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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계약
작가 : 농땡이가취미
작품등록일 : 2017.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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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디바비디부
작성일 : 17-07-31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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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타고 다시 한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청담의 대형 부띠끄였다.

 당당히 들어가는 도하의 뒤를 따라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입구에 들어서자 명품백,옷,신발등이 양쪽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생전 태어나서 처음보는 고급스러운 광경에 하경은 입을 다물수 없었다.

 윗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로 가는 통로엔,

 양쪽으로 전 직원들이 공손히 45도 각도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VIP룸으로 안내해주세요”

 

 

 부띠끄 매니저로 보이는 여직원이 도하를 엘리베이터로 안내했다.

 도하는 아무렇지 않게 직원의 안내를 따라 갔는데 하경은 어색했는지 입구에서부터

 움직이질 못하고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빨리 안오고 뭐해”

 “어 저.. 가..가요”

 

 

 하경은 직원들의 과도한 격식이 불편했는지, 들고있는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며

 엘리베이터로 뛰어 들어갔다.

 

 

 “그냥 오면되지 얼굴은 왜가리냐”

 “눈마주치면 인사해야 할거 같아서요”

 

 

 쭈뼛거리며 괜히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리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vip룸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그 앞엔 아티스트의 기질이 좔좔 흐르는 한 남자가 깍지를 낀 채 반겼다.

 알없는 안경에 삭발한 머리하며.. 개성적인 포스를 물씬 풍겼다.

 

 

 

 

 “어우 자기~ 너무 오랜만이야 나 자기 온대서 엄청 기다렸잖아”

 “오늘은 나 말고 이 사람 좀 살려줘요”

 

 

 옆에 서있는 하경에게 손짓을 하자 그 남자는 하경에게 공손히 인사를 건냈다.

 TV에서 자주 나오던 그를 실제로 보자 하경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홍이에요. 홍쌤이라 불러주시면 되요.”

 “그 TV에 나오시는 분 맞죠?”“네 맞아요 반가워요~”

 “와..신기하다”

 

 

 

 신기해서 넋놓고 홍쌤을 보는사이 홍쌤은 하경의 눈을 피해 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둘은 무슨사이.. 어머 혹시 피앙새?“

 

 

 올라가는 입꼬리와 함께 홍쌤의 턱수염도 같이 올라갔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도하와 하경은 동시에 홍쌤을 보고 외쳤다.

 

 

 “아니거든요!”

 “어 .. 아니구나 반응들이 참 격하네”

 

 

 

 홍쌤은 무안한지 머리털도 없는 머리를 긁었다.

 도하는 자켓을 한번 바로 고쳐 입곤 큰 거울 뒤쪽에 위치한 쇼파로 걸어갔다.

 그러자 홍쌤은 하경에게 따라오라는 듯 눈짓을 했다.

 

 

 “내일이에요. 오늘까지 딱 맞춰주셔야되요”

 “알겠어 내가 다 골라놨잖냐 걱정 붙들어 매셔”

 

 

 도하는 다리를 꼬고 쇼파에서 둘을 바라봤다.

 늙은 할머니 마냥 쪼그라든 가디건에 구깃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자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최근에 안좋은 일들을 많이 겪었어요 라고 몸에 써놓고 다니는 것 같았다.

 푸석해진 피부에 다크서클, 거기다 입술도 병자처럼 새하얘 보였다.

 안타까운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을 안고 얼른 저 쪼글쪼글한 모습에서 탈피하길 바랬다.

 

 

 **

 

 

 

 “뜨아.. 이게 다 옷이에요?”

 “것도 vip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에요”

 

 

 홍쌤은 뿌듯한지 입꼬리를 씨익 올려보였다.

 엄청 넓은 방 안엔 드레스,정장,원피스 등 별별 의류가 위 아래 할것없이 양옆으로

 촥 걸려져 있었다. 그 밑엔 명품 구두와 빽들이 즐비하게 늘어졌다.

 

 

 TV에서나 나오던 톱스타 연예인들만 관리해주는 부띠끄라 그런지 퀄리티가 엄청났다.

 항상 남들이 관리받는것만 봐오다 내가 관리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무척이나 떨렸다.

 별거 아닐거라 생각했지만 엄청난 스케일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홍쌤은 하경을 이끌고 드레스가 걸려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곤 가지런히 걸려있는 드레스들을 하나씩 꺼내 보며 하경의 몸매와 곁눈질을 했다.

 

 

 “어디보자 자기는 웜톤보단 쿨톤에 가까우니.. 이색도 아니고 이색도 아니고...”

 

 

 

 팔에 여러장의 드레스를 걸치곤 하경의 가슴팍에 이옷 저옷을 갖다 댔다.

 멀뚱히 홍쌤을 바라보다가 홍쌤과 눈이 마주쳤다.

 

 

 

 “하경씨는 이중에서 맘에 드는 드레스 없어요?”

 “저는 다 좋죠... 다 비싼옷들 같은데요..”

 “여깄는 옷들중에 안비싼거 없어요 맘에 드는거 골라봐요”

 

 

 검은색, 빨간색, 흰색, 파란색 등.. 각양 각색의 드레스를 보여주자 하경은 선택할수 없었다.

 그러자 홍쌤은 하경을 탈의실 앞으로 끌고갔다.

 

 

 

 “블루드레스는 모니크릴리에 17년 신상인데 등이 좀 파인게 매력이고..

  블랙은 프로노비아스에서 작년에 출시된건데 고급져 보이는게 장점이야.

  그리고 또..“

 

 

 홍쌤은 명품드레스를 다시 한번 하경의 가슴팍에 들이밀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곤 총 16벌이나 되는 드레스를 이동식 옷걸이에 걸고선 하경과 함께 탈의실에

 밀어 넣었다.

 

 

 “일단 자기 하나씩 입어봐. 내가 매의 눈으로 스캔해줄게”

 

 

 문이 꽝 하고 닫히자 대형 거울이 달린 드레스룸엔 16벌의 드레스와 하경만이 남았다.

 가지런히 걸려져 있는 드레스에 손을 뻗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싼 아우라가 풍겼다.

 

 

 “도대체 이건 얼마짜리지”

 

 

 조심스레 옷 한 벌을 꺼내들곤 가격텍을 찾았다.

 아얘 가격텍이 없는 드레스도 있었지만, 지미추는 텍을 찾아볼 수 있었다.

 

 

 “미친 구만달러?”

 

 

 정확히 뒤에 숫자 0이 5개가 붙여져 있는걸 보자 손이 떨려왔다.

 일반인들은 영접하기도 힘든 드레스가 눈앞에 촥 걸려있는걸 보니 혹시 실수라도 할까봐

 괜히 더 조심스러워 졌다.

 

 “아냐 고급스럽게 살기로 했잖아 언제 빵갈지도 모르는데”

 

 

 하경은 떨리는 심장을 가라앉히곤, 드레스를 과감히 꺼내들었다.

 비닐에 포장되어 있는 포장시트를 벗기고 천천히 입어보기 시작했다.

 

 

 과감하지만 찌질하지 않게, 강하지만 부드럽게 옷을 다루며 입기 편하게 펼쳐놓았다.

 입고있던 꼬질한 옷을 벗고 고급진 드레스를 천천히 입었다.

 

 

 

 **

 

 

 “아까 그건 다좋은데 가슴 볼륨이 처지는 기분이고 지금 이건

  가슴은 잡아주는데 힙 선이 좀 죽네“

 

 

 한시간째, 부지런히 16벌을 다 입어본 하경은 피곤해진 기색이 역력했다.

 홍쌤은 턱수염을 만지작 거리며 하경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이 난건지 눈을 치켜떴다.

 

 

 “내가 왠만해선 미출시된 드레스는 잘 안빌려주는데, 하경씨 보니까 생각나는게 있네?”

 “뭔데요?”

 “잠깐만 기다려봐”

 

 

 홍쌤은 턱에 손을 얹곤 혼자 중얼거리며 드레스가 걸린 행거 옆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갔다.

 몇분이 지나자 실버빛이 도는 드레스를 들고 나왔다.

 그리곤 하경의 가슴팍에 탁 하고 그 드레스를 내밀었다.

 

 

 “됬네 됬어. 이거다”

 “이건 또 어디꺼에요?”

 “림아크라에서 다음시즌에 오픈할 드레슨데, 내가 파리가서 얼른 담아왔지

  연말 시상식때 우리 단골한테 추천할랬는데 아무래도 하경씨가 딱일거같아“

 

 

 

 드레스를 받아 펼쳐보자 은빛이 촤르르 돌며 치맛자락엔 은색 장미꽃 문양의 자수가

 새겨져 있었다. 한눈에봐도 눈에 확 튈만한 드레스였다.

 

 

 “제가 이걸 입어봐도 될까요?”

 “그럼 얼른 입어봐”

 

 

 드레스룸에 다시 들어가 하경은 조심조심 입고 있던 드레스를 벗고 출시되지도 않은

 실크천을 어깨에 얹었다.

 거울을 보자 세상에! 스스로 봐도 몸과 어우러져 옷이 몸의 일부가 된것처럼 완벽한

 핏을 뽐냈다.

 

 

 “하경씨 다입었어? 다 들어가봐도 되?”

 “네..”

 

 

 홍쌤은 드레스 룸 문을 열었고, 거울에 비친 하경의 모습을 보자 박수를 쳤다.

 

 

 “브라보. 이거야 완벽해 역시 나이스바디!”

 

 

 놀란 눈을 하며 단상에 서있는 하경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아하게 홍쌤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를 받으며 드레스 룸을 벗어났다.

 이때 밖에 나오자 어슬렁 거리는 도하가 보였다.

 

 

 “뭐가 이렇게 오래걸..”

 

 

 

 팔짱을 끼며 왔다갔다 하다 드레스를 걸친 하경의 모습을 보자 도하의 동공은 확장됬다.

 홍쌤의 손을 잡고 한걸음씩 도하에게 다가올때마다 도하의 심장은 제멋대로 움직였다.

 

 

 ‘미쳤군’

 

 

 

 도하의 가슴속엔 신이 내린듯한 환상의 여신이 눈앞에 서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탈바꿈을 한것만 같았다.

 은빛이 도는 천에 장미자수가 그려져 우아해 보였다.

 홀더넥을 입은 하경의 어깨는 정직하게 90도로 각이져 아름다웠다.

 

 

 “이옷은 뒷모습이 화룡점정이지”

 

 

 홍쌤은 놀란 도하의 앞에 하경을 데리고 천천히 뒤로 돌아보였다.

 화끈하게 파여진 드레스는 청초한 하경의 모습을 섹시한 밤의 여왕으로 바꿔놓았다.

 도하는 넋을 놓고 하경의 모든 것을 눈에 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눈이 떼지질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도하씨.. 어때요?”

 

 

 상기되어있는 도하의 눈치를 힐끔 보곤 하경이 조심스럽게 도하에게 말을걸었다.

 심장이 떨려 입이 떼지질 않는 도하는 눈을 꿈뻑이더니 일부로 다른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옷이 날개네”

 “어머 자기 혹시 반한거야? 왜그렇게 당황해?”

 “내 내가 언제 당황했다고 그래! TV틀면 저런여자 많이 나와요”

 

 

 홍쌤은 풉 하고 도하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경은 아무 생각없이 말을 듣다 TV속 연예인 같다는 소리같아

 또다시 주책맞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칭찬도 참 돌려서 말하네’

 

 

 하경은 입꼬리를 살짝 올려보이곤 도하에게 다가갔다.

 

 

 

 

 “도하씨 고마워요 이런 예쁜옷 입혀줘서”

 “고마우면 내일 잘해”

 

 

 도하는 쑥쓰러운지 괜시리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 나 먼저 가볼게요. 하경씨는 알아서 호텔 찾아갈수 있지?

  난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겠어. 홍쌤 마무리 부탁해요“

 “알았어 가봐요 자기 내일 5시랬지? 내가 준비 완벽히 해놀게”

 “홍쌤만 믿어요”

 

 

 도하는 큼큼 거리며 드레스룸을 빠져나갔다.

 홍쌤과 둘만남은 하경은 서로 미소를 교환했다.

 그러다 문득, 하경은 옷만 입혀주면 된건 줄 알았는데 마무리는 또 뭔지 모르겠다.

 

 

 “홍쌤, 또 뭐가 남았어요?”

 “그럼~ 헤어 악세사리 뺵 신발 마사지 다하려면 시간이 없는걸?”

 “네? 그런걸 여기서 다해줘요?”

 “우리 부띠끄가 괜히 유명하겠어? 얼른 가자”

 “에에엥??”

 

 

 하경은 홍쌤의 손에 이끌려 드레스를 입곤 또다른 어디론가 열심히 끌려다녔다.

 마치 신데렐라에 나오는 요정할머니가 ‘비비디바비비디부’를 외쳐 변신시켜주는 같은 느낌에

 싫지만은 않았다.

 비록 현실판이라 30초가 아닌 몇시간을 걸친 대장정이였지만 말이다.

 

 

 

 **

 

 

 하경은 세시간동안 관리를 받고 호텔로 돌아갈 수 있었다.

 돈 아끼려 미용실을 6개월간 안갔더니, 머릿결이 좋다며 칭찬 받았다.

 거기다 피부 마사지에 제모까지, 풀코스로 진행된 관리는 뭇 여자라면

 한번쯤 꿈꿔왔을 로망이였다.

 그 로망을 오늘 실현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오늘 하루, 공주님이 된것같은 느낌에 들뜬 하경은 룸서비스로 와인을 주문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입욕제를 풀고 스파를 즐겼다.

 

 

 

 “관리받아서 그런지 피부가 매끈하네”

 

 

 

 제모클리닉을 받을땐 따끔하긴 했지만, 보송해진 피부를 보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곤 거품을 팔과 다리에 묻혀 문질렀다.

 은은하면서 향기로운 장미향이 온몸에 퍼지는듯한 느낌에 기분이 몽롱해졌다.

 덤으로 서울 야경이 보이는 욕실에서 목욕을 하니 천년묵은 산신령이 따로 없었다.

 

 

 “내 인생에 이런날도 있다니”

 

 

 솔직히 잘된건지 못된건진 지금 당장 판단할순 없다.

 빵에 가면 못된거고 성공적이게 잘 수행하면 인생역전한거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왠지 모를 자신감은 지금 온몸을 휘감는 장미향처럼

 앞으로의 인생을 장밋빛으로 바꿔줄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잘 해낼수 있다! 주하경 건배함 하자!!”

 

 

 

 혼자 자아도취에 취해 욕조 옆에 있던 와인잔을 들고 팔을 들여보았다.

 뭐 어때, 아무도 없고 오늘 하루는 온전히 내세상인데!

 홀로 다가올 내일, 그리고 넘어야할 산들을 기필코 극복하고 말리라 다짐하며

 축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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