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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낙원
작가 : 백양
작품등록일 : 2017.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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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2 (1)
작성일 : 17-07-11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6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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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2. 이상한 그림자의 흔적.

 

 

 

 아르카디아(Arcadia).

 

 그곳은 뱀파이어와 인간들이 함께 살고 있는 곳이었다.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존재들이 함께 살았던 곳이다.

 

 뱀파이어는 피를 마셔야지만 살 수 있는 존재들이고, 그 피는 인간들에게서 얻어야 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인간들을 자신의 ‘먹이’로 보았다.

 

 인간들은 두 분류로 나뉘었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 혹은 뱀파이어를 죽일 수 있는 힘인 성력(聖力)을 가진 성자(聖者)들. 뱀파이어가 자신들을 먹이로 보는 것을 알기에 인간들은 뱀파이어를 죽여야지만 자신들이 살 수 있음을 알았다.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 그곳이 바로 아르카디아였다.

 

 카인. 그는 뱀파이어 역대 왕들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자였다.

 

 그리고 아르카디아에서 힘이 7개로 조각나고 봉인 당한 뒤에 100년간 잠이 든 비운의 왕이기도 했다.

 

 

 

 *

 

 

 

 새벽이 밝아오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던 카인은 창턱에 걸터앉았다.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했지만 그는 그저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뱀파이어의 약점이 햇빛이라는 건 죄다 지어낸 이야기다. 물론, 햇빛 아래에서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움직이기가 더 편한 건 사실이었다. 그들의 약점이라 하면 보름달이 뜬 밤이다. 그 날이 되면 유난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피가 마시고 싶을 뿐이다.

 

 ‘아, 그건 약점이 아닌가.’

 

 카인은 그대로 아래를 향해 뛰어내렸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카인은 가게 뒷마당에서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케이에게 다가갔다.

 

 “부지런도 해라.”

 

 “뭐…… 이건 제가 새롭게 가지게 된 취미니까요. 그나저나, 오늘은 일찍 나오셨네요.”

 

 “음. 그냥.”

 

 케이는 뭔가 할 말이 더 있어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그걸 끝으로 더 이상 카인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100년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난 뒤, 카인이 가끔 잠이 들었음에도 일찍부터 일어나 돌아다닐 때는 늘 아르카디아와 관련된 꿈을 꾼 뒤라는 걸 알기에 입을 다물기로 하였다. 그것에 대해 좋은 추억은 없었기 때문이다.

 

 케이는 꽃에 물을 주며 생각에 잠겼다. 카인이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 했다.

 

 아르카디아에서 종족 전쟁이 일어났던 건 딱 세 번이 있다. 물론 자잘한 싸움들은 있었지만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의 큰 싸움은 케이가 알기론 총 세 번이었다.

 

 처음은 아르카디아에서 뱀파이어가 먼저 자리를 잡고, 그곳에 인간들이 와서 눌러앉기 시작했을 때였다. 원인은 당연히 하나였다. 뱀파이어들이 먼저 잡은 자리인데 왜 인간들이 눌러 앉냐는 것이었다. 첫 전쟁에서 승리는 인간들이었다. 그 당시 아르카디아에서 있던 뱀파이어들에게 있어서 성력은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대처 방법을 몰랐다.

 

 두 번째로 일어난 싸움은, 함께 공존 아닌 공존을 하며 서로에 대한 감정이 점점 악화되었을 때 일어났던 싸움이다. 처음에는 사소한 다툼이었지만 그것이 점점 규모가 커져서 전쟁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때 전쟁의 승리는, 뱀파이어였다.

 

 ‘아주 큰 전쟁이었지.’

 

 첫 번째 전쟁보다 규모가 더 컸을 정도라 했다. 첫 번째 전쟁 때, 케이는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두 번째 전쟁에서는 멀리서 지켜보는 정도였다. 성인식도 치루지 않은 어린 뱀파이어였기 때문에 참가는 하지 않았고 그저 숨어 있었다.

 

 세 번째 전쟁은, 카인이 왕이었을 때였다.

 

 “케이.”

 

 “……아, 예.”

 

 “미간 쓰지 마. 예쁜 얼굴, 망가진다고?”

 

 “……카인님. 그런 농담은.”

 

 “너, 또 자책하는 거 아니야?”

 

 히죽거리며 웃던 카인이 케이의 옆에 바짝 다가왔다. 자신보다 키가 작은 케이의 어깨를, 자신의 어깨로 툭툭 치던 카인이 손을 뻗어 케이의 등허리를 손바닥으로 짝 쳤다.

 

 “아, 아픕니다만.”

 

 “아프라고 친 건데.”

 

 “…….”

 

 “키나즈는.”

 

 “이 시간에 키나즈가 깨어있을 리 없죠.”

 

 현재 시각, 오전 7시 30분.

 

 활동하기 편한 밤과는 달리 약간 불편한 아침에는 거의 방에서 나오지 않는 키나즈다. 카인은 괜한 걸 물었다는 듯이 픽 웃고선 몸을 틀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더니 그대로 멈췄다. 우뚝 선 카인의 뒷모습에 의아해서 카인님? 하고 목소리를 냈다.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던 카인이 빙글 돌았다.

 

 “케이. 그날 날 데리고 간 건 너다.”

 

 “…….”

 

 “너 아니었으면 나는 그대로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딴 표정 지을 바에는 차라리 나를 구했으니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라고.”

 

 “……그런 표정, 건방지다며 싫어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래도 넌 용서해주지.”

 

 카인은 그 말을 끝아로 더 이상 케이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듯이 순식간에 안으로 들어갔다. 케이는 카인이 서 있는 곳을 바라보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호스를 정리했다.

 

 “정말이지…… 저분은 여전하다니까.”

 

 세 번째 전쟁 때, 케이는 카인의 곁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왕의 곁에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했다. 자신이 곁에 없어서 카인이 당했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날.

 

 자신들의 왕은 믿었던 성녀에게 배신을 당한 채, 힘과 기억은 7개로 찢긴 채 어딘가로 가버렸고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7개로 찢긴 힘과 동시에 성녀의 힘을 이은 후예를 찾고 있었다.

 

 전자는 카인이 아르카디아로 돌아가 왕위를 되찾기 위해, 그리고 후자는 복수를 위해.

 

 

 

 *

 

 

 

 월요일 아침.

 

 월요일은 공강인 사은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그래도 평상시처럼 7시면 눈을 떠서 학교 가는 동생 지호의 아침 준비를 한다.

 

 “누나.”

 

 “일어났니?”

 

 달그락거리며 아침 준비를 하고 있으면 지호가 씻고 나와서 사은을 부른다.

 

 두 사람은 닮지 않아서 남매가 아니라 연인 사이로 오해를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확실히 두 사람 사이에 피는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지 닮은 점은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만큼은 확실하게 닮아 있었다. 고요하면서도 차분한, 특유의 분위기가 신기하게도 닮아 있었다.

 

 “아침…… 괜찮은데도…….”

 

 “안 돼. 아침만큼은 꼭 먹기로 약속 했잖아.”

 

 “……네.”

 

 “착하지.”

 

 자신보다 딱 20cm나 큰 지호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에 지호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키에 맞춰 일부러 숙여주는 그 행동이 귀여워서 사은은 지호 몰래 피식 웃었다.

 

 사은은 머리를 말리러 거실로 가는 지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건 아주 추운 겨울이었다. 사은이 5살일 때, 사은이 사는 아파트 단지 구석에 지호는 버려져 있었다. 사은이 그걸 발견했고, 부모님은 갓 태어난 갓난아기를 거두었다. 그렇게 지호는 사은의 동생이 되었다.

 

 두 남매는 10년 전, 부모님을 사고로 동시에 잃고 둘만 남게 되었다.

 

 “학교 잘 다녀와.”

 

 “네.”

 

 어느새 지호가 학교에 갈 시간이 되었다. 현관문에서 배웅을 하고 난 뒤 문이 닫히자마자 사은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이상하게 지호는 저렇게 자신에게 깍듯이 대했다. 편하게 하라 해도 존댓말이 편하다며 절대 말을 놓지 않았다. 처음에야 섭섭했지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한다.

 

 ‘지호도 갔겠다.’

 

 밀린 집안일을 해야겠다.

 

 사은은 세탁기 먼저 돌리기 시작했다. 설거지는 그때그때 하는 편이라 별로 없었다. 조용하면서도 바쁘게 움직이며 집안을 정리하고 나니 벌써 12시가 넘어 있었다. 저녁엔 아르바이트를 해서 장 볼 시간이 없으니 미리 보자 싶어서 나갈 준비를 하였다.

 

 집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큰 마트가 하나 있었다. 그곳까지 걸어가던 사은은 문득 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에 진동이 울리는 것을 느꼈다. 주머니를 뒤적여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또 무슨.”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발신자는 카인. 무슨 용건으로 전화를 한 것일까. 귀찮을 게 뻔해서 받지 않았다. 진동이 아닌 무음으로 바꿔놓고 난 뒤 다시 마트를 향해 걸었다.

 

 그러나 마트에 도착한 순간, 입구 앞에 낯익은 사람을 발견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사은은 그 자리에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한숨 섞인 목소리에 카인이 빙긋 웃으며 사은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야 물론…… 감?”

 

 사은은 그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월요일 공강이라는 것과 더불어 오늘의 일정을 전혀 말하지 않았다. 방금 전 걸려 왔던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가 이곳을 어떻게 알고 왔을까?

 

 분명 궁금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묻지 않기로 했다. 이미 이상하다는 건 지난 번 학교 앞 카페에 있을 때 무턱대고 찾아온 카인의 행동에서부터 느꼈었다. 남들과는 확실하게 다르다. 그러나 분명 아르바이트 첫날 그가 그랬다.

 

 레스토랑 블러디 나이트에서 일을 하는데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조건 중 하나. 그들에 대해서 궁금해 하지 말 것.

 “찾아오신 이유, 물어봐도 될까요? 아직 아르바이트 시간까지는 좀 있는데.”

 

 “내 전화를 일부러 안 받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들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기로 하였다. 하지만 전화를 일부러 안 받은 것까지 알고 있는 것을 보면 궁금해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은은 물어볼 수가 없었다.

 

 카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 그는 빙긋 웃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웃고 있지만 실제로 웃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만히 그의 표정을 살피던 사은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받기 싫어서 안 받았는데.”

 

 “뭐? 너무해!”

 

 “너무한 건 사장님 같습니다만. 그럼, 저는 볼 일 보러.”

 

 사은은 태평하게 카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생글거리며 웃고 있던 카인의 얼굴에 약간의 표정 변화가 생겼다. 이게 아닌데, 하는 당황한 표정이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와 사은의 앞을 순식간에 막아섰다.

 

 “사은아. 급해?”

 

 “네.”

 

 “에이. 그러지 말고.”

 

 “사장님. 한가하세요?”

 

 대체 자신에게 이러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은의 표정에 카인은 피식 웃었다.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사은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응. 심심하기도 하고.”

 

 “……케이 씨와 키나즈 씨는요?”

 

 “키나즈는 야행성이라 이제 막 일어났고, 케이는 레스토랑에 쓸 과일 보러 갔고. 그보다 말이야.”

 

 함께 마트 안으로 들어가게 되자 사은은 어쩔 수 없다는 걸 느끼자 그저 혼 자 온 것처럼 행동하기로 하였다. 바구니를 들고서 카인의 목소리를 대충 귀담아 들었다.

 

 “그 호칭 좀 어떻게 안 될까?”

 

 먼저 야채 코너로 간 사은은 살 야채들을 살피며 대꾸했다.

 

 “뭐가요?”

 

 “나도 씨 붙여 줘. 케이나 키나즈처럼.”

 

 “사장님은 사장님인걸요.”

 

 “아니, 어째서!”

 

 충격 받았다는 목소리에 드디어 고개를 든 사은은 카인의 표정을 살폈다. 두 눈이 마주치자마자 카인이 씩 웃었다. 사은은 낮게 한숨을 쉬며 다시 고개를 제자리로 돌렸다.

 

 블러디 나이트에서 일한 지 벌써 2주일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 사이 친해진 건 키나즈 정도였다. 워낙 사교성이 좋은 키나즈라 그런지 무뚝뚝한 사은이라도 짧게나마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반면 케이는 애초부터 거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났던 것처럼 그대로였다. 오히려 사은은 케이가 더 편했다.

 

 그리고 문제는 사장인 카인이다. 카인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좀처럼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일단 사람인지도 궁금했다. 보통 사람이 행선지도 말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찾아올 수 있나? 종종 이렇게 자신이 한가할 때마다 갑자기 나타나서 시간을 때우곤 했다.

 

 ‘대체 이 사람은 나한테 왜 그러는 걸까?’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렇기에 사은은 카인과 거리감을 두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자신이 혼자 있을 때마다 나타나는 카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사장님.”

 

 “나도 이름 불러 달란 말이야. 응?”

 

 어린애처럼 조르는 카인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다 들고 있던 야채를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사장님이 어떻게 저를 찾아내는지는 안 물을게요. 그게 처음부터 들었던 규칙이니까.”

 

 사은의 대답에 카인이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능글맞은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게 뭐? 이런 표정이어서 사은은 잠시 발끈했지만 표정에는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마저 입을 열었다.

 

 “그게 규칙이듯이, 저에게 있어서 사장님의 호칭이 변할 리가 없다는 것도 제 안에서의 규칙이라서요.”

 

 카인의 두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던 사은은 카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휙 돌아서 다른 코너로 향했다. 점점 멀어지는 사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카인은 입가를 느슨하게 올렸다. 한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뱉었다.

 

 “……당했군.”

 

 무슨 말을 할까 나름 기대도 했다.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답이다. 이번에는 고기 코너에서 고기를 고르는 사은의 모습이 보였다. 뚫어져라 바라보던 카인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여전히 달콤하게 느껴지는 피였다. 이렇게나 달콤한 피는, 금단의 열매나 다름없는 성녀의 피와 동일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피, 그래서 자꾸만 탐하고 싶어지는 피. 그게 바로 성녀의 피였고, 그 피 냄새를 기억하는 카인은 사은의 피에서 그와 동일한 냄새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 피를 노리는 건 비단 카인만이 아니다. 이곳에 숨어있는 뱀파이어들도 노리는 냄새다. 그렇기에 사은이 혼자인 때에 이렇게 나타나서 그녀를 귀찮게 굴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피하지는 마.”

 

 나는 너를 지켜주고 있는 거니까.

 

 ……물론, 나중에 탐할 거지만.

 

 카인이 서늘한 미소를 지었지만 사은이 뒤를 돌아보자 언제 그런 미소를 지었냐는 듯이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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