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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카운트
작가 : 타요
작품등록일 : 20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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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 1 : 나쁜 꿈
작성일 : 17-07-10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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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미주는... 우리 미주는..”

 “나도 마음이 아파요.. 당신 딸이기만 해요? 내 딸이기도 해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엄마.. 아빠..?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안방에서 큰소리가 나자 조심스럽게 들어가 보았지만 생각보다 엄마 아빠 사이에서 흐르는 공기는 차갑기만 했다.

 

 “미주야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랑 아빠가 좀 의견차이가 있어서..”

 “어쨌든 나는 정말 이건 아니라고 봐.. 조경희 당신 정말 ... 사람도 아냐”

 “여보!! 미주 앞에서 그게 무슨 말이에요!”

 

 “죄송해요.. 저 먼저 나가있을게요...”

 

 문을 닫기도 전에 다시 한 번 큰 소리가 오가기 시작했다.

 

 ‘이상하네.. 엄마 아빠 싸우는 모습 처음 보는 것 같아...’

 ‘오늘 다 같이 놀러가기로 한 날인데 무슨 날벼락이야...’

 

 ‘속상해...’

 

 오늘은 다 같이 계곡으로 놀러가기로 한 즐거운 날로 미주는 신경 써서 옷도 입었지만 아침에 떨어진 생소한 날벼락으로 인해 김이 확 새버렸다.

 미주는 한숨과 함께 침대에 가볍게 몸을 던지면서 예쁜 원피스가 미주의 마음처럼 쭈글쭈글 눌려지고 있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똑똑’

 

 “네..”

 

 “미주야 가자 아빠가 너 좋아하는 캠핑장비도 챙겼어..”

 

 “엄마는..? 엄마랑 이야기는 잘 끝냈어요?”

 

 “응 엄마는 지금 음식 챙기고 있어...미안해 아빠랑 엄마가 요새 신경 쓸 게 많아서...”

 

 “ 아니에요... 저도 도울게요.”

 

 “착하다 우리 딸...”

 

 이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미주는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환하게 미소 짓는 엄마가 미주를 맞이해 준다.

 

 “우리 딸 엄마가 걱정시켜서 미안해요~~ 엄마가 정말 정말 사랑하는 거 알지?”

 

 “됐네요. 엄마 그러면 나 닭볶음탕 해줘 오늘~~”

 

 “넵 알겠습니다. 공주님 본부가 있겠습니까?”

 

 “아니 아빠가 하면 안 돼!! 맛없어!”

 

 “뭐어? 하하하하”

 

 '즐겁다..‘

 

 “미주야 오늘은 네가 엄마대신 앞에 탈래? 아빠가 너랑 데이트하고 싶단다.

 

 “으... 그러지 뭐 나도 이제 고등학생인데 아빠 말고 남자친구가 있어야 되는데..”

 

 “뭐어?”

 “우리 딸 난 그이야기 반대일세!”

 

 “농담이야.. 아빠 오늘은 어디로 가?”

 

 “오늘은 가평으로 가려고 너 캠핑도 하고 싶고 바람 쐬고 싶다고 했잖아..”

 

 “오올~ 기억력 좋으셔 우리 아빠 최고!”

 

 “가려면 한 2시간 걸리니까 좀 자 둬~”

 

 “네 안 그래도 졸리기 시작했어요.”

 

 “애는 귀만 어디 붙으면 바로 잠든다니까~”

 

 “엄마도 그러면서! 이건 다 엄마를 닮아서 그래!”

 

 “그래서 공부도 그렇게 안하셔? 엄마는 어릴 때 공부 잘했다?”

 

 “네 조경희 여사님 안녕히 주무세요~”

 

 “허허...”

 

 차멀미인지 날씨가 따뜻해서 인지 어느 덧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미주가 새근새근 잠들고 나자 차 안의 공기는 묘하게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미주야 여기서 뭐해!?”

 

 “누구세요?”

 

 “의사선생님이야.. 어서 진료실에 들어가자”

 

 “저는 처음 뵙는데.. 엄마? 아빠? 어디 있어요?”

 

 “걱정하지 말고 아 해보자~ 미주 착하지?”

 “이런 미주야 윗니가 많이 썩었네.. 다 뽑아내야겠다.”

 

 “간호사님 여기 환자 윗니 싹 뽑을 테니까 준비해주세요~”

 

 “네 선생님”

 

 이윽고 특이하게 파란 옷을 입은 간호사가 카트를 밀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뭐야 무서워...’

 

 “선생님 저 안할래요.... 하기 싫어요.”

 

 “이거 놔두면 큰일 나요 미주 학생 착하죠? 착한 학생은 아무 말 없이 누워있으면 돼요.”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압박감이 그 의사선생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자 아~ 해보시고 옳지 한 번에 다 뽑을 거예요. 아~”

 

 “으... 으아 싫어... 싫어!!”

 

 “아~~”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의사선생님 손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를 뽑을 것 같은 도구가 아닌 공구가 들려 있었다.

 

 “아~~”

 “아..으..으 으악!!!!”

 

 “미주야? 미주야? 왜 그러니?”

 

 “하아... 하아... 아빠 엄마...”

 

 “짧게 잔 사이에 악몽을 꾼 거야?”

 

 “엄마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애, 우리 딸 키 크겠네~~~”

 

 ‘와 진짜 리얼했어... 민망하게 차에서 이게 뭐람...’

 

 “하.. 하.. 아니에요 진짜 꿈같지 않게 리얼했어요.”

 

 “와... 딸 식은땀 나 여기 휴지 있어 닦아.”

 

 “감사합니다.”

 

 “우리 이제 다 도착했으니까~ 창문열고 풀내음좀 맡아봐~ 이야 경치 죽이지?”

 

 “우와 진짜 예쁘다~”

 

 방금 전까지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악몽은 훠이훠이 날아가 버리고 예쁜 초록빛 나무들이 미주의 눈을 채워들어 갔다.

 

 “와~ 벌써 신나요~”

 

 “앞으로 시간나면 같이 자주 놀러오자 미주야~”

 

 “네~~”

 

 가평에 도착해서 가족들과 산책도 하고 바베큐 파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미주는 오랜만에 정말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미주야 오늘 닭볶음탕 어때? 입에 맞니?"

 

 "네~ 역시 엄마가 해주는 닭볶음탕이 최고에요."

 "오늘 폭식해야겠어요. 밥 한 공기 더 주세요~"

 

 "그래그래 천천히 많이 먹어 우리 딸"

 

 "오늘 여기서 자고가면 참 좋은데..."

 

 "그러게 엄마 아빠도 그러고 싶은데 내일 아침에 일이 있어서... 미안 딸"

 

 "아니에요 그러면 뭐 어쩔 수 없죠~ 아빠만 피곤하지 운전하려면..."

 

 "그래서 갈 때는 엄마가 하려고~ 아빠도 쉬어야지."

 

 "아냐아냐 당신... 당신도 요리하느라 힘들었으니까 내가 할께."

 

 "맞아 엄마 왔던 대로 가요 우리 이번엔 내가 안자고 아빠 졸음을 다 쫒아주겠어!"

 

 "으이그 못 말려 미주야 너도 내일부터 학교 가니까 졸리면 푹 자~"

 "엄마는 그럼 이번에는 뒷자리에서 편히 자야겠다."

 

 "그럼 다 먹었으니까 정리하고 갈까?"

 

 "네~"

 

 하나하나 캠핑장 정리를 시작하니까 굵은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어어? 오늘 비 온다고 안했었는데...”

 

 “어이구 빨리 끝내야겠다. 조금만 서두르자~”

 

 “네”

 

 짐정리를 마쳤을 때는 제법 빗줄기의 세기가 강해졌다. 주변에 숙박을 결심했던 사람들도 하나 둘 짐을 꾸려 떠나기 시작했다.

 

 “아이고 옷 다젖었내.. 갑자기 비라니 무슨 날벼락이야?”

 

 “그러게요 미주아빠 우리 안자고 가길 잘했네요.”

 

 “그러게 미주야 너도 머리라도 말려 감기 걸린다. 히터 잠깐만 틀게.”

 

 “네~~”

 

 따뜻한 히터바람과 배부름이 융합되어 서서히 졸리기 시작했다.

 

 ‘아빠 졸리면 옆에서 깨워드려야 되는데...’

 ‘내가 먼저 자겠다...’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미주가 안쓰러웠는지 아빠는 차뒤에 있는 목베게를 미주에게 건넨다.

 

 “미주야 편히 자 아빠 하나도 안 피곤하니까 걱정 말고 주무세요~”

 

 “네 아빠... 고마워요.”

 

 뒤를 잠깐 돌아보니 엄마는 어느새 편히 자고 있는지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눈좀 붙여볼까...’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자장가처럼 미주의 귀를 어루만짐을 느끼며 미주는 이내 잠들었다. 미주가 잠든 동시에 엄마와 아빠는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여보 난... 아직 잘 모르겠어.. 이게 맞는 선택인지..”

 

 “정신 차려요.. 이게 다 모두가 살기 위한 거야”

 

 “하지만...”

 

 “이제 와서 약해빠진 소리하지 마 나만 나쁜년이야? 죽자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다치자는 건데... 미주 여기로 데려와서 우리 어느 부모 못지않게 잘 키웠어 나도 당신만큼 미주 사랑해 하지만 지금 빚을 갚지 못하면 우리 가망이 없어”

 

 “우리가 2배로 열심히 하면...”

 

 “애 병원에 입원시키고 2배로 열심히 해야 겨우 갚을 수 있지... 정신 차려”

 

 “알겠어요.. 미안해요 여보...”

 

 “미주도 크면 이해해 줄거에요.. 이렇게까지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이내 운전대를 잡은 남자는 결심을 한 듯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저 차면 될까...?”

 

 쏟아지는 빗속에서 건너편 아슬아슬해 보이는 차량 하나가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두 남자와 여자는 백미러로 눈인사를 나누고 남자는 차를 더 빠르게 몰기 시작했다.

 

 “사랑해 김진철씨...”

 “사랑해 조경희씨.. 그리고 우리 미주”

 

 “미주야 사랑해”

 

 끼이이익

 펑!

 

 부딪치려는 찰나 놀란 남자는 크게 오른쪽으로 꺾어 가드레일을 박았다. 마주치며 오는 차량도 왼쪽으로 꺾어 차량끼리는 부딪히지 않았다.

 

 “으으... 으... 아빠...엄마...”

 

 큰 충격으로 부딪친 미주는 흐릿한 시야로 이마에 피가 나는 자신이 보였다.

 

 ‘엄마... 아빠를 살려야해’

 

 최대한 힘을 내어 아빠를 바라보자 아빠는 큰 충격에 쓰러진 듯 미동도 없었다.

 

 “아빠.. 아빠!! 일어나... 일어나”

 

 ‘어떡해.. 어떡해..’

 

 “미주야... 괜찮니?”

 

 아빠를 깨우고 있을 때 뒤에서 낯설고 반가운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 엄마?”

 

 “아직 괜찮으면 안 되는데...”

 “미주야... 착한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누워있으면 돼요.”

 

 난생 처음 보는 엄마의 표정에 미주가 처음 드는 생각은 공포였다.

 

 ‘이건 나쁜 꿈을 꾼 거야...’

 “엄마.. 왜 그래...”

 

 “미주야 이거 다 꿈이야.. 넌 한번만 더 자면 된단다...”

 내 생각을 읽고 화답을 하듯 엄마같이 생긴 그 여자의 손에는 둔탁한 것이 들려 있었다.

 

 ‘빨리 꿈에서 깨야 돼..’

 

 “잘 자.. 내 딸”

 퍽!

 엄마같이 생긴 그 여자는 뒷자리에 있는 캠핑 장비로 미주를 내려쳤고 미주는 이내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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