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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라도 괜찮잖아?
작가 : 테이어
작품등록일 :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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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12화END 마왕의 근위대장. 타천사 오리아 등장!]
작성일 : 17-11-08     조회 : 64     추천 : 0     분량 : 8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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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이 겨울로 넘어가고, 날씨도 굉장히 추워졌다. 그 때문인지 마을 밖 지역에는 얼음 속성 몬스터 말고는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더군다나 그 영향으로 게시판에 붙어있는 퀘스트도 거의 전멸 상태.

  이래서 다른 모험자들이 겨울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했던 것 같다. 따듯한 집을 빨리 구해야 하거나, 돈을 비축해 둬야 한다던가. 뭐, 우리파티는 전혀 해당되지 않지만.

 “라이네엘... 저택에서 따듯하게 있으면 되지, 굳이 왜 연합회 까지 나와서 있는 거야...”

 “맞아요! 으흐흐으... 연합회는 너무 커서 저 난로 하나로는 따듯해지지도 않는 다구요!”

 “에이~ 그래도 너무 집에만 있으면 뭔가 답답하잖아? 산책이라고 생각해. 산책.”

 “나도 라이넬의 말에 동의한다.”

  내 말에 동의하는 아그네스는 둘째 치고, 엘리아와 미르는 얼굴이 완전히 뾰로통 해져있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니 가끔은 산책도 해야 되는데.

 (콰앙)

 “허억... 허억...”

  누군가가 갑자기 연합회의 문을 급히 열어젖히고 들어왔다.

 ‘뭐지...?’

  우리 파티원을 포함한 연합회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아에 하며 그 사람을 응시했다.

 “크... 큰일... 허억...”

  그 사람은 굉장히 힘들어보였고, 힘겹게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저렇게 힘들어 하는 거 보면 무진장 뛰어 왔다는 것. 상당히 급한 일인 것 같았다. 이를 본 아리아씨가 그 사람에게 달려가 말을 걸었다.

 “아, 베이르씨! 괜찮으세요?”

 ‘베이르라는 사람이구나... 그런데 꽤 긴박해 보이네?’

 “큰일... 났습니다요... 그 녀석이 왔다구요!!”

 “그 녀석? 뭘 말하는 걸까요?”

 “느낌이 좋지 않다. 먼저 가서 확인해 보겠다.”

  아그네스의 표정이 갑자기 심각해지더니, 그 사람에게 위치를 물어보고는 그 곳으로 뛰어갔다.

 “어이, 아그네스!! 끄응...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도대체?”

  연합회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당황하던 그 때 아리아씨가 연합회의 비상벨을 눌렀고, 마을은 불길한 종소리로 가득 찼다.

 (뎅 뎅 뎅)

 “-긴급 상황!! 긴급 상황!! 마왕의 근위대장, 타천사 오리아가 곧 마을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모든 모험자분들 께서는, 지금 당장 전투 태세를 갖추고 마을의 서쪽 성벽 진입로 앞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긴급 상황!! 긴급 상황!!...-”

 “뭐... 뭐~?! 엘리아, 미르! 빨리 가자! 아그네스가 혼자 갔잖아!”

 “응!”

  갑작스러운 마왕 근위대장의 등장으로 마을사람들은 순식간에 패닉에 빠져 우왕자왕 하기 시작했고, 모험자들은 전투태세를 갖추고 서쪽 성벽 진입로로 달려 나갔다.

 -서쪽 성벽 진입로-

 (웅성웅성)

 진입로에 도착하자 어떤 것과 대치중인 아그네스가 보였고, 긴장한 모험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이... 이거, 위험 한데...”

 “저 크루세이더, 혼자서 오리아와 대치하고 있어.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니야?”

 “아그네스씨!! 혼자선 무리에요! 돌아와요!”

  저것이 타천사 오리아 라고 불리는 마왕의 근위대장. 이 상황에서 저것이 무엇인지 묻는 바보 같은 질문을 하는 모험자들은 없었다. 타천사 오리아는 근위대장이라고는 하나 여자였으며, 타천사 라는 칭호답게 검은 빛이 도는 옷을 입고 있었다.

  분명 모두 오리아의 모습을 처음 보는 듯 했지만, 모두들 그것이 오리아 라는 건 알고 있었던 것이다. 모험자들의 직감으로!

  위험을 인지한 나는, 그 상황에서 아그네스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 것 밖에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그네스, 돌아와! 혼자선 무리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는 크루세이더, 성기사다! 적을 두고 등을 보이며 후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멍청아! 그러면 뒷걸음질로 돌아오면 되잖아! 너 혼자서는 절대로 상대 못한다고!”

 “무... 무슨 말을 하는거냐, 라이넬!!”

 “푸하하하하하!”

  아그네스에게 돌아오라고 하던 도중, 근위대장이 웃기 시작했다.

 “아흐흐흐흣... 뒷걸음질로 돌아오라니... 너, 파테르 주제에 꽤 재밌는 아이구나?”

 ‘파테르...? 그게 뭐지?’

  타천사 오리아가 나를 가리키며 파테르라고 말했다.

 “흥! 파테르인지 파스퇴르인진 모르지만! 넌 오늘 우리를 만난 시점에서 끝난 거야!”

  풉... 파테르인지 파스퇴르인지 라니...내가 말해놓고도 어이가 없는 농담이다.

 “아하하핫! 아유~ 무서워라.”

 “어딜 보는 거냐, 타천사!”

 (채앵)

 근위대장이 나를 비아냥대며 비웃고 있자, 잠시 존재감이 없어졌던 아그네스가 빈틈을 찾은 것 인지, 선재 공격을 가했다.

 “크읏...!”

 “어머머~ 성격도 급해라~ 그렇게 갑자기 공격을 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니~?”

  그러나 근위대장은 아그네스의 공격을 너무나도 간단히, 자신의 주위에 둘러져 있는 천으로 막아냈다. 맙소사... 아그네스의 힘은 꽤 강한 축에 속하는데!

 “라, 라이넬... 저거 위험한 거 아니야...? 어떻게 좀 해봐!”

 “크윽...”

 “마침 잘 됐네. 어이 거기 파테르. 이 크루세이더, 보아하니 네 녀석 파티원인가 본데~똑똑히 지켜봐라. 이 녀석이 너희들에게 시범이 되어 줄 테니까.”

 “아...! 라이넬! 근위대장이 아그네스에게 무슨 짓을 하려나 봐요!”

  근위대장이 그 말을 끝마치고, 자신의 손을 검을 놓지 않고 있는 아그네스의 얼굴에 갔다댔다. 그 순간, 근위대장의 손에서 검은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아그네스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악...!”

 (털석)

 “아... 아그네스! 젠장...!”

 근위대장이 손을 놓자, 아그네스는 기절한 것 인지, 고통에 힘이 빠져 버린 것인지 쓰러져버렸다.

 “아하하하핫! 잘 봤지? 이게 곧 너희들의 모습인거야...”

 “케오!”

  도적에게 배운 물체를 끌어당기는 스킬인 케오. 지금으로선 일단 아그네스를 미르에게 맡기는 것이 최우선 인 것 같다.

 “미르, 부탁한다!”

 “네!”

 “모두들! 겁먹을 것 없어! 그래봤자, 여자 하나일 뿐이다! 돌격하자!”

 “오오오오!”

  쓰러진 아그네스를 미르에게 맡기는 사이, 어떤 한 모험자의 말에 다른 남성 모험자들이 근위대장에게 돌격하기 시작했다.

 “어... 어이! 그만 둬! 위험해!”

  무작정 달려드는 모험자들을 말리기 위해 불러봤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흥, 한심한 놈들”

 “안돼!”

 “으아아아악!!”

  정말 짧은 한 순간 이었다. 근위대장은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달려든 모든 모험가들의 무기를 자신을 둘러 싼 천으로 잡은 후, 무기와 함께 빛 알갱이로 변환시켰고, 모험자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니, 증발해버렸다.

 “무... 무리야... 무리라고...! 도망쳐!”

  그 광경을 본 겁에 질린 모험자들이 뒷걸음 질 치더니, 하나 둘 도망가기 시작했다.

 “크윽...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저건... 빛 속성 마법? 라이넬! 빨리 저 녀석 약점 좀 찾아봐!”

 “아, 알았어! 디텍션!!”

 “어머멋! 어딜 훔쳐보는 거니? 이 변태 파테르~흐흣. 뭐~너 따위가 볼 수나 있는 진 모르겠지만, 볼 태면 실컷 봐봐~ 호호홋!”

 ‘크윽... 젠장!! 레벨 차이가 여기서 들어나는 건가!! 아니, 잠시만. 이건?!’

  레벨 차이 때문에 디텍션 스킬이 잘 되지 않아 고전하던 그 순간, 디텍션 스킬이 아주 잠시 동안 발동했다.

 ‘아주 잠깐 이었지만, 저 망할 녀석의 치명적 약점은 바로 저거야!’

 “으으으... 저 재수 없는...!! 라이넬! 아직도 못 찾았어?”

 “흥! 저 녀석이 내 약점을 볼 수나 있을 것 같아? 한심하기는... 이제, 너희 차례다.”

 “엘리아! 쏴버려!!”

 “응?”

 “미르, 지원! 엘리아, 쏴버리라고!”

 “헤에엣?! 쏴도 되는 거야? 쏴도 되는 거야?!”

 “빨리! 시간 없어! 미르도!”

 “네!”

  미르와 엘리아에게 지시를 내린 후, 나는 우리에게 달려드는 근위대장을 향해 블레이드를 꺼내들고 돌격했다.

 ‘최소한의 시간이라도 더 벌어줘야 돼!’

 “그대의 힘에 증폭을 부여하노니, 맞서 싸워라! 오버차지!!”

 “하아앗! 일루션!!”

 “풉! 그딴 허접한 거에, 내가 속을 줄 알고?”

 (타악)

 일루션을 사용하여 근위대장의 뒤를 노려보려는 나의 속셈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간파되어, 그 천에게 몸 까지 잡혀버렸다.

 ‘아뿔싸...!’

 “물러 터졌네~ 너, 진짜 파테르 맡긴 한 거야?”

 “앗... 라이넬!”

 “난 괜찮아! 그냥 쏴버려! 으윽... 이거 놔!”

 “아하하하하! 그렇게 먼저 죽고 싶다면야~ 소원대로 해주지.”

 “으윽...! 불꽃이여! 화염이여! 나의 권능과 부름에 응하여 적을 소멸시켜라! 나의 부름은 곳 신의 부름! 심판을 내리리라! 블러드피스트-파이어!!”

 “엘리아!!”

 “늦었어, 이 멍청아! 죽어!”

 (콰아아아앙)

  근위대장의 손이 내 얼굴을 잡음과 동시에 엘리아의 폭렬 마법이 터졌다. 엘리아의 이름을 부르는 내 목소리는 엄청난 폭발소리에 묻혀버렸고, 그 일대는 쑥대밭이 돼 버렸다.

 -폭발음과 흙먼지가 가라앉은 후-

 “으으윽... 어라...? 내 몸이... 어째서 멀쩡한 거지?!”

  근위대장에게 화염 마법을 시전 했기 때문에, 근위대장 바로 앞에 있던 나에게도 심각한 피해가 올 것임은 당연했기에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째서인지 내 몸에는 돌에 부딪힌 듯한 상처 말고는 다친 곳 하나 없이 깔끔했다.

 “허억... 허억... 크윽...!”

 (털썩)

  기절한 줄로만 알았던 아그네스가 갑자기 간신히 서 있다가, 헉헉대며 다시 쓰러졌다.

 “아... 아그네스! 괜찮아?! 라이넬! 다친 곳 없으면 빨리 일로와! 아그네스가 정신을 차렸어!”

 “아그네스! 일어나 봐요!! 어떻게 된 거에요!?”

 “쉬... 쉴드를 걸어... 준... 탓에... 마... 마력이... 다... 떨어져... 서... 지친 것 뿐이... 크윽!”

 “헉... 헉... 아그네스!! 괜찮아?! 엘리아, 미르! 어떻게 된 거야?!”

 “아그네스가 화염 마법이 터질 때 너한테 쉴드를 걸었나봐...!”

  그랬었다. 분명 근위대장에게 당해서 자신이 입은 피해도 커서 지쳐있을 텐데,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감각적으로 남은 마력까지 쥐어짜 나에게 쉴드 스킬을 걸어 준 것이었다. 쉴드라는 스킬은 절대 방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마나 소모량이 굉장히 심하여 한 번 정도 간신히 사용 할 수 있는 스킬일 텐데... 어째서 그런 거야!!

 “(쿨럭)...크흐윽...”

 “아... 아그네스가 피를 토했어! 어떡하지 라이넬?! 아... 안 돼...!”

 “미르! 빨리 치유 마법을!”

 “네, 네!! 케어-리커버리!”

 “(쿨럭 쿨럭)크읏...”

  미르의 치유 마법이 발동하자, 미르의 두 손에서 노란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정적이 흘렀다.

 “아그네스...! 괜찮아요? 어디... 아프거나 불편한 데는 없어요...? 눈 좀 떠봐요!!”

 “아그네스! 너... 너...! 어쩌자고 나한테 그런 스킬을 건거야! 도대체 왜!! 네 몸이... 네 몸이 버티지 못할 건 잘 알잖아!! 눈 좀 떠봐!!”

 “잠깐, 라이넬! 소리 높이지마. 아그네스 아직 안 죽었어!”

  혹시 아그네스가 잘못 된 건 아닐까 겁먹어 울먹이며 말하던 도중, 아그네스가 입을 열었다.

 “난... 이제 괜찮다. 그런데, 눈이...”

 “네? 아그네스, 눈이 어떤 데요?!”

 “눈이... 안 보인다.”

 “뭐... 뭐?! 어... 어이 미르! 아그네스가 지금... 눈이 안 보인다고 한 거 맞아? 아니지...? 그렇지? 내가 잘못 들은 거지...?! 빨리 뭐라고 말 좀 해봐!”

 “라이넬, 지, 진정해!!”

 “아그네스! 진짜 눈이 안보여요?!”

 “크으윽... 젠장...!”

  아그네스가 눈이 안보인 다는 말에 나는 패닉에 빠져버렸다. 바로 그 때, 근위대장이 돌 무더기를 치우고 비틀대며 일어서기 시작했다.

 (덜컥)

 “끄으으윽... 푸하하하하핫!! 아하하하핫... 겨우 크루세이더 한 놈 당한 것 가지고 저렇게 당황 하는 게 파테르라니, 진짜 한심하네. 너희같이 한심한 놈들이 내 타천사의 저주를 풀 순 있을까? 평생 눈 안 보이는 크루세이더나 챙기게 생겼네~? 꺄하하하하하핫!”

  죽은 줄 알았던 근위대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는 나를 향해 말했고, 그 순간 나는 이성의 끈을 놓아 버렸다.

 “너... 입... 그 입 닥쳐!! 지금 당장이라도 쳐 죽여주마!!”

 “라... 라이넬! 진정해! 아직 위험한지 어떤지도 모르잖아!!”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 버려 근위대장에게 달려드려는 나를, 엘리아가 간신히 붙잡았다.

 “이거 놔!! 지금 당장 쳐 죽여 버리겠어!! 으아아아아악!!”

 “으으으으! 진정...! 하라고...!”

 “이거 놓으라고 엘리아!”

 “으그으윽! 진정해...! 이, 바보야...! 으으윽!!”

 “인비전-엑소시즘!! 천상계에서 백 번, 천 번, 만 번! 참회하고 회개하세요! 영원히!”

 그렇게 엘리아와 내가 몸싸움을 하던 중, 미르가 굉장히 화가 났는지, 근위대장에게 순식간에 고위 정화 마법을 때려 박았다.

 “끼야아아아악!! 내가... 내가, 고작 저따위 퓨리피어한테! 끄아아아아악!!”

 “후우...”

  엘리아가 나를 간신히 붙잡아 두는 사이, 미르가 근위대장을 완전히 소멸시켜버렸다. 엘리아에게 받은 피해가 컸기 때문인지 미르의 위력이 샌지는 모르지만 손쉽게 소멸됐다.

 “(씩... 씩...)크윽... 미르...! 아그네스의 저주, 풀 수 있는 거야?!”

 “하아... 라이넬! 일단 좀 진정하자. 응?”

 “다행히 그 저주는 고도의 정화 마법으로 풀 수 있어요. 눈 말고는 다른 곳은 이상이 없는 거죠 아그네스?”

 “아... 응. 눈이 안 보이는 것 말곤, 아무 문제없다. 그러니까 라이넬, 그만 진정해. 나는 괜찮다.”

 “후우... 알았어. 빨리 저주 풀고, 돌아가서 쉬자.”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제 마력은 거의 바닥 난 상태인데, 앞으로 30분 내로 해제하지 않으면 도저히 손을 쓰지 못해요.”

 “그, 그런...”

  상황이 굉장히 심각해졌다. 그런데 그때, 모두 도망간 줄 알았던 모험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아아아! 라이넬 파티가 마왕의 근위대장을 처치했다!!”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그래! 미르에게 다른 마법사가 마나를 지원해 준다면...!’

 “마법사!! 마법사 없습니까!! 미르에게 마나를 지원해 주세요!! 제발!!”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마나를 지원해 주겠다는 아티펙터, 퓨리피어 마법사들이 하나둘 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원해 드릴게요!”

 “나도!!”

 “저도요!!”

  마법사들이 미르에게 손을 갖다 대고, 마나를 넘겨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미르의 마나가 충분해진 듯 보였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 아그네스, 지금 당장 저주를 풀어줄게요!”

 “아, 응. 부탁한다, 미르.”

 “디바인-블레싱!”

 “아그네스! 이제 어때? 보여?”

 “아... 엘리아. 잘...보인다.”

 다행히 근위대장의 저주는 미르의 정화 마법으로 없어졌다.

 “하아... 천만 다행이다. 엘리아, 미르, 그리고 아그네스. 오늘 정말... 수고했어. 이제 돌아가서 쉬자. 파티고 뭐고 간에... 우선 지금은 쉬는 게 최우선 이야.”

 “잠시만요 라이넬!”

  돌아가서 쉬며 안정을 취할 생각으로 가득한 나를 미르가 불러 새웠다.

 “왜 그래 미르? 얼른 가서 쉬자.”

 “저기... 그래도, 오리아에게 당한 모험자들에게 기도를 해주고 가면 안 될까요?”

  아. 오리아에게 겁 없이 달려들었다가 당한 모험자들이 있었지. 내 생각이 짧았었다.

 “아... 그래, 그래야겠지.”

  우리는 그 모험자들이 증발한 자리에 서서, 기도를 시작했다.

 “그럼, 시작해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워준 용맹한 영혼이어, 천계의 은총이 있기를... 그대들의 영혼에, 평안한, 안식을 바라옵니다.”-

  근위대장에게 희생당한 모험자들에 대한 기도가 끝나고, 우리들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서 쉬어라! 오늘 정말 최고였다고, 라이넬 파티!!”

 “오오오오!! 힘내라, 라이넬 파티! 푹 쉬라구~!”

  모험자들의 환호성을 뒤로하고 우리는 저택으로 돌아가서 쉬었다. 산책 겸 편하게 나왔을 뿐인데. 하아...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후우... 벌써 밤이구나. 시간 무진장 빨리 가네. 그 망할 타천사...”

 오늘 있던 일을 생각하며 저택의 2층 테라스에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던 도중 아그네스가 닫혀있던 문을 열고 내가 있는 테라스로 나왔다.

 (끼이익, 탁)

 “응? 아, 아그네스. 더 쉬지 않고, 왜 나왔어.”

 “그냥. 저기... 라이넬.”

 “응?”

 “아까 낮에... 그렇게 걱정 해 줘서 고맙다. 비록 바보니 어쩌니 했지만, 너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는지는 몰랐어.”

 “하아... 너, 바보 맞잖아.”

 “에... 에?! 라이넬...!”

 아그네스의 고맙다는 말에, 나는 순간 울컥했다. 그리고, 뜨거운 것이 내 눈에 조금 맺히기 시작했다.

 “너, 정말 바보야. 넌 당연히 내 파티원이고, 내 동료고, 내 친구고, 내 가족인데.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더군다나, 그 체력으로 쉴드를 쓰다니. 하아아... 너란 녀석은 정말... 죽으려고 작정한 것도 아니고...”

 “그... 그치만, 그러지 않았으면...”

 “알아. 아마 난 거의 빈사 상태가 됐을 지도 모르겠지.”

 “으응...”

 “아그네스.”

 “어... 응?”

 “너... 다음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생기면, 또 그럴 거야?”

 “다... 당연한 거다! 동료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 어찌 크루세이더라고 할 수 있겠어...!”

 “하핫... 역시 넌... 바보네.”

 내 말에, 아그네스가 미소를 지어 어두운 밤하늘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네.”

 (두근)

 ‘엇... 또 심장이... 왜 이러지?’

  저택의 테라스에서 다정하고 평화롭게 아그네스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왜 그러는 것인지 당황하고 있는데, 아그네스가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어... 아그네스?”

 “라이넬.”

 “응...?”

 “나... 나! 그게...”

 “에...?”

 “라이넬, 너너너... 너, 너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아그네스가 무언가를 말하려 하자,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뭐... 뭐야?! 뭔데 이러는 거야!?’

 “그러니까 나는, 너를...! 좋아한다!!”

  그 순간 난 완전히 잊어버렸던 감정을, 이세계에서 처음 경험하는 감정을 느꼈다.

  아, 이게 ‘사랑’ 이구나.

작가의 말
 

 1기가 끝났습니다! 2기가 올라가기 전, 여러 기획 의도와 마법진 등 독자분들이 궁금해 하실 다양한 설정들이 2기 시작 전 함께 올라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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