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파괴의 신
작가 : 지포
작품등록일 : 2017.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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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용병단 (3)
작성일 : 17-07-31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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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용병단 (3)

 

 

 

 “이... 이 새끼 뭐야!!!!! 아아아아악!! 이거 안 놔!!!!! 야 이 미친 새끼야!!!!!!!!!?”

 “읍...으으으으읍읍!”

 

 크노카일이 보면 연우가 자칼의 등에 매달려 어깨를 입으로 물고 있었다.

 자칼이 미친 듯이 몸을 비틀고 손으로 연우를 잡아떼어보려 해도 소용없다.

 

 “.이거... 추하구만 정말...”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크노카일도 탄식이 나온다.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연우의 모습은 크노카일에겐 그 정도의 인상밖엔 주지 못했다.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덤비는 데 힘이 없어 상대가 안 되는 꼬라지가 너무나도 없어 보였다.

 

 생쥐가 고양이에게 이빨 자국 내봐야 무슨 의미인가. 어차피 잡아먹힐 텐데.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보기에 낫다.

 

 “신탁의... 유저는 절대 아니야... 더 대화를 나눠볼 가치도 없겠군.”

 

 크노카일은 고개를 가로젓더니 싸움을 더 지켜보지 않고 돌아섰다.

 아무래도 용병단과 함께할 수준의 유저는 아닌 것 같다.

 아르덴은 분명 유저의 능력을 잘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줄 아는 감각과 능력이 있는 부하였지만, 이번만큼은 헛발질이다.

 

 “뭐,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지.”

 

 그런데 돌아선 크노카일의 등 뒤에서 전보다 훨씬 더 큰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악!!!!!”

 

 크노카일은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서는데...

 

 “크으으으읍...으...으으...읍”

 

 연우가 아직도 자칼의 등에 매달려 어깨를 물고 있다.

 여유로웠던 자칼의 목소리가 점점 다급해져 간다.

 

 “아아아악!!! 노라고!! 쓰바아아아아!!!”

 

  그리고 처음에는 등에 매달려 고작 입으로 어깨를 물고있는 연우를 비웃던 용병단의 기류도 조금씩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

 “으읍...으으으으으으으읍”

 

 연우가 자칼의 어깨를 이빨로 물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 물어뜯는 힘이 보통 힘이 아니다.

 연우의 이빨이 자칼의 피로 새빨갛게 물든다.

 살이 점점 찢겨가고 있었다.

 

 동시에 지금 발갛게 충혈되어 있는 연우의 두 눈.

 

 그건 마치 미친 개의 눈빛이었다.

 

 이 새끼를 죽일 수만 있다면 오늘 내가 죽어도 전혀 상관없다는 눈빛.

 

 “마... 말도 안 돼...”

 

 그리고 그 광경을 홀로그램으로 보고 있는 아르덴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연우의 공격력이 자칼의 비명 소리와 함께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다!

 

 “사사사.... 사람 살려!!!!!!!!!!!!!!”

 

 ***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크노카일이 뛰어나가 주먹으로 자칼을 물고 있는 연우의 얼굴을 후두려 쳤다.

 

 그제서야 연우는 자칼에게서 떨어져 튕겨 나갔다. 연우의 입가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자칼은 팔을 움켜쥔 채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서로 대치하고 있는 크노카일과 차연우!

 크노카일을 앞에 두고도 연우는 절대 물러남이 없었다.

 

 “저 자식......!”

 

 크노카일이 직접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자칼의 오른팔 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찢겨나갔을 것이다.

 

 “크어어어헉... 끄흐으윽..흑흑흑.”

 

 자칼은 지금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울음마저 터트리고 있었다.

 그가 움켜쥐고 있는 팔에는 새하얗게 뼈가 드러나 있었다.

 근육질에 수염까지 길게 난 다 큰 어른이 우는 꼴은 분명 우스운 상황이었지만, 그 광경을 지켜보는 용병단 중에 그 누구도 웃지 못했다.

 

 “방금 전... 뭐였지?”

 

 연우의 공격력이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한 아르덴은 아직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잘못 본 건가? 그럴 리가.”

 

 놀란 것은 크노카일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전투를 치러봤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공격력 수치는 본 적이 없다.

 고작 레벨 10에 제대로 된 장비조차 없는 놈에게서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힘이...?

 

 연우를 비웃던 크노카일십자단이 한순간에 긴 침묵에 빠졌다.

 그 침묵의 중심으로 연우가 천천히 걸어간다.

 그 중심에는 연우를 의심하고 돌아서려 했던 크노카일이 있었다.

 연우는 그 앞에 서서 크노카일 용병단을 향해 소리쳤다.

 

 “너희들 중에 누구 하나라도 플로이한테 한 번만 더 개소리 하기만 해봐.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

 

 연우가 크노카일십자단을 향해 경고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고작 10레벨 짜리 풋내기가 고렙이 수두룩하게 있는 최강의 크노카일십자단에게 경고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간댕이가 배 밖으로 나와도 안드로메다로 튀어 나왔다.

 겁데가리 상실한 풋내기 한 명이 베타랑들에게 말도 안 되는 한 방 한 방을 계속해서 먹이고 있었다.

 

  “장난은 이제 여기서 끝내지.”

 

 하지만 풋내기는 어디까지나 풋내기다.

 연우의 태도와 말이 가장 기분 나쁜 건 키시라였다. 키시라에게 용병단의 일원이 공격받는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서로 으르렁 거리는 관계인 아르덴에게도 마찬가지다.

 동료의 털끝 하나만 건드려도 용병단 전체가 가서 복수로 응징하는 것이 크노카일십자단이 살아온 방식이었다.

 

 연우는 지금 그 무자비한 크노카일십자단의 일원을 건드린 것이다.

 

 파밧-

 

 동료가 당했다. 그 순간부터 쓸데없이 말이 더 길어질 필요가 없었다. 키시라가 순간적으로 뛰어올라 연우를 향해 뛰어오른다.

 

 “형!!! 피해!!!!!!”

 

 그리고 공중에서 연우의 목을 화살도 없이 겨눈다!

 

 “라이트닝 애로우”

 

 키시라가 스킬을 시전하자 마법 화살이 손에 잡힌다! 망설임 없이 활시위를 놓는 키시라!

 

 샤샤샤샥!!!

 

 키시라가 쏜 화살은 네 방향으로 흩어지더니 마치 춤이라도 추듯 움직이며 연우와 상하좌우를 다 노리고 들어온다!

 

 “크로스 실드”

 

 그때! 상하좌우로 날아오던 화살이 모두 무력화되어 튕겨 나간다.

 

 탕- 탕- 탕- 탕-

 아르덴의 십자방패가 키시라의 화살을 튕겨냈다.

 그리고 어떤 스킬이든지 다 막아내겠다는 기세로 방패를 전방에 댄다.

 

 “아르덴... 도대체 무슨 짓이야.”

 “이제 그만 하지. 키시라.”

 “놈은 우리 동료에게 해를 입혔다.”

 “동료를 만드려고 데려온 유저다. 초면에 몸의 대화를 좀 나눌 수도 있는 거겠지.”

 “몸의 대화...? 지금 자칼이 죽을 뻔했어...”

 “안 죽었으면 된 거 아닌가. 그렇지 않아요? 보스...”

 

 아르덴이 고개를 돌려 크노카일을 바라보았다.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그리고 크노카일은 정색하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연우를 바라보며 큰 웃음을 터트린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크노카일의 웃음소리만이 들리고, 모두가 보스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그 말 한마디의 연우의 생로병사가 달려있다.

 그리고 크노카일의 답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노카일십자단에 온 걸 환영한다. 차...연...우....”

 

 ***

 

 “보스!!!!”

 

 키시리가 크노카일의 말에 놀라서 소리친다.

 “저런 건방진 놈을 어떻게 우리 용병단에 들이겠단 겁니까!”

 “보스!!! 저놈을 죽여버려야 해요!!!”

 자칼도 크노카일의 말이 억울한지 한쪽 팔을 부여잡은 상태에서 소리쳤다.

 크노카일의 대답을 들은 용병단도 표정이 좋지 않다.

 하지만 크노카일은 단호했다.

 

 “반대하는 놈은 나가도 좋다.”

 “!!!!?”

 “나는 너희들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말해왔다. 오로지 우리 용병단이 최고가 되는 길로 너희를 이끌겠다고.”

 “보스!!!”

 “최고가 되기 위한 나의 판단과 선택이다. 이견이 있다면 지금 나가도 좋다. 허나...”

 

 크노카일이 용병단을 일일이 보며 얘기한다.

 

 “나와 적이 된다면 살아남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견이 있다면 지금 말하라.”

 

 크노카일이 그 말을 할 때 키시라를 바라보았다. 키시라는 크노카일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크노카일이 용병단을 이끄는 방법이었다.

 오로지 강력한 힘에 의한 명령과 복종으로 움직인다. 그 방법으로 크노카일은 이 험한 세계에서 최강으로 살아남았다.

 “다른 의견은 없는 것 같군.”

 

 크노카일이 연우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 악수의 손을 건넨다.

 크노카일과의 악수는 곧 용병단으로의 합류를 의미했다.

 “우리와 함께한다면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다.”

 

 예언자 크로독트는 언젠가 신탁을 받은 유저가 신으로 강림하여 이 세계를 구한다고 예언했다.

 

 이 남자가 신탁의 유저일 가능성은 분명 낮았다. 하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은 것이 이 남자의 매력이었다.

 

 측정 불가의 공격력.

 

 그것은 절대로 평범한 수준의 유저가 가질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니까.

 

 크노카일은 손을 올린 채로 연우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크노카일이 거구이다 보니 위에서 아래로 연우를 내려다 본다.

 

 하지만 연우는 왠일인지 크노카일이 건넨 손을 붙잡지 않고 있다.

 그리고 크노카일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한마디를 툭- 내뱉는다.

 

 “놀고 있네...”

 “!!!!?”

 연우에게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너희들끼리 아주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고 있는데... 내가 언제 이따위 용병단 따위 가입한 데?”

 

 그 말과 동시에 크노카일 용병단이 무장하는 소리가 들린다. 동료가되지 않는다면 차연우를 당장에라도 그 자리에서 죽일 수 있다는 신호였다.

 

 “선택을 잘해야 할 거다. 머리가 좋은 놈인 것 같으니 무슨 말 하는지 이해하겠지.”

 

 연우는 태연하게 그들을 훑으며 말했다.

 

 “나도 너희들을 겪어보고 판단을 해봐야 하지 않겠어? 들어가서 득 될 게 있는지. 괜히 발목 잡히는 건 아닌지.”

 “저 건방진!!!!!!! 용병단을 모욕하고 있어!”

 키시라는 연우를 보며 분노했지만, 크노카일은 그 대답이 마음에 드는듯하다.

 

 “겪어보고 판단한다라... 크흐흐하하하하하하하하...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놈이군...”

 크노카일은 연우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그 자신이 과거에 그랬으니까.

 쥐뿔도 없는 새끼가 간댕이만 부어서 나대는 꼴이 마치 처음 이 세계에 들어왔을 때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넌 크노카일 용병단에서 뭘 얻고 싶은가?”

 “뭐, 이용가치는 충분한 거 같아.”

 

 크노카일십자단은 강하다고 깝치는 꼴이 재수 없긴 했지만, 분명 연우에게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 세계를 연우보다 먼저 경험하고 살아남았다는 것.

 

 그 경험치는 절대 무시 못 하는 것이었다. 지금 이 게임에서 연우는 아직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지금 연우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게임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튜토리얼이었다.

 

 “이 게임을 하는 방법을 알려줘. 지금까지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거든.”

 “가이드가 필요하단 건가...”

 “응. 내가 가진 힘이 어디까지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연우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크노카일을 바라본다.

 크노카일은 그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강해지고 싶어.”

 “강해져서?”

 “몰라. 지금은. 그냥... 마음에 안 드는 거 다 때려 부수고 싶다는 생각밖엔...”

 

 연우의 눈빛은 나름 절실했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지만, 앞으로의 싸움에서 내가 가진 힘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시점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 죽음밖엔 답이 없을 것이다.

 연우는 이 게임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

 

 “크크크... 좋다. 받아들이기로 하지.”

 “나도!!!”

 

 그때, 옆에 있던 플로이가 불쑥 소리치며 크노카일 앞에 섰다.

 플로이는 무섭지 않은 척했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다.

 하지만 할 말은 했다.

 

 “나도 강해지고 싶어요!”

 크노카일은 어린 꼬맹이가 쎈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났다. 그리고 연우와 똑같은 질문을 한다.

 

 “강해져서?”

 “아버지를 찾을 거예요.”

 크노카일은 무릎을 꿇고 플로이와 시선을 맞췄다.

 “그래. 내가 너의 아버지를 찾아주지.”

 그리고 플로이를 어깨에 짊어진 채 일어선다.

 “자, 모두 잔을 들어라!”

 

 크노카일의 말에 따라 모든 용병단이 잔을 들었다.

 연우와 플로이에게도 잔이 주어졌다. 연우가 들어온 이 무법의 세계에 미성년자주류판매에 대한 법적 규제 따위는 없으니까.

 

 “이 술 한잔에 모든 것을 풀고, 술이 깨고 난 뒤에는 피를 함께한다."

 

 분명 차연우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지 않는 인원도 있었다. 하지만 용병단에 정식으로 들어오게 된 이후부터 불필요한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

 

  동료는 동료다.

 

  게다가 크노카일용병단에서 보스에 대한 불복종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크노카일십자단을 위하여!”

 

 크노카일이 선창하자, 용병단 전체가 크게 따라서 소리쳤다.

 

 “위하여!!!!”

 

 자칼을 비롯한 거의 모든 단원이 크노카일의 건배사에 화답했다.

 

 단 한 사람, 키시라를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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