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게임난이도는 극악이었지만 현실은 베리이지!!
작가 : 룩센
작품등록일 : 201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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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성장
작성일 : 17-07-31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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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나, 너 어딘가에 귀족인거야?"

 

 

 나의 물음에 그녀가 오물로 더럽혀진 분홍빛 머리칼을 손으로 팅기며 오만한 어투로 대답했다.

 

 

 "후후.. 저는 이래뵈도 마황국의 왕족이랍니다!"

 

 

 왕족이라.

 

 

 "하긴.. 그런 꼴로도 퍽이나 귀여우니까."

 

 

 내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비웃으며 대꾸하자, 라나의 볼이 붉어졌다.

 

 

 "무,무무,무무무 무슨! 그런 당신도 분위기는 음침하면서도 꽤 괜찮은 미모를 가지고 계시면서!"

 

 

 말을 더듬으며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라나였지만, 그것 마저 나의 눈에는 사랑스러울 정도로 귀여웠다.

 

 

 한참동안 어버버 대던 라나가 두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아픈 소리가 날 정도로 친 다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뭐어.. 이곳에서 빠져나가면 저의 반려로 삼아드리겠어요 그러니 각오해두시라고요!"

 

 

 반려라, 나쁘지 않을지도.

 

 

 

 ***

 

 

 

 눈을 뜨니 보이는 건 익숙해질 예정인 파란색 천장이었다.

 

 

 "하아..."

 

 

 요즘들어 라나와 관련된 꿈을 자주 꾸는 것 같다.

 아마 새 집이 익숙해 질때까진 계속 꾸게 되겠지, 되도록이면 이번처럼 좋은 꿈이면 좋을텐데 말이지.

 

 팔을 들어 마른세수를 하려 했지만, 양쪽 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으로 인해 그럴 수 없었다.

 

 

 아, 어제 같이 잠들었었지.

 

 

 "흐므..냐 주인.."

 

 

 ".... 으음"

 

 

 오른쪽에선 리바이어던이 나의 팔을 죽부인 삼아 잠꼬대를 하고 있었고, 왼쪽에선 아인이 나의 팔을 베게 삼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버지와 헤어지고 나서 바로 새로 마련한 거처로 이동했다. 솔직히 생각해서 집이 좀 컸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지만 미샤에게 부탁한 가격으로는 좁은 전셋집이 고작이겠네 하고 생각했더니, 타고온 진영의 차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건 할리우드 마피아 영화에서 볼듯한 대저택.

 

 

 나는 곧바로 진영에게 항의 했지만, 돌아오는건 그저 예상도 못했던 대답이었다.

 

 

 [이 연님이 주신 금액을 포함해서 저희는 단독주택정돈 마련해 드릴려 그랬으나, 이연님의 아버지이신, 진 준장님께서 이 저택을... 선물하시더군요. 아 물론 돈은 받아갔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은 도데체 아버지의 재력은 어느정도 일까 였었다. 어렸을때는 신경쓰지 않고 살아서 상관없었지만, 고작 이런 나라에서 육군준장직을 달고 받는 돈치고는 돈씀씀이의 스케일이 남달랐다.

 

 

 아마 아버지가 불로불사였었다고 했으니 오래전부터 돈을 계속 모아오신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때 그 저택을 거절했으면 분명 그 아버지는 아예 서울 어딘가에 위치한 달동네를 갈아엎은 땅에다가 이 저택보다 훨씬 큰 궁전을 지을게 확실하다.

 

 

 왜 그렇게 확신하냐고? 아직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다같이 하와이로 여행간적이 있었었다.

 

 

 그 때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별장용으로 하와이에 작은 저택을 선물하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돈만 너무쓴다면서 아버지를 타박하며 거절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버지는 아예 하와이 근처에 있는 무인도를 사들여 우리 가족 공동사유지라고 못을 박았었다.

 

 

 이런 아버지여서 함부로 거절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렇게 큰 정원이 딸린 저택은 명실상부한 나의 소유가 되었고, 이곳에 나와 아지다카하, 리바이어던 그리고 아인까지 자리를 잡게되었다.

 

 

 그리고 3일 내내 모두와 함께 저택 탐방을 한 결과 침대가 있는 방은 하나이므로 나를 비롯한 여성진이, 이제는 혼자 남자가 되버린 아지다카하는 수면이 필요 없다며 집지키는 도마뱀역을 맡았다.

 

 

 그나저나.

 

 

 "잘자네.."

 

 

 나는 리바이어던과 아인이 깨지않도록 조심스럽게 팔을 빼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리바이어던은 허전했는지 팔을 허우적거리다 다시 조용해지고, 아인은 미동도없이 숨을 고르고있었다.

 

 

 나는 이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분명 아인은 나를 따라올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왜 지금와서 순순히 메이드복을 입혀준걸까.

 

 

 아니, 착각하지마라 아지다카하가 집사역이면 당연히 메이드역할도 있어야되지 않나. 리바이어던을 시키기에는 여러모로 위험하다.

 

 

 접시를 깬다던가, 가져와야될 디저트를 혼자서 다 먹어버린다던가, 저택을 먼지로 만든다던가.

 

 

 아, 그러고 보니 먼지 하니 생각났다. 분명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 중에 텔레포트 지정석이라는 물건이 있었을 것이다.

 

 

 텔레포트 지정석이란 사용자의 몸과 지정위치에 각각 마법진을 세기면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을 뿐더러 결계를 이용한 보완까지 완벽한 마도구다.

 

 

 결계는 텔레포트 지정석의 마법진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와 그 사용자가 허락한 것이 아니라면 개미조차 들어올 수 없는 것이므로.

 

 

 만약 해당되지 않는 존재가 결계에 닿았을 경우 나에게 어떠한 방법으로 신호가 오고 만약 침입자가 사용자보다 격이 낮은 상대라면 팅겨나가게 된다.

 

 

 어디까지 팅겨나가는지는 모르지만.

 

 

 생각난김에 바로 해야되겠군.

 

 

 아인과 리바이어던을 깨우지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침대위에서 내려와 흐트러진 옷을 재정비하며 문을 여니 아지다카하가 고개를 숙이며 대기하고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주인님"

 

 

 "이상한 사람은 없었고?"

 

 

 아침 인사를 하는 아지다카하에게 묻자, 그는 무덤덤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고스트형 몬스터가 다수 발견되어 타협을 통해 몇몇을 이 저택의 수족으로 삼았나이다."

 

 

 여기 유령도 사나보구나, 아지다카하가 없애지않은것을 보면 아마 해는 없을테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법진을 그리러 1층으로 내려갈려 발걸음을 옮기려했지만, 고개를 숙인 상태로 미동도 하지않은체 길을 막고있는 아지다카하 때문에 길을 나아갈 수 없었다.

 

 

 "..저기 비켜주라"

 

 

 한숨을 쉬며 말하자 아지다카하가 갑자기 고개를 번쩨 들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송구합니다만, 단장을 제대로 해 주십쇼."

 

 

 옷차림을 말하는 건가.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내가 눈썹을 치켜들고 팔짱을 끼며 말하자, 아지다카하가 살짝 화가 난듯 입가를 일그러트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주인님 속옷도 입지 않으신 상태로 달랑 와이셔츠 하나만 걸친것이 정녕 문제가 없다고 보이십니까?

 

 

 문제 없다.

 

 

 "문제 없어."

 

 

 내가 뭘 물어보냐는듯 대답하자, 결국 아지다카하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며 몸을 낮추고 와이셔츠에 달려있는 단추를 채우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몸이 여성체가 되신이후, 저는 더 이상 함부로 주인님의 옥체에 손을 대지 못합니다. 그리고 종종 주인님께서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인지 못하시는 것으로 보이시는데, 저는 항상 주인님 곁에 있어드리진 못합니다. 만약 주인님이 지금과 같이 행동하신것을 다른 잡종들이 본다면 필시 그것이 독이될터, 아무리 주인님과 저희들이 무력으로는 우세하다해도 보이지 않는 무기는 어찌할수는 없으니 좀 더 자중하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즘들어서 아지다카하가 어머니가 된 기분이것 같단 말이지.

 

 

 "... 알았으니까, 단추 다 채웠으면 따라와 할거있어"

 

 

 나의 말에 아지다카하는 그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할 뿐이었다.

 

 

 "네, 주인님"

 

 

 

 **

 

 

 

 "음.. 좋아 이정도면 되겠지, 아지다카하 물러나 있어"

 

 

 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만 휘휘 저으며 말하자, 아지다카하는 짧게 대답을 하며 계단을 올라가 난간에 팔을 걸치고 내가 있는곳을 내려다 보았다.

 

 

 나는 그런 아지다카하에게 손을 한번 흔들어준 다음 확인할겸 주위를 훑어보았다.

 

 

 하얀 대리석 바닥위에 동물에 피로 그려진 커다란 마법진 원래있던 갈색 카펫은 구석으로 치워져 있었다.

 

 

 준비는 되었다고 생각한나는 허공에 손을 뻗어 거무스름한 공간이 생기자 그곳에 팔을 넣었다.

 

 

 그리고 한참동안 공간을 휘젓다가, 원하는 물건의 촉감이 느껴지자 바로 팔을 꺼내었다. 그리고 공간을 빠져나와 나의 시야에 비친 푸른색빛으로 일렁이는 수정, 텔레포트 지정석이다.

 

 

 "이걸 이곳에 와서 쓸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지."

 

 

 구하긴 힘들어도 모양세가 이쁘고 촉감도 유리처럼 부드러워서 그런지 손아귀에서 떠나지가 않아 잠시 지정석을 만지작 거리던 나는 마법진의 중앙쪽으로 던졌다.

 

 

 그러자 지정석은 물만난 물고기 처럼 흔들림없이 마법진 중앙에 안착한다음 푸른빛으로 발광을 하며 위에서 부터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정석이 저 어딘가 안드로메다에 간것이 아니라 입자가 되어 마법진으로 스며드는 것 뿐이니 아쉬워 할 필욘 없다.

 

 

 "그래.. 수정은 저거 말고도 많으니까"

 

 

 오늘 밤은 수정석 목욕을 해봐야겠다.

 

 

 잡생각은 그만하고 나는 바닥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나이프를 집어들어 손목을 그었다. 그러자 그냥 걸죽하게 뚝뚝 떨어질거라고 생각과는 다르게 붉은 액체가 분수처럼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어 이게 아닌데.

 

 

 뭐 그런게 있잖아 피가 필요한 기술을 쓸때 입으로 손목을 물거나 손가락을 물거나 아님 칼로 손목을 얇게 그어 피를 좀 흘리는것 말이다.

 

 

 근데 어째서 나의 손목에서는 블러드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는것일까, 어지러움증은 안느껴지니 딱히 상관은 없는데 굳이 이런곳에 회복스킬을 쓰긴 싫고 아지다카하에몽을 부르도록 하자.

 

 

 "도와줘 아지다카ㅎ..?"

 

 

 어라, 얘가 어디갔데.

 

 

 ****

 

 

 그 시각 저택의 뒷정원에서는 사람들의 비명과 총성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백금발을 어깨까지 늘어트린 집사복을 입은 미남자가 검은색 쫄쫄이를 입은 남자의 목을 부러트리고 있었다.

 

 

 [ 뻐꾸기 응답하라 뻐꾸기 여긴 직박구리 상황을 알려주길 바람.]

 

 

 "여긴, 뻐꾸기.. 임무는 실패 지ㅇ.."

 

 촤아악-!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대답을 하던 남자의 목이 몸과 분리되면서 피를 뿜었다. 이미 고깃덩이가 된 남자의 등뒤에서는 손을 빨갛게 물들인 백금발의 미남자 아지다카하는 남자가 소중히 들고 있었던 무전기를 들며 입을 열었다.

 

 

 "뻐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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