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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뭔지 알까,
작가 : 허해
작품등록일 : 201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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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일단 놀고 보려구요
작성일 : 17-07-16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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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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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승 요즘 기분은 하이하다. (그도 그럴 게, 시험이 끝났으니까!)(아, 고삼이여서 어차피 시험 끝나고 야자는 계속 해야되지만)(시무룩) 그래도 시험이 끝난 게 어딘가. 이제 이 지겨운 시험 3번만 더 하면 고삼도 끝나고, 합법적으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울 수 있는 20대의 시작을 알리는 갓 스무살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공부에 치여서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던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는 나이다.

  사실 정호승 말고도 온갖 설레임과 기쁨에 사로잡힌 고삼시절을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항상 이 순간이 어서 끝나길 기도하고, 쉬는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어른이 된 나중의 모습을 상상하며 청소년들이 갈 수 없는 불청소년 구역에 마구 진입하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아마 나중에 같이 놀러 가자는 약속도 짜겠지)

  어른들은 자주 그 시절이 좋아, 공부할 때가 편해, 하지만 그건 다 살아본 입장에서의 얘기이고, (심지어 세대차이도 많이 나서 이젠 다르지 않은가!) 이제 삶을 막 시작해보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겐 마이동풍처럼 흘러가는 소리다.

  정호승도 일말의 생각할 여지도 없이 여느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았고, 항상 쉬는시간에 주를 이르는 얘기는 함승훈과 나중에 크면 어떻게 지내고 살 것인가에 대해서이다.

 

 

 -야, 너 고삼 끝나면 뭐할거냐

 

 "난 그냥.. 알바하지 않을까"

 

 -재밌을까?

 

 "아마도"

 

 

  자주 청소년 때 부터 미래를 준비해서 100세 시대인 지금 노후를 탄탄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한다. (근데 조금 불공평한 것 같고) 아직 이 세상의 1/5도 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들한테 미래, 돈, 주식, 같은 고지식한 말이라니. (....) 아직 우리는 어려서 더 즐겨도, 아무 생각 없이 세월을 보내도 된다고 가르쳐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정호승 생각은 그랬다. 항상 별 말 없이 가만히 있는 것을 즐겨 이미 인생철학을 완성한 정호승은 (자주는 아니지만) 이 얘기를 밖에서 가끔씩 꺼낸 적이 있었다. (해봤자 함승훈이나, 정철원이나)

 

 

 -,# 넌 너무 고지식해 새끼야/자기야

 

 

  뭐, 이렇게만 대답하니 본인도 그런가보다, (정호승 특유의 생각) 하고 넘기기만 했던 정호승이다.

 

 

 

 

 

 

 

 -야 호승아

 

 #자기는 꼭 나는 안 부르더라

 

 -닥쳐봐, 정철원.

 

 #브라이언이라고!!

 

 "..(픽 웃는다) 왜"

 

 -쇼핑가자

 

 #응????

 

 

  너무 의외인 말이라 저도 놀란 정호승. 그만 옆에 있는 정철원(브라이언)이 자기보다 크게 응?이라고 말 할 거를 말릴 생각은 못 해버렸다. 평생동안 부모님이 사주시는 옷만 꼬박꼬박 입었던 함승훈이 무슨 일인가. 먼저 쇼핑 가자니. 어이 없는 말에 정호승 헛웃음만 나온다.

 

 

 "뭐 사게?"

 

 -...아니, 우리 곧 체육대회잖아, 새끼야.

 

 #뭐, 헤어밴드 사게?

 

 -그런 것도 있고..

 

 

  화끈한 성격에 답지 않게 우물쭈물 거리는 함승훈이다. 그 행동에 눈치빠른 정철원 촉이 선다. (요놈봐라?) 정철원 어떻게 함승훈 떠볼까 고민하는 티가 팍팍 난다. (옆에 있는 정호승까지 눈치 챌 정도였으니)

 

 

 #왜, 관심 가는 애라도 있어?

 

 

  결국 직구 선택한 정철원이다.

 

 

 -뭐, 아니? 내가 왜, 허, 웃긴다 너?

 

 

  그거에 또 티나게 반응하는 함승훈이었고. (함승훈 참 연기 못한다)(쯧쯧)

 

 

 "너 혹시 저번에 그 너 앞에서 지켜준 여자애?"

 

 #뭐? 누구?

 

 "우리반에.. 그 앞머리 이렇게 되있는 애"

 

 #아, 선화?

 

 -아니라고!!!

 

 

  아아~, 하는 표정으로 정철원이랑 정호승이 한꺼번에 함승훈 본다. 정철원 본인처럼 능글맞은 미소 잔뜩 지었고. 흐흥, 하는 웃음과 함께 함승훈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 미소에 정호승까지 버터에 퐁당하고 빠진 기분이었고. (으으)

 

 

 #걔~ 우리반에서 공부 꽤 잘하는 편이잖아. 그치?

 

 "응? (그런가) 응 그렇지"

 

 -......

 

 #뭣하면 다리 놔줄 ㅅ,

 

 -뭐 진짜?????

 

 

  아, (정적......) 함승훈 좋아하는 거 들켰다.

 

 

 

 

 

 

 

 

 

  그렇게 남정네 셋 이서 쇼핑몰 왔다. 다들 다리도 길쭉길쭉하고, 정철원이 잔소리해서 골라준 옷으로 입고 온 모습을 보니 셋 다 연예인이 따로 없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수근대기 일수였고, 이미 익숙한 셋이 나란히 골목골목 옷가게로 들어갔다.

 

 

 딸랑 딸랑~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셋이서 같이 옷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이미 여러번 와 봐서 익숙한 듯이 옷을 둘러보고 있는 정철원(브라이언)은 어정쩡하게 서 있는 둘을 급하게 불렀다. (자기야!!) 정호승이랑 함승훈 둘이 후다닥 달려 갔을 때는 정철원이 이미 핏이 좋은 검은색 4부 슬랙스를 손에 쥔 채로 서 있었다.

 

 

 #야 자기야 이거 한 번만 입어봐봐.

 

 "..그래 승훈아 입어봐"

 

 -야, 미친, 이거 입어보면 사야되잖아!(속닥)

 

 #뭐래, 내가 직원 시선 끌 테니까 빨리 입어보고 와 자기야!

 

 

  그렇게 억지로 떠밀려져서 들어간 함승훈이다.

  본인이 말 한 건 꼭 지키려는 건지 탈의실에 있는 함승훈에게 잘 어울리냐고 물어보려는 직원들 다 정철원이 낚아채서 말 걸어갔고. 항상 대화를 시도하는 말도 다 달랐다. (어머-, 누나 립 뭐 써요?)(누나 되게 말랐다. 살 빼요? 저번보다 더 말랐네 무슨)(등등등...)

  그 옆에서 뻘줌하게 혼자 남겨진 정호승. 에라, 할 것도 없겠다, 이곳저곳 쏘다니면서 가게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처음 보는 것 같은 강한 인상의 매장직원이 정호승 어깨를 탁 부여잡고 말 걸어왔고.

 

 

 ^어머~, 손님. 이거 좀 비싸요~

 

 

  하곤 말했다.

  처음에 정호승은 말 뜻을 이해를 못했다. (한참 고민하고 보니 듣기 거북한 말이였고)(슬슬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근데 또 정호승 성격에 막 화내고 쏘아대는 걸 못 해서 정철원한테 도와달라는 눈빛만 보내고 있었다.

  눈치 빠른 정철원 정호승 눈빛 낚아채고 곧바로 정호승한테 가서 도와주기 시작했다.

 

 

 #왜? 무슨 일?

 

 "아니.."

 

 ^아, 이 손님이 비싼 걸 함부로 막 찾고 계셔서요..~

 

 #네?

 

 ^이거 비싼 건데 저희도 장사하는 입장에서 망가지면 안되거든요.., 이해하시죠~?

 

 

  정호승 옆에서 눈만 끔뻑 대더니 못참겠는 듯 답지도 않은 성격에 욕 하려고 말 꺼내려는 순간 정철원이 항상 생글생글 웃던 인상 팍 찡그리곤 직원한테 말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한다.

 

 

 #저기요, 자기야. 좀 볼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심술궂게 손님을 대하세요?

 

 ^아.. 지금 손님이 왕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저희도 파는 입장에서는 왕이거든요~

 

 #왕도 정치를 잘못 하면 탄핵됐어, 이 양반아. 요번에 못 봤어요?

 

 ^아.. 아니,

 

 #됐고, 저기 본사에 연락 할게요. 야 정호승 가자.

 

 "승훈이는?"

 

 #그새끼 벌써 계산하고 나온지 오래됐어. 가자니까 자기야?

 

 

  하곤 정철원 박력있게 정호승 손목 잡고 확 끌고 나간다. (어맛) 그 와중에 정호승 본인한테 화가 너무 난다. 왜 맨날 자기는 이런 상황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는지 억울하기도 하고, 아,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넘겨버리는 자기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다. (망할..)

  전번에 선화가 일진들한테 다구리 까일 때도 왜 자기는 함승훈처럼 그렇게 멋있게 한 번에 말로 뿌리치지 못하는지 본인의 성격을 고칠 필요를 느낀다. (젠장, 젠장..)

 

 

 #자기야.

 

 "응?"

 

 #넌 왜 그걸 또 당하고 있냐!!

 

 "아니.."

 

 -왜, 뭔데 왜

 

 #아니, 직원이 쟤한테 거지같이 생겼다고 하잖아!

 

 

  정철원 흥분한 탓에 말 잔뜩 왜곡한 채로 함승훈한테 전한다. 또 함승훈 눈 잔뜩 커진 채로 정철원한테 빼액하곤 소리 질렀고.

 

 

 -뭐!!! 왜 그걸 듣고만 있냐!!!

 

 "아니 그런 소리"

 

 #내말이!!!!!

 

 "아니 얘들아"

 

 -야 찾아가서 반품하고 부시자 야

 

 #시발 좋아 자기야 콜이야 다 부셔

 

 "아니!!!!!!"

 

 

  아까는 못 지르던 소리 정호승이 크게 빼액 하고 지른다. 정철원이랑 함승훈 둘 다 놀라서 정호승한테 고개 돌리고 지켜보았고. 정호승 오랜만에 소리 지른 탓인지 숨 잠시 고르면서 둘 쳐다본다.

  아까는 못 질렀는데 왜이리 이게 한이 되는지.

 

 

 "아니, 나보고 거지같이 생겼다고는 안 했어"

 

 -아니 이새끼가 구라치네 지금

 

 #아니!! 비스무리하게 말했다니까!! 자기야 나 억울해!!

 

 "나보고 돈 없다고 했어"

 

 -,#그게 그거잖아!!!

 

 

  결국 셋이서 빵 터져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사 먹고 얌전히 집에나 걸어갔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집이 정호승을 반긴다. 익숙하다는 듯이 불 키곤 곧바로 샤워하고 나온고. 초여름밤의 후덥지근한 공기가 정호승을 반기고, 샤워하고 나오자마자 찝찝하게 들러붙는 공기에 바로 에어컨 켜버린다. 나올 전기세가 두렵지만. 지금의 정호승에겐 더위보다 두려운 건 없다.(아마)

  내일부터는 나도 존나 용감하게 해야지. 하는 정호승이다.

 

 

 

 

 

 

 

 

 

 

 

 

 

 

 

 

 

 

 

 -사랑이 뭔지 알까, 6화입니다. 여주인공은 체육대회 전에 나올걸요....아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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