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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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 (6)
작성일 : 17-10-11     조회 : 62     추천 : 0     분량 : 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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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쾅!!!!!!!!

 

 한 번 시작한 폭발은 멈출 줄을 몰랐다. 두꺼운 공장의 벽이 부서지고 금이 갈 정도로 강력한 폭탄이었다.

 

 천유강은 그사이에 뛰어서 시험관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폭탄은 없나?”

 

 다행히 이곳에 심어진 폭탄은 없었다. 오작동으로 시험관이 모두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하지만 위는 달랐다.

 

 콰쾅!!!!!!!!!!!!!

 

 천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공장이 지진이 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장이 갈라지며 불안한 균열을 만들어냈다. 위의 천장이 부서지면서 이곳까지 매몰하는 구조였다.

 

 “제길!”

 

 이 많은 시험관들을 옮길 시간이 없다. 지금은 다른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자신의 목숨마저 위험한 지경에 처했다. 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출구로 뛰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이익!!!”

 

 천유강은 도망치는 것보다 막는 것을 택했다. 소원 스킬로 천장이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거다.

 

 “큭!”

 

 천장이 일단 무너지면 수백 톤의 무게가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니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떠받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그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당연히 쉬울 리 없었다.

 

 “붙어라! 붙어!”

 

 입으로 소리 내면 더 명확하게 이미지를 형상화할 수 있다. 그것을 알고 있는 천유강은 무게를 떠받치는 것과 갈라진 틈을 메우는 것을 동시에 했다.

 

 드드득!!

 

 엄청난 정신을 쏟으니 두개골에서 뒤틀리는 소리마저 났다. 한계에 가까운 정신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천장은 점점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붙는 균열보다 새로 생기는 균열이 더 많았다.

 

 “이대로는…….”

 

 뇌에 과부하가 걸리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당장 기절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지금 버티는 것도 기적이지만 천유강과 다른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그때 천유강의 발치에 무언가가 굴러와 부딪혔다.

 

 “이건?”

 

 그건 바로 이 정체불명의 조직이 사람들에게 주면서 실험했던 마약 같은 약품이었다. 여기 어디에 있다가 바닥이 흔들리면서 여기까지 온 모양이다.

 

 짧은 시간 엄청난 힘을 주지만 그에 준하는 부작용도 겪게 하는 물건이다.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물건이지만 지금은 망설이지도 않고 그것을 들었다.

 

 (멘타스-EX)

 여러 가지 재료를 혼합해 만든 특수한 화학약품. 원래 있던 약을 개조해서 더 큰 효과와 부작용을 가져온다.

 능력 - 1시간 동안 공격력 +350%

  1시간 동안 방어력 +350%

  1시간 동안 모든 스탯 +500

  효과가 끝난 후에 72시간 동안 탈진 효과를 얻는다.

  영구적으로 체력 스탯 -150

  중독 확률을 가지며 중독될 경우 7일 동안 모든 스탯이 99% 줄어든다.

 

 전에 봤던 마약은 멘타스-X였는데 이건 멘타스-EX다. 더 강화된 마약인 것 같은데 부작용도 배 이상으로 올랐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영구적으로 체력 스탯을 150이나 잃는 것은 천유강에게도 치명적이다. 이 스탯은 게임에서 잃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잃게 된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힘을 유지하면서 마약을 단숨에 삼켰다.

 

 “크으으윽!!!!”

 

 약효가 돌자 바로 효과가 왔다. 마치 뇌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기분이었다. 눈앞에서 불꽃이 튀고 모든 혈관의 피가 증발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기분은 좋아지고 심경은 더 차분해졌다.

 

 그리고 온몸에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솟구쳤다.

 

 드드드득!!!

 

 “이 힘이면…….”

 

 천유강이 소원 스킬을 사용하니 점점 아래로 꺼지면서 무너질 것 같았던 천장이 다시 위로 솟기 시작했다. 천유강의 염력이 내려오는 힘보다 강한 것이다. 그리고 제자리로 복구한 후에 갈라진 틈을 메우기 시작했다.

 

 마치 테이프를 거꾸로 감는 듯한 광경이었다. 갈라졌던 틈이 사라지고 뿌옇게 생겼던 먼지들도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곧 방금 전의 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천장과 기둥들이 새것처럼 깨끗하게 변했다.

 

 “하아~ 하아~”

 

 공장에서 산발적으로 터지던 폭발도 멈췄다. 다른 곳은 모두 무너져 내렸지만 천유강이 있는 이곳만은 무사할 수 있었다.

 

 쿵!!!

 

 공장의 옆면을 수강으로 오려내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크기의 구멍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아래를 보니 이미 경찰들이 붙잡은 사람들을 차에 태우고 있었다. 물론 무너지는 공장 근처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저들에게 이 사람들을 맡기면 될 것 같았다.

 

 “진짜 끝났네.”

 

 겨우 긴장이 풀린 천유강이 털썩 주저앉았다.

 

 ***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정부 요원의 전화를 받은 다른 요원이 천유강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뒷수습에 나섰다. 이미 응급차가 잔뜩 와서 시험관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었다. 시험관의 보조 배터리도 거의 다 끝나서 조금만 있었어도 모두 익사했을 거다.

 

 피곤해진 천유강은 요원의 차를 타고 집에 왔다. 이렇게 빨리 온 이유도 있었다.

 

 “이제 곧 한 시간인데.”

 

 약의 설명에 따르면 이제 곧 천유강에게 감당할 수 없는 탈진감이 찾아올 거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직접 봐서 알고 있다. 일어서지도 못하고 며칠 자지도 먹지도 못한 사람처럼 기진맥진하게 되었다.

 

 재수 없이 중독 상태라도 걸리면 문제는 더 크다. 일주일 동안 스탯의 99%가 줄어든다. 한마디로 일주일 동안 누워만 있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

 

 “…….”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약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시간을 착각했으니 더 기다려야 하는 줄 알았는데 집에 도착한 지도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설마……, 나도 면역이라는 건가?”

 

 시험관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마약의 부작용이 나지 않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가둔 것이었다. 매우 희박한 확률이라서 몇백 명에게 실험해도 겨우 하나 찾을까 말까 한 일이었는데 천유강도 그 확률을 뚫고 면역이었던 거다.

 

 “체력도 감소하지 않았네.”

 

 몸을 움직여 봤는데 평소와 전혀 다른 것이 없었다. 오히려 힘이 넘치는 기분이었다. 단지 평소보다 집중을 많이 해서 조금 피곤할 뿐이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다행이네. 이것도 행운이 작용한 건가?”

 

 그거야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아무것도 잃은 것 없이 무사히 사람들을 구해낸 것은 다행이었다. 듣자 하니 변혁민의 가족들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모양이었다.

 

 그 조직은 공장은 완파해서 증거를 모조리 없앨 작정이었지만 천유강이 한 곳을 지켜낸 탓에 다른 곳에도 무사한 장소가 있었다. 정부에서 그것들을 모조리 수거해서 이런 짓을 한 자들을 잡아내겠다고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천유강이 얻은 것은 없었다. 천유강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모든 공은 다른 경찰들에게 돌아갔다. 풍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감추고 있는 입장에서 매스컴을 타는 것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때 허공에 투명창이 떴다.

 

 《엠블럼 획득》

 면역 유전자

 (랭크 C)

 조건 : 처음 먹은 A급 마약에서 중독 면역 효과가 뜬다.

 능력 : 모든 약물 부작용 50% 감소

 

 “뭐지 이건?”

 

 C 랭크의 엠블럼이고 효과도 천유강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놀라운 것은 여기가 디멘션 게임의 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점이다. 균열을 통해서 놀라는 것을 많이 경험했지만 이런 것이 가능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 달라진 것이 또 있었다.

 

 “이건……, 처음 느끼는 기의 파동이군.”

 

 대기와 대지, 풀잎과 바위, 그 밖의 존재하는 우주의 모든 곳에 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기, 다른 말로 마나의 파동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것이었다. 처음 느끼는 이질적인 마나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설마 엠블럼을 얻은 것과 관계가 있는 건가?”

 

 이 현상이 방금 얻은 엠블럼과 연관된다는 것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천유강의 단전에도 이질적인 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위험한 거 아닌가?”

 

 정체불명의 기운이다. 사기나 마기처럼 음습하고 파괴적인 기운은 느껴지지 않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래도 전부 몰아내는 것보다는 단전 안에서 살살 굴리며 연구하기 시작했다. 내공을 다루는 것은 민감한 사항이긴 하지만 이렇게 곳곳에 있는 마나들을 평생 무시할 수도 없었다.

 

 가부좌를 틀고 그 기운을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특별히 다른 것은 없어. 하지만 섞이지는 않고 사용할 수도 없어.’

 

 천유강이 배운 천부경으로 다룰 수 없는 기운이 없다. 헌데 이 기만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힘을 내어주지 않았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온 것처럼…….

 

 ‘다른 세상? 설마…….’

 

 천유강은 그제야 이 기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디멘션 월드의 마나인가?”

 

 필시 균열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세상에 퍼진 것일 거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전혀 느낄 수 없다가 이제 와서 느낄 수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 정체불명의 조직은 이 기운을 연구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납치한 것이겠군.”

 

 그들의 목적은 알 수 없으나 이 마나를 연구해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것일 거다. 디멘션 월드에 접속해서 하는 현실의 내공 운용은 무용지물이다. 그것처럼 디멘션 월드의 힘을 현실의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이 마나를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 그래서 디멘션 월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진다면 상상도 못한 엄청난 것들을 해낼 수 있을 거다.

 

 “마치 각인 아이템처럼…….”

 

 그것이 가능해지면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각인 아이템 같은 것들을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을 거다. 물론 효율은 연구해야만 알아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사용 가능해지면 그것으로도 대단한 성과일 거다.

 

 “그게 불가능하기만을 바라야겠군.”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범죄 조직이다. 그런 그들에게 세상을 주무를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찔해진다.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자리에 누웠다.

 

 ***

 

 “이런 내가 없는 사이에 일이 벌어졌군요.”

 

 다른 공장에 올라 폭파된 공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자는 긴 머리에 안대로 눈과 얼굴의 반을 가린 남자였다.

 

 그는 이 공장을, 그러니까 연구소를 총지휘하는 자였다. 잠시 일이 있어 나간 사이에 이런 돌발 상황이 일어난 거다.

 

 “이거, 이거 문책 좀 받겠군요.”

 

 남자는 턱 옆을 손가락으로 긁다가 한숨을 쉬고 손을 허공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위잉~

 

 갑자기 앞의 공간이 갈라지면서 검은색의 포탈이 나타났다.

 

 “아쉽지만 아직 이 정도 연구소는 전 세계에 열 개도 넘게 있으니 큰 상관은 없겠죠.”

 

 검은색의 포탈이 닫혔을 때는 이미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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