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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내가 대신할게
작가 : Js이노
작품등록일 :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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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사정 (2)
작성일 : 17-11-05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7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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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제목] 13회 경민과 경아의 고모+ 경아의 이야기.

 

 내가 오빠에게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돼. 조금 더 분발하자. 고모가 온 뒤로 자꾸 이상하게 악몽을 꾸는데. 그 검은색 알약은 먹기 싫지만 안먹으면 고모가 화를 내...

 

 ➡️여자아이 "경아"의 일기에서 발췌⬅️

 

 경민도 남자와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렴풋이 남자가 관리하는 회사는 드림즈사뿐만 아니라는것을 알고있다. 회사들의 수뇌부들과 부자들이 모이는 파티때 봤던 경민과 같은 바지사장은 못해도 5명정도였다. 남자가 오기전 경민이 그들에게 가볍게 물어본적이 있었는데 남자는 경민같은 바지사장을 관리하는 하수인이라고 한다. 그 위에 있는 실질적인 자는 아예 이름도, 얼굴도 정체도 알수없고 하수인인 남자도 본적이 없을거라고 한다. 베일에 쌓인 인물, 여자인지 남자인지조차 알수 없고 사람을 볼때조차도 휘장을 쳐서 전혀 알수 없는 인물이라고 한다.

 

 "으.. 머리 아파라."

 

 와인을 마셔서 기절하듯 잠들었던 경민은 몇시간채 자지도 못한듯 피곤해보였지만 일어나 씻고 단정한 양복차림을 했다. 시계를 보니 오전 8시반을 살짝 넘겨있다. 출근시간인 9시까지 30분이 남아있어 경민은 거실을 통해 동생의 방으로 들어갔다. 8시반이지만 체력이 없어 자주 잠드는 동생은 여전히 잠들어있는채다.

 

 "오..빠..경민오빠..엄마.."

 

 작게 잠꼬대를 하며 경민을 찾는 동생의 모습에 경민은 조심스럽게 동생의 얼굴을 손으로 만지려했지만 다른 손에 의해 제지당했다. 옆을 보니 경민과 경아의 고모가 있었다. 문밖을 가리키는 고모의 손짓에 경민도 손을 거두고 문밖 거실로 조심스럽게 나갔다.

 

 "고모. 경아 괜찮은가요. 상태가 더 나빠지지는 않나요?"

 "괜찮아. 내가 알아서 잘 돌보고 있으니 걱정마렴. 상태는 조금씩 나빠졌다 호전됬다를 하고 있단다. 가끔 악몽을 꾸는거같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단다. 경민아 얼른 캡슐을 찾는걸 서둘러야겠다. 언제 경아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지 모르니."

 "그럴게요. 조금만 더 있으면 캡슐을 곧 손에 넣을수 있을거같아요. 고모 경아 잘 돌봐주세요. 저는 출근 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만 나가볼게요."

 "잘 다녀오렴."

 

 경민이 집을 나서고 남은 고모는 쇼파에 앉아 TV를 보기 시작했다. 방안에서 희미하게 나는 울음소리를 무시한채 TV의 소리를 키우고 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네네 성공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의심은 전혀 안하는거같습니다만 설마요 저는 얘네들 고모라고요. 얘네는 부모도 사고로 죽어서 제가 없으면 천애고아나 마찬가지니 안다고 하더라도 저를 놓기 힘들겁니다."

 

 전화가 끝나자 TV의 소리를 다시 줄였다. 그때쯤에는 더이상 방안에서 들리던 울음소리도 나지 않고 그쳐있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캡슐을 얻을때쯤에는 경아 저 년도 우울증으로 자살해버릴테니 말야. 캡슐을 얻으면 무슨 꿈을 꾸는게 좋을까.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아니지 차라리 그같은 이상형을 만들어낼까."

 

 아직 캡슐을 얻지도, 경민이에게 받지 못했음에도 고모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다. 고모는 자신이 캡슐을 쓰게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대하며 신나했다. 그때 툭- 하는 소리가 났고 경민이 나간 문이 살짝 열려있는걸 보았다.

 

 "뭐지? 누가 있나."

 

 고모는 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갔는데 문 앞에 새하얗고 복슬복슬한 털의 고양이가 냐옹- 하며 앉아있었다. 고양이를 본 고모는 긴장을 풀며 안아들어 털을 쓸어내렸다.

 

 "뭐야. 마들렌 어딜 다녀왔니. 누가 딱히 보이지는 않는걸보니 경민이 걔가 나가면서 문이 아까전 제대로 안 닫혔던거구나. 얼른 들어가 있자."

 

 고양이를 살갑게 대하는 고모의 모습을 잠에서 깨어나있던 경아는 우연히 목격했다. 고모는 경아 자신을 볼때는 차가운 눈빛을 한 채 마음 한자락도 주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오빠인 경민도 똑같아 쓸쓸한 기분을 느끼는 경아다.

 

 "경아야 다시 방에 들어가 누워있으렴. 나와있다가 감기걸리면 큰일이잖니. 죽은 조금있다 가져다줄테니."

 "....네 고모. 그럴게요"

 

 몸이 약해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했고, 많이 배우지도 못한 경아는 그것이 차별이라는걸 알지 못한다. 그저 고모의 기분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만 표정을 통해 알뿐이다. 고모는 항상 기분이 나쁠때면 미간의 눈썹을 찌푸리는 버릇이 있다. 경아는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덮은채 웅크렸다. 고모는 아마 저녁이 다 되어가는 시간쯤에 죽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음식을 빼먹지 않고 먹였다는 티를 내기 위하여. 경아는 음식은 아무래도 좋았다. 밥이든, 죽이든, 세끼이든 한끼이든 상관없었다. 경아가 바라는 것은 약간의 애정이였다.

 

 "엄마 보고싶어...오빠..."

 

 경아가 어릴적 기억하던 엄마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날은 오빠의 생일날이라 오빠 몰래 부모님과 생일선물을 사고 돌아가던 길이였다. 다른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돌진해 온 차에 경아와 부모님이 타고있던 차는 큰 충격을 받으며 부딪혔다. 부모님은 경아를 감싸고, 대신 유리조각과 충격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주변의 신고로 인해 119를 타고 병원으로 갔지만 출혈량이 너무 많아서 손쓰기 힘들었다. 경아는 부모님의 품안에 안겨서 처음에는 조금 상처가 나고 다친게 다 인듯 했다. 하지만 사고의 휴유증인듯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경아의 몸을 약하게 만들었고 병원에서는 사고의 휴유증 같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수없다고 했다. 약해져버린 몸에 오는 감기는 금방 폐렴으로 발전하기 일쑤였다. 병원에서도 이 상태로 가다간 20살을 넘기지 못할것이라고 말했다. 경아가 기억하는 오빠의 모습은 사고가 나기전과 나고난후, 이곳으로 이사와 일을 시작하며 고모랑 같이 살기시작한 후로 나뉜다. 사고가 나기전 오빠는 정말 밝은 성격이였다. 사교적이고 누구에게도 친절하고 인기있는데다 배려도 잘 해서 친구들에게도, 주변 어른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칭찬을 받는 오빠였다. 틈만 나면 넘어지고 부딪히는 경아에게는 정말 닮고 싶은 존재였다.

 

 "경아야 부모님 기다리신다. 오빠가 업어줄테니 얼른 업혀."

 "응!"

 

 경아와 오빠의 사이도 정말 좋았다. 사고가 난 후 오빠는 경아를 외면했지만 그래도 경아의 탓이 아니라는걸 알고있다는듯 아주 멀리서 다른 사람들을 통해 챙겨주었다. 입학식을 하는 철이될때마다 학교에 나가지 못하던 경아에게는 큰 꽃다발이 배달을 왔다. 오빠가 적은 카드도 꽃혀서 왔지만 경아가 보고싶은건 꽃도, 매번 같은 글이 적힌 카드가 아니였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이곳으로 이사온 후에도 경아는 제대로 오빠를 마주보지 못했다. 가끔 보일때도 오빠는 무서운 표정을 지었고 바쁘다는듯 경아를 그저 스쳐지나가버렸다. 그래서 경아는 오빠의 모습을 와인을 마시고 잠들었을때마다 몰래 들어가 훔쳐본다. 아직까지 한번도 들킨적이 없다. 고모에게는 가끔 들켰어도 고모는 오빠에게 경아의 행동들을 따로 말하지 않는듯 숨겨주는듯 했다. 경아는 뒤척이다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잠을 잘때면 어릴적의 행복했던 꿈을 꾼다. 요즘들어 꾸는 그 꿈의 결말은 경아 자신이 자살하는걸로 끝이 난다. 경아는 혼자 방에 있을때면 생각한다.

 

 "정말 꿈처럼 되면 오빠도 나도 다 행복해지지 않을까. 더 이상 나는 행복한 꿈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될테니깐. 오빠도 내가 없는게 더 좋을테니깐."

 

 

 

 

 

 

 

 

 [소제목] 14회 자살 시도 미수+ 경민, 고모를 내쫓다.

 

 오빠 내가 잘못했어. 나는 딱 한번만 오빠 얼굴을 제대로 보고 얘기하고 싶어. 오빠는 내가 죽어야 좋아하겠지? 분명 그런걸 원하는거겠지? 그러니깐 나는....

 

 ➡️여자아이 "경아"의 일기에서 발췌⬅️

 

 경아는 서서히 고모가 원하던것처럼 우울증 증세 초기를 보이고 있었다. 경민과 경아 남매가 조금이라도 대화가 오가고, 누구든 먼저 말할 용기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질수 있겠지만 남매는 그러지 못했다. 경민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캡슐을 얻으면 된다는 목표에 동생을 고모에게 맞겨놓으면 다 되는줄 알았고, 경아는 오빠에게 선뜻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내가 죽으면 엄마도 아빠도 볼수있게 되겠지?"

 

 경아는 근처에 있는 커터 칼을 집어들어 팔목에 그으려다 멈칫했다. 한번도 쓰지 않은 커터 칼의 날은 경아에게 날카로워보였고, 이게 정말 죽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부엌으로 몰래 나가 식칼을 집어들었지만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모습에 무서워져 그대로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식칼은 나무바닥의 장판에 박혀버렸다. 경아는 낑낑대며 식칼을 빼내었고 뒤로 넘어지며 겨우 장판에서 빼낼수 있었다. 식칼을 다시 부엌의 도마위에 올려놓고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 웅크렸다.

 

 "칫..잘만했으면 자살할 기세더니."

 

 거실의 중간에 있는 문이 열리고 나온것은 경아의 고모였다. 고모가 서있던 곳의 안에는 변기와 세면대가 보였는데 화장실인듯 했다. 경아 몰래 행동을 지켜보던 고모는 부엌으로 들어가 도마위에 삐뚫하게 올려진 식칼을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 고모는 거실에서 TV를 시청하고, 방안에 들어간 경아는 웅크려있다가 그자세 그대로 잠들었다.띠리리-하는 소리가 들리자 고모는 그제서야 폰을 확인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저녁 5시, 경민에게 경아의 밥을 잘 챙겨준다는것처럼 보이도록 슬슬 죽이라도 끓여서 줘야할 시간이다. 고모는 짜증스레 부엌으로 가 냄비에 수돗물을 틀고 불을 켠 다음 약간의 밥을 주걱으로 넣고 휘저었다. 약하게 불은 켜놓고 서서 폰으로 재방송하는 드라마를 시청하는듯 싶더니 거실 쇼파로 가서 편하게 자세를 잡고 집중했다. 드라마가 중간에 광고가 나오자 부엌으로 향한 고모는 물이 다 졸아서 살짝 타고있는 죽을 뒤적이다 불을껏다. 냄비에 숟가락 하나를 꽂아 든 고모는 그대로 방안의 협탁에 올려둔 뒤 크게 소리쳐 경아를 깨웠다.

 

 "고...모?"

 "협탁옆에 죽 있으니 얼른 먹으렴."

 

 경아는 비몽사몽한 채로 숟가락을 잡아 협탁에 놓여있던 냄비를 안고 죽을 떠먹기 시작했다. 죽은 탄 맛이 나는데다 간도 전혀 되어 있지않아 밍밍했다. 간장을 조금 놓아먹고 싶었지만 저번에 고모한테 말했다가 그냥 먹으라고 크게 소리친 고모의 모습이 떠올라 그냥 떠먹었다. 물 한잔도 없이 죽을 빠르게 떠먹던 경아는 목이 멕혔지만 가슴을 손으로 두드리며 겨우 넘겼다. 고모는 경아가 빨리 먹어치우지 않으면 화를 내는걸 알기에 작은 투정도 없이 묵묵히 먹어치웠다.눈가에 눈물을 달고 5분만에 뜨거운 죽을 다 먹어치운 경아는 냄비를 고모에게 내밀었고, 고모는 빈 냄비를 받아들고 바로 문밖으로 나갔다. 고모가 방금 부엌으로 갔으니 물은 잠시 기다렸다가 오빠가 와서 고모의 정신이 그리로 쏠렸을때 먹으러 가야겠다. 뜨거운 죽을 급하게 먹어서 입천장이 다 까지고 계속 목이 말랐지만 경아는 참고 참았다. 처음에는 물이 먹고 싶어 고모의 사나운 눈치와 다시 들어가라는 타박에 물한컵 마시지 못했었지만, 지금은 물을 마시기 위해 참고 기다리는 일은 경아에게 쉬운 일이였다. 한시간만 기다리면 물을 마실수 있다. 고모는 오빠가 있을때는 경아에게 사나운 눈초리를 보내지도, 물을 마실때도 타박하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고모도 오빠처럼 사고로 부모를 다 죽이고 살아남은 경아 자신이 달갑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는 경아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찰칵-하는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고모의 높이 올라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경아 자신을 대하는 태도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오빠와 살갑게 이야기하는 고모가 보였다. 경아는 고모의 정신이 오빠에게 팔려있는 사이에 부엌으로 가서 컵을 꺼내든채 정수기의 버튼을 터치해 나오는 물을 쳐다보았다. 한번, 두번 누르자 그제야 물컵안에 물이 가득찼다. 물을 빠르게 마시다 컵에 물이 반쯤 남아있을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는듯 했다. 또 경아 자신을 보고 야단치러 온 고모인가보다. 뒤돌아선 경아는 의외의 인물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랄수밖에 없었다.

 

 "오빠..."

 

 자신의 오빠인 경민오빠였다. 오빠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오더니 컵을 꺼내들었다. 그럼그렇지. 오빠도 단순히 목이 말라서 왔나보다. 기대가 깨어지자 몰려온것은 실망이였다. 고개가 푹 숙여지며 오빠와의 시선을 피하다 오빠를 따라온 고모의 모습이 보이자 컵을 제자리에 되돌려놓으려다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말았다. 잡고있던 컵이 유리컵이였기에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나며 조각조각 부숴져버렸다. 당황한 경아는 울듯한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유리조각을 치우려 손을 내밀었다. 큰 조각을 집어내며 서둘러 치우려다 아픔이 느껴지며 유리조각에 손이 베여 피가 한방울 뚝뚝 떨어졌다.

 

 "젠장!"

 

 옆에서 낮은 욕설 소리와 함께 오빠가 경아 자신을 고모에게 보내며 치료하게 시키고 오빠는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어딘가서 꺼내오더니 쓸어서 검은 봉투안으로 집어넣어 묶었다. 고모가 오빠의 눈치때문인지 휴지로 꽉 눌렀고 피는 금방 멎어들었다. 고모는 약통을 꺼내와 소독을 하고 손에 박힌 작은 유리조각이 없는지 살펴보더니 재생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었다. 그때, 오빠가 다가와 꼼꼼하게 경아의 손을 보는듯 하더니 경아의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놀란듯 잡고있던 손목을 놓아버렸다.

 

 "쯧.."

 

 낮게 혀를 차는 오빠의 모습에 경아는 컵을 깨서 화가났다 생각해 움츠려들었다. 오빠는 경아를 보다 고모에게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고모 컵...유리컵 말고 경아가 쓸만한 플라스틱 컵 좀 사다놔야겠어요. 또 컵을 떨어트려 깨면 큰일이니깐요."

 "알았다. 내가 플라스틱 컵 몇개 사놓을테니 걱정마렴."

 

 화낼줄 알았던 오빠는 화를 내지 않고 경아를 지나쳐가려했다. 경아는 용기를 내 오빠의 옷깃을 잡아 세웠다.

 

 "오..오빠 화 안내? 내..내가 잘못했잖아. 컵..컵도 깨트려버렸고. 고..고모는 내..내가 컵.. 깨트리거나 죽...빠...빨리 안먹으면 어..엄청 화..내는데..."

 "고모...이게 무슨소리죠?"

 

 오빠는 경아의 말을 듣다 아까보다 더 화난듯이 매서운 눈초리로 고모를 쳐다보았다.

 

 "얘 경민아 경아도 이제 열다섯살이야. 너무 너처럼 오냐오냐하면서 키우면 안돼. 혼날만한 일을 했을때는 혼내는게 맞아."

 "고모 경아가 실수로 컵을 깨트리면 그건 쓸어버리고 새로 컵을 사면됩니다. 그리고 죽을 빨리 안 먹으면 화낸다고요? 경아가 어릴때부터 먹는 속도 느렸던건 고모도 잘 아시잖아요. 경아는 급하게 먹으면 체하고 토하는거. 겨우 그런걸로 애를 막 혼냅니까?"

 "얘 경민아! 어릴때 버릇 잘 들여놔야대. 그리고 경아도 조금 있으면 고등학생이야. 평생 집에서 네품에서 끼고 키울건 아니잖니. 너도 나중에 결혼을 할테고."

 "고모..고모가 경아를 돌봐주신건 감사하지만 저도 정당한 대가를 드리고 경아를 맡겼습니다. 고모라지만 제 결혼까지 신경쓰실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부분을 보면 사람을 알수있다고 했습니다. 이제부터 경아는 제가 자택근무를 하든, 데려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돌보겠습니다. 고모 이시간부로 이집에서 당장 나가주세요."

 "오..오빠.."

 

 경아가 자신도 모르게 오빠의 옷깃을 잡았지만 오빠의 화난 기색은 가라앉을줄을 몰랐다. 고모는 오빠와 경아 자신을 보더니 후회할거라는 한마디를 하고 집에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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