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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내가 대신할게
작가 : Js이노
작품등록일 :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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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나가는 인연 (1)
작성일 : 17-11-15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7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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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제목] 29회 휴식의 시간 (3) + 알아채지 못하다.

 

 따뜻한걸 먹어서 그런지 손발이 따뜻했다. 뜨겁기만 한 감자와 고구마를 호호 불면서 찌르르-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이라 그런지 하늘을 보면 도시에서 보기 힘든 별들이 가득 보인다. 유난히 밝은 하늘에 하윤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별이 참 많이 보이는데 저 중에 진짜 별은 어떤것이고 인공위성은 어떤것일까. 하늘에서 별처럼 보이는 것중에는 인공위성의 수가 진짜 별의 수보다 더 많이 보인다고 한다. 불이 켜져 있는 인공위성도 멀리서 보게되니 결국 별처럼 보인다고 어느 과학 채널에서 별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루었다. 꽤나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있어서 푹 빠져서 본거같다. 별을 보다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사람들이 대화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근데 밀밭 근처에 방 빌린 청년은 오늘 하루종일 안보이던데. 밥 시간때도 안오고."

 "나 그 청년 이른 아침에 봤었는데, 그 이후로는 본적이 없어요. 근데 그때 보니깐 아무래도 시장 갔다오려고 나가는거 같더라고요. 살게 많아서 좀 오래 걸리나 보죠."

 "맞아. 그 청년 비 맞으면서 왔었는데 누군가에게 크게 상처를 받은 모양이더라고. 원래 우리도 농사 배울 사람 아니면 세달 이상 머무르게 못하는데 그 청년 눈빛이 너무 슬퍼보여서 어쩔수 없이 오래 머무는걸 예외로 쳐줬지."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말고 한명이 더 있나보다. 몇일 휴가로 머물다 갈것이니 나중에 다음 밥 먹을 시간때 볼수 있겠지. 하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방으로 향했다. 시골인데다가 방은 붙어 있는게 아니라 한 방씩 뚝뚝 떨어져 있다보니 어두운 길을 혼자 걸어야 했다. 어두웠지만 폰의 플래시 기능에 의존해 길을 나아갔다. 안 무섭다. 안 어둡다. 나는 씩씩하다. 귀신은 없다. 최면을 자신에게 거는 하윤은 잔뜩 어깨를 움츠리고 조금씩 전진하고 있었다.

 

 "이봐요...?"

 "꺄아아악!!!!"

 

 목소리와 함께 하윤의 뒤에서 어깨에 손이 닿는 느낌이 들자 하윤은 크게 비명을 질렀다. 그 덕에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주저앉아 떨고있는 하윤의 뒤를 확인해보더니 괜찮다고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제야 부축을 받아 일어서 보자 정말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있는 염색을 한듯한 금발을 가진 남자였다.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다. 후드티를 입은 사람이 자꾸 하윤과 시선을 맞추는걸 피하자 옆의 사람들은 남자가 낯을 많이 가린다면서 말하며 방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죄...죄송합니다."

 

 사람을 귀신,강도로도 착각한것도 모자라 비명을 질러 여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너무도 창피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하윤은 그 정도로 귀신을 싫어했다. 다른것들은 다 잘보면서도 공포영화는 유독 못 봤다. 하정과 남자친구,동생이 하윤을 데려다 주기로 하여 같이 방까지 무사히 걸어갈수 있었고 하윤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하윤언니 겁 많으면 다음에는 밤에 저랑 같이 다녀요. 제가 지켜드릴게요."

 "에이...자기도 무서우면서. 하윤씨 저도 하정이 따라서 올테니깐 걱정마세요!"

 "하아, 누나 커플은 귀찮은 일을 사서 만든다니깐."

 "물론 하나 너는 선택권이 없어. 원래 억지로 끌고라도 올 계획이였으니깐."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하던 셋이 손을 흔들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자 고요해졌다. 찌르르- 하는 풀벌레 소리만 날 뿐이라 하윤은 그 소리에 귀 기울였다. 찌르르-찌르르- 하는 소리를 듣다보면 잠이 잘 올거 같았다. 여기 와서 하루째 악몽을 안꾼것도 다 풀벌레 소리 때문이 아닐까. 스르르 감겨오는 눈꺼풀을 막지 않고 그대로 두니 깜깜한 배경과 함께 깊은 잠에 빠져들수 있었다.

 

 "하니야...음냐....니야..."

 

 하윤이 한참 잠꼬대를 하며 자고 있을때 닫아놓았던 방문이 조용히 스르륵 열렸다. 문 뒤에는 아까전 봤던 검은색 후드티에 금발을 가진 남자가 있었는데 조심스럽게 발 뒤꿈치를 들고 들어오더니 하윤의 머리 근처에 앉아서 하윤에게 손을 뻗었다. 하윤이 으음-하며 고개를 돌리자 곧바로 손을 걷여들였다. 남자는 조용히 하윤을 보면서 우울하게, 걱정스럽다는 어조로 말했다.

 

 "나랑 헤어졌으면 행복해야지. 왜 이렇게 말랐어 유니야. 그리고 여긴 어떻게 또 온거야? 아무말도 안하고 도망쳐왔는데. 네 얼굴 보기가 무서워서, 네 이별 문자가 너무 슬퍼서. 거기 도시에 있으면 자꾸만 네 생각이 나서. 멀쩡한 정신으로는 못 버틸거 같아서...그래서..."

 "뭐야. 왠 도둑놈이 하윤 언니 방 안으로 들어가나 했더니. 한이 오빠였어요? 그럼 한이 오빠가 좋아한다던 여자가 하윤 언니였던거에요?"

 

 하윤이 낯익다고 생각한 남자는 바로 성한이였다. 하윤과의 이별 통보를 하고 난후 집으로 돌아갔지만 자꾸만 하윤과의 기억들이 떠올라 괴로웠던 성한은 아는 여자동생친구 커플이 생활하고 있다는 시골로 내려왔다. 염색을 하고 어두운데다 컬러렌즈까지 끼고 있었기에 하윤이 알아보지 못할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조금은 알아보지 않을까 했었다. 하윤이 이곳에 도착한 모습을 봤을때 아직 얼굴을 마주 보기가 힘들었기에 하윤에게서 숨기 위해 산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쯤 하윤이 잠들었겠다 싶어 다시 산에서 내려와 방으로 향하던길 하윤이 막다른길로 가려는 듯 보이자 말해주려고 했다가 하윤이 내지르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다행히 오해는 풀고 하윤을 한번 더 보고 싶었지만 크게 틈이 나지 않았다. 하윤이 잠들어 있는 숨소리가 들리자 이렇게 몰래 도둑처럼 들어와 하윤을 볼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걱정이 되 한번더 순찰을 돌던중이던게 분명하던 하정과 그 남자친구에게 들키고 말았지만.

 

 "우와~ 그러면! 하윤 누나는 성한이 형이 여기 있다는것도 모르고 온거잖아. 처음에 만나면 우연이고 두번째 만나면 필연이고 세번째 만나면 운명이라는데 그럼 지금은 필연인가? 헤어지긴 했어도 처음에 모르고 만나서 연애하고, 헤어져서 이곳에서 만났으니깐."

 "하나야 그건 처음 만나고 마주칠때 공식이지. 헤어져서 도망쳐왔는데 만난거면 그건 악연 아니야?"

 "그리고 나 하나 아니랬지! 누나! 진하라고 부르라니깐!"

 "헹! 내가 네 말을 듣겠냐? 하나야? 예쁜이름인데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바꿔 부르려 하는 네가 나쁜거지."

 

 투닥거리던 하정,하나 남매의 싸움은 조용히 일어나 방밖으로 나와 둘의 옷깃 끝을 잡아 멱살을 잡듯 끌어올리는 성한의 행동에 끝날수 밖에 없었다. 불만스러운 표정의 하정,하나 남매와 하정의 남자친구인 용은 성한을 말리며 쩔쩔매고 있었다.

 

 "성한오빠 근데 그렇게 아파하고 좋아한거면 왜 헤어진건데? 그 나쁜놈, 드림즈 사의 사장 때문에 오빠가 도망칠 필요는 없잖아. 아예 판을 키워서 오빠의 얼굴을 널리 알려버리지. 게다가 성한 오빠가 했던 말이 사실이면 하윤 언니가 그 나쁜 놈이랑 결혼하는거잖아!"

 "결혼이 아니라 약혼이다."

 "그거나 그거나! 결국 남의 여자 되고 그 남이 나쁜놈인 사장이니 한마디로 말해서 원수인 사장놈의 여자가 된다는 소리잖아!"

 "그래도 하윤의 선택이니 나는 존중한다 하정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 마련이야."

 

 톤이 올라가려는 하정의 목소리에 주의를 시킨 성한과 용에 하정의 목소리는 큰 톤으로 올라가지는 않았기에 깊게 잠든 하윤은 깨어나지 않았다. 성한은 셋을 이끌고 하윤이 깨기전에 자리를 옮겨서 물음을 던지는 하정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성한 오빠의 행복은!"

 "난 충분히 행복하다. 그러니깐 오늘 일은 다 비밀로 해라. 나는 몇일정도 다른데 가 있을테니 하윤에게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도 알리지 말고 가만히 내 뜻에 따라주면 좋겠다."

 

 

 

 

 

 

 

 

 

 

 

 [소제목] 30회 눈 앞에 있는데 왜 알아보지를 못하니 (1)

 

 하정은 성한의 말에 기분이 상해 사라져버렸고,용과 하나는 성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더니 서둘러 하정을 쫓아갔다. 혼자 남게 된 성한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땅을 툭툭 - 치다가 손을 뺀채 철퍼덕 주저 않아 하늘을 보았다. 밝게 빛나는 별, 마치 하윤의 웃음같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한참을 쳐다보고 있자니 지나가던 민박집 아주머니가 괜찮냐며 성한을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첫날에 오자마자 쓰러져 버렸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사장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마음정리를 하면서 복수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시골에 살면서 조용히 정보를 모으려 했다. 하지만 하윤이 먼저 떠났음에도 힘들어보이는걸 보니 하윤이 원해서 헤어진거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체 뭐 때문인지 생각해보다 성한 자신이 하윤에게 짐 자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윤아...하정이 앞에서는 내가 네 행복을 빌어줘야 된다고 말했지만 그럴수 있을까."

 

 복수를 하게되면 사장과 결혼한 하윤은 결코 앞날이 편해지지 않을것이다. 완전한 적이 될테니깐. 하윤을 알고있다는 사실도 사장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고 오로지 적으로만 생각하고 대해야 할 것이다. 하윤이 약점이라는걸 사장이 알면 사장은 하윤을 이용하려 할테고 그렇게 되면 복수는 더 하기 힘들어질것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완전히 다잡고 정리해야했다. 복수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성한은 시골 마을을 벗어나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신분도 위장할 계획이다. 약점이 되는것이 아무것도 없도록...

 

 "미안해...하윤아. 나는 네 행복을 빌어주지 못할거 같아."

 

 성한은 사장에게 더 이상 뺏기기는 싫었다. 하윤과 행복해 지기 위해서 개발하던 신약을 뺏겼고, 불을 키고 찾는 캡슐은 숨겼지만 뺏길 위험이 많고, 헤어져 사장과 약혼하는 하윤은 이미 뺏겼다고 생각한다. 되찾을수 있는건 다 되찾고 싶었다. 그것이 하면 할수록 모두가 불행해지는 복수라고 할지라도. 하지만 외국으로 떠나기 전에 제발로 찾아온 하윤을 잠깐동안은, 마음을 정리하지 않고 후회가 없도록 보고싶었다. 민박집 아주머니께 들은바로는 하윤이 머무는 기간은 사흘정도였다. 단, 사흘만 단꿈을 꾸고 싶었다. 그것이 성한 혼자의 일방통행이라고 하더라도 하윤을 가까이서 볼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다. 몇년이 지나야 성한 혼자만의 일방통행이 끝이 날까. 1년? 2년? 3년? 사람의 관계를 정리하는데에는, 오랜시간 모든것을 믿고 마음을 털어놓은 하윤을 정리하는데에는 꽤나 긴 시간이 걸릴것이다. 성한이 예상하기에는 복수를 준비하는데 걸릴 시간은 대략 4~5년 정도가 걸릴것이고, 복수를 할때는 천천히 진행해서 1년 정도가 더 걸릴것이다. 성한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자신이 빌려서 머물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성한마저 돌아가니 밖에는 더이상 아무도 남아있지 않아 차갑고 매서운 바람만 불고 있었다. 별들이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가려졌다가 점차 환해지며 저 멀리서 새벽해가 뜨기 시작했다.

 

 "오늘은 해가 좀 빨리 떠버렸구만. 농사일을 조금 더 빨리 시작할수 있겠네."

 "그렇겠네. 그건 그렇고 이 양반아 어제 간 큰 도둑놈이 서리를 해간거 같아. 딸기를 키우는 비닐하우스에 발자국이 크게 찍혔더라고."

 "마누라 그거 나라네. 어제 내가 배가 고프고 딸기가 갑자기 먹고 싶지 뭐야? 그래서 딸기를 조금 먹고 마누라한테 말한다는게 그만 까먹고 말았네?"

 "이 양반아!! 내가 말하고 먹으랬지!"

 "마누라한테 말하고 먹으면 매일 흐물흐물한것만 주잖아."

 

 철썩-하고 남편을 때리는 민박집 아주머니의 등짝 소리와 함께 닭이 꼬끼오-하고 크게 울며 아침을 알렸다. 민박집 아주머니는 아침 준비를 하려는듯 부랴부랴 앞치마를 매고 크고 검은 가마솥 앞에서 불을 피웠고, 아저씨는 장화를 신고 삽을 든채 하품을 하며 모여있는 사람들쪽으로 갔다.

 

 "아저씨 아침부터 아주머니한테 등짝 얻어맞으시고 안아프세요?"

 "무슨 맞을 짓을 하셨어요?"

 "오늘은 뭐 하러가나요? 어제 고구마랑 땅콩, 감자를 캤으니 오늘은 과일 따러 가요!"

 

 깊은 산속에서 운영하는 비닐 하우스는 의외로 최첨단 시설들이 다 되어있어 온도 조절은 물론 습도조절까지도 다 되어 여러가지의 과일과 야채들을 키운다. 하윤도 아침 일찍 방으로 찾아온 하정과 커플,동생 일행에 의해서 하품을 하면서 옷을 갈아입고 따라나왔다. 물론 어제 봤다던 금발의 낯익은 남자도 같이 옆에 서 있었다.

 

 "이름이 뭐에요?"

 "한성이라 합니다.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습니까?"

 "아니에요. 단지 한성 씨를 보고 있자면 제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알던분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물어봤어요. 그냥 기분탓이겠죠."

 

 하윤은 이 남자가 성한과 매우 닮은거같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이름도 다르고, 키도 한성이라는 남자가 몇센치 더 큰거같고 눈색도 머리색도 다 다른데. 애써 기분탓이려니 하면서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고개를 젓고 있는 하윤을 봤는지 멀리 앞서 걸어가던 하정이 크게 소리질러 물음을 던져왔다. 하윤도 큰 소리로 하정에게 대답을 해주며 조금더 빨리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하정과 커플,동생에게 뛰어가자 비닐하우스가 열려있었는데 그안에는 복숭아 나무들이 가득 있었다. 기온조절이 잘 되어서 그런지 비닐하우스 안은 따뜻하면서도 크게 더운 느낌이 없었다.

 

 "복숭아는 이렇게 이렇게 손으로 따도 되고 너무 높이 있는건 장대로 이렇게 따면 됩니다."

 

 장갑을 나눠끼고 천천히 나무에 가서 복숭아를 살살 돌려서 땃다. 반대방향으로 돌려 따는 방법이 나무도 상하지 않게 하고 효과가 좋지만 잘 안 따지는 경우도 있어 힘이 든다. 하지만 장대로 따는것보다 더 힘이 들지는 않는다. 장대를 쓰게 되면 잘 잘라서 잘 잡아야한다. 잘랐는데 가지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복숭아가 그대로 그 높이에서 땅으로 추락해버린다. 혹시나 하여 복숭아 나무 아래마다 천을 깔고 그물을 깔아놓긴 하지만 복숭아가 흠집이 생기는것은 피할수가 없다. 한개 두개 복숭아를 따서 넣으라고 받아서 건네주면 밑에서 받아서 상자에 넣는다. 하나둘 셋 계속 따다보니 슬슬 힘에 부쳐와 밑에 받던 하정이랑 교대한 하윤은 쉬면서 복숭아를 상자에 집어넣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지만 복숭아를 가득 채운 상자를 하정과 함께 세네상자 정도 따내었다. 상자는 그대로 나둔채 밥먹으러 가자는 소리에 다같이 비닐하우스를 나가자 아저씨가 비닐하우스 문을 단단히 닫고 단속을 했다.

 

 "오늘은 아줌마 특제 된장찌개다!"

 "잘 먹겠습니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가지각색의 대답을 하며 음식을 게눈 감추듯 흡입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윤도 손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복숭아를 따면서 체력을 분명 다 소진했을텐데 팔이 살짝 아프면서도 밥 먹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손은 신기했다. 인체의 신비 같달까. 하윤의 옆에는 한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가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다.

 

 "어제는 죄송했어요."

 "아닙니다. 밤이라서 놀랄수도 있지요."

 "근데 진짜 목소리도 닮았는데. 이상하네요."

 

 정말 이상했다. 헤어진 남자친구와 이리도 흡사한 목소리의 남자라니. 하긴 이 세상에는 도플갱어가 세명이 있다는 소리도 있을정도이니 그저 흡사한 사람일지도. 그럼 저 남자도 하정과 알고 여기 일이 되게 익숙한거 보니 농사꾼이 되려는 사람일것이다. 목소리를 아끼는걸 보니 성한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성한은 되게 부드럽고 말도 좀 많은 스타일이였으니깐. 저 사람은 성한이 아니다. 계속 이야기를 해주는 하정과,커플 동생덕분에 남자에게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게 될수 있었다. 하윤이 밥을 먹고 있자니 남자가 일어서서 나가며 말했다.

 

 "전 이만 오늘은 따로 갈곳이 있어 가보겠습니다. 저녁시간까지는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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