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보세요? 알바 자리 남았어요?”
“네 면접 보러 오셔야하는데 언제 가능하세요?”
“지금 바로 갈 수 있어요.”
“그럼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으로 오세요.”
“네..?”
“아 지금 저희 가게가 오픈 준비 전 이라.. 가게에서 면접보긴 힘들 것 같네요.”
“네, 그럼 두시간 후에 거길로 갈게요~”
오랜만에 외출이라 그런지 준비할게 많았다.
그래도 카페 알바인데 좀 꾸미고 가야하지 않겠어?
집밖에 안 나간지 한 달이나 되어서 그런지 화장하는 법도 까먹을 지경이다.
아.. 어디갔지? 망할 파우더가 안보인다.
“엄마 내 파우더 못 봤어?”
오늘 처음으로 방을 나와서 엄마에게 말을 걸었다.
“이 미친년아 어딜 싸돌아 다닐려고 그래!”
엄마가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아 쫌~! 나도 밖에 좀 나가자고!”
“JC는 합격한거야?”
"아.. 아직몰라!“
“또 떨어졌구만.. 도대체 나는 언제 딸 한테 선물 한 번 받아보나.. 에휴.. 옆집 지영이는 벌써 취직한지 2년이 돼서 엄마한테 월 백만원씩 가져다 준대 그럴거면 4년제는 왜갔어”
“아 씨 누가 가고싶어서 갔나! 엄마가 대학가면 다 잘된다며!”
“누가 어른한테 꼬박꼬박 말대답이야! 진짜 남편 복이 없으면 자식복도 지지리도 없다드니.. 내 팔자가 뭐 그렇지.”
엄마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화가 난다.
에휴 얼른 돈이나 벌어서 나가든지 해야지.
시급 8000원이 더욱 달콤해진다.
다시 방에 들어와보니 컴퓨터 의자 밑에 파우더가 있었다.
지금까지 깔고 앉아있어서 몰랐던거야.
파우더병이 부서져있다.
정말 되는 일이 없다.
시급 8000원이 더욱 간절해졌다.
우리집은 서울 홍은동 홍대와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곳이다.
실제로 먼게 아니라 체감상 거리가 정말 멀다.
홍대에 나가기 위해서는 7612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이 족같은 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버스위에 서서 홍대까지 가면 나는 이미 삶은 콩나물 자루가 된다. 그래서 홍대까지 가는 15분에서 20분사이의 시간이 마치 한시간은 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놈의 인간들은 항상 홍대 전에서 내리지 않다가 홍대에 도착하면 모두 내려버려 유령버스가 된다.
홍대역 9번출구에 도착했는데 뭐 도대체 어쩌라는건지..
전화나 해봐야겠다.
“네, 저 도착했는데 어디로 가면 돼요?”
“아.. 네,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아직 오픈 준비중이라서요. 일단 합정역 방향으로 좀 내려오세요.”
뭔가 수상한 낌새가 느껴지긴했는데 뭘 어째 난 시급 팔천원이 필요하단 말이다.
“거기 골목으로 내려오시면 작은 삼거리가 있는데 우회전 하셔서 미미스톱 건물 3층이에요. 말씀드렸다시피 아직 공사중이라 면접만 보면 되니까 여기로 오세요.”
도착해보니 홍대 근처치고 뭔가 휑-하다.
도대체 이런곳에 카페라니.. 뭔가 수상한데..
요즘 인육캡슐 이야기도 있던데.. 나 인신매매 당하는거 아냐?
하지만 시급 8000원이 필요하단 말야!
단축기에 112를 저장해놓고
반신반의하면서 경계심을 갖추고 허름해보이는 건물로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는 사무실같은 방 하나뿐이었는데.. 앞에 K-Cafe라고 써져있었다.
“똑똑똑”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끼익 하면서 열린다.
“면접보러 오셨죠? 들어오세요.”
내 또래 쯤 되는 젊은 남자가 말했다.
나 정말 들어가도 되나..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라도 들어가야지.
들어가보니 노래방 같은 구조의 방이 여러 개 있었고 카운터 그리고 그앞에 테이블이 있었다.
아무래도.. 리모델링 해서 개업 할 카페 분위기가 아닌데..
그리고 그 테이블 앞에 무섭게 생긴 아저씨 한명이 앉아있었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무려.. 금.목.걸.이를 걸친 아저씨였다.
나 아마 잘못들어온 것 같아.
설마 들어올땐 마음대로지만 나갈땐 아닌 그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