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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락시스-변화된 세상
작가 : 0814
작품등록일 : 2017.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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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26     조회 : 360     추천 : 0     분량 : 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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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고 싶어. 살아남고 싶어!!

 

 “허억.”

 강수는 급하게 숨을 토해내며 깨어났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등은 이미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꿈인가.

 하얀 머리카락, 푸른 눈의 아름다운 여인이 꿈에서 나와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남고 싶다고 절규하는 꿈이었다. 그 절규가 너무나 처절하고 애절해 마치 눈앞에서 직접 본 듯 생생했다.

 강수는 거칠게 머리를 헤집고 일어났다. 꿈자리가 뒤숭숭한 게 오늘 하루 일진이 사나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불길한 예감은 왜 이리 잘 맞는 건지.

 

 “아, 글쎄 저 아니라니깐요!”

 강수는 진짜 억울했다. 나름 법 없이도 잘 살 사람이라고 자부 하며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유치장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강수는 유치장 창살을 주먹으로 거칠게 내리쳤다

 쾅

 “이 새끼야! 시끄러 조용히 안 해?!”

 “아 진짜, cctv확인 해보라고요. 저 절도 한 적 없어요.”

 “확인 끝나면 풀어줄 테니깐 얌전히 있으라고!”

 “아, 젠장”

 절도죄라니. 자신은 아무 것도 훔친 게 없는데 범인으로 몰려 잡혀왔다. 지갑을 도둑맞은 사람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범인으로 몰린 것이었다.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잡아 온 것이다.

 진범을 잡아야지 억울한 사람 잡아다가 뭐하는 건지!

 자신이 억울하게 잡힌 사이 범인은 희희낙락거리며 달아나고 있을 걸 생각하니 속에서 열불이 터졌다.

 강수는 거칠게 머리를 헤집으며 유치장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 cctv만 확인 되면 자신의 무죄는 금방 입증 되리라.

 눈을 감고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다스리려 애썼다. 한참을 누워있는데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자신을 불렀다.

 “아이고, 선생님.”

 아까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던 경찰이 사람 좋은 미소를 얼굴에 달고 양손을 마주 비비며 유치장 쪽으로 걸어왔다.

 아. 딱 봐도 견적이 나온다. cctv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자신들이 선량한 시민을 잡아들여 유치장에 가둬둔걸 깨닫고, 유야무야 좋은 말로 무마 시키려는 수작 인 게 뻔했다.

 강수가 눈을 세모꼴로 뜨고 몸을 일으켰다.

 “하. 아까처럼 자식새끼 찾으시지. 왜 갑자기 선생님입니까?”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얼른 풀어드리겠습니다.”

 비비 꼬는 말에도 경찰은 허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유치장 문을 열어주려 손을 뻗었다.

 쿵! 쿠쿠쿵!

 갑자기 지진이라도 난 듯 강한 땅 울림과 함께 경찰서 건물이 크게 휘청거렸다.

 “어,어어?!”

 “아아악!”

 “꺄아악!”

 “뭐, 뭐야 지진?!”

 경찰서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서 안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려했다. 그 속엔 유치장 문을 열러 왔던 경찰도 포함 되어있었다

 “아니! 이봐요! 경찰 아저씨! 문은 열어 주고 가야죠!!!”

 강수가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멀어지는 경찰을 불렀다. 그 경찰이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눈에는 갈등의 빛이 서려있었다. 그가 뒤로 돌아서려 발을 돌린 순간

 쿠쾅쾅!!!

 또 한 번의 굉음이 이어서 들려왔다. 바닥이 크게 꿀렁 거렸다.

 밖으로 나가려던 사람들은 균형을 잡지 못해 바닥에 주저앉으며 비명을 질러댔다. 강수는 유치장 창살을 꼭 쥐고 가까스로 균형을 유지했다.

 “경찰아저씨! 빨리 열어주세요!”

 강수가 유치장 사이로 손을 뻗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유치장에 갇혀 생매장 당할 것 같았다. 두려움에 다리가 달달 떨려왔다.

 몸을 일으킨 경찰은 강수를 다시 한 번 힐끗 보더니 결심을 굳힌 듯 강수를 외면하고 문으로 달려 나갔다.

 “아저씨! 거기가 아니잖아요! 아저씨!! 젠장!!!!”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을 치다니! 민중의 지팡이가 할 짓이냐!

 강수가 유치장 문을 손, 발로 강하게 내리쳤지만 당연하게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젠장! 빌어먹을!! 오늘 일진이 사납다 싶더니!!!

 다른 경찰들도 경찰서에 있던 시민들도 다들 강수의 목소리가 들릴 텐데도 누구하나 도와주러 오지 않고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기 바빴다.

 누명을 써 유치장에 가둬진 것도 억울한데 생매장까지 당하게 생겼다. 허탈함에 다리에 힘이 쭉 빠져 주저앉았다. 그 사이에도 굉음은 계속 이어졌고 땅의 울림도 심상치가 않았다.

 끄아아아악!!!!

 꺄아아악!!!!!

 문 밖으로 나간 사람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건물 밖으로 나간 쪽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안 좋아 봤자 자신만 하겠는가.

 강수가 실의에 빠져 있길 잠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비명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경찰서로 사람들이 들어온 것이다.

 뭐지?

 강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창살에 바짝 붙었다.

 경찰서로 들어온 무리에는 아까 자신을 외면하고 달아난 경찰도 있었다. 그들은 귀신을 본 듯 하얗게 질린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과 몸 곳곳에는 핏 자국이 점점이 찍혀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이봐요. 무슨 일...”

 강수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거대한 무언가가 경찰서 입구를 부수며 나타났다.

 그건 괴물이었다. 커다란 귀가 달린 거대한 머리, 짐승의 그것처럼 세로로 쫙 찢어진 홍채를 가진 샛노란 눈동자, 겹겹이 나 있는 크고 날카로운 이에선 피와 침이 섞여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머리와는 달리 몸통은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았다.

 “허억"

 강수는 튕기듯 창살에서 멀어져 벽으로 뒷걸음질 쳤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입구를 부순 괴물은 다시 머리를 들어올렸다. 머리 무게 때문에 느릴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나름의 요령이 있는지 생각보다 빠르게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큰 눈을 데룩데룩 굴리며

 경찰서 안을 둘러봤다. 경찰서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져 책상아래나 벽 뒤로 몸을 숨긴 상태였다. 괴물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방향은 끔찍하게도 강수 자신의 쪽이었다.

 강수는 더 이상 물러 날 곳이 없음에도 벽에 바짝 붙었다.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는 유치장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었다.

 터억~ 흔들 터억~ 흔들

 괴물은 움직일 때마다 머리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괴물이 막 책상을 지나칠 때 그 책상 아래 숨어있던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낮게 내뱉었다.

 그리고 그 순간

 쾅! 콰지직! 푸슈슉

 머리의 방향을 튼 괴수가 책상을 머리로 찍어 내렸다. 책상 아래에 있던 사람은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즉사했다. 머리를 든 괴물은 입을 크게 벌려 책상의 잔해와 함께 시체를 씹어 먹었다.

 콰직 콰직 우두둑

 섬뜩한 소리와 함께 책상의 잔해와 사람의 몸이 겹겹이 나있는 날카로운 이에 갈리 듯 조각 나 괴물의 입 속으로 사라져갔다. 붉은 피가 괴물의 씹는 움직임에 따라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우욱 우웩

 강수는 끔찍한 광경에 고개를 돌려 연신 헛구역질을 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해 위액만이 올라왔다.

 미친. 이게 꿈이라면 어서 깨라 제발.

 터억~ 흔들 터억~ 흔들

 시체를 먹느라 잠시 멈췄던 괴물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뒤론 지옥이 펼쳐졌다.

 괴물은 커다란 눈알을 데룩데룩 굴리며 숨어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씹어 먹기 시작했다.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사람들의 소리, 무언가 부서지는 둔탁한 소리, 괴물이 사람을 잡아먹는 소리가 경찰서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강수는 필사적으로 귀를 막고 몸을 웅크렸다. 소리는 더욱 더 가까워지고 커져만 갔다.

 뚝

 갑자기 소리가 멎었다. 소름 돋는 고요함이 경찰서 안을 메웠다.

 강수는 천천히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었다.

 괴물이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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