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기의 이야기 **
아침 네오형과 빈형의 감기몸살로 걱정을 많이 해서 인지, 어제저녁 잠을 잘 못 자서인지 내 얼굴이 퉁퉁 부었다. 눈도 출혈되어 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진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앞머리를 내려 얼굴을 최대한 가려본다.
점심시간.
형들과 야외에서 처음으로 가져보는 소풍이다. 한강 공원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준 도시락을 열고, 각자의 잔에 음료수를 채운다. 카메라가 우리를 찍고 있는 상황의 방송 이어도, 나는 이런 추억 만들어준 케니형이 고맙다. 야외에서 느껴보는 햇살과 강변 여름 바람에 마음이 가볍다.
내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카메라가 있지만 나도 핸드폰을 꺼내 밥 먹는 형들을 촬영하고 있다. 어제 저녁때 새로운 메모리 카드로 갈아 끼우고 촬영하지 않았으면 한밤과 새벽으로 이어지는 난상 토론을 못 찍을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있었던 일들의 촬영분을 회사에 넘겨서 인터넷 방송분으로 쓰기엔 형들의 이미지 관리에 전혀 도움이 안될 것 같다.
야외 소풍은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지만, 우리는 모두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인지 점심 먹는 입안들이 까끌까끌하다며 많이 먹지를 못한다. 말들은 그렇게 하지만 어제 대 발견 이후로 모두가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런걸 알 수 있다.
우리의 오전 촬영이 끝났다.
우리 넷은 아직 잔디밭 위, 그늘 아래의 돗자리에 앉아 있다.
나비형이 빈형의 이야기를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