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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브레이커
작가 : 스테인리스
작품등록일 : 2017.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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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짙은 잔상 (4)
작성일 : 17-07-26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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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삼성동에 위치한 프라이빗 바.

 

  15평 남짓한 룸 안으로 각종 안주와 양주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 가운데,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게 들리고 있었다.

 

 

  “어이고 우리 송태열 새내기 오셨다!”

 

  태열은 룸으로 들어오자마자 들린 커다란 남성의 외침에 가볍게 입꼬리만 올리고는 재킷부터 벗었다.

 

  이어지는 친구들의 인사와 여자들의 시선. 그 속에서 태열은 피곤한 듯 빈 크리스탈잔부터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황갈색 액체가 든 병을 들어 올린 그의 손등으로 핏줄이 거칠게 올라서 있었다.

 

 

  “더워 보이는데 오빠 이거.”

 

  스물 둘쯤 됐을까. 가슴골을 훤히 드러낸 여자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태열이 따른 술잔 안으로 얼음을 집어넣었다.

 

  그런 존재를 의식조차 하지 않은 건지 무감히 컵을 들어올린 그는 물을 마시듯 빠르게 술을 들이켰고.

 

 

  “너 학교에서 뭔일 있었냐!”

 

  “일은 무슨.”

 

  같잖다는 듯 대답한 태열은 다시 위스키병을 들었다.

 

 

  ‘……. 고 고맙습니다.’

 

  ‘나 기억하지.’

 

  ‘……. 저 급한 약속이 있어서… 안녕히계세요.’

 

  하.

 

  술을 따르다 만 태열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토해냈다.

 

  지연을 그대로 보냈던 자신이 병신같이 느껴졌다.

 

  그뿐인가. 똑같은 말을 두 번이나 한 저 자신도 웃겼지만 그렇다 아니다 답하면 될 것을.

 

  “야 너 뭐 이 날씨에 더위먹었냐?”

 

  자신이 겁박을 한 것도 아니고 뭘 그렇게 겁먹은 얼굴로 도망치듯 간 건지.

 

  “이거 군대가서 미쳤다니까? 말도 없이 수능 본 거 보면 모르겠냐?”

 

  급한 약속이 있다더니, 남자친구가 있는 건가.

 

  태열은 지난 번 그녀를 호텔에서 봤던 것이 떠오르는 동시에 오늘 그녀가 세단 한 대에 냉큼 올라타는 모습까지 떠오르자 눈썹을 구겼다.

 

  아직까지 생생했다.

 

  지연을 잡아끌어 당겼던 그 찰나, 제 가슴팍으로 쏙 들어왔던 그녀가.

 

 

 

  그 시각.

 

 

  “그래, 뭐 그거말고 찝찝하게 마음에 남는 일이라든가 이런 건 없는 거지?”

 

  “네.”

 

  지연은 영어 단어장을 내려 보며 대답했다. 그녀의 작은 목소리에 혜민은 책 위를 노크하듯 검지와 중지를 구부려 두드렸다. 어쩐지 멍하게 느껴지는 지연이 혜민은 마음에 걸렸다.

 

  “확실해?”

 

  “네.”

 

  “말 느리단 얘기 때문에 억지로 의식해서 빨리할 필요 없어. 원래 사람마다 어투 어조 다 달라, 내가 듣기엔 괜찮아! 진짜 그거뿐이지?”

 

  “네.”

 

  “근데 아까부터 표정이 왜 그래, 갑자기 긴장 확풀려서 그래?”

 

  “그런가봐요…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지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끝을 흐렸다.

 

  혜민은 안경테를 손끝으로 밀어 올리며 지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첫날이라 긴장 많이 했을 거야, 수고했어. 습도 맞춰놨으니까 굳이 만질 필요 없고.”

 

  “지금 가시게요?”

 

  “그럼, 뭐 여기서 살까?”

 

  지연은 힘없이 웃으며 혜민을 따라 일어섰고.

 

  “얼씨구, 살라는 말은 안하는 것 봐?”

 

  “아 아니 그런 건…….”

 

  “농담이야 농담! 나오지 마, 내일 아침에 보자 굳나잇!”

 

  혜민의 뒷모습에도 공손히 인사를 하듯 고개를 숙였던 지연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

 

  ‘잘한 거겠지…….’

 

  구태여 태열과 있었던 일을 말할 필요는 없는 거라 생각했다.

 

  세상이 좁아서 같은 사람을 이렇게 계속 보게 되는 거, 그 사람이 자길 기억하냐고 물어보는 거.

 

  “휴…….”

 

  지연은 어깨를 늘어뜨리며 책장을 넘기진 못한 채 꼼지락댔다.

 

  집에 들어오기 전까진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거나 방심하면 안 되는 일이었다. 바보처럼.

 

  “왜 이러지…….”

 

  가슴 중앙에 손바닥을 살며시 올린 지연은 크게 숨을 들이마쉬더니 내쉬었다.

 

  골목에서 꺾어 들어온 차와 부딪힐 뻔한 걸, 태열이 끌어당겨줘 도와줬던 거였다.

 

  사고 나지 않기 위해 도와줬던 거.

 

  근데 그 순간에 요동쳤던 심장이 지금 또 이런다.

 

  너무 놀랐었나보다.

 

  “금방 익숙해질 거야.”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진 지연이 물을 마시고자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 때.

 

  지이이잉, 지이이잉, 지이이…….

 

  지연은 휴대폰을 보고선 놀란 듯 눈을 키웠다.

 

  [송태열]

 

  액정 화면으로 선명히 박힌 세글자의 이름에, 지연은 입술을 깨물며 수신 거절 버튼을 눌렀다.

 

  저장한 적 없는데.

 

  “후우…….”

 

  아무래도 식당에서 그가 휴대폰을 잠깐 가져갔던 때.

 

  그때 저장을 해둔 게 분명했다

 

 

 

 

 *

 

  개강 후 이틀이 지났다.

 

  혹시나 학교에서 실수할까 싶은 걱정, 태열과 또 수업이 겹치진 않을까 혹은 마주치진 않을까하는 신경으로 시간만 흐른 지금, 지연은 바닥을 살피며 조심히 발길을 내딛고 있었다. 어제 밤 내린 눈이 녹아 질퍽이던 바닥 때문이었다.

 

 

  “어 유희야!”

 

  발길을 멈춘 지연이 뒤를 돌았다. 가은이었다.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

 

  “시간표가 달라서 그런가봐.”

 

  “너가 과생활 안 해서 그래! 대면식도 계속 안오고, 너 선배들이 되게 궁금해해!”

 

  가은의 아양 섞인 말에 지연이 옅게 미소를 지었다.

 

  가은이 지연의 결좋은 피부를 찬찬히 보며 물었다.

 

  “어디 가는 길이야? 수업?”

 

  “응, 이제 가봐야겠…….”

 

  “어 태열오빠다 오빠!”

 

  가은이 손을 좌우로 빠르게 흔들자 지연은 저도 모르게 입을 앙 다물었다.

 

  그에게 잠깐 안겼던 때가 떠올라 얼굴이 홧홧했다.

 

  눈썹 앞머리마저 작게 올라간 지연이 가은을 불렀다.

 

  “난 먼저 가볼게.”

 

  “어 어 그래! 또 봐!”

 

  아무래도 태열을 봐서 신이나 보였다.

 

  지연은 곧장 뒤를 돌아 걸음을 옮겼다. 태열을 피할 이유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서서 같이 인사할 이유도 없었다.

 

  목도리 밑으로 내쉬는 그녀의 날숨 간격이 전보다 빨라지고 있던 때.

 

  누가 쫓아오지도 않는데도 빠르게 걸어온 이곳.

 

  피아노 반주법 첫 수업이 있는 음악관 앞이었다.

 

 

  ‘잘하고 싶다…….’

 

  어제 밤에도 2시간을 넘게 쳤던 건반.

 

  레슨 선생님 말로는 초반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갈길이 먼 것 같았다.

 

  혜민이 사전에 얻은 정보에 의하면 학기말시험을 자유곡 연주로 대체해 평가한다니, 코드는 물론이요 생전 피아노로 짧은 동요한 곡 한 번 쳐본적 없던 그녀로선 마음의 짐처럼 무겁게만 느껴졌다.

 

  지연은 끼고 있던 아이보리색 니트 장갑을 빼내 두 손을 힘 있게 말아 쥐었다.

 

  살결에 닿는 공기가 제법 차기도 했지만, 오늘은 이 수업만 끝나면 이제 집에 갈 수 있으니스스로 힘을 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지연이 건물 안으로 들어설 때였다.

 

 

  “전화했었는데.”

 

  태열은 괜한 헛기침과 함께 미간을 살짝 좁혔다. 지연을 막아세우듯 그녀의 옆자리로 향한 뒤였다.

 

  “……. 잘못 거신 줄 알았어요.”

 

  지연은 제법 차분하게 답했다. 불안한 모양새로 뛰고 있던 심장과는 상반된 표정까지.

 

  그런 그녀의 대답이 허망했던 태열은 입술을 씹었고.

 

  “어디가는데.”

 

  소리낮춰 물었던 태열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미친놈. 수업가겠지. 그걸 말이라고.

 

  “수업이요.”

 

  지연은 검지 손끝을 엄지위로 꾹 누르며 답했다. 화가 난 것처럼 보인 차가운 그의 인상을 마주하기가 왠지 불편해 이제 인사하고 다시 가야겠다 싶었던 찰나.

 

  “그, 피아노 반주법.”

 

  부러 인상을 흩트린 태열이 눈썹 끝을 훑으며 물었다.

 

  지연은 그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고 작게 고개만 끄덕였고.

 

  “나도야, 같이 가.”

 

  “……. 네.”

 

  그녀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짧게 답했다. 싫다고 하는 것도 웃기는 일 같았으니.

 

 

  이로써 두 번째 겹치는 수업.

 

  익숙해져야 했다. 이 사람 앞에서 무덤덤해지는 것.

 

 

  태열은 지연을 무심한듯 내려 보더니 먼저 몸을 움직였다.

 

  그 누가 알기나 할까.

 

  요 이틀간 학교를 다니며 자신이 이 여자를 찾아다녔던 것을.

 

  휴대폰을 쥐고 몇 번이나 연락을 더 해볼까 말까 했던 것을.

 

  이렇게 자신이, 눈치나 보고 있다는 것을.

 

 

 

 

 *

 

 

 <이 밑에 좌석 배정표 있으니 확인하고 앉으세요>

 

  말없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2층 강의실로 올라온 지연과 태열. 그 둘은 학생들이 칠판에 몰려있자 의아한 듯 그쪽을 바라봤다.

 

  여기서부턴 혼자 가도 되겠지 싶었던 지연이 가방끈을 되잡으며 먼저 칠판 쪽으로 움직였다.

 

 

  ‘이따 봐야겠다…….’

 

  그녀는 까치발을 들며 목까지 앞으로 쭉 뺐던 몸을 다시 편히 내렸다. A4용지의 끄트머리만 보일 뿐, 앞에 모여 있는 학생들로 잘 안보였던 것이다.

 

  그렇게 잠시 물러서 있으려던 때.

 

  “33번.”

 

  지연은 뒤편에서 또렷이 들려온 태열의 목소리에 작게 입술을 벌렸고.

 

  조심히 뒤를 돌아본 찰나.

 

  “너 33번이라고.”

 

  나지막이 말한 태열은 그녀의 눈을 제대로 내려 봤다.

 

  유독 검은 그의 눈동자가 맞닿자 그녀의 눈망울이 작게 흔들렸다.

 

  보면 안될 것을 본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어쩐지 눈을 꼭 마주하는 게 불편했다.

 

  태열은 어딘지 모르게 또 불안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피곤한 듯 얼굴을 훑었고.

 

  “……. 고맙습니다.”

 

  그의 짙은 눈빛에 침을 삼켜냈던 그녀는 조용하게 인사했다.

 

  33번. 33번…….

 

  양 갈래로 전자 피아노 세 대씩이 줄지어 있는 이곳.

 

  한눈에도 보기 쉽게 붙어 있는 숫자에 그녀는 강의실 뒤편으로 향했다.

 

  ‘남자들은 다 앞쪽인가 보네.’

 

  피아노 의자에 앉아 강의실 풍경을 바라봤던 지연은 가방에서 빈 노트를 꺼내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혹시라도, 혹시라도 태열의 자리가 가까이면 어쩌나 했었는데.

 

  남학생들은 전부 다 앞쪽에 앉아있는 걸보니 그럴리는 없는 것 같았다.

 

  4분 후 시작된 강의.

 

  한눈에 봐도 세련돼 보였던 젊은 여교수는 강의 소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다음시간에 안내해준 교재와 오선지 노트를 챙겨오라는 말을 끝으로 강의는 15분도 안되어 끝이 났고.

 

  주변에서 소음이 빠른 속도로 번지기 시작한 무렵.

 

  지연은 가방을 무릎위로 가져왔다.

 

  대학 첫 수업은 거의 일찍 끝난다더니, 아무래도 이번주 수업에서 본격적인 수업을 듣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헤드셋 있어서 다행이다……!’

 

  지연은 각 자리마다 놓여있는 헤드셋을 보더니 자신의 자리에 있는 헤드셋을 살짝 매만지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주변 학생들이 소란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던 때 지연은 홀로 뚜껑을 밀어 건반을 내려봤다.

 

  ‘잘하고 싶다.’

 

  한 학기동안 자신이 칠 건반을 살짝 만져본 지연은 힘을 내자는 듯 기분 좋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그녀를 뺀 나머지 학생들은 강의실을 벗어난 상황.

 

  현재 시각 오후 1시 14분.

 

  운전기사에게 수업이 끝났다고 연락을 하고자 그녀는 주변을 조심히 살폈다.

 

  학생들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지연이 편하게 휴대폰을 꺼낸 때.

 

  “…….”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송태열님께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송태열이란 세글자에 절로 숨을 깊게 들이마쉰 지연이 빠르게 툭, 해당 문구를 터치했다.

 

 

  후…….

 

  심장이 왜 이렇게 또 뛰는 건지.

 

  태열만 떠올리면 괜히 마음이 움츠러들었던 그녀는 멈춰 섰다.

 

  [수업 끝나고 뭐해]

 

  지연은 빈틈없이 입을 다물더니 액정 화면을 손끝으로 긁듯 매만졌다.

 

  ‘답장해야 하나…….’

 

  ‘할 필요 없는데…….’

 

  이게 뭐라고.

 

  뭔가 태열이 신경쓰였던 지연은 결국 답장을 쓰다가 단번에 지워버렸다.

 

  뭐라고 하든 말든.

 

  나랑은 상관 없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지연은 메신저 앱을 꺼버리고는 원래 연락하려던 운전기사에게 문자 메시지를 작성했다.

 

 

  ‘뭐 먹지……?’

 

  생선초밥?

 

  애써 불편한 마음을 점심 고민으로 돌린 그녀는 4시에 있을 영어과외 준비도 해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 안 잠가도 되겠지?’

 

  잠시 멈칫했던 지연은 강의실 문고리를 잡다가 놓았다.

 

  불현 듯 어딘가서 들려오는 여러 학생들의 웃음소리.

 

  또 다른 강의실에서의 수업인 것 같았다.

 

  화강석 계단 위를 내려가며 지연은 벽면을 찬찬히 둘러봤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분명 교과서에서 봤었던 유명 작곡가들의 얼굴들.

 

  그러다 학생들의 단체사진이 걸린 액자를 찬찬히 바라봤다.

 

  학과 점퍼, 언니가 말한 과잠이 이거 구나.

 

  ‘이런 것도 가나 보다…….’

 

  같은 디자인의 점퍼를 입은 학생들의 사진 밑으로 특정 연월일과 함께 음악교육과 학술 행사라 적혀있자, 지연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대학생활… 그녀에겐 남의 이야기였다.

 

  ‘괜찮아.’

 

  애써 쓴 마음을 다독인 지연은 입가에 힘을 줬다.

 

  신경을 돌리고자 다시 돌아본 작곡가들의 얼굴들.

 

  다음엔 얼굴 보자마자 누군지 알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녀는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러다 2층에서와는 또 다른 소음들이 시끄럽게 들리자 이런게 대학 캠퍼스의 풍경인건가 싶어 찬찬히 주변을 바라본 때.

 

 

  “뭐해 이제.”

 

  지연의 두 눈망울은 놀란 듯 작게 진동했고.

 

  “원래 그렇게 사람 말을 잘 무시해?”

 

  자신의 앞을 막아선 태열의 물음에 잠시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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