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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검들과 그녀들
작가 : 겨울SPIKA
작품등록일 : 2017.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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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성검술.
작성일 : 17-07-29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3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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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피가 내가 헤시아를 이용해 벤 방향을 따라서 나온다. 그리고 나를 덮치던 늑대가 주르륵 힘이 빠진다. 하여간. 늑대 아니랄까봐 남녀 불문하고 덮치다니.

 

 "우욱!"

 

 세히가 입을 막는다. 쯧. 너무 가까운 곳에서 늑대가 베이고 피가 나오는 것을 봤으니 속이 울렁이겠지. 세히는 항상 내가 지켜주는 여동생이었으니. 이런 기회는 없었다.

 

 나같은 경우 이리들에게 쫒기고 목숨의 위험이 와서 이리를 죽였다. 그래서일까? 많은 이리를 죽이니 늑대가 죽는 것을 보고 딱히 아무렇지도 않다. 지금은 내 상태보다 세히의 상태다. 난 돌아보지 않고 세히에게 말한다.

 

 "괜찮아?"

 

 "응. 그러저럭."

 

 쯧.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없는 것 같은데. 마음 같아서는 뒤로 돌아서 세히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지만 지금 그런 행동을 하면 위험하다. 나뿐만 아니라 동료, 주민들도.

 

 "헤일리. 세이의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보호 좀 부탁할게."

 

 "그 정도는 일도 아니지. 하지만 적당히 하다가 헤시아하고 교체해줘."

 

 "알았어."

 

 세히가 움직이는 것보다 먼저 늑대들을 죽인다. 그런데... 상황이 좋지 않는 것은 세히뿐만 아니다. 다른 녀석이 더 있다.

 

 가지런하게 어깨 살짝 넘어 정리되어 있는 금발의 소녀, 시리아가 자신의 몸을 잡고 떨고 있다. 내가 한 행동이 트라우마를 생각나게 한 것인가.

 

 "괜찮아, 시리아? 갑자기 왜 그래?"

 

 "그, 그냥. 몸이 안 좋아서."

 

 그러면서 날 두려운 눈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보니 시리아를 저 상태로 만든 것도 나와 지금 내 손에 있는 헤시아였지. 이거, 생각보다 심각하군.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군."

 

 "응?"

 

 늑대와 상대하면서 내 중얼거림을 들은 네시아가 의문을 표하지만 난 그것을 무시하고 늑대들은 벤다.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는라 손이 놀고 있다.

 

 한동안 계속 베이는 소리와 늑대의 울음소리만 들렸다. 이거야 원. 이제 꿈 속에 나올 것 같아서 두렵다. 얼른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세이. 얼른 끝내는 것이 좋겠어. 둘의 상태가 안 좋아."

 

 "나도 그러고 싶어. 그런데 이 이상으로 속도가 나오지 않아."

 

 게다가 늑대들은 또 어디서 나타나는지 숫자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거 미치겠군. 미칠 것 같은 나에게 세이가 지나가는 말로 말한다.

 

 "뭘 그렇게 어물쩡거려. 검술을 사용하면 될 것을."

 

 "검술?"

 

 늑대가 앞에 있기 때문에 난 돌아보지 못하고 말로만 의문을 표한다. 헤일리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 헤시아를 들고 있는 손을 잡는다.

 

 "헤일리?"

 

 "몸에 힘을 빼고 내가 움직이는 데로 움직여."

 

 손을 높게 올리고 나를 향해 뛴 늑대를 그대로 벤다. 여기까지는 나도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그 다음 행동은 뭔가 다르다.

 

 늑대를 베는 것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헤일리가 자신의 발을 이용해 내 발을 움직인다. 덕분에 한발짝 앞으로 나선 나의 몸은 늑대를 베고 그 뒤에 있던 늑대를 베었다. 그렇지만 내 손은 아직 공중에 있다.

 

 헤일리가 어깨를 치면서 상체가 앞으로 쏠리자 자연스럽게 몸이 회전을 한다. 그러자 아래로 내러오던 헤시아가 또 다른 늑대를 베었다. 단 한 번의 베기로 3마리의 늑대를 벤 것이다.

 

 하지만 헤일리는 그것으로 끝낼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내 몸을 움직였고 어느새 난 늑대 무리 가운데로 들어왔다.

 

 "오빠! 위험해!"

 

 정신을 차렸는지, 아니면 상태가 좋아졌는지 모르는 세히가 소리를 친다. 그리고 실제로 내 뒤에는 늑대가 날 향해 덮치고 있다. 그렇지만 늑대들은 내 주위에 다가올 수 없다.

 

 헤일리가 움직이는 내 몸은 자연스럽게 주위에 있던 늑대들은 벤다. 몸이 돈다. 아니, 춤을 추는 것 같다. 그런 상태에서 세히가 나에게 달려오다가 멈춘 것을 본다. 아니, 세히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넋을 놓고 나와 헤일리, 검의 형태인 헤시아를 보고 있다.

 

 갑자기 헤시아에게서 검은 빛이 나더니 검의 형태에서 인간의 형태로 바뀌었다. 그리고는 매우 불쾌하다는 얼굴로 날 바라본다.

 

 "마검을 가지고 성검술을 쓰다니. 상당히 불쾌하군요."

 

 "성검술?"

 

 "성검만 사용할 수 있는 검술이죠. 다른 말로는 검무라고도 불립니다."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설명은 잘 해준다. 그런 헤시아의 모습을 보며 헤일리는 가볍게 웃고 있다.

 

 "미안, 미안. 세이가 강해지는 법은 검술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저도 상황을 다 봐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왜 하필 성검술을..."

 

 아니, 애들아. 싸우는 것은 좋은데 때와 장소를 구분하자. 우리는 현재 늑대를 상대 중이고 늑대 무리 가운데 있단 말이야. 그러니 진정하고 다시 검으로... 응? 이상하다. 보통 막 덮치고 그래야 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늑대들이 모두 겁을 먹었다. 이거야 원. 놀랄 일이다. 모두 꼬리를 내리고 우리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아무리 세이가 강해지기 위해서라지만 성검술을... 저하고 맞지 않는 것은 당신이 더 잘 알텐데요. 못해도 마검술을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마검술은 할 줄도 모르고 안다고 해도 나하고 맞지 않는 걸."

 

 "직접 검으로 움직이는 전 어떻겠습니까!"

 

 "저기 애들아. 뭔 일로 싸우는 거야. 중요한 일 아니면 이 사태가 끝나고..."

 

 "중요한 일입니다."

 

 "중요한 일이야."

 

 단칼에 거절을 받았다. 이런. 살짝 슬퍼지는 걸.

 

 "애초에 성검의 본성은 성스러움. 저, 마검의 본성은 악함.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 자신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막 성검술을..."

 

 "본성하고 무슨 상관인데."

 

 난 이미 반쯤 포기했다. 딱히 지금 위험한 것도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정신을 차린 혜원 일행이 늑대를 몰아붙이고 있다. 그러니 궁금한 것이나 물어봐야지.

 

 "본성은 아주 중요해. 방금 사용한 성검술는 내 본성과 맞는 검술이니깐. 성스러운 나로서는 아름다운 춤 같은 검술을 사용해야지."

 

 "악함이 본성인 저는 기운 넘치는 검술을 사용합니다. 검술 자체가 반대이고 본성 자체도 반대이니 거부 반응이 나오죠."

 

 "어째든 이제부터 내가 움직이면 되는 거지?"

 

 "하아. 마음대로 하세요. 기분만 나쁩니다."

 

 그러자 헤일리가 검으로 변한다. 하아. 하는 수 없지. 헤일리을 잡자 헤시아가 슬며시 웃는다.

 

 "그럼 저는 마검술을 알려주겠습니다. 잘 따라오세요."

 

 야, 약간 무서운 데, 헤시아? 그 웃음만 어떻게 하면 안 될까? 하지만 이런 나의 마음과는 반대로 내 몸은 헤시아가 의도하는 대로 움직인다. 하아. 이젠 나도 모르겠다. 너희들 싸움에 사이에 껴서 왜 이런 고통을 당하는 걸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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