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리야”
J파크에 도착하자마자 도하는 비좁은 뒷좌석에서 도망가듯 튕겨져 나왔다.
중간에 끼인 하경이 불편할까봐 긴 다리를 억지로 접어탔더니 왼쪽 발에 쥐가 났다.
바늘이 찌르는 것 같은 통증에 미간을 찌푸리곤 절뚝거리며 주차장에 서있었다.
“가현씨 집에 다 왔는데 일어나볼래요?”
해랑은 도착한지 꽤 시간이 지났어도 끝까지 앉아서 하경을 깨웠다.
애석하게도 하경은 아무 반응도 없이 그저 잠만 잘 뿐이였다.
‘참 가지가지 한다’
도하는 입밖으로 내뱉고 싶은 말이지만 해랑이 있어 하경을 찌릿 노려봤다.
가뜩이나 수습하기 힘든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혼자 기절한 하경을 볼때마다 열받았다.
거기다 해랑이 자꾸 다정하게 가현씨 거리니 더 짜증나서 이대로 두고 볼 순 없었다.
“에휴”
도하는 한숨을 폭 쉬곤 입고있던 자켓을 벗고 하경이 입은 치마를 가려줬다.
셔츠단추를 하나 풀더니 쉼호흡을 쉬곤 단단한 근육들로 다져진 팔로 하경을 안았다.
공주님처럼 폭 안고선 엘리베이터로 발길을 돌리며 해랑에게 말했다.
“가방이나 챙겨”
해랑은 갑작스런 도하의 행동에 벙져있다가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도하를 보고
널부러져 있던 가방을 챙겼다.
뒷좌석 바닥에 내팽겨져 있던 백을 들어올리자 가방문이 열려 짐이 후두둑 떨어졌다.
해랑은 도하에게 안긴 가현이 불안해 떨어진 물건들을 황급히 가방안에 담았다.
립스틱 파우치 여성용품 지갑 등 떨어진 내용물을 챙기다 하경의 민증을 발견했다.
아무 생각없이 가방에 챙기려다 해랑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민증을 다시 꺼냈다.
“헉”
아까 스치듯 봤을땐 류가현이 아닌 다른 이름이 적혀있어 잘못 본거겠지 했다.
혹시나 몰라 다시 민증을 열어보니 가현의 사진 옆엔 ‘주하경’ 이란 이름이 적혀있었다.
“주하경?”
해랑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일거라 생각하려 해도, 사진 속 동그란 눈에 해실한 미소를 짓고있는
사진 속 여자는 분명 가현이 확실했다.
뚫어져라 민증을 쳐다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도하가 해랑에게 소리쳤다.
“야! 안와?”
해랑은 하경을 안고있는 도하와 민증을 번갈아 보고는 민증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뛰어갔다.
도하는 거지같은 상황이 벌어진것도 모자라 꾸물거린 해랑 때문에 엄청 예민해져 있었다.
꼭지가 돌 것 같은 기분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마자 들어가 애꿎은 15층 버튼을 퍽
누르며 성질을 냈다.
그 옆에 서있던 해랑은 아까 본 민증 때문에 멍하니 하경의 가방을 쳐다봤다.
내가 알고있는 류가현은 누구고 주하경은 누굴까.
류가현이 주하경이라는 사실은 나만 아는걸까 아니면 윤도하도 알고있을까
가현에게 무슨 말로 물어봐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둘이 15층에 도착할 때 까지 정적이 흘렀다.
서로 다른생각을 했지만 각자의 머릿속은 굉장히 복잡했다.
[15층입니다]
둘의 정적을 깨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해랑은 아무래도 혼란스러워 안겨있는 하경의 가슴팍에 가방을 얹졌다.
머릿속이 복잡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가현씨 잘 데려다 줘라”
해랑은 도하가 내리자 마자 말하곤 엘리베이터 문을 닫았다.
도하가 대꾸하려 뒤를 돌아보자 이미 해랑은 내려가고 없었다.
“이제야 갔네 으”
도하는 넌덜머리가 난건지 입술을 으 지어보이곤 복도 맨 끝에 하얀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서서 뒷주머니에 있는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열자마자 하경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으으 아파 으..”
현관문 앞에 하경을 내려놓다가 벽에 콩 하고 머리를 박은 하경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댔다.
도하는 하경을 계속 껴안고 있었던 탓인지 어깨가 뻐근해 어깨를 빙빙 돌렸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현관 옆 벽에 걸터앉은 하경을 보곤 하경에게 짜증을 냈다.
어째 이 여자는 좀 잘해볼라 싶으면 사람 골이 빠질만한 일을 벌리는지 모르겠다.분명 윤해랑과 아는 사이냐 물었을 땐 모른다고 답했었는데.
이런 상황이 일어나니 도하는 배신감과 후회가 밀려왔다.
“아오!!”
“도하씨..윤도하씨...”
도하는 깊은 빡침을 담아 허공에 소리쳤다.
그러자 하경은 병자처럼 손을 슬슬 올리며 도하를 찾았다.
“또 뭐! 뭔데!”
엎어져 있는 하경이 손을 까딱이자 도하는 현관문에 쭈그려 앉아 얼굴을 하경에게 갖다댔다.
“나.. 으..으으.. 나..”
“아씨 똑바로 말해 짜증나서 돌아버릴거 같으니까”
“으...”
하경이 팔을 올려 도하의 뒷목을 감싸안았다.
그녀의 코와 입술이 도하의 오른쪽 귀에 밀착됬다.
남자 살갗과는 달리 뽀얗고 보들거리는 하경의 팔이 목에 닿이자 당황스러웠다.
하경의 팔이 닿은 목부터 열이 나듯 뜨거워지더니 순식간에 몸 전체가 달아올랐다.
“왜...그래...”
“나아...”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는 전신을 소름돋게 만들었다.
소름은 곧 불타오르는 몸을 더 애타게 만들었다.
도하는 몇 초간 정지화면처럼 멈춰있다가 쉼호흡을 하고선 애국가을 읇조렸다.
“동해물과...백두산이...”
불타는 몸뚱이를 진정시키려 흔들리는 목소리로 애국가를 불렀다.
마르고 닳도록 가사를 읇으며 그녀를 들어올리기 위해 어깨에 손을 갖다댔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우웩 웩”
그녀의 입에선 뜨겁고 걸죽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귀를 타고 내려오는 시큼한 냄새가 나는 불쾌한 그것.
도하는 울상을 지으며 귀에 묻은 그것을 손으로 닦았다.
참을 수 없었다. 아까부터 쌓여왔던 화를 잔뜩 모아 미친 듯이 포효했다.
“으악!! 주하경!!!!!!!!!!!!”
**
보송보송한 이 촉감, 산뜻한 향을 맡으니 기분이 좋다.
푹신한 구름 안에서 숙면한 상쾌한 느낌.
근데 이상하게 구름이 나를 조여오는 것 같다.
좋은데 구름이 점점 나를 조여온다.
슬슬 숨이 막힌다.. 꿈인가.. 현실인가..
뭔진 몰라도 무겁다.. 일단 벗어나자.. 눈뜨자...
“히익!!”
상쾌한 꿈을 꾸는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믿기지 않을 일이 일어났다.
푹신한 구름은 산뜻한 향이 나는 이불이였는데 위에서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건 윤도하였다.
반바지와 나시만 입곤 팔과 다리를 하경의 가슴과 다리에 올린 채 자고있었다.
“꿈이야 꿈”
하경은 현실부터 부정했다. 이건 꿈이라 생각하며 침착히 상황을 판단했다.
같은 배게를 베고 잠든 그의 얼굴은 하경의 얼굴과 오센치도 안되게 밀착되어 있었다.
사슴처럼 고운 속눈썹이 그의 콧구멍에서 뜨거운 김이 나올때마다 파르르 떨렸다.
칼같은 콧날 밑엔 잡티 하나없는 깨끗한 피부에, 인중이 짙게 패여있었다.
거기다 잘 익혀 윤기나는 소시지처럼 오동통한 입술까지...
날렵한 턱선을 내려와 운동으로 다져진 구릿빛 잔근육들..
닭가슴살만 먹고 살았을 것 같은 듬직한 갑바까지..
관음증 환자처럼 위에서 천천히 그를 뜯어보자 하경은 자신도 모르게 꿀꺽 하고
침이 넘어갔다.
“미친 무슨 꿈이 이래”
눈을 한번 크게 꿈뻑이고 숨을 들이쉬곤 도하의 팔과 다리를 퍽 하고 밀쳐냈다.
그리고 이불을 휙 내리자 하경은 이것이 실화란걸 깨달았다.
“이런 씨..”
내 옷은 어디가고 내가 왜 윤도하의 후드티와 반바지를 입고있는지 설명되지 않았다.
아, 그러고 보니 왜 윤도하 집에서 자고있었지?
지금 안일하게 잠이나 잘 때가 아니였다.
“이봐요 윤도하씨 눈 좀 떠보시죠?”
하경은 도하의 어깨를 흔들었다.
잠시 꿈틀 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자는 도하를 보자 속에서 확하고 치밀어 올랐다.
“야!! 일어나보라고!!”
하경은 도하의 귀에 대고 꽥꽥 소리질렀다.
도하는 흠칫 하고 놀라 벌덕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이거 뭐야”
하경은 도하의 흐물흐물한 눈앞에 서서 후드티를 잡아 당겼다.
“드디어 일어났구만 어제 완전 개고생..”
“이런 씨!! 너 뭐야 어디까지 본거야!!”
도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경은 베개를 들어 도하를 팡팡 쳤다.
도하는 귀찮은 듯 가만히 맞다가 하경의 배게와 손목을 휙 잡고 침대에 앉혔다.
“이거 놔”
“내가 한번만 더 답없이 굴면 수갑 채워 다닌댔지”
“수갑? 장난하냐? 내 옷은 어쨌어 내가 왜 니 옷입고있냐고!”
“너? 지금 말이 좀 짧다?”
“이거..이거..이거! 성범죄야. 내옷 어딨어 빨리내놔”
도하는 하경의 당당함에 웃음밖에 나질 않았다.
도하가 박장대소하며 웃자 하경은 도하가 미친게 아닐까 무서워 입을 다물었다.
“야”
“네?”
“윤해랑이랑 무슨사이야 그것부터 대답해”
“아무사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어제 다 들었다 똑바로 말해”
하경은 침을 꼴깍 삼켰다.
오늘 아침에 침을 여러번 삼켰더니 입이 말라 삼킬 침도 없었다.
어제 뒤따라 오며 실없는 대화까지 다 엿들었다 생각하니 당황해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모르겠다. 그냥 솔직하게 무대뽀로 대답해야겠다.
“몰라요”
“그 말을 지금 나더러 믿으라고?”
“진짜 몰라요. 윤해랑씨는 자꾸 날 봤다고 하는데 난 기억안나요”
“개소리 하지말고 똑바로 대답해 무슨사이야”
“아 진짜 모른다니까요!! 나도 윤해랑씨 마주칠때마다 미치겠다고요 기억이 안나서”
도하는 하경의 눈을 바라봤다.
눈빛이 거짓말 하는 눈빛은 아닌 것 같은데.. 윤해랑이 뭐 때문에 주하경한테
느끼한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둘 사이에 뭔가 있지 않고서야 절대 나올수 없는 눈빛이였다.
남자의 직감으론 분명 둘은 뭐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진짜 몰라?”
“아 정말 기억 안나요 기억 나면 바로 말할게요”
하경이 삐죽거리며 대답하자 도하는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잡고있던 손목을 놨다.
아무리 생각해도 윤해랑이 주하경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는데.
처음 만난 사이에 그런 눈빛이 나올 리가 없었다.
도하가 곰곰이 생각하며 말이 없자 하경이 도하의 팔을 틱틱 치며 말했다.
“이 옷 뭐냐고요. 제 옷은 어딨고요? 대답 좀 해보시죠?”
“아 그 옷? 저깄네”
도하는 거실에 있는 빨래 건조대로 손짓을 했다.
어제 입었던 블라우스와 치마가 물에 젖은 오징어마냥 널려있었다.
“내 옷이 왜 저깄어요?”
“어제 니가 얼마나 진상을 떨었는지 알 리가 없지”
도하는 침대 옆 탁자위에 있는 폰을 뒤적이며 동영상을 하나 틀었다.
하경은 영상속 자신을 보고 얼굴을 들 수 없었다.
토사물로 범벅이 된 하경의 얼굴을 화장실로 데려가 폼클렌징으로 빡빡 씻겨줬다.칫솔까지 새로 뜯어 토했다고 양치까지 박박 시켜주고,
거기다 도하가 옷 갈아입으라며 줬더니 하경이 갑자기 옷을 벗어
도하가 으악 소리를 지르며 화장실 문을 닫고 도망가는 장면까지 찍힌 것이다.
“니가 이럴까봐 진작에 찍어놨지. 이래도 내가 성범죄자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성범죄자 취급하더니 아주 습관이다 그거?”
“아... 그게..”
하경은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게 무슨 수치플레이냐 싶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윤해랑은 자꾸 가현씨 거리면서 데려다준다고 쫓아오지, 너네집은 어딘지 몰라서
이집이 너희집이라고 거짓말까지 치면서 데려왔다고! 내가 얼마나 어제 열 받았는지
알아?”
“아.. 으.. 미안해요 근데 어제 내가 술만 안마시면 싸우려고 드니까..”
“그러게 왜 내말에 토를 달아 그냥 예. 저는 윤도하씨 밖에 없어요 한마디만 했으면
이런일도 없었을거 아냐“
“아니 아무리 어떻게 대놓고 그런말을 해요...”
도하는 소심하게 반박하는 하경을 보고 더 말하려다 말을 말았다.
정적이 흐르자 하경은 도하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미리 말 못 한건 미안해요. 근데 난 기억에도 없는데 안다고 하는것도 웃기잖아요..
그리고,,”
“뭐”
“내가 안다고 하면.. 도하씨 못 도와줄까봐.. 배실장님도 그렇고 도하씨도 절실해 보이는데
거기다 대고 말하기가 좀 그랬어요”
괜히 다른곳을 보며 변명을 늘여놓는 하경이 도하는 싫지만은 않았다.
리무진 안에서 했던 대화가 떠올라 더 이상 화낼 수 없었다.
윤해랑이 안다고 하지만 정말 주하경은 모르는 것 같고,
조심만 하면 될 문제 같아 잔뜩 날이 서있던 신경은 살짝 누그러졌다.
“그리고.. 어젠 미안해요 딱 잘라 말했어야 했는데 괜히 평화적이게 해결한다고..”
“그럼 어제 못 먹었던 밥 사냐?”
양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하경을 보며 분위기 전환시킬 겸 화제를 전환시켰다.
“아 그럼 오늘 퇴근하고?”
“오늘 토요일이야”
“아 맞다.. 뭐 드시고 싶은거라도 있으세요? 시내쪽에 맛집이 많아서 어제 그쪽으로 갈까요?”
“아니 거긴 안가고 싶은데”
도하는 고개를 가로지었다.
윤해랑을 거기서 마주친 것도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유였지만,
어제 분위기는 뭔가 그냥 밥만 먹기엔 아쉬운 느낌이였다.
사람들 틈에서 손을 잡았을 때, 이럴 줄 알았음 좀 더 분위기 있는 곳으로 갈 걸
싶었기 때문이다.
“시내 말고. 데이트 할 만한 곳 없어?”
“데이트요??”
하경이 깜짝 놀라자 도하는 큼큼 거리며 수습했다.
“내가 너랑 데이트 하는건 절~대 아니고, 그냥 데이트 하는곳에 맛있는 곳이 많으니까”
“그..그쵸? 제가 왜 윤도하씨랑 데이트를 해요 말도 안되죠 하하하”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자 도하는 또 어제 느꼈던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경 역시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꾸 어색해지는 이 분위기가 발가락을 오므리게 만들었다.
“그..여긴 타워 같은건 없나?”
“부산타워 하나 있긴한데..”
“그럼 거기서 5시에 봐”
“아니... 언제적 타워에요.. 거기 딱히 밥집이..”
“아 됬어 거기서 봐 늦으면 진짜 수갑채운다”
도하는 말을 끝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가요”
“씻어야지. 너도 같이 씻을라고?”
“아뇨”
“그럼 가봐”
도하는 이 상황이 혼란스러워 화장실 옆 벽장에서
수건 6장이나 챙겨들고선 화장실로 들어갔다.
30년을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설렌다거나 호감을 가져본 적 없는 그의 마음은
순결 그 자체였다. 그랬기에 이 상황은 한 번에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였다.
도하는 내가 무슨생각을 한거지 싶어 얼떨떨해졌다.
하경은 도하가 사라지고 나서야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어 손으로 뺨을 쳤다.
“데이트 아냐 이건 회식이야 회식”
고개를 도리도리 내젓곤 거실에 널어진 옷을 챙겼다.
기묘한 만남에 얼떨떨한 외박까지, 그와 얽히면 얽힐수록 자꾸 복잡한 일이 생겨났다.
하경은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괜시리 웃음이 났다.
실실 웃으며 옷과 가방을 챙겨들곤 도하의 옷은 그대로 입은 채 현관문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