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첫회보기
 
튜토리얼 (3)
작성일 : 17-09-16     조회 : 86     추천 : 0     분량 : 7420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엠블럼 획득》

 혼돈의 씨앗

 (랭크 S)

 조건 : ???의 시련을 이겨낸 자

 능력 : 직업 ‘다크 스포어’ 획득

 

 “S등급?”

 

 엠블럼은 F부터 SS등급까지 있다. 당연히 등급이 높을수록 얻기 힘들고 좋은 특성을 주는데 S등급 엠블럼을 얻는 것은 천유강도 처음이다.

 

 많은 직업이 있고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유난히 선호하는 직업도 있지만 특정 직업이 압도적으로 강하거나 하지는 않다. 단지, 스킬 조합 등의 사용 방식에 따라서 쓰임새가 다를 뿐이다.

 

 S등급 엠블럼에 직업 하나 달랑 있는 건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좋은 직업인가?”

 

 혹시 놓친 것이 있는지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남아있는 퀘스트는 없었다.

 

 히든 던전까지 들어와서 얻은 것이 엠블럼 단 한 개다. S등급 엠블럼이라면 누구나 탐내지만, 그래도 처음 들어온 히든 던전에 걸었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금은보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좋은 아이템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정말로 이 직업이 특별하다고 해도 관심 없다. 게임에서 강해진다고 현실의 무공이 증진되는 게 아니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천유강에게 팔아버릴 수도 없는 엠블럼은 아무 쓸모가 없다.

 

 어둠이 사라졌기에 나가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밖에 나왔을 때, 반기는 것은 마계의 광활한 풍경이 아니라 분노한 표정의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들은 천유강을 무시하던 플레이어들과 같은 표식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역시 도둑고양이가 들어가 있었군.”

 

 가장 화려한 복장을 입은 남자가 히든 던전을 열쇠가 되었던 구슬 모양의 바위에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그가 길드장인 것 같았다.

 

 “어떻게 알고 이곳에 들어간 거지?”

 

 그의 말에 천유강은 턱으로 자신을 농락했던 둘을 가리켰다.

 

 “알아서 술술 불던데?”

 

 길드장이 무서운 눈빛으로 쳐다보자 사색이 된 둘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적어도 앞으로 이 길드에서 순탄하게 진급하긴 힘들 거다.

 

 “이 히든 던전을 찾기 위해서 우리 길드는 몇 달을 허비해야 했어. 그러니 우연이라도 네가 이곳에 들어가면 안 됐어.”

 

 그가 손짓하자 주변에 있는 길드원들이 서서히 포위를 좁히기 시작했다.

 

 “찾은 것을 놔두면 고이 보내주겠다. 거절하면 네가 어딜 숨던지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 버릴 거다. 얼굴을 똑똑히 봐두었으니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네놈 따위를 찾는 건 일도 아니야. 살아날 때마다 찾아내서 죽일 거다. 계속~ 계속~”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표정으로 천유강을 바라봤다. 하지만 천유강은 그의 위협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내가 얻은 건 엠블럼 하나다. 너희에게 줄 수 있는 건 없어.”

 

 쿵!

 

 그는 들고 있던 검으로 바닥을 찍었다.

 

 “네가 들어간 지 5시간이나 지났다. 그런데 고작 엠블럼 하나를 얻었다고? 우리를 바보로 아는 건 아니겠지?”

 

 “5시간?”

 

 천유강은 그들이 지금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그들의 표정을 보았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분노만 가득하지 기만은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 5시간이나 지났다고?’

 

 마비되었던 것은 몸의 감각만이 아니었다. 시간 감각도 무너져 있었던 거다. 그래서 자신이 그 어둠 속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헤매고 다녔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다넬 그룹의 장남, 윤세원이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현실에서 너를 찾아내는 것도 누워서 떡 먹기야. 그러니 머리 굴리지 말고 어서 얻은 것을 내놔!”

 

 천유강이 생각에 빠진 모습을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계책을 꾸미기 위한 것으로 본 모양이다. 윤세원이라는 남자는 자신의 배경까지 들먹이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다넬 그룹이면 대한민국 기업 순위 100위 안에 드는 우량 기업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천유강을 추격할 능력이 있을 거다.

 

 물론 보호자가 전왕인 것을 알면 기겁하고 손을 떼겠지만.

 

 “난 사실대로 말했어. 네가 안에서 무얼 찾길 원했든 간에 그게 전부다.”

 

 “거짓말!!!”

 

 윤세원의 추하게 일그러진 얼굴이 그의 심경을 대변했다.

 

 “이 던전을 얻기 위해서 네가 상상도 하지 못한 것들을 희생했어! 돈! 시간! 이곳에 있는 것은 나를 빛나게 할 거야!”

 

 재벌 3세들의 사교계에서는 길드를 얼마나 크고 강하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위치가 달라진다.

 

 윤세원이 기를 쓰고 이 히든 던전을 찾아다닌 것도 남들이 부러워할 무언가를 찾아내 명성을 얻기 위함이었다. 천유강이 그들보다 먼저 왔다는 사실보다 이곳에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게 더 싫었다.

 

 “뭘 원했는지는 모르지만, 안에 있는 건 시련이었다. 그걸 통과하는 자에게 주는 엠블럼과.”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그들은 믿지 않았다. 분명 좋은 아이템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서지도록 어금니를 악문 윤세원은 무기를 집어 천유강을 향했다.

 

 “너 같은 노비스가 들고 다니는 아이템이 뻔하지. 죽이면 안에서 얻은 물건을 뱉을 거야.”

 

 디멘션 월드의 사망 페널티는 악독하기로 유명하다. 현재 레벨의 5%가 하락하고 가지고 있는 아이템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떨어트리는데 무려 15%의 확률로 영원히 사라진다. 이틀 접속 불가는 차라리 양반이다.

 

 그래서 윤세원은 천유강을 죽이면 안에서 얻은 무언가를 떨어트릴 것으로 생각한 거다. 없어질 확률이 15%나 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시각각 좁혀오는 상대 길드원들을 보면서 천유강도 인상을 찌푸렸다.

 

 가지고 있는 아이템은 좋은 것이 없고 레벨 하락도 괜찮지만, 이틀간 이곳에 접속하지 못한다는 것은 가장 좋은 훈련 장소를 잃는다는 것과 같다. 훈련광인 천유강에게 이틀의 시간은 짧지 않다.

 

 주변을 둘러봐도 빠져나갈 구석은 보이지 않았다. 저들 모두가 천유강보다 고렙의 플레이어다. 일대일이라면 변수를 만들어내 이길 수도 있겠지만 50명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것은 아무리 그라도 힘들었다.

 

 “시련이라고? 고작 너 따위가 통과한 시련이라면 내가 통과하지 못할 리 없다. 내가 들어갔어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을 거라고!”

 

 다른 이들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비스가 통과한 시련을 그보다 더 강한 자신들이 통과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 있는 모든 건 내 것이다! 시련도 내 것이고!”

 

 그때였다. 천유강이 빠져나온 동굴 안에서 낮고 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한다면. 들어주겠다.」

 

 그 순간, 동굴 안에서 칠흑의 안개가 나와 사방을 덮었다.

 

 “뭐, 뭐야?!”

 

 당황한 그들이 아우성을 쳤지만, 그 발버둥도 모두 어둠이 집어삼켰다.

 

 시야도 없어지고 감각도 없어지고 끝내는 사고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빠르게 다가오는 어둠을 밀어낼 수 없었다.

 

 제삼자의 눈으로 그 검은 기운을 본 천유강은 그제야 저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저것이 혼돈.”

 

 세계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존재했던 무언가다. 존재하지 않으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형상이고 합쳐지지 않았으나 나누어질 수도 없는 물질이다. 그 무엇도 정해진 것이 없는 법칙이다.

 

 레벨과 장비, 엠블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련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강인한 의지와 자신을 믿는 신념뿐이다.

 

 특이하게도 검은 안개는 천유강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천유강도 본능적으로 저 어둠이 더는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고 또 해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마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네.”

 

 천유강이 다가가서 손을 가져다 대자 안개는 흩어졌다가 다시 뭉치는 것을 반복했다. 특이한 현상이었지만, 천유강은 그 모습이 주인에게 애교부리는 강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

 

 “커어억!”

 

 안개가 뱉어낸 사람들은 기나긴 악몽에서 깨어난 것처럼 두려운 눈으로 사방을 바라보다가 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직업 레벨이 올랐습니다.》

 

 저들이 죽은 것은 천유강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천유강의 레벨이 올랐다.

 

 《엠블럼 획득》

 독행자(獨行者)

 (랭크 S)

 조건 : 300레벨까지 파티를 한 번도 맺지 않는 플레이어.

 능력 : 올 스탯 +15%

  파티 맺지 않았을 때 추가 올 스탯 +20%

 

 《직업 ‘무영살객’ 마스터》

 체력 +30

 힘이 +10

 민첩성 +20

 인내 +10

 운 +1

 

 《무영살객의 고유 스킬인 영격를 배웠습니다.》

 영격

 (패시브)

 적 그림자 타격 시, 총 데미지의 15%의 데미지

 매 타격 시, 5%의 확률로 2초간 이동 불가

 매 타격 시, 1%의 확률로 1초간 마비

 

 《무영살객의 고유 스킬인 암영사보를 배웠습니다.》

 암영사보

 (액티브)

 마나 50

 기력 50

 쿨 타임 1분

 스킬 사용 시 그림자로 변해 짧은 거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림자로 화했을 때는 무적이지만 그림자를 타격 당하면 변신이 풀리고 본래의 형태로 돌아오게 된다.

 

 《칭호 획득》

 초보 어쎄신

 (랭크 D)

 조건 : 암살자 계열의 직업을 1개 이상 마스터한다.

 능력 : 청부 살인 성공 시 얻는 돈 +20%

  인간형 몬스터에게 입히는 데미지 +15%

  민첩 +50

  공격 성공 시 20% 확률로 출혈

  야수형 몬스터에게 데미지 -5%

  일정 현상금 생성

  매력 10감소

 

 《엠블럼 획득》

 혈주

 (랭크 E)

 조건: 암살자 계열의 직업을 1개 이상 마스터

 능력: 인내 +5

  암살자 길드에 가입과 이용 가능

  유저를 죽였을 때 얻는 경험치 량 증가

  청부살인 가능

  가벼운 무기 사용 시 크리티컬 확률 +3%

  특수 독을 무기에 사용 가능

  기사 계열의 직업으로의 전직 불가

  선의 성직자 계열로 전직 불가

  명성치 100 감소

 

 천유강의 눈앞에 투명한 알림판이 정신없이 나타났다. 대부분은 직업을 마스터했기 때문이었지만 독행자라는 이름의 엠블럼은 달랐다. 무려 S급인데 홀로 있을 시에 올 스탯을 35%나 올려주는 사기적인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옵션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을 때, 어둠이 마지막 플레이어를 뱉었다.

 

 “쿨럭!”

 

 그는 길드장인 윤세원이었다.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나름 마지막까지 버틴 것이다. 하지만 역시 상태는 좋지 않았는데 눈에 실핏줄이 터져서 토끼 눈처럼 빨개졌고 온몸은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커! 컥!”

 

 그는 죽을힘을 다해 다가와 천유강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천유강에게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감각이 돌아온 것을 느꼈을 때는 안도할 시간도 없이 눈앞이 깜깜해졌다. 사망한 것이다.

 

 그가 죽자 역시 많은 양의 경험치가 올랐는데 그것 말고도 남긴 것이 있었다. 바로 아이템이다.

 

 “이걸 어쩌지?”

 

 주위에는 죽은 사람만큼의 아이템이 떨어져 있었다. 죽을 때 떨어트리는 아이템은 지닌 것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아이템 중의 하나다.

 

 거대 길드의 인원답게 높은 레벨을 지니고 있고 그것에 걸맞은 좋은 아이템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떨어트린 아이템도 모두 범상치 않았다.

 

 천유강은 그중에서 길드장인 윤세원이 떨어트린 아이템을 집었다.

 

 “유니크 등급이군.”

 

 디멘션 월드의 아이템은 등급이 있는데 노멀, 매직, 레어, 스페셜, 유니크, 아티펙트, 레전드 이렇게 7개로 나누어진다.

 

 스페셜까지는 같은 이름의 아이템이 여러 개 있지만, 유니크 이상의 등급은 모든 디멘션 월드를 통틀어 단 한 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희귀하고 또 그만큼 높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

 

 《바르케의 구두》

 (유니크)

 과거 제국의 가장 뛰어난 기사였던 바르케의 구두. 강력한 마법이 걸려 있어 마왕의 손에 목숨을 잃을 때까지 애용하였으며, 훗날 그의 가문이 몰락했을 때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방어력 300

 체력 +25

 민첩 +77

 이동속도 +20%

 이동 시 요구되는 스테미너 35% 감소

 지형 페널티 50% 감소

 

 신발에 필요한 옵션이 모두 붙어있다. 아이템에 욕심이 없는 천유강도 눈이 뻔쩍 뜨일 정도로 좋은 아이템이다.

 

 보통 유니크 등급을 경매에 팔면 현실 돈으로도 수억은 쉽게 받는다. 이 아이템이라면 수십억을 받을 수도 있을 거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신고 있던 매직 장화를 벗고 바르케의 구두를 신으니 정말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것 말고도 아직 땅에 떨어진 아이템이 수십 개가 넘는다.

 

 “이걸 어떻게 가져가지?”

 

 디멘션 월드에는 아공간 주머니 같은 가상의 인벤토리 개념이 없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간단한 배낭을 메거나 큰 길드의 원정이라면 상인 직업의 플레이어들이 커다란 보따리를 짊어지고 다니며 아이템을 수거한다.

 

 비싼 아이템만 추려도 가방이 모자랄 판이다.

 

 그때 또다시 이변이 일어났다.

 

 《플레이어님이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베타 테스트 플레이어에 당첨되셨습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3, 2, 1······》

 

 그 순간 천유강이 디멘션 월드에서 강제로 튕겨 버렸다.

 

 “······.”

 

 “······.”

 

 눈을 떠보니 익숙한 방의 천장이 보였다.

 

 “뭐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시야 때문에 눈을 한참을 끔뻑거리고 나서야 주변이 환하게 보였다. 틀림없이 자신의 자취방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로그아웃이 된 모양이다.

 

 “설마 벌써 접속 시간이 지난 건가?”

 

 곰곰이 생각하던 천유강은 자신이 로그아웃한 곳이 안전하지 않은 곳임을 깨닫고 미간을 찌푸렸다.

 

 디멘션 월드에는 전투를 할 수 없는 세이프티 존이 곳곳에 존재했다. 만약 접속시간이 모두 지나거나 로그아웃을 할 때 그곳에서 하지 않으면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어 페널티를 받는다.

 

 레벨이 깎이고 이틀간 접속 못하고 가장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잃는다.

 

 다른 것들도 아쉽지만 방금 얻은 유니크 아이템도 떨어트렸을 거라는 생각을 하자 속이 쓰라렸다.

 

 최소 몇 년은 이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될 기회였는데, 어처구니없게 날린 것이다.

 

 “공수래공수거······. 옛말이 틀린 거 하나 없네.”

 

 쉽게 얻은 것이라 쉽게 잃은 것으로 생각하고 시계를 쳐다봤다. 아직 5시 30분, 더 눈을 붙여도 되는 시간이다.

 

 눈앞에서 날려버린 유니크 아이템은 아깝지만 지나간 미련을 붙잡고 있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그래도 이틀 접속 불가는 타격이 크지.”

 

 그때였다. 갑자기 허공에서 낯선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그런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분명 아무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목소리가 들렸다. 절정에 오른 천유강의 기감에서 벗어난 정도면 평범한 자는 아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침대에서 튕겨 나간 천유강은 내기를 끌어올리고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했다.

 

 “누구냐!”

 

 「놀라실 필요 없습니다, 플레이어님. 저는 단지 플레이어님을 보조하기 위한 도우미입니다.」

 

 촤르르르~

 

 그리고 허공에서 오색으로 빛나는 찬란한 빛줄기가 뭉치는가 싶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으로 변했다.

 

 마치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모습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자신을 도우미라고 소개한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표정으로 천유강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플레이어님.」

 

 홀로그램 여성은 온화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천유강은 아직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눈으로는 똑똑히 보이지만 기감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상대다. 이런 자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적대적인 의사는 비치지 않으니 냉정함을 유지하며 질문을 던졌다.

 

 “넌 누구지?”

 

 「저는 플레이어님을 보조하기 위한 도우미입니다.」

 

 “보조?”

 

 아직 그녀가 무슨 소리 하는지 잘 모르겠다. 원하는 대답 대신 날아온 것은 뚱딴지같은 대답이었다.

 

 “무얼 보조한다는 거지?”

 

 「베타 테스트를 위함입니다.」

 

 도우미는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투로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플레이어님은 베타 테스트 서비스에 당첨되셨습니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22 크러쉬 (10) 1/28 366 0
121 크러쉬 (9) 1/28 388 0
120 크러쉬 (8) 1/25 376 0
119 크러쉬 (7) 1/25 391 0
118 크러쉬 (6) 1/24 454 0
117 크러쉬 (5) 1/22 348 0
116 크러쉬 (4) 1/20 429 0
115 크러쉬 (3) 1/19 367 0
114 크러쉬 (2) 1/15 395 0
113 크러쉬 (1) 1/15 441 0
112 별을 품은 소녀 (9) 1/15 431 0
111 별을 품은 소녀 (8) 1/15 449 0
110 별을 품은 소녀 (7) 1/15 460 0
109 별을 품은 소녀 (6) 1/15 393 0
108 별을 품은 소녀 (5) 1/15 447 0
107 별을 품은 소녀 (4) 1/15 391 0
106 별을 품은 소녀 (3) 1/15 363 0
105 별을 품은 소녀 (2) 1/15 391 0
104 별을 품은 소녀 (1) 1/15 393 0
103 마주치다 (5) 1/10 368 0
102 마주치다 (4) 1/9 365 0
101 마주치다 (3) 1/7 358 0
100 마주치다 (2) 1/6 364 0
99 마주치다 (1) 1/2 367 0
98 바다 이야기 (7) 1/2 366 0
97 바다 이야기 (6) 12/31 379 0
96 바다 이야기 (5) 12/30 407 0
95 바다 이야기 (4) 12/28 389 0
94 바다 이야기 (3) 12/26 375 0
93 바다 이야기 (2) 12/25 363 0
 
 1  2  3  4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