맞춰 말했다. 넬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들은...]

 

 끼익-...

 

 넬이 입을 벌려 목소리를 내는 순간, 서재의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미하일이었다. 필과의 업무를 모두 끝낸 미하일이 행여나 세느가 잠들었을세라 조심스레 서재를 방문한 것이었다.

 

 “세느! 열시만 되어도 잠에 못 이겨 하더니, 이제는 자정을 넘길 줄도 아는구나.”

 

 미하일은 자정이 넘어서도 깨어있는 세느가 예쁘고 기특하면서도 걱정되었다.

 

 “줄리가 네 방문 앞에서 너를 기다리더구나, 어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이제 자거라, 아버지도 이만 침실에 가서 쉴 테니.”

 

 세느를 한쪽 팔에 안아 올린 미하일은 다정한 목소리로 나긋나긋 말했다. 그동안 복잡한 대화만 나누던 세느는 미하일의 품과 편안한 대화에 안심되었는지 눈을 비비며 졸려하기 시작했다. 미하일은 책도 좋지만 미인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며 졸린 눈을 비비는 세느를 꼭 안아주었다.

 

 “네, 아버님.”

 

 세느는 미하일의 어깨너머로 넬을 바라보았다. 넬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세느의 곁으로 날아와 세느의 작은 어깨에 앉았다.

 

 미하일의 어깨에 걸쳐진 세느의 시선이 일정하게 흔들리다 까맣게 잠겼다. 미하일은 세느를 안아든 채로 세느의 방문 앞까지 왔다.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든 세느를 줄리에게 안겨주고 다시 서재로 향했다. 세느에게는 바로 쉰다고 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녀가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미하일이 황태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의 그녀가 보인 반응은 명백한 ‘거부’였다. 미하일은 조심스레 티타임을 거절하는 내용의 서신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새벽이 되어서야 서신을 완성한 미하일은 새벽 달빛을 맞으며 세느의 방으로 갔다.

 

 세상모르고 잠이 든 세느. 투명함에 가까운 새하얀 피부, 가느다란 팔다리, 또래보다 한참은 작은 키. 미하일은 검술의 천재라 불리며 세간의 온갖 관심을 다 받고 있지만 아직 키도 작고 마른 세느가 항상 걱정이었다. 세느는 늘 어른스러운 말투로 미하일을 아버님이라 부르며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작고 여린 그의 딸은 표정과 감정을 숨기는데 미숙했다.

 

 “네가 황태자 전하께 어째서 그런 반응을 보이지는 모르지만”

 

 미하일은 다정한 손으로 잠이 든 세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싫은 건 이 아비도 싫단다. 조금은 더 어리광을 부리렴.”

 

 이건 애원에 가까운 부탁이었다. 가문의 식솔들이 진땀을 뺄 정도의 감기를 앓으면서도 미하일에게 알리지 말라고 명한 세느,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생각해보겠다며 대답한 세느, 미하일은 자신의 짐을 자신에게조차 내어주지 않는 세느가 안쓰러웠다.

 

 죽은 아내를 꼭 빼닮은 세느, 달빛에 반짝이는 세느의 머리칼을 보며 미하일은 자신이 한평생 사랑한 아름다운 여인을 떠올렸다. 허약한 몸으로 세느를 낳고 채 10년을 못 버티고 죽은 레이디 엘리자베스.

 

 미하일은 자신의 아내에게 꽃을 선물한 적이 없었다. 그 어떤 꽃을 가져다 놓아도 엘리자베스가 더 아름다웠으니까. 그녀의 옆에선 여름날의 반짝이는 장미도 붉은 풀떼기에 가까웠다. 그런 엘리자베스는 자신과 꼭 닮은 사세니아를 보며 미하일에게 부탁했다. 자신이 이 세상에 남겨 놓는 마지막 보물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미하일은 엘리자베스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세느의 방을 나와 필에게 서신을 보내라 명했다.

 

 미하일이 나간 세느의 방, 세느의 책장 근처에서 에메랄드빛이 아른거린다. 넬이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채 미하일이 나간 방문을 주시하다 생각에 잠겼다.

 

 [...미하일 크로노스 로즈티아. 황제에 대한 충성심과 딸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강직한 남자. 당신은 한 번도 저울질 해보지 않았겠지만 당신의 충성심은 피로 얼룩진 딸아이의 시체 앞에서 무너졌지. 충성을 바친 황제의 오른팔을 잘라낸 것도, 반란의 시작을 알린 것도 당신이니까.]

 

 넬의 머릿속에는 세느가 죽은 뒤 아수라장이 된 황궁이 그려졌다. 세느가 알고 싶지 않아하던 그날의 뒷이야기. 세느의 죽음은 국가 단위로 타격이 컸다. 제국을 대표하는 네 개의 가문 중 세 가문이 반란을 일으켰으니까.

 

 [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런 미래를 설계한 거야? 할 걔는 왜 그런 미친놈을 주인으로 정한 거고.]

 

 넬은 고요하고 푸른 새벽달이 폭풍전야의 고요함처럼 느껴졌다.

 .

 

 “아버님, 어제 황태자 전하와의 티타임 말인데요, 죄송하지만 거절...”

 

 “아, 그래. 그 이야기에 대해 말할 것이 있구나,”

 

 “네?”

 

 구름이 조금 낀 평일 오후, 아침 수업을 마친 세느는 평일에 드물게 저택에서 업무를 보던 미하일과 점심식사를 즐겼다. 디저트를 반 정도 먹었을 때 그녀는 3일간 고민하고 고민한 대답을 올렸다. 하지만 미하일은 담백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가 세느에게 서신을 내밀었다.

 

 “황태자님께서 내가 거절할 것을 예상하셨는지 직접 저택에 방문하신다는구나.”

 

 “네? 거절이라뇨...? 아니, 방문이요?”

 

 세느는 자신이 대답을 드리기도 전에 거절을 한 미하일과 황태자의 방문 소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바로는 그날 밤 머하일이 거절의 서신을 보냈지만 바엘이 한 걸음 더 빨리 움직여 방문을 요청한다는 서신을 보낸 것이었다. 세느는 블루베리와 라즈베리가 잔뜩 얹힌 얇은 케이크 조각을 입에 넣고 서신을 받아들었다. 고급 양피지에 금빛 자수가 박힌 푸른 리본이 감겨 있었다. 리본을 풀어내자 동그랗게 말린 양피지가 스르륵 펼쳐졌고 포효하는 드래곤과 성검, 넝쿨 장미가 그려진 황가의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친애하는 로즈티아의 영애께.]

 

 세느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바엘의 필체였다. 바엘은 황가의 사람들치고는 유별나게 악필이었다. 그의 글씨체는 어려서부터 그와 친분을 유지한 세느 정도의 사람들만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그마저도 운명이라며 얼굴을 붉혔었다. 세느는 햇살 같은 바엘의 미소를 머릿속에서 밀어내고 서신의 내용을 읽었다.

 

 [농민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10월입니다. 영애의 가문에도 풍요가 가득하겠지요?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영애는 계절에 상관없이 피는 꽃과 같은 사람이니 영애의 존재만으로 로즈티아 가문은 풍요로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영애와 담소를 나누며 차를 한잔 대접받고 싶습니다. 이것은 저의 청이고 부탁이지만 영애의 부친이신 미하일 가주님이 두려워 비겁하게도 이렇게 권력을 이용한 서신을 보냅니다. 20일 정오에 영애의 저택에 방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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