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님은 짐승남
작가 : 런치박스
작품등록일 : 2017.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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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작성일 : 17-07-11     조회 : 315     추천 : 0     분량 : 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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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루비가 망연자실한 눈으로 아빠를 보자 아빠의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흐르는 것 같았다.

  아마도 아빠는 내가 이렇게 나 놀랄줄 몰랐던 듯 하다. 어제도 그렇게 놀라게 만들더니 아빠도 내가 아빠를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니 당황한 듯 보였다. 아빠는 창틀위에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앞발에 침을 묻혀 세수 하면서 내 시선을 피했다. 아빠를 알게 된지 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았건만 아빠는 단순했던 내 50일 묘생에 있어 최대의 난제로 등극했다.

 한숨을 포옥 내쉰 루비는 그런 아빠를 한심하게 바라 본 다음 흑역사의 자리에서 벗어나 털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직은 균형를 잘 잡지 못해서 엉덩이를 닦거나 뒷다리를 단장하려고 하면 뒤로 벌러덩 넘어지기 일수지만

 엄마나 오빠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해야 했다.

 창밖에서 그런나를 바라보던 아빠는 살며시 창문을 열고 루비 앞으로 내려왔다. 루비는 깜짝 놀라 온몸의 털이 죄다 고슴도치처럼 곤두셨지만 아빠인 것을 알고 이내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루비가 다른 곳으로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아빠는 지저분해진 내 다리와 꼬리를 아빠의 커다란 혀로 핥아주었다. 털들도 예쁘게 정리해주곤 이내 루비와 눈을 마주쳤다. 말은 안해도 소리내지말란 의미인거 같아서 루비는 얌전히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빠는 루비의 목덜미를 물더니 살포시 뛰어서 창밖으로 루비를 데리고 나갔다. 루비의 심장은 아침에 아빠를 만났을때만큼 콩닥거리며 뛰었다. 아빠는 루비를 집 뒤켠에 조용한 곳으로 루비를 데려가서 내려놓자 루비는 어리둥절했다.

 루비의 머리 위에는 커다랗고 둥근 달이 떠 있었다. “ 미융??미유?” 루비는 아빠가 왜 이곳으로 데려온것인지 의아했다. 그렇지만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엎드려 달빛만 쬐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것도 하지 않자 루비는 주변 탐색을 시작했다. 생전처음 나와 보는 밖이라 불안하기도 했지만 옆에 아빠도 있겠다. 슬그머니 생기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로 했다. 루비가 지루함을 못견디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빠는 안된다는 듯 루비를 품에 안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갑갑하긴 했지만 루비는 연약한 아기 고양이 곧 체념하고 따뜻한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다.

 우리가 달빛을 쬐는 동안 달은 서서히 지고 해가 슬슬 올라올 준비를 하자 아빠는 숙면을 취하고 있는 루비의 목덜미를 물고 다시 루비를 집안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리곤 아빠는 자기는 온적이 없었다는 듯이 창문을 닫고 사라졌다.

 오옷 대단해! 루비의 두눈은 커졌다. 아까는 아빠의 등장만으로 너무 놀라서 신경쓰지 못했는데 우리 아빠는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고양이었다.! 그건 엄마도 못하는건데 아빠는 대단한 거구나~ 나도 어른 고양이가 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엄마는 못하는 걸로 봐서는 확신은 못하지만 얼른 얼른 커서 창문을 여닫을 수 있으면 좋겠다.

 루비가 배가 고파서 엄마품으로 파고 들자 엄마와 오빠들이 잠에서 깨어 활동을 시작했다. 그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빠랑 밖에 나갔다온 일이 없었던일 같았다. 아침에 나의 흑역사를 발견한 집사를 보니 꿈은 아닌걸로~

 

 그날이후 아빠는 매일밤 루비를 데리고 나가서 달빛을 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가만히 있으려니 심심하기도 하고 밖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도망갈때마다 아빠한테 잡히는 바람에 포기하고 아빠 등위에서 달빛을 즐기기 시작하는 경지까지 올라갔다. 에헴~ 아빠는 나랑만 밖에 나가서 달빛을 쬐었는데 오빠들은 왜 안나오냐고 물어봤더니 아빠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아침이 오면 오빠들에게 아빠랑 나갔다온 이야기를 열심히 해주었지만 오빠들은 내가 무슨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왜냐면 우리는 아직 아기니까 간단한 말을 주고 받기는 하지만 고양이 언어라는게 그렇게 다양한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우리는 아는 단어가 몇 없었다. 그렇다고 생활에 불편함은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밥먹자 자자 놀자 엄마 아빠 정도만 있어도 묘생을 사는데 아무 문제 없으니 말이다. 꺄하하하하

 아빠가 루비를 데리고 나가기 시작한지 일주일정도 지났을 때 아빠는 엄마한테 딱 걸렷다. 내가 아침마다 엄마젖을 먹고 나면 골아떨어지니 엄마가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어디 아픈줄 알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 치고는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놀기도 잘 노는 루비였다. 내 덩치가 오빠들과 달리 한참이나 작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달빛산책 일주일 되는날 아빠는 검거되었다. 여느날과 똑깥이 나를 물고 창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잠에서 깬 엄마에게 현장검거를 당한 것이다. 엄마는 안절부절 못하며 울기 시작하자 아빠는 엄마에게 다가가 나를 내려놓고는 둘이서 냥냥거리며 대화를 했다. 달빛을 쬐기 시작한 후로 루비는 말을 아직 서툴지만 엄마와 아빠가 하는 말을 대부분 알아들 수 있게 되었다.

 엄마는 아빠를 물어뜯어야 할지 냅둬야 하는지 결정을 못내리고 루비를 엄마품속에 숨기기 급급했다.

 

 -여봇! 우리 아기를 데리고 어디로 가는게냥? 내 허락도 없이 데리고가는 게냥?

 - 여보냥 여보냥 오해다냥! 산책가는 것 뿐이다냥!냥!

 -몰래 나가는 것이 수상하다냥!

 - 아니다냥! 나는 결백하다냥!

 -솔직히 말해라냥!

 - 오해말라냥 루비가 약해서 산책으로 기분전환 시킨 것 뿐이다냥!

 -으냥? 오늘이 처음이 아니엇냥!!

 - 헉!

 -루비 감깅걸리면 어쩌려고 그랬냥!! 꼬리를 물려봐야 정신차릴테냥!!

 -냐~~옹~~ 그게 아니다냥! 민간요법이다냥 건강해진다냥! 믿어달라냥!!

 

 이정도 난리를 치면 집사나 오빠들이 깰법도 한데 아무도 깨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엄마는 아무리 사랑하는 남편이라고 할지라도 그동안 허락없이 나를 데리고 나간것에 분노 한 듯 싶었다.

 아빠는 엄마를 살살 달래는 한편 앞발을 뻗어서 살살 엄마품에서 나를 꺼내려고 노력을 해도 엄마는 화난목소리를 내며 “우웅~~~~~~~~`````” 하고 울음 소리를 내며 아빠를 경계했다. 아빠는 그때마다 슬그머니 발을 제자리로 다시 가져가며 엄마의 눈치를 봤지만 연신 창밖을 보며 초초해야는 눈치였다. 루비는 엄마품에서 꼼틀꼼틀대면서 나와 엄마한테 안심하라는 듯 작게 울었다. . “ 엄마냥 엄마냥~ 괜찮다냥 ! 놀러가고 싶다냥!”

 그리곤 아빠한테로 깡충깡충 뛰어갔다. 그런 루비를 보며 엄마는 안절부절 못했지만 루비가 “미윳!” 하고 울자

 엄마는 아빠를 무서운 눈으로 째려보고는 한숨을 폭 내쉬고 오빠들 곁으로 돌아갔다.

 아빠는 귀를 접고 엎드려서 엄마의 눈치를 보았지만 엄마가 루비를 놓고 돌아가자 루비를 데리고 잽싸게 나갔다.

 아빠는 어지간히 놀랐던지 평상시와 달리 아빠의 심장소리는 집사가 보는 tv소리만큼 시끄럽게 울렸다.

 시간이 되자 아빠는 루비를 엄마에게 데려다 주었는데 안자고 있던 엄마는 내가 오자 안심한 듯 아빠를 한번 째려보고는 루비를 품고 잠이 들었다. 그 여파로 그날 엄마는 밥도 먹지 않고 낮잠을 길게 자는 바람에 집사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여러모로 민페를 끼치는 아빠였다.

 

 그날이후 루비는 엄마의 무언의 허락하에 아빠와 밤외출을 당당하게 다녔고, 엄마도 루비가 갔다가 무사히 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부터는 우리가 나갈때마다 엄마의 눈동자에서 동공지진이 발생되었지만 말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빠와 루비가 달빛을 쬐기 시작한지 30일째 되는 날 아기고양이들은 생후 3개월이 되어 오빠는 남다른 덩치를 자랑하기 시작했고 나는 여전히 작았다. 그렇다고 내가 밥을 덜 먹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오빠들보다 배는 먹었고 배는 활동적이었다. 집안의 모든 가구에 내 흔적을 다 남겼으니 집사의 슬픔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

 30일째 되는날은 아침부터 다른날과 달랐다. 집사도 부산스러워 보였고 엄마는 그런 집사를 보더니 뭔가 예감한 듯 집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 집사는 생전처음 보는 가방을 우리 근처에 놓아 주었다. 지난번 루비를 데리고 병원갔을 때 쓴 가방과는 조금 달랐다. 오빠들과 나는 아무생각없이 그안에 들어 갔다 나왔다 하면서 장난을 쳤다. 엄마는 그런 우리와 집사를 가만히 쳐다보앗다. 밤이 되자 다른 날과 달리 집사는 밖으로 나갔다. 달이 한가운데로 뜰때까지도 집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달님 또한 다른날과 달랐다. 평상시에는 하얀색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붉은색이었다. 나는 조금 무서웠다.

 엄마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긴장한 듯 보였다. 얼마지나지 않아 아빠가 오자 엄마는 안심한 듯 보였다.

 -여보냥 여보냥 큰일난거 같다냥

 -무슨 일이냥?

 - 얼마전부터 낯선사람이 왔다갔다 햇다냥! 오늘은 생전처음 보는 가방을 가져왔다냥!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다냥!

 엄마는 아빠에게 냐옹 거리며 이야기를 했고 아빠는 오빠들을 바라만 보았다. 아빠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빠는 엄마를 보고 냐옹냐옹 하더니 나를 물고 밖으로 나갔다. 곧 엄마가 뒤따라 나왔고 나와 같이 달빛을 쬐는 곳에 있었다. 아빠는 엄마와 나를 그곳에 있게 하더니 오빠들을 한 마리씩 데리고 나왔다. 오빠들은 아직 잠에서 덜깨어서 어리둥절 해 있었다. 그렇지만 엄마와 나를 보더니 안심한 듯 처음 나온 바깥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오빠들도 평상시와 같은 분위기가 아닌 것을 느꼈는지 얌전히 아빠를 기다렸다. 첫째오빠를 마지막으로 우리가족은 모두 밖으로 나왔다. 아빠가 붉은 달을 보며 생전처음 듣는 소리를 내자 아빠앞에 문이 생겼다. 엄마와 우리는 그 모습에 놀라서 털이 삐죽삐죽 솟았다. 아빠는 우리를 돌아보더니 “ 냐~ 옹~ ” 하고 울더니 문 안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엄마와 우리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아빠 얼굴이 다시 쏙 나와서 “ 냐옹?”하면서 고개를 갸웃하자 슬글슬금 문쪽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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