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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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악마 (7)
작성일 : 17-10-20     조회 : 68     추천 : 0     분량 : 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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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유강이 정신이 들은 곳은 균열이 있던 학교 옥상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눈을 뜨니 자신의 방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시간은 여전히 조금도 지나지 않았다. 그건 이미 알고 있는데 깬 다음 장소가 여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때 다시 이질적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가 이곳으로 불렀습니다.」

 

 여전히 기감에 전혀 잡히지 않은 목소리지만 전처럼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누군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레나자드.”

 

 「안녕하십니까, 플레이어님.」

 

 여전히 홀로그램처럼 빛나는, 미지의 인물 세레나자드가 평온한 표정으로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또다시 특급 균열을 클리어하셨네요. 그것도 2연속 퍼펙트 클리어입니다.」

 

 “퍼펙트 클리어하면 보상이 두 배였지?”

 

 「그렇습니다. 그리고 퍼펙트 클리어한 균열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그 말은 보통으로 클리어하면 같은 균열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다만, 세계는 넓으니 같은 균열을 찾을 확률은 희박하겠죠.」

 

 “이해했어.”

 

 세레나자드의 말을 들은 천유강은 그제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균열에도 많은 위험이 있었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겨우 클리어할 수 있었다. 특히 피케르의 싸움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다. 다시 싸우라고 해도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운이 좋았지.’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사용한 회복 마법이 계속 크리티컬로 들어가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연속으로 크리티컬이 발생할 확률은 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그런데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다.

 

 “천사의 키스.”

 

 특성, 천사의 키스에 달린 300이 넘는 운이 천유강을 도운 거다. 그게 아니면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새삼, 특성의 뛰어남을 느끼고 있을 때에 세레나자드가 그의 상념을 끊고 말했다.

 

 「전에 알려드렸다시피 조건을 만족하셨으니 영지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튜토리얼 때 다시 한번 균열을 클리어하면 현실과 테스트 서버에 영지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공터에 영지를 얻는다고 했었지.”

 

 「네, 하지만 플레이어님은 아직 종족을 얻지 않으셨네요. 베타 테스터 중에서 종족도 없이 자격을 획득한 건 플레이어님이 유일합니다.」

 

 “종족이 필요한가?”

 

 「거주하는 성과 병종의 종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죄송하지만 영지는 종족을 얻은 후에나 가능하겠네요.」

 

 “알아들었어. 어차피 이제는 슬슬 종족을 얻으려 했어.”

 

 마족으로 환생할 수 있는 엠블럼은 이미 획득했다. 이제는 퀘스트만 수행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것은 차후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번 균열에 대한 보상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세레나자드가 손짓을 하니 다시 투명창이 허공에 주르륵 나왔다.

 

 

 《효과 - 신의 이름으로》

 조건 - 균열 클리어

 능력 - 신성 마법 효과가 25% 오르고 악 성향 적에게 추가 데미지 30%를 준다.

 

 《아이템 - 태양 교단의 성서》

 조건 - 균열 클리어

 효과 - 아티펙트 등급 아이템, 성서를 얻는다.

 

 《재능 - 신성력》

 조건 - 균열 클리어

 능력 - 신성력을 얻는다.

 

 《캐릭터 - 모니카》

 조건 - 모니카의 호감도 일정 이상

 효과 - 모니카의 복제 소환

 

 《재능 - 모니카의 신성 마법》

 조건 - 피케르에 일정 이상 대미지

 능력 - 6클레스 이하의 신성 마법 사용 가능

 

 《능력 - 게이머》

 조건 - 특급 균열 클리어

 능력 - 모든 스탯 +10%(현재 1개 보유)

 

 《능력 - 포식자》

 조건 - 퍼펙트 클리어

 능력 -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면 스탯을 흡수한다.

 

 

 전에도 봤었던 보상이다. 전과 다르게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 명확했다.

 

 “포식자의 특성은 현실에서도 적용하는 거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게이머와 포식자 특성을 얻겠어.”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그와 동시에 천유강의 특성이 갱신되었다.

 

 《능력 - 게이머》

 모든 스탯 +20% (현재 2개 보유)

 

 《능력 - 천사의 키스》

 캐릭터의 레벨만큼 행운 스탯 증가. (현재 407)

 

 《능력 - 포식자》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면 스탯을 흡수한다.

 

 동시에 천유강의 몸에 활력이 도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포식자를 통해 얻은 스탯은 없지만 게이머 특성만으로도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승급하면 진짜 엄청나지겠네.”

 

 새삼 특성의 사기성이 느껴졌다.

 

 「아직 아이템 확인이 안 끝났습니다.」

 

 “참~ 그랬지.”

 

 저번 균열에서는 미라클이라는 레전드 등급의 사기 아이템을 얻었다. 이번에도 같은 등급을 클리어했으니 그것과 비슷한 보상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물건을 받았다.

 

 《브류나크》

 (아티펙트)

 마계를 호령했던 다크 드래곤, 브류나크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죽 갑옷. 신마대전 당시 일곱 세리핌 중의 하나인 가브리엘에게 죽임을 당한 후에 어느 마족이 그 사체를 빼돌려서 만들었다.

 능력 : 방어력 666

  마법 저항 +15%

  물리 저항 +15%

  찌르기 저항 +25%

  주변 10m 안의 적, 모든 방어 10% 감소

  갑옷에 닿는 모든 공격 무효화 (쿨 타임, 5분)

 

 이것은 피케르가 입고 있었던 그 옷이었다. 천 옷인 줄 알았는데 무려 드래곤 가죽으로 만들어진 옷이다. 너무 섬세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그때는 몰랐다.

 

 “질감도 좋네.”

 

 전혀 가죽이라는 느낌이 안 든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비단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거다.

 

 레전드 등급이 아니라는 건 아쉽지만 아무리 운이 좋아도 균열에서 레전드 등급이 나오는 것은 복권에 당첨될 만큼 어려운 일이다. 이것으로 만족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전 돌아가 보겠습니다.」

 

 말을 한 세레나자드가 다시 빛으로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천유강의 떠나는 그녀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

 

 「무슨 볼일이 있으십니까?」

 

 “전에도 내가 깨고 난 뒤의 상황을 보여주었지. 그것처럼 또 다음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전의 균열도 남은 아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세레나자드의 힘이라면 이번에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건 이 균열이 평범한 가상현실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퍼펙트로 클리어하셨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원하시면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부탁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유강에게 거역할 수 없는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

 

 모니카를 보호하느라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토스카는 죽지 않았다.

 

 애초에 불가해로 끊임없이 솟구치는 힘을 얻은 토스카다. 드미트리가 성검을 휘두르지 않는 이상은 그리 쉽게 죽을 리 없다.

 

 “와하하! 비천한 인간 놈들. 내가 그리 쉽게 죽을 줄 알았냐? 너희는 내 노예가 되어서 죽을 때까지 행복할 테다.”

 

 “와! 와!”

 

 “후작님 최고!”

 

 토스카가 거리에 나오니 아이돌의 팬들을 방불케 하는 수많은 일파가 나와 그를 맞이했다. 여전히 토스카의 말투는 괴상했지만 주민들은 환호를 지르며 토스카의 이름은 연호했다.

 

 그 모습을 얼굴을 찌푸리며 보던 모니카가 옆에 나른하게 앉은 드미트리에게 물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하면 될까요?”

 

 이제 눈뜨고 악마가 마을을 활보하는 걸 봐야 하는 모니카다. 그런 일을 겪었으니 토스카를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도 사라졌다.

 

 의욕 없는 모니카를 향해 드미트리가 흐뭇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상엔 우리가 할 일이 아직도 많다네, 모니카 사제. 그리고 토스카에게도 우리가 필요해. 지금 그는 열정만 넘치는 어린아이와 같네. 그의 열정을 우리가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의욕만 있는 바보가 더 무서운 법이지.”

 

 그리고 드미트리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모니카를 쳐다보며 말했다.

 

 “특히 자네가 할 일이 아주 많을 거야.”

 

 처음에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 뜻을 알게 된 건 다음 날의 일이었다.

 

 “당신!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가요!!!!”

 

 한낮의 신전에서,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모니카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뭐가 이상한가?”

 

 그의 앞에는 잘생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토스카가 한 손에 꽃을 들고 있었다.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결혼이라뇨?!”

 

 놀랍게도 다시 찾아온 토스카가 모니카에게 청혼한 것이다.

 

 “내게는 사랑을 알려줄 사람이 필요하네. 그런 면에서는 모니카, 당신만 한 적임자가 없지.”

 

 너무 어이없어 할 말을 잃은 모니카였지만 이내 숨을 고르고 침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는 신을 섬기는 사제입니다. 결혼 같은 것은 할 수 없습니다.”

 

 “꼭 그렇지 않던데? 태양 교단은 사제들의 결혼도 가능하잖아.”

 

 “그, 그렇지만 그건 교단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교단에서 당신 같은 악마와의 결혼을 허락할 리가 없습니다.”

 

 교단까지 들먹이면 토스카도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토스카는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말게. 이미 허락을 맡아 놨네.”

 

 그 말에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표정을 한 모니카가 되물었다.

 

 “네?”

 

 “허락을 맡았어. 영지에서 나오는 수익의 반을 교단에 기부한다니까 순순히 허락하던데?”

 

 “그, 그게 무슨!”

 

 그제야 집히는 바가 있는 모니카가 고개를 획 돌려 드미트리를 찾았다. 예상대로 드리트리는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딴청을 부리고 있었다.

 

 모니카가 이를 악물고 드미트리에게 다가갔다.

 

 “신부님! 이거 당신 짓이죠!”

 

 아무리 후작가의 수익을 반이나 준다고 해도 교단이 미치지 않고서야 성녀와 악마와의 결혼을 허락할 리가 없었다. 이건 다, 드미트리가 펼친 수작이다.

 

 모니카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은 드미트리는 목을 긁적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나. 자네는 새로운 이름을 받을 거야. 전혀 우리 교단 성녀라는 소문은 안 날 거야.”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어떻게 날 팔 수 있어요?!”

 

 “생각해보게 누군가는 항상 저 악마를 감시해야 하지 않나? 자네라면 충분히 그를 좋은 방향으로 인도할 걸세. 이 세계를 위한 숭고한 임무일세.”

 

 혈압이 오른 모니카는 자신의 목덜미를 잡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미친 짓이었다.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네. 악마라서 그렇지.”

 

 “그게 가장 큰 문제잖아요!!!”

 

 배신감에 몸서리칠 때 아직도 순수한 표정으로 꽃을 든 토스카가 모니카에게 다가왔다.

 

 “그럴 줄 알고 미리 아이까지 만들어왔어.”

 

 “네?!”

 

 또다시 황당한 소리를 들은 모니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을 때 정말로 웬 어린아이들이 조르르 나타났다. 그런데 눈에 익은 아이들이었다.

 

 “이 아이들은?”

 

 “전에 봤지?”

 

 이 아이들은 빈민가에서 빵을 나눠 먹던 아이들이다. 나이가 너무 어려 일 자리도 구하지 못하는 그들을 토스카가 정식으로 입양한 거다.

 

 “네 엄마다. 인사드려라.”

 

 토스카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쭈뼛거리며 인사를 했고 그중에 가장 작은 여자아이가 쑥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살짝 내밀며 말했다.

 

 “엄마.”

 

 평소에 엄마를 갖고 싶었고 부르고 싶었던 아이다. 아직 어린아이니 그저 엄마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계속 들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모니카가 한숨을 쉬었고 드미트리가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가상 결혼이라고 생각하게나. 그냥 악마를 빛으로 인도하는 고귀한 임무라고 생각하면 쉬울 거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다시 크게 한숨을 쉰 모니카가 체념한 목소리로 토스카에게 말했다.

 

 “난 단지 조언만 할 겁니다. 내 몸의 털끝 하나라도 손대면 성서로 지져버릴 거예요.”

 

 “아~ 그거 말인가? 걱정하지 말게나. 수천 년간 다진 경험이라면 자네 정도 인간은 쾌감에 빠져 정신도 못 차리게······.”

 

 “아악!! 이 추잡한 악마!”

 

 참지 못한 모니카는 정말로 성서를 들고 토스카를 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한에 가까운 힘을 얻은 토스카는 성력에 맞으면서도 웃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후작가에 후작 부인이 탄생했고 그 후로도 수년간 토스카의 선정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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