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회상-
노량진
3월
봄
그 날 이후로 마음이 힘들면 그 공원에 자주 갔다.
‘사육신 공원’ 은 노량진 역에서 큰 길 따라 주욱 내려가면 보이는 공원이다.
학원에서 나와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큰 길이보이는데 그 길을 따라 주욱 내려가면
바로 반대 편에 있었다.
‘공원’앞에 도착하면 약간 경사가 진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나무들이 보인다.
나무와 함께 올라가면 ‘사당’이 있고 반대편에 한강을 바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매년 불꽃놀이가 열리는데
지금 그 불꽃놀이를 봐도
2년 전 남자친구와 이 곳에 와서 보았을 때 기분과는 다를 것 같았다.
남자친구 얼굴은 생각도 안 나는데 불꽃놀이는 기억이 난다.
그땐 사람에 치여서 무척 짜증났다. 아마 그래서 기억할거야.
길이 막혀서 빠져나가는데 한 시간은 걸렸던 것 같다.
인도에서 사람 때문에 길이 막히는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사당’에 가서 사육신에게 부탁했다.
‘사육신님 합격하게 해주세요.’
사육신이 날 또렷히 내려다보며 비웃는 느낌이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합격하려면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 돼 이년아.’
사육신의 말을 듣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