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지웅이는 내 동생이지만 나도 적응이 안 되는 특이한 놈이다.
이 놈의 특이함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됬는데 나도 전해들은 이야기 이지만 엄마 뱃속에서 나올 시간이 두 달은 지났는데 나오지 않았다.
이 놈은 태어날 때부터 느렸다.
산모와 아이가 모두 위험해서 제왕절개로 이놈을 꺼냈는데 마침 나오자마자 신생아 폐렴에 걸렸다.
그래서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두 달 동안 있다. 겨우 살아나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머리가 좀 그때부터 이상해진 모양이다.
이 놈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싶은 것이 많았는데 유치원 때는 유치원 봉고차를 모는 아저씨가 너무 멋있어 보였는지 ‘봉고차 아저씨’가 장래희망이었다. 하지만 곧 바뀌어 ‘어류학자’가 되고 싶어 했는데 생선을 먹다 물고기에 뼈에 흥미를 느끼고 그 날 이후 어류백과사전을 사서 하루종일 그것만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누나 물고기 뼈는 왜 이렇게 생긴 지 알아?”
“알게뭐야.”
“이건 고대 생물의 흔적이라고! 선캄브리아기 때 우리가 육지로 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물고기를 먹는 인간이 될 수 있었던거야.”
“.....”
항상 이런식이어서 이 녀석과는 무슨 말을 할 수 가 없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쯤 이 놈의 취미는 바뀌어 ‘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개’에 관한 책을 한권씩 소화하는 개 같은 놈이 된 것이다.
“누나 이 도표를 보면 하운드는 사냥을 위해 개량된 종이기 때문에 야생성이 강해 집에서 키우면 안된데. 자 여기 봐바 야생성의 수치가 다른 종에 비해 더 높다고 나와있지?”
나는 지웅이를 골탕먹이려고 책을 뺏어 중간 부분을 찢어버렸는데 지웅이가 그렇게 화가난 것은 처음 보았다.
“아..씨..팔.. 내 책이야! 내 책이라고!! 야 물어내!!”
“너 그거 말고도 책 많잖아. 맨날 책만 보지 말고 밖에 나가서 놀기도 하지 그래.”
지웅이는 내가 찢은 책을 획 하니 뺏어 불쌍한 책을 사납게 휘두르며 날 마치 칠 기세로 씩씩거렸다.
그날 나는 엄마한테 혼 낫고 사실 지웅이한테 진심으로 미안해서 다음부터 책을 찢지는 않았다.
단순히 안보이는 곳에 숨겨둔다거나 하는 식이었는데 지웅이는 귀신같이 숨겨둔 곳을 찾아 내 다시 제자리에 갔다 놓았고 책을 찢지는 않았기에 그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다.
지웅이가 그 당시 ‘개’에 빠져있었던 것은 분명하나 지웅이는 ‘개’를 무서워했다.
길을 가다 개를 마주치면 겁을 먹어 순식간에 엄마 뒤에 숨곤 했던 것이다.
개를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나로서는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나는 개에대해서 지웅이 만큼은 모르지만 언제나 거리낌 없이 개를 쓰다듬을 수 있었다.
“너 수위사 한다며, 근데 개도 못만지면 어떻하니?”
내가 말했다.
“하지만 나는 개에 대해서 많이 알거든.”
지웅이가 말했다.
“개를 무서워하는 수의사라... 하하하.”
나는 웃으며 지웅이를 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