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오후 1시 10분에 지웅이의 신체의 일부를 메고 ‘파파꾸찌’ 앞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면 기타는 남자 꼬추처럼 생겼다.
뮤지션들의 공연에서 가끔 흥분한 기타리스트가 기타를 자신의 꼬추 주변에 세운 후 마구 흔들어 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건 지웅이의 물건인 것이다.
마치 지웅이를 거세시키는 기분이다.
‘파파꾸찌’앞에 긴 장발을 한 수염이 덮수룩한 남자가 보였다.
오 지져스 크라이스트-!
하지만 예수님과 달리 청바지에 가죽자켓을 입었다.
이 놈이다.
나는 알 수 있다.
나에게는 레이더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지웅이와 같은 동생을 두면 알 수 있다.
이 놈이 지웅이의 ‘물건’을 사고자 하는 놈이라는 것을.
“안녕하세요. 기타 사시는 분 맞죠?”
“네 어떻게 바로 아셨어요?”
“그런 느낌이 와서요.”
진짜 특이한 놈들의 특징은 자신이 특이한 줄 모른다.
알아도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자신의 특이함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놈들은 가짜다.
지져스의 얼굴이 빨개졌다.
지웅이도 군대가기 전에 머리가 저렇게 길었는데..
물론 수염은 없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 번 수염을 길렀는데 내가 산적같다며 구박한 이후로 다시는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
지웅이는 잘생긴..건 아니지만 예쁘장하게 생긴 편이다.
그래서 수염이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꼬마 아가씨가 수염을 단 느낌이랄까.
하지만 목소리는 40대 아저씨 같아서 사람들이 그놈에게 처음 말을 건 사람들은 가끔 놀라곤 한다.
그놈은 군대가기 전에 지져스 머리를 자르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벌써 일년 쯤 됬으려나?
지져스는 지웅이와 달리 말 그대로 지져스다.
깡마른 몸에 큰 키 그리고 장발과 수염이 잘 어울렸다.
“기타 좀 볼 수 있을까요?”
“네, 잠시만요.”
나는 기타 가방에서 기타를 꺼냈다.
지웅이의 ‘물건’이 위엄있게 그 자태를 드러냈다.
“아 근데 들고 있기 무거워요,” 하면서 나는 그에게 아예 지웅이의 ‘물건’을 건내버렸다.
그는 지웅이의 ‘물건’을 마치 한 마리의 표본을 연구하는 과학자처럼 유심히 살피더니 만족 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웅이의 ‘물건’을 쓰다듬고 퉁퉁 튕기기도 하면서 말이다.
“상태가 괜찮네요.”
지져스가 말했다.
“네 워낙 관리를 잘해서.”
나는 지져스가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보니 상태가 괜찮은데 50은 너무 싼 것 같아요.”
“아 그런가요..”
지져스가 당황하며 그의 긴 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했다.
“저 커피나 한잔 사 주세요~ 그럼 50에 드릴게요.”
“그 ..그럼 그렇게 하죠.”
그는 ‘파파꾸찌’의 문을 열더니 지웅이의 ‘물건’과 함께 휑 들어가버렸다.
당황한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