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파괴의 신
작가 : 지포
작품등록일 : 2017.7.30
  첫회보기
 
#12. 탈출
작성일 : 17-07-31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4480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2. 탈출

 

 

 

 “찾았다!!!”

 

 연우는 가장 먼저 이장에게 빼앗긴 샷건부터 찾았다. 샷건은 싸움이 벌어진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무기 창고에 있었다.

 무기 창고라고 해서 쓸만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다 대나무밖엔 없다.

 

 “전 이걸 챙겨가야겠네요.”

 

 플로이 놈은 새로운 대나무를 손에 장착한다. 연우의 홀로그램에 플로이의 치유력이 높아진 것이 보인다.

 

 “전 남을 도와주는 게 적성에 맞으니까.”

 “성격 참 좋다. 난 때려 부수는 게 적성인데.”

 연우는 천진난만한 플로이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형은 뭐 더 안 챙겨요?”

 “대나무 따위... 장착도 안 돼.”

 

  유저 타입에 따라 장착 가능한 무기가 따로 있는 듯하다.

 

 “그럼 일단 약초 창고로 가요. 먼 길 떠나려면 체력 물약이 많이 필요할 거예요. 대나무 죽순으로 만든 최고의 물약이에요!”

 “지금 뭔가 살짝 약장수 삘이 나는데?”

 “히히. 팔진 않을 테니까 걱정 마요.”

 

 연우와 플로이는 무기를 다 챙기고 약초 창고를 통해 이동했다.

 연우는 이동하면서 이상하게 밝은 플로이에게 조금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그나저나... 너... 괜찮냐...?”

 

 연우는 내심 걱정이 되긴 했다. 하루 사이에 플로이에게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났으니까.

 나라면 그 자리에서 멘탈 나갔을 것이다.

 

 “괜찮은데요?”

 

 연우의 물음에 플로이는 너무나도 해맑게 대답한다.

 

 “안 괜찮을 거 뭐 있어요?”

 “새끼...”

 

 플로이가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자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쩌면 상처를 감추고 밝은 척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마워요. 능력자님... 혼자였음 견딜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너도 유저 능력 각성한 판에 뭐 자꾸 능력자님이래.”

 “그럼 뭐라 불러요?”

 “형이라 불러. 임마.”

 

 연우는 시크하게 플로이를 바라보고 웃었다. 이 녀석에게 좋은 형이 되주고 싶었다.

 

 내 주변엔 그런 좋은 형이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

 

 “알겠어요... 형...”

 

 플로이는 연우가 형이라 부르라고 하는 말이 왠지 기분이 좋으면서 아렸다.

 

 누나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플로이는 속으로 누나는 지키지 못했지만, 형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 실수는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형을 살린다. 나와 함께해준 사람을 다시는 죽게 하지 않는다.

 그것이 동생이 형 모르게 속으로 한 다짐이었다.

 

 “근데 너 홀로그램은 쓸만하냐?”

 “아, 이거요?”

 

 연우와 플로이는 걸으면서 서로 홀로그램을 킨 상태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솔직히 어지럽기만 해요.”

 “근데 너 스킬 아이콘 열렸어?”

 

 연우가 플로이가 스킬을 사용하여 구해준 것을 떠올리고 물었다. 아직 연우의 스킬 아이콘은 해금되어 있지 않았다.

 

 “네. 여기... 아군의 체력을 100% 회복시켜준다고 되어있어요.형은 아직 스킬 안 열렸어요?”

 “응 나 아직 5렙이거든. 넌 10렙이구.”

 그 말을 듣자 플로이가 괜히 우쭐해서 얘기한다.

 

 “저 따라잡으시려면 빨리 레벨업 하셔야겠는데요?”

 “이 새끼가. 이리와. 지금 당장 너 잡고 레벨업 할라니까.”

 

 연우가 붙잡으려는 시늉을 하자, 플로이가 날렵하게 피해낸다.

 

 “형~ 레벨이 낮아서 못 잡나 봐요?”

 “어쭈 이 새끼. 쫌 친해졌다고 아가리로 농 터는 거 봐라. 잡히면 뚝배기 깨질 줄 알어.”

 

 하지만 연우의 생각대로 플로이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플로이는 요리조리 잘 도망쳤다.

  이동 속도는 기본적으로 연우가 플로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도 연우는 좋았다.

 

 애들은 애들답게 놀아야 한다. 연우는 잠시나마 플로이와 그렇게 놀아주며 전투의 긴장 속에서 지나치게 경직됐던 몸을 풀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

 

 철컥-

 그런데 갑자기! 연우가 플로이가 있는 쪽을 향해 샷건을 겨눈다!

 

 “형....?”

 

 ???! 플로이는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서 연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연우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다.

 “형... 그런 장난 치지 마요.. 무서워...”

 “...”

 

 한 걸음... 한 걸음....

 연우는 플로이를 향해 샷건의 에임을 조이면서 걸어갔다.

 

 “나 잡아도 레벨업 얼마 되지도 않...”

 

 그리고 연우는 플로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샷건을 쐈다.

 

 탕!!!!!!!!!!!!!

 

 

 ***

 

 

 “크웨에에에에에에엑!”

 

 뒤에서 플로이를 덮치려던 고어가 연우의 총을 맞고 몸을 비틀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이내 다시 일어나 플로이를 향해 다가오자 연우가 남은 총알을 다 써서 고어를 죽여버린다.

 

 탕탕탕탕탕-

 크웩- 크웨에에엑- 크웨에에에엑-

 

 “형!!!”

 “왜. 오줌이라도 지렸냐?”

 연우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쓸어내며 말했다.

 고어의 순간 속도를 감안하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노... 놈들이 다시 사... 살아났어요!”

 “그래... 아직 더 있어.”

 

 그제서야 연우는 알아차렸다. 지금 플로이와 술래잡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졸라 많이.”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연우와 플로이는 어느새 고어들에 의해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다.

 고어들이 서서히 연우와 플로이를 조여온다.

 

 “형!! 어서 도망쳐야 해요!”

 

 플로이는 좀비처럼 뒤뚱거리며 다가오는 고어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들을 두려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몰골을 하고 다가온다.

 

 “크웨엑!!!! 크웨에에에엑!”

 

 고어들은 조금씩 행동반경을 좁히며 들어왔다. 싸워본 경험으로 놈들은 엄청 빠르고 날카로운 손톱을 이용해서 치명상을 입힌다.

 전에는 각성 상태에서의 압도적인 힘으로 다 쓸어버렸지만, 각성이 되지 않은 연우는 특별한 능력 없는 쪼렙 유저에 불과했다.

 

 “형! 어서요!! 저기 나무를 타고 가면 도망칠 수 있어요!”

 “,,,,,”

 

 플로이는 연우에게 도망치자고 외쳤지만, 연우는 내키지 않았다.

 왜... 도망쳐야 하지.....?

 

 철컥-

 연우는 샷건을 장전했다.

 

 “더 이상 도망치기 싫은데?”

 “뭐라구요!!!?”

 

 연우는 더 이상 도망치기 싫었다. 레벨도 올랐으니 좀 더 강해진 몸놀림을 시험해보고 싶다.

 

 그리고...

 “형이 동생보다 레벨이 낮아야 되겠냐. 엉아. 렙업 좀 하고 올게.”

 “형!!!!!!!”

 

 연우에겐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해낼 수 있는 템빨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샷건!!!!

 

 철컥-

 연우는 휫파람을 부르며 고어들을 향해 다가갔다.

 유저의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템빨로 조져버리지 뭐.

 

 그것이 지금 연우의 생각이었다.

 

 탕!!!!! 탕!!!!!!!!!!!!“

 크웨에에에엑!!

 

 연우가 샷건을 쏘자 고어들이 몸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상태로 떨어져 나가버린다.

 

 -Level UP! [Lv6]-

 

 샷건의 위력은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고어들도 연우의 템빨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못한 듯 뒤로 물러선다.

 

 “기분 죽이는데...?”

 

 휘파람을 부르면서 그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샷건을 난사하는 연우!

 고어들이 온몸에 구멍이 뚫린 채로 나가떨어진다.

 

 “그래!!! 이래야 좀 게임이 재밌지!!”

 

 탕!!! 탕!!!!!! 탕!!!! 탕!!! 타아아앙!!!!

 크웨에 크웨에에엑 크웨에에에에엑!

 

 템빨이든 뭐든 강해지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연우는 지금 총 하나 들고 혼자서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맞다이를 뜨고 있었다.

 지금은 플로이의 힐도 필요하지 않다. 고어들이 연우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연우는 그러한 상황이 묘하게 흥분되는 듯 콧노래까지 흥얼거린다.

 

 지금 완전... 풀발기 상태다.

 

 ***

 

 “니 머리에 한 방~♪”

 

 탕!!!!!!!! 크웩!!!!!!!!!!“

 

 “니 가슴에 한 방~♪”

 

 탕!!!!! 크웨에에에에엑!!!

 

 “니 귓구녕에 한 방~♪”

 

 탕!!!! 크웨에에에에에에에에엑!!

 

 “샷건~ 샷건~ 샤거언~~~~”

 

 경험치를 쌓기에 충분한 수의 고어들을 샷건 하나로 때려잡다 보니 레벨이 쑥쑥 오른다

 

 -Level UP! [Lv7]-

 -Level UP! [Lv8]-

 -Level UP! [Lv9]-

 .

 .

 .

 -Level UP! [Lv10]-

 

  연우는 레벨업에 취해 있었다. 숙였다가 일어섰다가 자세를 바꿔가며 샷건으로 고어들을 무차별적으로 몰살하고 있다.

 

 크웨에에엑- 크웨에에엑!!

 

 고어들의 비명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진다.

 하지만 연우는 듣지 못하고 있었다. 아주 멀리서 웃고 있는 질라게프의 웃음소리를.

 그리고 이상징후를 먼저 발견한 것은 플로이였다.

 

 “형!!!! 도망쳐야 돼!!!!!”

 

 연우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만, 플로이의 눈에는 보였다.

 

 샷건을 맞고 쓰러진 고어들이 죽지 않고 계속 다시 살아나고 있다.

 

 재생

 

 샷건에 의해 구멍이 난 자리가 메워지면서 고어들이 다시 몸을 일으킨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죽이면 죽일수록 더 강력한 고어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죽여도 죽여도 고어가 줄지 않는다.

 

 오히려 재생과정에서 몸이 분리되거나 하는 식으로 머리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동시에 연우와 플로이가 움직일 수 있는 행동 반경이 더 축소되어 간다.

 

 “뭐야... 왜... 더 많아졌지...?”

 

 연우 앞으로 전보다 훨씬 더 커지고 강력해진 고어가 더 날카롭게 솟아오른 손톱을 들이대며 다가온다.

 연우는 서둘러 다시 고어의 머리통을 정조준하고 샷건을 쐈다.

 

 틱- 틱-

 

 “엥.....?”

 

 젠장할!!!

 총알이... 다 떨어졌다.

 

  그제서야 연우에게 흥분의 시간이 가시고 현자타임이 온다.

 하지만 순간의 쾌락에 도망칠 시간을 허무하게 탕진한 것을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애들아... 지... 진정 좀 하렴...”

 

 연우가 샷건을 갈기면서 불려놓은 고어들이 한꺼번에 연우와 플로이를 공격한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의 뼈와 살을 물어뜯기 위해 피라냐가 달려드는 것처럼!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20 #20. 계략 7/31 281 0
19 #19. 그녀 7/31 293 0
18 #18. 귀환 7/31 267 0
17 #17. 용병단 (3) 7/31 278 0
16 #16. 용병단(2) 7/31 252 0
15 #15. 용병단 (1) 7/31 277 0
14 #14. 기세 7/31 272 0
13 #13. 방패 7/31 266 0
12 #12. 탈출 7/31 289 0
11 #11. 사혼석 7/31 275 0
10 #10. 해원 (3) 7/31 281 0
9 #9. 해원 (2) 7/31 264 0
8 #8. 해원 (1) 7/31 296 0
7 #7. 상처 7/31 284 0
6 #6. 텐족 7/31 268 0
5 #5. 각성 7/31 265 0
4 #4. 유저 7/31 285 0
3 #3. 이상한 세계 7/31 295 0
2 #2. 파이터 7/31 297 0
1 #1. 프롤로그 7/31 47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