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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라도 괜찮잖아?
작가 : 테이어
작품등록일 :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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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1화] 사랑은 싹튼다.(with. 밤의 기사 기사단장 펠티바르의 방문)
작성일 : 17-11-10     조회 : 56     추천 : 0     분량 : 9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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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꺽 꿀꺽 꿀꺽 꿀꺽)

 “캬하~ 적당히 시원한 밤에는 역시, 레일주가 최고지!”

 “이 날씨가 어딜 봐서 적당히 시원한 거야? 그리고, 적당히 하지 그러냐. 너 벌써 두 병째라고?”

 “어머어머~ 라이넬도 참~ 내 주량을 뭘 로 보고.”

 (냠 냠 냠 냠)

 “느오호오옷... 역시 헨더 직화 구이는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역시 그렇지, 미르? 그나저나... 엘리아, 그러다가 몸 상한다. 그만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 내 말은 그렇다 치고, 아그네스 말이라도 좀 들어라!”

 “흥, 난 앞으로 두 병은 더 마실 수 있거든?! (꿀꺽 꿀꺽) 캬하~!”

 “그러니까 그만 마시라고...”

 ‘에휴... 저러다가 또 내가 업고 가게 생겼네.’

 -잠시 후-

 “잘 먹었다.”

 “네~ 또 오세요~!”

 (덜컹)

 “으으윽... 이 잉여 마법사가 진짜...!”

 결국 엘리아는 또 다시 내가 업고가게 됐다.

 “냐하~ 우으음...”

  엘리아는 한번 제대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3병 이상은 기본이다. 물론 레일주는 술중에서도 가장 약해서, 네 병 정도를 마셔야 위스키 한 병 과 비슷하다지만... 어쨌든 우리의 잉여 술꾼께서는 네 병씩이나 퍼마셔 댔으니, 기분 좋게 취해버렸다0.

 “오랜만에 평화롭고 여유로운 밤이구나.”

 “그렇네요~”

 “으윽... 평하롭고 자시고 간에, 나는 엘리아 때문에 죽어나간다고...”

 “우으으음... 헤헤헤~ 일루와아~ 어디가~...”

 “으... 으아아! 아퍼, 아프다구! 아으아악!”

  내 등에 업혀있던 엘리아가 갑자기 잠꼬대를 하며 내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꿈을 꾸는 거야!

  (풀썩)

 “끄으으윽... 아, 진짜!”

 “라이넬, 괜찮아요? (푸흡)”

 미르가 엘리아에게 뜯긴 머리를 부여잡고 아파하는 나를 보더니 갑자기 웃었다.

 “으윽... 괜찮은데, 넌 왜 웃어... 설마, 나 머리 빠졌어!?”

 “아, 아니요.(풉) 머리 뜯긴 모양새가 좀...(푸큽)”

 “으유...! 엘리아 저 녀석! 마음 같아선 길바닥에 던져버리고 싶지만, 풀숲으로 참는다 진짜! 아흐으... 내 머리.”

 내가 아파하고 있던 도중, 리아가 풀숲 위에 던져진 엘리아를 대신 업었다.

 “읏차. 라이넬, 넌 이제 쉬어라. 엘리아는 내가 업고 갈 테니.”

 “아... 응, 아그네스. 고마워.”

  그 날. 타천사 오리아를 잡은 그 날 밤, 아그네스와 나 사이에서 있었던 일. 그 일 이후로, 우리의 관계는 굉장히 비밀스럽게 변했다. 단 둘이 우리 파티가 필요한 품목을 사러 간다거나, 단 둘이 있을 때는 손을 잡는다던가. 하지만 역시, 엘리아와 미르가 있을 땐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성기사 크루세이더인 아그네스의 모습이다.

 (끼이익)

  조금을 더 걷다보니, 어느 새 저택에 도착했다.

 “나는 엘리아를 방에 놓아주고 나오겠다.”

 “어, 고마워.”

  아그네스가 술에 잔뜩 취한 엘리아를 방에 대려다주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흐아암... 졸리네. 슬슬 씻어 볼까나?”

  목욕을 위해 저택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미르가 내 옷을 잡았다.

 “음? 왜 그래, 미르?”

 “저기... 저 먼저 씻으면 안될까요...?”

 “에? 흐음... 그래 뭐, 먼저 씻어. 난 우리 파티 재정 상황이나 좀 점검 해야겠다.”

 “헤헤~ 고마워요~!”

 “응”

  나는 의자에 앉아, 옆에 있는 종이에 현재 재정상황을 휘갈겨 쓰며 점검을 하기 시작했다.

 (슥 슥 슥)

 “흐음... 슬슬 돈도 다 써가네. 이번에 잡은 근위대장은 퀘스트에 정식 등록이 안 돼 있어서, 돈도 못 받고... 다시 몬스터 사냥을 나가야 되나?”

  타천사 오리아를 잡고 뭔가 특별 보상이라도 잔뜩 기대하고 연합회에 들어섰지만, 돌아오는 말은 퀘스트에 정식 등록이 돼있지 않아 지급이 힘들다는 말이었다. 상부의 명이라 어쩔 수 없다나 뭐라나... 연합장 아리아씨가 제일 높은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그까짓 특별 보수 같은 것 좀 주면 어때서.

 “흐음...”

  한창 고민하던 중, 아그네스가 내려왔다.

 “아, 아그네스. 수고 했어.”

 “에? 아, 으응... 그런데 미르는...?”

 “씻으려고 욕실로 들어가는데, 미르가 먼저 씻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먼저 들어갔어.”

 “그... 그래?”

  미르가 없다는 말을 듣자, 엘리아가 내 옆 의자로 와서 가깝게 앉았다.

 “그, 그... 지금 뭐해?”

 “우리 파티 재정 상황 좀 체크하고 있었지.”

 “오오...(힐끗)”

  아그네스가 내 왼손이 비어있는 것을 힐끗 보고는, 내 손을 잡으려고 몸을 내 쪽으로 기울이며 자신의 손을 내 왼손 가까이 가져갔다.

 ‘음... 이럴 땐, 내가 잡아 줘야겠지.’

 (스윽)

 “으읏...”

  정말이지, 단 둘이 있을 땐 성기사 크루세이더 아그네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저, 사랑을 하는 소녀가 있을 뿐.

  뭐가 어찌됐든, 이게 또 다른 의미의 ‘행복’ 이라고 생각한다.

 “내일은 퀘스트라도 하러 나가야겠어. 곧 있으면 돈도 다 떨어질 것 같고.”

 “퀘스트... 연합회가서 받고 바로 출발 할 거야?”

 “아니. 일단 퀘스트를 받아서 저택으로 돌아 올 거야. 그런데 그건 왜?”

 “아... 아니, 그게... 두, 둘이서 같이 갔다 오는 건...”

 “아... 그, 그럼 그럴까?”

 “으... 응!”

 “그래, 그러자.”

  맙소사. 이거, 데이트 신청인건가? 도대체 그 성기사 크루세이더는 어디가고, 수줍은 미소녀가... 그것도, 내 여자 친구로!

 “하앙~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난 뒤의 목욕은 정말, 개운... 어라?”

 ‘으...으익!’

 “히이잇!”

  한창 알콩달콩 함께 앉아있던 중, 미르가 다 씻은 것인지 갑자기 툭 튀어나왔고, 깜짝 놀란 우리는 살포시 잡고 있던 손을 재빠르게 놓았다. 우리가 몰래 이러고 있었으니, 툭 튀어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둘이서 뭐해요?”

 “아... 아, 미르! 다 씻었구나? 이... 이건, 그러니까... 엘리아도 자고 너도 씻는 중이라서 아그네스라도 불러서, 우리 파티 재정 상황 좀 같이 확인하느라고. 하하핫...”

 “아, 그런가요?”

 “마... 맞다! 곧 돈도 다 떨어져 가니까... 그럼 다 확인한 것 같으니, 난 먼저 들어가겠다.”

 ‘흐유... 들킬 뻔 했네. 이제 들어가서 씻어야지.’

  굉장히 당황한 아그네스는 빠른 발걸음으로 방으로 돌아가는 듯 했고, 미르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

 “그럼 난 들어가서 씻을게. 잘 자, 미르~”

 “네. 라이넬도 잘 자요~”

 (두근 두근 두근 두근)

 ‘하아... 아직까지도 심장이 뛰네. 그나저나... 그 날 아그네스가 먼저 고백한 이후로, 처음으로 손을 잡은 거잖아? 아그네스의 손... 따듯하고, 부드러웠었지.’

  아그네스의 손은 성기사 라는 직업과는 다르게, 말 그대로 진짜 여자아이처럼 부드러웠다. 이거... 편견 인건가...?

 (촤아아)

  욕실에서 몸에 따듯한 물을 연신 부어대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치 중독되는 것 같았다.

 “으흐~ 따듯해.”

 (스윽 스윽 털썩)

 “으흠흠~흠흠~”

 (끼이익)

  내가 기억하고 있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목욕을 하던 중, 욕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음...?’

 (찰박)

  곧이어 욕실에 들어서며 바닥에 있는 물을 밟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아그네스가 목욕을 하기 위해 옷을 벗고 들어왔던 것이다.

 “에... 에?! 아그네스?!”

 “히익! 라!...”

 (텁)

  아그네스가 먼저 들어간다기에 자러 가는 줄 알았는데, 씻으러 간다고 한 말이었던 것 같다. 등을 돌리고 있었고, 눈만 마주쳤으니 다행... 이라고 해야 되는 걸까? 나는 깜짝 놀라서 큰 소리를 낼 뻔 한 아그네스에게 타올로 몸을 가린 채, 최대한 재빨리 다가가 입을 재빨리 틀어막았다.

 “바, 바보야...! 큰 소리 내지마! 이러다 다른 애들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빨리 나가! 금방 씻고 나올게.”

 “저... 저기...”

 “으으... 아그네스, 좀 그렇다고! 부끄러우니까 빨리 나가... 난 아무것도 못 봤어...”

 “그, 그게...”

 “왜 그래?”

  아그네스는 욕실에서 나가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차피 우리... 그렇고 그... 그, 그런 사이인데... 같이 하면 안 될... 까?”

 “네. 절대로 안 됩니다.”

  아그네스의 말에, 나는 즉답으로 거절했다.

 “에...에?!...”

 “바보야! 이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그 땐 어쩔 건데!! 얼른 나가...!”

  굉장히 아쉬워 보이는 표정을 한 아그네스를 간신히 욕실 밖으로 밀어냈다.

 ‘하아아... 깜짝 놀랐네. 눈만 마주친 걸 다행이라고 해야 되나...’

 “(힐끔)”

 (스슥)

  욕실 문 너머로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저 소리는 분명히... 아그네스다. 욕실 문에 나있는 유리창으로 힐끔 쳐다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아그네스... 거기 있는 거 다 아니까, 문에 있는 유리로 쳐다보지 말아줄래? 부끄럽다고...”

 “(힉...!)”

 (쿵)

 “(아야야... 내 머리...)”

 “에휴... 도대체 뭘 하는 건지... 빨리 씻고 나가야지.”

 -5분 후-

 (끼이익)

 “으...으에엑!! 너 여기서 뭐해?!”

  욕실 문을 열고 나가니, 아그네스가 가운을 걸친 채 문 옆에서 쪼그려 앉아 있었다.

 “아, 저기... 그게... 헤헤.”

 “흐으... 난 다 씻었으니까, 들어가. 난 먼저 잘게.”

 “으응... 알았다...”

  아그네스의 표정은 역시나 굉장히 아쉬워서 뭔가 시무룩해 보였다. 나는 욕실에 들어가는 아그네스를 뒤로하고 내 방으로 돌아갔다.

 (털썩)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으나, 아까 벌어졌던 일 때문인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하아아 피곤해... 얼른 자야 되는데, 아까 눈 마주친 것 때문에 도무지 잠이 안 오네.’

 -30분 후-

  그로부터 30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

 ‘으아아아! 잠이 안와... 큰일 났네. 이러다간 내일 아무것도 못할 텐데...’

  아그네스와 욕실에서 벌어졌던 일 때문에 잠이 안와 미치겠던 그 때, 닫혀있는 내 방문 건너편에서 아그네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라이넬. 자?)”

 ‘아, 자는 척 해야겠다.’

 “(역시 자는 건가... 많이 피곤했나보네.)”

 (끼이익)

 내가 자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아그네스가 내 방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어이어이! 어째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데!’

 (살금 살금 살금)

 ‘으으 진짜... 빨리 가라 아그네스... 아무리 우리 사이가 그래도 이건 아직 빠르!...’

 (쪽)

 ‘에?’

  내 방 문을 열고 살금살금 들어오는 아그네스를 무시하고 자는 척을 하던 그 때, 아그네스가 내 볼에 입을 맞췄다.

 (탁 탁 탁 탁)

  급히 뛰어나가는 것을 보니 내가 잠을 자는 중이어도, 역시나 부끄러웠던 것 같았다.

 ‘이, 이거... 첫 키스 인건가...? 아니, 키스는 입술과 입술이겠지...’

  볼에는 아직도 아그네스가 키스한 감촉이 남아있었다. 그 감촉이 계속해서 내 촉각을 통해 전해지다 보니 진정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았고, 나는 멍한 기분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다음 날 아침-

  아그네스와의 사랑으로 잠시 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근위대장이 날 가리키며 말했던 파테르. 그 때 그 점술사가 아직도 이 마을에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으에에에...”

  나와 아그네스가 나갔다 오기 위해 아침을 먹고 있는데, 아침부터 엘리아가 시체마냥 소리를 내며 거실로 들어섰다. 분명 숙취겠지.

 “너, 숙취지 그거?”

 “으으으... 나도 몰라... 머리아파 죽겠네...”

 “머리 아프긴, 내가 더 아프지.”

 “으응...? 뭔 소리야... 으으...”

 “엘리아, 제가 도와줄까요?”

 먼저 밥을 먹고 소파에 엎드려 누워있던 미르가, 엘리아에게 도와주겠다고 했다.

 “아으... 그래 줄래...?”

 “네~”

  엘리아가 미르에게 가까이 가자, 미르는 엘리아에게 치유 마법을 사용했다.

 “냐하아앙... 아아... 두통이 사라진다...”

  나 참... 몬스터에게 대미지를 입은 것 도 아니고, 겨우 숙취로 퓨리피어한테 치유를 받다니.

 “그럼, 아그네스랑 같이 퀘스트좀 보고 올게. 밖은 아직 좀 추우니까, 너희들은 집에서 기다려~”

 “네~”

 “아그네스, 가자.”

 “에? 아, 알았다.”

  이걸 첫 데이트라고 해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단 둘이다. 마을은 사람들 눈도 있으니까, 그 전까지만 손을 잡아야겠지?

 (스윽)

 “읏...”

  역시 아그네스는 아직은 부끄러운가 보다.

 “와... 아그네스 손, 무지 따듯하네?”

 “응... 라이넬은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왜 차가울까?”

  아그네스의 질문에, 나는 아그네스의 얼굴을 살짝 쳐다보며 되물었다.

 “으... 응? 그러게...”

 “이제부터 아그네스가 따듯하게 해주면 되겠다.”

 “으응...”

  으윽... 조금 오글거렸다. 하지만 아그네스는 내 말을 듣고 잡고 있던 손을 조금 더 꼭 잡았다.

 “아 참,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 기억해?”

 “으음... 그 점술집?”

 “응. 거기 잠깐 들렀다가 연합회로 가자. 뭐 좀 물어볼 게 있거든. 아직 있어야 할 텐데...”

  아그네스와 손을 잡고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 세 마을로 다 내려와 갔다.

 “여기선 사람들 보는 눈이 많으니까, 이따 올라갈 때 다시 잡자.”

 “응... 알았다.”

  손을 놓자, 아그네스가 꽤나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우리 파티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이런 모습을 보이면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소문이 퍼져나가 아그네스와의 약속인 비밀을 지키기 어려워 질 테니, 어쩔 수 없다.

 “음... 여기 쯤 이었는데... 아그네스, 길 기억나?”

 “아마도... 여기서 오른쪽으로 돌면 될 거다. 아, 저기 있군,”

 “오 다행히 아직 하는구나!”

  다행히도 처음 점술집은 처음 봤을 때처럼 그대로 있었다. 다만,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천막 위에 조금 쌓여 있을 뿐.

 (스르륵)

 “실례합니다... 어라?”

  천으로 된 문을 걷어 젖히고 점술집 안으로 들어갔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점술사가 사용하는 탁자와 여러 물건들이 있을 뿐 점술사는 보이지 않았다.

 “점술사가... 없군. 어디 나간 걸까?”

 “흐음... 안계시나요~ 점술사 할머니!”

 “점술사 안에 있는가!”

  나와 아그네스가 점술집 안에서 점술사를 불러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고요함 뿐이었다.

 “으으... 안 쪽 까지 들어가서 확인해 보고 싶은데, 역시 그건 실례라 못하겠다. 좀 더 불러봐야지.”

 “정말 이상하군. 항상 있던데... 잠이라도 자는 건가?”

 “할머!...”

 “아아, 용맹한 파테르여!!”

 “우... 우와아아앗!!”

 “히이익!!”

  점술사를 한 번 더 부르려는 도중, 갑자기 점술사가 식탁 뒤에서 용수철이 튕기듯 빠르게 일어나며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그 덕에 나와 아그네스는 굉장히 깜짝 놀랐고, 아그네스는 너무 놀란 나머지 깜짝 놀라서 가만히 있던 나를 옆에서 끌어안았다.

 ‘으으윽... 끌어안은 건 좋은데... 숨 막혀... 힘 무진장 쌔네...’

  역시 아그네스다. 너무 쌔게 끌어안아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끄윽... 아그네스... 나, 숨이...”

 “에... 에?! 아아... 미, 미안!”

 “푸하아!... 흐에...”

 “라이넬, 괜찮아?”

 “아 뭐... 응. 아그네스가 끌어 안아준 건데, 당연히 괜찮...(쿨럭 쿨럭) 크흠...”

  나와 아그네스가 깜짝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던 그 때, 점술사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위대한 용사 파테르... 언젠가 다시 오시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점술사, 우리를 너무 깜짝 놀래 킨 것이 아닌가?”

 “아아 용사의 파티원, 크루세이더! 그것은 미안하군요. 그런데 어째서 두 분이서만... 아아아, 그런 사이셨군요.”

 “그그그... 그, 그런 사이라니...!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이냐, 점술사!”

 “저기... 점술사. 우리는 그런 얘기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반응을 보아하니,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그 놈의 파테르라는 게 뭡니까?”

 “나도 역시 궁금하군. 몬스터들의 대부분의 정보와 여러 이야기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데, 파테르라는 것은 처음 듣는다.”

 나는 이곳에 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파테르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으으음... 파테르라는 것은, 아마 타천사 오리아 에게 처음 들었을 게지요?”

 “맞다. 근위대장과의 전투 중, 라이넬을 보고 파테르라고 하더군.”

 “파테르가 도대체 뭡니까?”

 “미안하지만...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먼저 죽은 파테르 두 명은, 파테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곧 바로 올데브 성을 공격했고, 안타깝게도 모두 죽었습니다. 파테르라는 것은, 스스로 알아내셔야 합니다. 이것은 당신의 배우자와 당신의 파티원,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입니다.”

 ‘역시 영문 모를 소리만 하는구나...’

 아니나 다를까, 점술사는 예전과는 다른 게 하나도 없이 영문 모를 소리만 해댔다.

 “누... 누가 배우자라는 것이냐, 점술사!”

 “허허허... 늙은이 눈에는 다~ 보입니다.”

 “아하하하...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아그네스, 가자.”

 “아... 응. 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내재 된 순수한 힘이 있다느니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느니... 도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일단 이건 제쳐두고, 퀘스트나 확인하러 가야지.

 “좋은 아침~!”

  연합회에 들어서자, 활발한 분위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아, 라이넬씨! 어서 오세요~.”

 “아리아, 좋은 아침이다.”

 “아그네스씨도 같이 오셨군요! 좋은 아침이에요~ 그런데... 나머지 두 분은 안 오셨네요?”

 “아하하하... 엘리아는 숙취 때문에 미르한테 맡기고, 저희 둘만 왔습니다. 퀘스트좀 보려고요.”

 “아, 퀘스트... 요?”

  어째서인지, 퀘스트를 보러 왔다는 내 말에 아리아씨가 조금 당황한 듯 보였다.

 “왜 그러지, 아리아?”

 “아, 그게... 게시판을 보시면 아실 거예요.”

 ‘게시판을 보라니...?’

 “컥!...”

 “흐음... 퀘스트가 하나도 없군.”

  아리아씨의 말 대로 게시판을 보니, 중아에 붙은 연합회의 공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간은 퀘스트 종이 한 장 없이 깔끔했다.

 “어... 어떻게 된 거죠?”

 “그게... 날이 아직 추워서 꽃샘추위가 기승이긴 해도, 주변 몬스터들이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퀘스트들이 들어오는 족족 먼저 오신 모험자 분들이 바로바로 수령해 가셔서... 죄송해요. 원래 이 시기가 퀘스트가 가장 활발히 수령되는 시기인지라...”

 “허어... 아리아씨가 죄송하실 필요는 없지만... 뭐 아무튼 알겠습니다.”

  확실히, 아직 춥긴 해도 슬슬 봄이기도 하니 모험자들의 활동과 몬스터의 출현이 활발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흐음... 아그네스, 어쩌지? 아직 저택에 식료품도 남아있고... 비상금도 있긴 한데.”

 “일단은 다시 돌아가면서 생각해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척 척 척 척 척)

  저택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린 그 순간, 알 수 없는 일정한 소리가 반복하여 들리기 시작했다.

 “엇... 아그네스. 이 소리 들려?”

 “들린다. 이건, 마치...”

  이 소리는 마치, 뭔가 굉장히 중압감 있는 군 행진 발소리 같았다. 무슨 소리지?

 “나가서 확인해 볼까?”

 “그러자, 라이넬.”

  소리의 출처가 궁금해진 나와 아그네스는, 연합회에서 나와 확인해 보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끼이익 터엉)

 “에? 뭐야...?”

 (웅성웅성)

  게시판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려 연합회의 문으로 걸어가려는 순간 연합회의 문이 열렸다. 그 곳에는 제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 한명과, 그 뒤로 갑옷을 입고 창을 한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의아함과 동시에 살짝 당황에 있는 연합회 사람들을 향해, 제복을 입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 곳에, 라이넬 이라는 모험자가 있다고 들었다. 그는 지금 어디 있는가!”

작가의 말
 

 어느세 1기가 끝나고, 2기가 시작됬네요! 사실 2기 전에 업로드해야만 했던 특별판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올리지 못했는데요! 특별판은 연재가 비는 내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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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4기-외전 1] 이세계에서 다시 찾아온 사랑. 그… 3/24 468 0
81 [4기-37화 END] 알 수 없는 꿈 – 누군가의 속삭… 3/21 467 0
80 [4기-36화] 얼어붙은 가고일 - 그 최후를 논하… 3/19 488 0
79 [4기-35화] 죽음의 늪에서 피어난 분신 3/18 475 0
78 [4기-34화] 검의 약속 – 위기의 순간 3/16 485 0
77 [4기-33화] 격전의 시작 3/14 435 0
76 [4기-32화] 알 수 없는 단 한 번의 신과의 만남 3/12 434 0
75 [4기-31화] 선택과 후회의 정점에 서 있는 자. … 3/11 459 0
74 [4기-30화] 사신 추격 3/9 470 0
73 [4기-29화] 크레이드, 등장! 3/7 460 0
72 [4기-28화] 漆黑(칠흑)의 저주 3/5 478 0
71 [4기-27화] 강자와 약자 2/26 481 0
70 [4기-26화] 엄습해오는 어둠 2/25 460 0
69 [4기-25화] 사냥의 시작 2/23 453 0
68 [4기-24화] 메이즈의 힘 2/21 447 0
67 [4기-23화] 테네시아급 직업...? 2/19 471 0
66 [4기-22화] 로사의 마력 2/14 48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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