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바마마께서 소자와의 약조를 지키신다 들었습니다! 맞습니까아?”
어린 황자가 의젓하게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리고는, 자리에 앉아 물었다.
발가락이 꼼지락 거리는 것이 자세가 불편함을 대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목소리에는 즐거움이 베어 있었다.
“ 어허, 당연한 것 아니겠소 황자.”
대답하면서 청이 태진에게 눈빛을 쏘았다.
- 이게 무슨 상황이냐?
하지만 태진은 수를 바라보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 말까지 보탰다.
“ 맞습니다 마마. 폐하께서 하루라도 먼저 황자마마와의 언약을 지켜야 하니 서두르라 하셨다고 제가 고하지 않았습니까.”
“ 꺄아- 소자 기분이 너무 좋사옵니다!”
아이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 아바마마! 그럼 지금 나갈까요!”
“ 어..... 그래! 그러자꾸나!”
어리둥절한 청이 수의 말에 일단은 화답했다.
청이 먼저 일어나자 수가 짧은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일어나 도도도 걸어 청의 곁에 붙었다.
“ 대체 무슨 일이냐.”
수의 시선을 피해 청이 따르는 태진에게 물었다.
청과 태진의 훌쩍 큰 키 때문에 어린 수에게는 들리지 않을 이야기들이었다.
“ 어차피 찾으셔야 하는 기억이 많지 않습니까. 귀비마마와의 일도, 황자마마와의 일도.”
“ 이러다 그 전처럼 황자에게 실수라도 하면.....!”
“ 그래도 모든 사건에 대해 가장 순수하게 보고 전달해줄 분은 황자마마뿐이시지 않겠습니까.”
“ …………………… ”
“ 제가 곁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부자 간의 정도 다시 쌓으셔야 하지 않으십니까.”
청이 수를 바라봤다.
정신을 차리고 황자의 존재를 처음 봤을 때 느낀 감정은 혼란이었다.
아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비라니. 최악이었다.
설명을 굳이 듣지 않아도 눈 앞에 황자는 청 자신의 작은 형태 그대로였다.
태진의 말도 틀린 것이 없었다.
다만 두려운 것은 수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 그럼 지금 무엇하러 가는 건지 귀띔 좀 해주거라.”
“ 우선 지금 황자마마께서 하시려고 하시는 건......”
“ 그래.”
“ …………. 물 수제비입니다.”
“ 뭐?"
청이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 뭐, 뭔 수제비...? ”
“ 물 수제비입니다, 폐하. ”
청의 눈동자는 요동치는데 태진의 얼굴은 평화로웠다.
청이 수에게는 들리지 않게 태진에게 속닥였다.
“ ………………..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나를 놀리는 것이냐. 내가 어찌 물수제비를 하느냐. ”
청이 인상을 찌푸린 채 얼굴을 갸웃거렸다.
태진의 대답을 청이 기다리는데, 수가 말했다.
“ 아바마마, 손 잡아 주시옵소서!”
“ 응? 아, 그러자꾸나.”
청이 짧은 팔을 뻗고 버둥대는 수의 손을 잡았다.
청의 커다란 손에 잡히는 수의 손은 유약했다.
훗날 청룡의 나라를 품을 천자라기엔 아직 너무 작고 연약했다.
“ 아바마마, 오늘은 소자가 돌을 못에 띄울 수 있겠지요?”
“ 그럼, 당연한 것 아니냐.”
아버지라는 이름이 낯선 청이었다.
다섯살이 됐다는 어린 아들을 내려다보며 청이 수의 얼굴을 살폈다.
쪽빛에 가까운 검푸른 머리카락, 짙은 심연을 담은 눈.
의심할 것 없는 자신의 옛 모습이었다.
“ 오늘도 돌을 띄우지 못할까 소자 염려 되옵니다.”
제법 어려운 단어를 쓰는 수였지만 말투와 몸짓은 영락 없는 어린 아이였다.
근심 투성이인 수를 보던 청이 몸을 숙이더니, 아이를 안아올렸다.
“ 읏차- 이렇게 안아보니, 우리 황자도 많이 컸구나.”
손길이 닿자 수가 까르륵 웃었다. 품에서 치대는 게 귀여웠다.
이 아이의 5년이 머리에서 사라진 것을 청이 안타깝게 느꼈다.
“ 오늘 이 아비가 꼭 할 수 있게 만들어주마. ”
수를 보며 청이 말했다. 수는 방긋 웃더니 청의 손을 쥐었다.
“ 약조하셔야 합니다! ”
“ 약조하마. ”
청과 수의 새끼손가락이 엮였다.
다시 활기를 찾은 수의 얼굴을 보며 청은 기뻤다. 하지만 동시에 걱정이 떠올랐다.
청이 뒤따르는 태진을 보며 입모양으로 속삭였다.
‘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찌 기억을 잃고 나서 생긴 난제가, 나라 정사보다 집안 문제가 심각했다.
* * *
청의 걱정은 이것이었다.
“ 아바마마, 어떻게 쥐면 됩니까? 이렇게 쥐면 된다 책사께서 일러주신 적이 있는데 맞사옵니까? ”
수가 판판한 돌을 골라잡아 청 앞에 내밀었다.
제법 물에 뜨기 좋은 판판한 돌을 추려왔다.
“ 어디보자........... ”
문제는,
“ 음, 태진아 내가 보기엔 조금 부족한데 네가 보기엔 어떻냐? ”
“ 황자마마, 조금만 더 손을 넓게 쥐시옵소서. ”
“ 그렇지, 그렇게 하는 거란다! ”
청도 사실 물수제비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게 문제였다.
“ 그래, 그렇게 쥐거라! ”
태진의 도움을 받아 청이 수에게 자세를 알려주는데 겨우 성공했다.
본인도 모르는 걸 알려주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 소자 이대로 던지면 되옵니까? ”
“ 내 보기엔 괜찮은 거 같은데, 태진이 네가 볼 때는 어떠냐? ”
“ 잘 잡으셨습니다. 황자마마, 너무 지나치게 몸에 힘을 주시면 아니 되옵니다. ”
“ 황자, 한 번 해보거라. ”
태진의 동의에 청이 수에게 말했다. 수가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던지려는데 청이 무언가 보더니, 급히 황자의 돌을 쥔 손을 잡았다.
“ 내 제일 중요한 걸 이르지 않았구나. ”
청이 수를 그대로 들어 안았다.
청의 시선 방향을 따라서 본 수가 작게 “ 아... ” 하고 탄성을 질렀다.
“ 무언가를 행할 때 항상 잘 주변을 살펴야 한다. ”
“ 큰 일이 날 뻔 했습니다...! 귀비마마께서 아끼시는 원앙 부부인데...! ”
귀비가 아끼는 원앙부부, 청이 수의 말을 기억했다.
내려다 보인 수의 얼굴이 울상이었다.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두 마리 원앙이 보였다.
거리 상 여유가 있으나, 물 수제비가 서툰 황자의 돌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이기에 위험했다.
울상인 황자를 달래며 청이 다정하게 속삭였다.
“ 우리 황자의 키보다 큰 이 나무 탓에 보이지 않았음이야. ”
청이 황자의 자리 옆에 있던 나무를 가리켰다.
나무라기엔 덤불이었지만, 어린 황자보다 큰 나무였다.
“ 하지만 황자, 기억해야 한다. 황제의 자리에서도 보이지 않는 게 너무 많아. 이 나무처럼 시야를 가리는 것들 투성이란다. ”
청이 등을 토닥여주자 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 하지만 아무리 큰 장애물이 있더라도, 시야를 넓혀 꼭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황제가 잘 못된 선택을 하면, 백성을 지킬 수가 없다. 좋은 황제란 늘 자리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하나를 행할 때도 백 가지, 아니 천 가지 이상을 헤아려야 하는 것이 황제의 자리다. 알겠느냐? ”
“ ......... 명심하겠습니다...! ”
청의 말에 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목소리와 꼭 쥔 작은 두 손은 아직 훗날 황제의 미래를 감당하기엔 어리고, 또 여렸다.
“ 자, 다 지나갔구나. ”
말하며 청이 수를 내려주었다.
신이 난 황자가 아까 지도를 받은 대로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퐁-
퐁-
퐁-
연신 돌이 한 번 빠지는 소리만 났다.
시도가 일곱 번이 넘어가자 수가 시무룩해졌다.
“ 무엇이 잘 못된 걸까요, 아바마마? ”
수의 물음에 청이 속으로 난색을 표했다.
뭘 알아야 알려줄 것이 아닌가. 그 마음을 속으로 삼키며 청이 말했다.
“ 그건 황자가 찾아보도록 해야지, 나중에 정사를 돌볼 때, 황제에게 아무도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지 않느냐, 태진아? ”
능청스러운 청의 말에 태진이 속으로 웃었다.
수는 또 청의 말에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소신 또한 폐하와 뜻이 같사옵니다. ”
태진의 대답에 수가 고민했다.
두 어른이 아이를 보며 흐뭇하게 웃는데, 작은 입술에서 천청벽력이 떨어졌다.
“ 그럼 소자가 알아내겠습니다! ”
“ 그래, 그래. ”
“ 그러니 아바마마가 시범을 보여주십시오! ”
그야말로 놀랄 소리였다.
“ 하하, 황자, 어찌... ”
“ 소자가 가늠하여 알아내겠습니다! 바른 사례를 보여주십시오! ”
청이 보이지 않게 태진의 옆구리를 찔렀다. 청을 돕겠다고 옆에서 태진이 말했다.
“ 그럼 소신이 시범을..... ”
“ 아닙니다, 생각해보니 저번에 폐하께서 손수 보여주시겠다 약조도 했사옵니다! ”
와이씨, 내가 할 줄 모르는 거 황자가 알고 있는 지도 몰라. 청이 그렇게 생각했다.
머리를 굴려도 답을 찾지 못하는데, 의외의 해답이 수의 입에서 나왔다.
“ 귀비마마께서 시범을 보여 주셨던 게 멋졌다고, 그리 소자가 고했더니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아바마마께서 더 잘 하시니까 아바마마께서 직접 보여 주시겠다구요! ”
청이 묘수를 찾은 듯 웃으며 말했다.
“ 당연하지 않느냐. 이 아비가 귀비보다 물수제비를 얼마나 잘 하는데. ”
“ 보여주십시오! ”
“ 근데, 황자 비교라는 것이 무릇, 한 날 한 시에 측정해야 공정한 것이다. 특히 바람과 물의 흐름이 매일 다르지 않느냐. ”
“ 흠... 그러하옵니까? ”
“ 그렇지. 태진아, 지금 귀비께서 바쁘시더냐? 한 번 귀비궁에 가서 알아오련? ”
청의 마음을 짐작한 태진이 대답했다.
“ 오늘 귀비마마께서 따로 업무가 있으신 것으로 아옵니다. ”
“ 흠... 황자! 그럼 내 며칠 안에 날을 잡을 터이니, 귀비와 내가 경합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게 어떻겠느냐? 그 모습을 보며 황자가 스스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 두 분 중에 더 나은 분의 모습을 닮으라는 것입니까? 왜 더 나은지도 찾구요? ”
청의 말에 영특하게 수가 대답했다. 수를 보며 청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 과연 황자구나! 맞다. 그게 아비의 뜻이다. 생각해보니 아비의 첫 뜻이 짧았다. 내 직접 가르쳐 주는 것보다 여러 사례를 보여주고, 황자가 해답을 찾는 것이 좋겠다. ”
청의 구렁이 담 넘어가는 솜씨에 태진이 감탄했다.
위기를 빠져나갔다고 안도하는 어른들의 속내를 모른 채, 어린 수는 작은 주먹을 꼭 쥐며 결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 알겠사옵니다! "
* * *
“ 대체 이 판은 왜 벌린 것이냐! 아오, 나는 물수제비는 또 언제 배웠던 것이야. ”
천청궁으로 돌아 온 청이 머리를 쥐었다.
불만을 토하는 청에게 태진이 말했다.
“ 황자마마가 폐하께 기억의 조각을 던져드리는 건 최고일 것이옵니다. 오늘만 해도, 귀비마마가 원앙 부부를 아끼시는 것, 또 물수제비가 귀비마마와 관련이 있다는 걸 황자마마께서 알려주시지 않았습니까. 그 김에 황자마마와 부자간의 정도 쌓으시구요. ”
“ 그냥 네가 알려주면 되지 않느냐! 귀비랑 이런 일이 있었다. 황자와 이런 관련이 있다! 근데 왜 하필 할 줄 모르는 물수제비를 가르쳐 주겠다 황자를 불렀느냐! ”
청이 태진을 원망하며 말했다.
청의 목소리에 태진이 단호하게 물었다.
“ 제가 아뢰온다고 그냥 믿을 폐하가 아니시지 않습니까. ”
태진의 대답에 청이 허, 하고 코웃음을 쳤다.
반론을 펴지 못하는 건 그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태진이 말을 더 보탰다.
“ 귀비마마와의 일, 황자마마와의 일은 어디까지나 폐하 고유의 영역이옵니다. 제가 안다한들 그 깊이가 얕음은 당연한 일. 어설프게 제가 고했다가는 기억의 조각을 오독(誤讀)하게 만들겠지요. 그것을 폐하께서 누구보다 잘 아실 지온데, 제가 고한다고 믿기나 하시겠습니까. 사초에 기록된 귀비마마와의 일들도 전부는 못 믿으시지 않습니까. ”
“ 그래, 그래 네 말이 맞다. ”
청이 삐친 듯 툴툴댔다. 태진의 말이 사실이었기에 딱히 할 말도 없었다.
화제를 전환해 청이 말했다.
“ 근데 닷새 뒤 황자에게 시범을 보이기로 하였는데, 이를 어쩐단 말이냐. ”
“ 연습하셔야지요. ”
“ 아오........ 그래도 몸을 움직이는 것이니 아마 몸은 기억을 하고 있겠지? ”
“ 해봐야 아는 것이지요. ”
“ 거참 걱정이 태산이다, 태산. ”
청이 고뇌하니, 태진이 물었다.
“ 귀비마마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
그 말에 청이 어이없다는 듯 태진을 보았다.
“ 안 그래도 나를 떠나겠다고 안간 힘을 쓰는 귀비에게 그 말을 하면, 지아비로서 참- 신뢰 있어 보이겠다, 신뢰 있어 보이겠어. 좀 괜찮은 모습만 보여줘도 위로가 안 될 판국에 말이다. ”
“ 귀비마마께 말도 잘 못 붙이시는데, 기회는 되지 않겠습니까. ”
“ 아오........................ ”
태진의 말에 아픈 곳이 찔린 듯 청이 다시 머리를 감쌌다.
이것도 저것도 제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 그래서, 귀비에게 닷새 뒤 나와 물수제비 경합을 해야 한다는 그 어이없는 소식을 전하였느냐. ”
“ 곧 소신이 직접 전하러 갈 것이옵니다. 아무래도 곤란한 부탁이라, 소신이 직접 가야 할 것 같사옵니다. ”
태진의 대답에 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펼친 사초에는 수와 귀비가 나란히 산책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청의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전혀 기억 하지 못하는, 사라져버린 사랑의 흔적이었다.
* * *
“ 마마, 어디 가시옵니까? ”
유모의 손을 잡고 신이 나 콩콩거리는 수를 길에서 본 화연이 물었다.
“ 귀비마마! ”
화연의 음성을 들은 수가 서둘러 귀비에게 달려왔다.
“ 조심하소서, 다치시옵니다. ”
“ 소식 들으셨습니까? ”
“ 무엇을요? 무슨 소식이기에 이렇게 신이 나셨습니까. ”
수가 안아달라는 듯 화연에게 손을 뻗어 붕붕 흔들었다.
화연이 웃으며 수의 몸을 안아들었다. 이제 제법 커서 묵직해졌다.
“ 아마 시진이 얼마 되지 않아 전달이 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
“ 무엇이기에 그러십니까? ”
기쁨에 상기된 수의 두 뺨에 웃음이 걸렸다.
“ 닷새 뒤에 아바마마와 물 수제비 경합을 하셔야 합니다! ”
아이의 말을 화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고개를 갸웃거리자 수가 더 신이 나 말했다.
“ 소자께 물 수제비를 알려주시다가.... 제가 시범을 보여달라고 하니, 귀비마마와 함께 시범을 보이시겠다 하셨습니다! 더 나은 것을 배우는 게 좋겠다구요...! ”
수가 끊임없이 말을 이었다.
귀여운 목소리가 만든 문장에 화연이 대충 맥락을 깨달았다.
현재 황제의 기억은 17살.
그리고 분명히 화연은 알고 있었다.
“ 너무 기대되옵니다! 아바마마와 귀비마마의 경합이요! ”
17살의 청은, 물 수제비를 할 줄 몰랐다.
그 사실을, 화연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들의 기대에 청이 얼마나 당황스러워 했을 지, 머릿속에 빤히 그려지는 화연이었다.
“ 황자마마, 폐하께서 분명 그리 말씀하셨습니까? ”
“ 네, 닷새 뒤에 보여주시겠다 하셨습니다! ”
청의 곤란함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한 궁녀가 와서 화연의 곁에 있던 채연에게 말을 전했다.
그리고 채연이, 그 말을 화연에게 조심히 옮겼다.
“ 책사께서 한 시진 뒤에 알현을 청하시는데 어찌 전할까요 마마...? ”
분명 지금 수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논의할 발걸음이 분명했다.
" .......... 알았다고 전하거라. "
대답하면서 화연이 근심했다. 채연도 마찬가지였다.
" 대체 무슨 일일까요...? "
" 그러게 말이다. "
화연과 신경전을 벌이며 청이 밤을 지새고, 말도 하지 않으며 점심을 같이 한 게 불과 며칠 전이었다.
근데 물 수제비를 할 줄 모르는 황제와 갑자기 무슨 경합이란 말인가.
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 화연이었다.
" 너무 기대되옵니다! "
품 안의 수가 방싯 방싯 웃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