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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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 (4)
작성일 : 17-10-10     조회 : 90     추천 : 0     분량 : 6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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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에 맞았다고 들었는데?”

 

 “다, 다행히 스쳐 지나갔습니다.”

 

 천유강은 피 묻은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역시 이곳에 오기 전에 소원 스킬을 활용해 총상을 구현해냈다.

 

 “흠~”

 

 남자는 약간 눈을 찌푸렸으나 다른 특별한 점이 눈에 띄지 않으니 순순히 문을 열었다.

 

 “들어와라.”

 

 남자는 천유강이 들고 있는 가방을 가져갔다. 천유강이 스쳐 가려는 순간 다시 묵직한 손이 천유강의 길을 막았다.

 

 “약은?”

 

 디멘션 아이템인 그 마약을 말하는 거다. 천유강은 두려운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초, 총에 맞아서 깨졌습니다.”

 

 그 약의 정체가 뭔지는 몰라도 순순히 돌려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최소한 증거품으로 가지고 있을 생각이었다.

 

 “쯧! 들어가!”

 

 그렇게 들어간 곳에는 천유강과 그러니까 변혁민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중의 반은 상태가 이상했는데 눈에 초점이 없고 어떤 이는 침까지 질질 흘리기까지 했다.

 

 ‘약을 먹은 사람들인가?’

 

 변혁민의 말에 따르면 A조와 B조로 나누어 행동했는데 A조는 약을 먹었다고 했다. 시간이 모두 지나서 탈진 상태가 왔고 재수 없는 이는 중독 상태에 걸린 듯했다.

 

 “이쪽으로 가라.”

 

 안에 있는 또 다른 남성은 천유강을 약을 먹지 않은 이들과 함께 있게 했다. 천유강은 두려운 듯이 벌벌 떠는 연기를 하면서도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완전 무장한 병력이 6명인데 그중에서 절정 이상의 무인은 아무도 없는 것 같네.’

 

 안에 있는 조직원들은 덩치만 크고 인상만 험상궂었지 무공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 가장 높은 자가 일류 정도인데 그런 그가 천유강이 무공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리가 없었다.

 

 방에 특별한 장치는 없는 것 같았다. 천유강은 청력을 높여 방 안에 있는 보스인 듯한 사람의 말을 들었다.

 

 “다 모였냐?”

 

 “그렇습니다, 형님. 더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돈은?”

 

 “모두 160억 정도입니다.”

 

 “괜찮군. 그자들은? 연락이 왔나?”

 

 ‘그자?’

 

 기대와는 달리 이들도 천유강이 알고 싶었던 조직과는 다른 부류인 것 같았다. 형님이라고 부른 것을 보니 그저 흔한 조직인 것 같았고 베타 테스터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활용하다니……, 철저하게 점조직이군.’

 

 은행 강도를 시킨 사람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자들도 정체불명의 조직과는 관련이 없었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아직 연락이 없었습니다.”

 

 “쯧! 하여간 매번 이런 식이지.”

 

 말을 들어보면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았다. 보스는 그 후로도 한참이나 그 정체불명의 조직을 욕했다. 그중에서 쓸만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다. 이 보스도 조직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아 보였다.

 

 “저…… 형님.”

 

 “왜?”

 

 “그놈들과 계속 거래할 생각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뒤가 구린 놈들인데요?”

 

 그 말에 보스도 잠시 머뭇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짜증 섞인 어투로 소리쳤다.

 

 “그러면 어쩌겠어?! 약을 유통하는 놈들인데. 수틀리면 우리도 발 빼면 그만이야.”

 

 ‘약?’

 

 아마 마약을 말하는 것 같았다. 전에 봤던 그 멘타스라는 마약은 아닐 거다. 그런 것을 시중에 유통하면 사회가 발칵 뒤집힐 테니 아마 평범한 마약을 지칭하는 모양이다.

 

 “가끔 이런 짜증 나는 일을 시키는 게 문제지만 대가는 충분히 주니까 참는 거다. 반은 가지라고 했으니까 80억은 우리 거지.”

 

 “그러면 저놈들은 어떻게 하죠?”

 

 “평소대로 처리해. 병신이 된 놈들은 장기를 빼고 멀쩡한 놈들은 카타르로 넘긴다.”

 

 역시 천유강의 예상대로 이들은 여기 모인 사람들은 가만히 둘 생각이 없었다. 죽여서 입을 막지는 않았지만 죽이는 것만큼 잔인한 짓을 계획했다.

 

 ‘여기서는 더 볼 일이 없겠군.’

 

 아직 변혁민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들을 따라가도 그들을 찾기는 요원한 것 같으니 이제는 강제로 알아낼 차례였다.

 

 천유강은 서서히 내기를 운용해 힘을 드러냈다.

 

 파밧!

 

 고작 해봤자 일류가 전부인 조직이다. 총을 들고 있기는 했지만 이들을 제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천유강이 빠르게 움직이자 조직원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도 못하고 기절하고 말았다.

 

 쿠궁!

 

 갑자기 돌변한 천유강의 모습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자세를 바로 하자 천유강이 그들을 안심시켰다.

 

 “한동안은 깨어나지 못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뭔 소란이……!”

 

 사람들이 쓰러지는 소리에 방문을 열었던 남자는 쓰러진 부하들과 살벌하게 자신을 보고 있는 천유강을 보고 얼어붙었다. 짧은 시간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치!”

 

 능숙한 솜씨로 허리춤에 숨겼던 권총을 꺼내 천유강을 쏘려 했다. 짧은 시간 상황을 파악하고 움직인 그의 판단과 솜씨는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이번엔 상대가 좋지 않았다.

 

 팟!

 

 권총을 잡은 손이 그대로 허공에 떠올랐다. 천유강이 조공으로 잘라버린 거다.

 

 “끄아아악!”

 

 안에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할 때, 이자들은 가만히 두면 안 될 작자들이라고 생각했다. 감옥에 가기 전에 팔 하나 정도는 잘라놓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거다.

 

 이제 방안에는 갑자기 잔뜩 얼어붙은 조직의 보스만 남았다.

 

 “움직이면 너도 사지를 자를 거다.”

 

 그 말에 품에 있던 권총을 찾던 보스가 떨리는 손을 허공에 들었다. 완벽한 항복의 표시였다.

 

 ‘이 괴물을 또 뭐야?’

 

 맨손으로 사람의 몸을 절단하는 것은 최소 절정이 아니면 흉내 낼 수도 없는 기예다. 절정 고수 앞에서 총이 얼마나 무력한지는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무, 무엇을 원하오? 돈?”

 

 이 방에는 160억이 넘는 현금이 있다. 필시 그것을 노리고 온 자객이라 생각했지만 천유강은 고개를 저었다.

 

 “저들의 가족은 어디에 있지?”

 

 “뭣?”

 

 “가족 말이다. 저들의 가족들을 볼모로 잡고 이런 일을 벌인 것이 아닌가?”

 

 그 말에 남자는 눈알을 데룩데룩 돌리기 시작했다. 돈이 아니라 사람을 찾으러 온 것이라면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앞의 천유강은 아직 20대 초반의 햇병아리로 보이는 남자다. 이런 자들을 수도 없이 상대했었던 남자는 이번에도 자신 있었다.

 

 그 순간,

 

 팟!

 

 천유강의 손이 다시 휘둘러졌다.

 

 “크아아악!!”

 남자가 왼쪽 눈을 잡고 고통스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유강이 휘두른 손에 남자의 왼쪽 눈알이 그대로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한 번만 더 머뭇거리면 다른 눈도 영영 사용할 수 없을 거야.”

 

 이런 부류의 사람을 잘 안다. 적의 약점을 파악했다고 생각하면 집요하게 그것을 파고들어서 상대를 괴롭힌다. 천유강은 말재간이 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자에게 휘둘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먼저 손을 썼다.

 

 “히이익!”

 

 천유강의 냉철한 눈을 보는 순간 남자는 다음에는 정말 장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눈 하나를 잃는 것과 두 개를 모두 잃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장님이 된다면 무용지물이다.

 

 “말 해!”

 

 천유강이 노려보자 남자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순순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지, 지하에 가뒀습니다.”

 

 “안내해.”

 

 “히익!”

 

 천유강은 한쪽 눈에서 피가 철철 나는 그를 데리고 지하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역시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한 조직원 세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형님……,”

 

 파바박!

 

 이제는 지체하기 싫은 천유강이 그들이 보스를 보고 일어서기도 전에 손을 써 기절시켜버렸다.

 

 예상대로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들어가 있었다. 그들은 천유강을 보자 두려워하며 뒤로 물러서려 했다.

 

 “안심하세요. 구해주려 왔습니다.”

 

 천유강이 애써 미소 지으며 안심시키려 했지만 사람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대부분 기절할 정도로 기진맥진한 상태였고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이 모습은 낯설지 않다. 방금 전에도 본 모습이다.

 

 “약? 이 사람들에게도 그 마약을 투여했나?”

 

 천유강이 인상을 쓰고 말하자 보스는 반사적으로 멀쩡한 눈을 손으로 가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 그놈들의 짓입니다. 그놈들은 처음부터 저들의 가족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들에게 약을 먹여서 특이 반응이 있는 사람은 데려가고 나머지는 우리에게 처리를 맡겼습니다.”

 

 “특이한 반응? 그게 뭐지?”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약을 먹어도 간혹 멀쩡한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그자들이 데려갔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는 말이야?”

 

 “그, 그렇습니다.”

 

 “여기선 몇 명이나 데려갔지?”

 

 “그건 저희도 모릅니다. 이들은 저희에게 오기 전에 이미 선별된 상태였습니다.”

 

 ‘돈도 벌고 약도 실험하고 특정한 실험체도 구하려는 건가?’

 

 단순한 은행 강도 사건 이면에는 악독한 조직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알아낸 것만 이 정도인데 숨겨진 이면에는 또 어떤 악행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우선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부축해서 위층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때아닌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

 

 “여보!”

 

 “수진아!”

 

 강제적으로 범죄에 동원되었던 남자들과 그의 가족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 반쯤 포기하고 있던 사람들이었기에 기쁨은 더 컸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자신의 가족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도 있었다. 흐트러진 모습의 중년 부인이었는데 천유강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찾는 분이 안 보이십니까?”

 

 “네에. 남편이……, 저희 남편이 보이지 않아요.”

 

 “남편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변혁민이요.”

 

 드디어 변혁민의 가족을 찾았다.

 

 “그분이라면 무사하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 지금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듣기로는 따님도 있다고 했는데요?”

 

 변혁민이 무사하다는 말에 안심의 미소를 짓던 부인이 딸 이야기가 나오니 다시 쓰러질 듯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흑흑~ 그자들이 데려갔어요.”

 

 “네?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세요.”

 

 “저도 모르겠어요. 이상한 약을 먹이고는 딸아이를 데려갔어요.”

 

 “설마 딸에게 특이증상이 일어났습니까?”

 

 “아니에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쓰러졌고 딸만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들에게 잡혀간 다른 사람도 있었습니까?”

 

 “아니요. 제 딸만 데려갔어요. 부탁이에요. 아이를 찾아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여기서 쉬고 계세요. 곧 경찰이 올 겁니다.”

 

 천유강은 그 즉시 옆에 결박해 둔 보스에게로 갔다. 그는 천유강이 또다시 다가오자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자들과 연락은 어떻게 하지?”

 

 “네?”

 

 “잡혀간 아이가 있다. 그자들의 위치를 알아야 해. 그러니까 어서 말해!”

 

 가능성이 작아졌어도 여전히 이자들이 그 정체불명의 조직과 연결된 마지막 끈이다. 여기서 포기하면 정말 다 죽는다.

 

 “그, 그자들은 이 핸드폰으로만 연락합니다. 저희는 그저 이야기만 들었다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전부라고요.”

 

 천유강은 남자가 집어 든 핸드폰을 빼앗았다. 혹시 이것도 디멘션 아이템 중의 하나일까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그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기종에 불과했다.

 

 “언제 연락이 오기로 했지?”

 

 “모, 모르겠습니다. 아마 일을 끝냈으니 곧 연락이 올 겁니다.”

 

 남자는 무릎마저 꿇으며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 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기는 힘든 모습이지만 이런 뒷골목에서 비굴함은 살아남기 위한 덕목이기도 하다.

 

 그때였다.

 

 띠리링~

 

 거짓말처럼 핸드폰의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천유강은 급히 남자에게 물었다.

 

 “너는 저들을 뭐라고 부르지?”

 

 “서, 선생이라고 합니다.”

 

 “존대하나 아니면 반말로 하나?”

 

 “보통 반존대로 말합니다.”

 

 “알았다.”

 

 심호흡한 천유강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 선생. 전화가 늦었구려.”

 

 어느새 천유강의 목소리는 남자의 목소리와 똑같이 변해 있었다. 짧은 시간에 변조하는 것에 성공한 거다.

 

 「수고하셨습니다.」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를 예상했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는 의외로 젊은 남자의 것이었다. 더군다나 콜 센터의 안내양처럼 상냥하기까지 했다.

 

 “우리야 한 게 없지.”

 

 「그러면 약을 먹은 사람들 중에서 그 증상을 보이는 이가 있나요?」

 

 “아~ 있소. 남자 중의 하나가 약을 먹고 몇 시간이 지나도 멀쩡하오.”

 

 「그게 누구죠?」

 

 “변혁민이라는 남자요. 그 딸도 그쪽에서 데려갔다던데?”

 

 천유강은 은근슬쩍 딸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건 우연에 불과할 겁니다. 유전적인 형질과는 전혀 상관없어요. 어찌 되었든 간에 잘 알겠습니다. 그럼 평소처럼 돈과 그 남자를 그곳에 데려가세요.」

 

 “알겠소.”

 

 「그럼.」

 

 그렇게 전화가 끊어졌다.

 

 “역시 전화추적 같은 건 안 되나?”

 

 천유강은 소원 스킬을 사용해서 위치를 알아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무리 소원 스킬이라도 추상적인 소원은 이룰 수 없는 모양이다. 어쩌면 전화 추적의 과학적인 원리까지 알고 있었으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할 수 없지.”

 

 천유강은 다시 보스에게로 눈을 돌렸다.

 

 “돈과 사람을 둔다는 곳이 어디지?”

 

 “여기서 조금만 가면 공사가 중단된 건물이 있습니다. 매번 그곳을 이용했습니다.”

 

 남자는 천유강에게 자세한 위치를 알려줬다.

 

 “이곳에 물건과 사람을 어떤 식으로 두는 거야? 너희 사람들이 건네나?”

 

 “아닙니다. 그곳에 사람을 묶어두면 그들이 알아서 회수해갑니다. 이제까지 그들의 얼굴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언제까지 가야 하는데?”

 “바로 갑니다.”

 

 “지금 바로?”

 

 “네.”

 

 “흠~ 알겠다.”

 

 퍽!

 

 들을 것을 모두 들은 천유강은 보스까지 쳐서 기절시켰다. 힘 조절을 했으니 죽지는 않았겠지만 경찰이 올 때까지 일어나지 못할 거다.

 

 천유강은 그들이 준비했던 돈 가방을 들고 말해준 건물로 향했다.

 

 “이건 미친 짓인데.”

 

 지금 천유강은 변혁민 대신에 납치되어서 그들의 소굴로 가려 하고 있다. 아무리 절정의 고수라도 어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곳으로 잡혀가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쯤으로 여기는 놈들이니 들키게 되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죽는 것은 무섭지 않지만 천유강은 반드시 살려야 하는 부모님이 있다. 부모님을 살리기 전에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은 어쩌면 무책임한 짓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른 척 지나갈 수는 없지.’

 

 천유강이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가정의 행복도 지켜주고 싶었다. 위험하고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면 평생 한으로 남을 거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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