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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라도 괜찮잖아?
작가 : 테이어
작품등록일 :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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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3화] 저녁 만찬. 그리고, 바보 마법사와 무식한 놈
작성일 : 17-11-13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8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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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아아아아아! 크루세이더 최고다!!”

 “이럴수가아!! 여성 크루세이더가 자일로 피그를 넘겨 버렸습니다!”

  리아와 맷 돼지 자일로 피그와 겨루던 도중, 어째서인지 리아가 내 이름을 말하며 자일로 피그를 들어 올려 뒤로 넘겨버렸다. 왠지 모르게 등골이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라이넬! 아그네스가 자일로 피그를 넘겼어!! 저거 기절한 거 같은데?”

 “아... 응. 그렇네. 다행이다.”

 “그런데... 어째서 아그네스가 자일로 피그를 넘기면서 라이넬의 이름을 말한 걸 까요?”

 “에? 아그네스가 그랬었어? 라이넬, 너도 들었어? 난 못 들었는데.”

 “아하하하. 들었는데, 왜 그랬을... 까나...? 하하하...”

 ‘빨리 삐진 거 풀어줘야겠다. 으으윽...’

  자일로 피그가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누워서 일어나지 못하고 미동도 없자, 진행자가 자일로 피그 가까이 다가가 숨이 붙어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굉장히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이럴 수가! 그 거대한 자일로 피그가, 크루세이더의 한방에 즉사 했습니다!”

 “와아아아!!”

  리아가 들어올려 뒤로 넘겨버린 탓에 자일로 피그는 머리를 땅에 굉장히 쌔게 부딪혀 버렸고, 그 자리에서 즉사 한 것이었다.

 “크루세이더 누님 장하다~!”

 “자~! 오늘의 내기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일로 피그가 죽고 내기에서 승리하자, 리아가 굉장히 후련한 듯한 표정으로 투기장에서 걸어 나왔다.

 “아, 아그네스! 어디 다친 덴 없죠?”

 “난 괜찮다.”

 “이야~! 아그네스! 대단한데?! 라이넬이랑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이 세잖아!”

 “하하. 저런 자일로 피그에게 진다면 크루세이더로서 부끄러울 뿐이야.”

 ‘으유...’

 “저기... 크루세이더님?”

  한창 신나서 얘기를 하던 우리에게 아까 그 진행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참가비 30만 루시를 지불 하시면, 저 자일로 피그를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아, 네. 그런데 돈이 되려나...”

  30만 루시를 지불하기 위해 지갑을 뒤적였다. 하지만, 내 지갑에 있는 돈은 식재료를 사는데 많이 충분할 정도인 16만 루시가 전부였다.

 “앗... 16만 루시 밖에 없는데...? 어쩌지?”

 “네에? 그럼 우리 저 고기 못 가져가는 거 에요?”

 ‘미르는 벌써 고기 취급하네... 하긴, 고기 맞구나. 그나저나 어쩌지...?’

 “저기, 아그...”

 “없다. 흥.”

 ‘윽... 말 끝나기도 전에... 이제 남은 건 엘리아인가?’

  혹시나 하는 마지막 희망으로, 자일로 피그 곁을 맴돌며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는 엘리아를 불렀다.

 “어이 엘리아!”

 “응? 왜 불러!”

 “돈 가진 거 있어? 자일로 피그 가져가려면 30만 루시 참가비 지불해야 된데!”

 “아~ 나 있어! 100만 루시!”

 ‘컥... 무슨 100만 루시나 들고 왔어 이 녀석은!’

 “뭔 놈의 돈을 100만 루시나 들고 다니는 거야 너는!”

 “에? 오늘 식재료 살 때 쓰려고 했지!”

 “너무 많이 가져온 것 같다, 엘리아.”

 “헤헤~ 그런가? 여기요. 30만 루시!”

 “아! 네~감사합니다! 그냥 들고 가실 건가요? 아니면 수레를 사용하실 건가요? 수레는 대여 비용으로 8만 루시만 내시면 됩니다!”

  수레 비용까지 받다니, 역시 장사꾼이다.

 ‘음... 확실히 그냥 들고 가긴 무리이려나.’

 “수레 살게요! 얼마 드리면 되나요?”

 “에엑?!”

  갑자기 엘리아가 수레를 사겠다고 얘기했다. 이젠 지름신 본능 까지 생긴 걸까.

 “아~네! 수레를 사시려면 16만 루시를 주시면 됩니다!”

 “여기요~ 히힛!”

  그렇게 엘리아는 순식간에 100만 루시에서 16만 루시를 수레에 들이부어 버렸다.

 “우와아! 엘리아! 통크게 사버리는 모습, 멋있어요!”

 “나도 미르와 동감이다. 멋있었다.”

 “헤헤~ 그래?”

 “멋있긴 무슨! 돈을 그렇게 막 쓰면 어쩌자는 거야...”

 “에이~ 라이넬! 구두쇠처럼 왜 그래~ 우린 어차피 돈도 많은걸?”

 “하지만...”

 “수레가 가끔 필요할 지도 모르니, 사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흥!”

 ‘흐으... 리아! 미안하다고!! 진짜...’

 “하하... 그럼 그러던지...”

 “아싸!”

  삐진 리아 까지 합해서 3대1의 구조가 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사버리는 건가... 이러다간 나중에 마차라도 사겠다고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감사 합니다 손님!”

  우리는 자일로 피그의 손질을 푸줏간에서 부탁하여 손질한 다음, 시장을 좀 더 돌며 산 식재료들과 함께 운반을 시작했다. 해가 거의 넘어가고 있는 것을 보니, 지금 들어가면 딱 적당한 저녁 시간이 될 것 같다.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얼마 안 지났네. 그런데...’

 (덜컹 덜컹)

 ‘으으윽!! 아무리 그래도 이걸 나 혼자 옮기냐고!!’

  수레가 생겨 운반에 굉장히 용이해졌기에, 식재료를 좀 더 많이 샀더니 무게가 상당해졌다.

 “허억... 허억... 저기 엘리아! 뒤에서 좀 도와줘!”

 “에에~? 나같이 연약한 여자애한테 뭐래니?”

 ‘저 녀석이...!’

 “미르야 뒤에서 좀...”

 “허억... 허억... 이 오르막길은 언제 올라도 힘들어요... 으아...”

 ‘미르도 틀렸네... 아! 리아 라면 혹시...’

 “저기, 리...”

 “흥!”

  아무리 도와달라고 해도, 도무지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끄아아아아악! 돌아버리겠네 진짜! 엘리아 말대로 돈도 많은데, 그냥 엘리아랑 미르만 보내고 리아랑 있어줄 걸... 흐윽...’

 “허억... 허억... 무진장 무겁잖아 이거... 으윽, 거기다가 하필이면 오르막 길 이냐고!”

 (덜컹 덜컹)

 “음흠흠~ 바베큐~ 파티~”

  저 놈의 바보 마법사는 집에 가서 고기를 먹을 생각에만 푹 빠져 있었다.

 “허억... 허억... 무진장 무겁네...”

 “저기... 라이넬, 많이 힘든가?”

  갑자기 리아가 나에게 많이 힘드냐고 물어봤다. 이 안쓰러운 나의 모습을 보고 드디어 화가 풀린 걸까?

 “아... 응! 좀 도와줄...”

 “흥!”

  리아에게 속았다.

 ‘끄으으윽! 왜 물어 본거야!(부들부들) 아, 맞다. 미르한테 근력 지원마법 좀 걸어달라고 하면...!’

 “미르... 너, 지금 체력으로 나한테 근력 지원 마법 걸어줄 수 있어?”

 “으으... 걸어 줄 순 있는데... 아마 그러고 나면 전 힘들어서 더 이상 못 걸을 것 같은데요...”

 “그럼, 수레에 올라타! 그러고 나서 걸어주면 되잖아!”

 “아앗! 그런 방법이!! 읏차!”

 (덜컹)

 ‘끄어으으윽...!’

  미르가 수레에 올라타자, 무게가 한층 더 무거워진 느낌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수레를 놓칠 뻔 했다.

 “끄으윽... (부들부들) 미르! 빨리...”

 “히히~ 네~ 라이징 업!”

  미르가 지원 마법을 걸자, 완전히 가벼워 진 것은 아니지만 아까에 비하면 힘든 정도도 아니었다.

 “흐어어어! 이제 좀 살 것 같네...”

  그렇게 조금을 더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저택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얼마 걸리지도 않던 언덕 오르막길 인데... 오늘 따라 상당히 오래 걸린 느낌이다.

 “집이다~!!”

 “어이 엘리아! 같이 가!”

  저택이 보이기 시작하자, 엘리아가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라이넬~ 그래도 지금은 안 힘들죠?”

 “아, 미르!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역시 누구 같은 바보 마법사보단 백배 낫다.”

 “헤헤~”

 “하아... 그나저나, 집에 가서 고기를 구울 체력이 될지 모르겠네. 미르~”

 “네?”

 “치유 말고 지친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마법 같은 거 없어?”

 “음... 그거라면 하나 있긴 한데,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안 배웠어요!”

 “아, 그래? 흐으...”

 “고기 굽는 것은 내가 도와주겠다.”

  다행히 리아가 고기 굽는 것을 도와준다고 했다.

 “아, 그래줄래? 고마...”

 “흥!”

 “(빠직) 아하하하... 고마워~”

  나는 순간 살짝 열이 받았다.

 “그런데 라이넬! 아까부터 아그네스가 계속 라이넬 한테 삐진 것 같은데, 둘이 무슨 일 있었어요? 저랑 엘리아가 없을 때 싸우기라도 했나요?”

 “하하... 무슨 일은... 아~무 일도 없었어...”

 ‘리아는 은근 이런 면이 있네... 고생 안하려면 다음부터는 조심해야겠다...’

  어느 새 저택에 도착했고, 나는 드디어 한 시름 놓았다.

 (덜컹)

 “흐아아아! 드디어 도착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미르~! 라이넬~! 아그네스~! 빨리 와! 내가 준비는 다 해뒀어~!”

 “오! 진짜?! 오랜만에 쓸모 있는 행동을 해주네!”

  저택에 다 도착하여, 바비큐에 쓸 식재료만 남겨둔 채 나머지 식료품들을 창고에 넣어두고 나왔다. 저택 마당 에는 무슨 일인지, 엘리아가 정말로 모든 준비를 해 뒀었다. 식기부터 고기를 구울 준비까지!

 (풀썩)

  나는 엘리아가 모든 준비를 해 두었기에, 조금이라도 쉬기 위해 잔디 위에 잠시 누웠다.

 “하아아~편하다...”

 “잠깐 라이넬! 우린 배고프다구! 얼른 고기 구워야지!”

 ‘으윽... 그렇게 배고프면 너가 구우라고!’

 (스윽)

 “흐아... 좀 쉬게 해주지.”

 (치이이익)

  나는 조금 투덜거리며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도구들은 원래 있던 건가?

 “그런데 이 도구들은 다 어디서 난거야? 오늘 사 오지는 않았잖아.”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 돌려가며 굽는 기구, 고기를 올려서 굽는 돌판 등... 저택이라 그런지 있을 건 거의 다 있었다.

 “저택에 있던 물품들이다. 흥.”

 ‘하하... 아직도...?’

  그렇게 첫 번째 고기를 다 구웠다. 자일로 피그의 고기는 워낙 두꺼워서 얼마나 구우면 적당할지 테스트 겸 구운 고기를 먼저 내줬다.

 “으하~ 이 정도면 충분히 익었겠지? 자, 먹어봐. 잘 익었는지 확인 해 보고.”

 “오호옷~ 맛있겠다! 잘 먹을게 아그네스~”

 “잘 먹을게요 아그네스!”

 “아... 뭐, 그래. 통 구이도 곧 다 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그런데 아그네스 몫은 어디 있어요?”

 “아, 이번 건 테스트로 너희 먼저 먹어보라고 구운 거야. 지금 굽는 건 크기가 꽤 크니까, 굽다가 적절한 크기로 잘라야지.”

 “냐하아~... 고기 무지 맛있다~”

 “육즙이 엄청 나요!”

  나는 고기를 굽다가, 리아 에게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어줬다.

 “자, 너도 먹어봐. 굽느라고 아직 한 점도 안 먹어봤잖아?”

 “고... 고마워. (우물우물) 흥.”

 ‘먹으랴~ 화내랴~ 고생 하네, 리아도...’

  어느 덧 두 번째로 굽고 있던 큰 고기 덩이가 다 익어 갔다. 다른 애들 모르게 리아 것만 살짝 하트 모양으로 잘라서 줘야지.

 (달그락)

  리아 몫의 고기는 하트 모양에 최대한 근접하게 잘라두고, 다른 고기들도 각 접시에 담아 미르와 엘리아에게 줬다.

 “자~ 됐다! 굽고 나니까 이거, 왠지 스테이크 느낌 나는데? 아그네스! 너도 이리 와서 먹어~”

 “아, 통 구이도 다 됐다. 이것도 들고 가지.”

 “에헤~ 이거 진짜로 스테이크 같은데? 미르, 먹자!”

 “네에~!”

  리아가 통 구이를 접시에 올려 식탁에 놓고, 자리에 앉았다.

 “엇... 우으...”

  리아가 자신의 자리에 있는 접시에 담긴 고기를 보자 나를 한번 처다 보고는 얼굴이 살짝 빨개지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저 반응은... 흐흐. 이제 화 좀 풀렸겠지?’

 “잘... 먹겠다. 라이넬.”

 “아그네스, 어디 아파요? 술이라도 마신 것처럼 얼굴이 빨개요.”

 “아, 응. 아무것도 아니다. 괜찮아.”

 “흐흐~ 이런 만찬에 레일주가 빠질 수야 없지!!”

 (벌컥 벌컥)

 “캬하~! 자일로 피그 구이에 레일주라니! 이거 완전 최고잖아?”

  엘리아는 마치 내가 살던 한국에서의 치맥을 하는 것 마냥 술과 고기를 함께 즐겼다.

 (*치맥 : 치킨과 맥주를 함께하는 것의 줄임말)

 “하하하. 오늘은 실컷 마셔라~ 바로 뒤가 저택이니까.”

 “진짜? 마셔도 돼? 아싸!”

 “언젠 허락 맡고 마셨냐...”

 “먹고 마시자~!! 미르!”

 “예~!”

  엘리아와 미르는 굉장히 신나 있었다. 본격적으로 오랜만에 평화로운 우리만의 고기 파티를 시작했다.

 -2시간 뒤-

  고기를 구워가며 먹다보니, 굽기 위해 잔뜩 꺼내두었던 고기가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이윽고 고기 파티가 끝이 나자 모든 뒷정리를 다 같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엘리아 주변에는 레일주의 빈병이 가득했다.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힘을 쓴 탓인지, 뒷정리 후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뻗어버렸다. 미르와 리아는 이미 같이 씻으러 들어갔고, 엘리아는 술에 취해 자기 침대에 뻗어있다. 오늘은 도저히 씻을 체력이 안 되니, 그냥 자야지.

 -다음 날 아침-

 “라이넬 라이넬!! 일어나 봐요!!”

 (풀썩)

 “크허억! 갑자기 침대에 뛰어들어서 아침부터 왜 그래... 나 피곤 한데...”

  아침부터 미르가 굉장히 신난 표정으로 침대에서 꿀맛 같은 잠을 자고 있던 나에게 뛰어들었다.

 “아침이라뇨! 벌써 점심때가 다 되가는 걸요? 그건 그렇고, 레모니아 마을에서 축제가 있데요!”

 “축제...? 무슨 축제?”

 “은하수 대 축제요!”

  아침부터 미르가 잔뜩 들떠있었다. 레모니아 마을에서 은하수 대 축제가 곧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것 같은데, 미르가 꽤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으으... 피곤해. 그래서 언제인데? 여기서 레모니아 마을까지 거리가 꽤... 되지 않나?”

 “겨우 2일밖에 안 걸리잖아요! 레모니아 축제는 오늘 기준으로 3일 뒤에 열려요! 그 때 은하수가 레모니아 마을 상공에 나타 난데요!”

 “그래...? 그래서?”

  미르가 침대 위에 올라서서 나를 내려다보며 굉장한 기대의 눈빛을 보내고 있던 도중, 엘리아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래서라니, 당연히 가야지! 그 은하수 대 축제, 꽤 볼만하거든? 꼭 강이 흐르는 것 같아~ 내 마법처럼 순수하고! 더군다나 그 축제, 몇 년에 한번 열릴까 말까 하는 축제야!”

 ‘흥... 순수하긴 무슨.’

 “응? 방금 뭐라고 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그 축제에 가자는 거지 지금?”

 “네! 네!”

 “두 말 하면 잔소리지~!”

 “뭐... 나는 상관없어. 은하수라... 아그네스한테 물어보고 올게.”

 “응~”

 “예~! 아그네스라면 분명 가자고 할 거에요!”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리아의 방으로 걸어갔다. 이름을 부르기 전 주변에 누가 없는지 한 번 살펴보고는,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리아~ 안에 있어? 들어가도 돼?”

 “(으...으앗!)”

 (쿵)

 ‘안에서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들어간다~”

  리아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리아가 넘어진 채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 주변을 둘러보니 옷을 밟고 미끄러진 것 같았다.

 “어... 괜찮아?”

 “에? 아... 응. 괜찮아... 흐잇...”

  리아는 괜찮다고 말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런 리아 에게 다가가 일으켜 주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아파보이네. 자, 일어설 수 있지?”

 “으응... 고, 고마워...”

 (꾸욱)

  아그네스가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살짝 돌린 채로 내 손을 잡고 일어났다.

 “으휴... 그건 그렇고, 미르랑 엘리아가 은하수 대 축제에 가자는데. 어떻게 생각해? 난 좋다고 생각하는데. 가보고 싶기도 하고.”

 “어? 음... 은하수 대 축제라... 으흐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리아가 행복한 표정으로 멍을 때리고 있었다.

 “어... 리아?”

 “응... 응?! 나, 난 아무 상상도 안했다! 으아아... 크흠! 축제 좋지. 오늘 바로 출발 하는 건가?”

 “응. 오늘 출발해야 축제에 늦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더라고.”

 “그럼, 얼른 준비를 해야겠네.”

  리아가 축제에 갈 채비를 한다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일은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저기... 리아.”

 “응?”

 “어제 일 말인데... 리아 마음은 잘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엘리아 혼자 보내면 좀 불안하잖아? 하하... 그래서 어쩔 수 없었는데, 미안...”

 “에? 아... 그거 말이구나. 그거라면 이제 됐어. 어제 나한테 준 고기 모양으로 이미... 히히.”

 “진짜? 아아~ 다행이다. 리아 삐진 거 받아주느라 무지 힘들던데. 짐은 이따 챙겨도 되니까, 우선은 간단히 점심 좀 먹자.”

 “응.”

  다행히 잘 해결 된 것 같다. 이제 남은 건 축제에 가서 즐기는 것 뿐 인가.

  축제에 갈 생각을 하며 엘리아 없이, 리아와 미르와 함께 간단히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도대체 엘리아는 안 나오고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던 그 때, 갑자기 엘리아의 방 쪽에서 엘리아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끼... 끼야아아악!!”

 “뭐... 뭐야! 무슨 일이야!!”

  엘리아의 비명 소리로 깜짝 놀란 우리 셋 모두 엘리아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런 우리에게 보인 것은 잔뜩 놀란 엘리아와 배게 크기만 한 리바이던 이라는 촉수형 슬라임 몬스터 였다.

 “히익!! 저게 뭔가요!!”

 “저건...! 리바이던!”

  상황 파악을 하던 그 때, 갑자기 엘리아가 폭렬 영창을 외우기 시작했다.

 “감히 나에게 맞서는 자! 한 줌의 재가 되어 그 죄를 속죄하라!! 블레이즈!...”

 “뭐... 뭘 하는 거야 이 바보야!!”

 (쫘아악)

 “으아아!! 내 참(Charm : 매력) 포인트!! 아프다구! 이거 놔!”

 “휴우... 라이넬, 잘했다. 하마터면 저택이 날아갈 뻔 했군.”

  나는 엘리아의 폭렬 영창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더듬이 마냥 튀어나온 엘리아의 머리카락 두 갈래를 잡아 당겼다.

 “야이 바보야! 여기서 그걸 시전하려하면 어떡해! 넌 진짜로 머릿속까지 바보냐!!”

 “끄으윽... 하지만 저 망할 몬스터가 내 방으로 기어들어왔단 말이야! 거기다가, 날 깜짝 놀라게 했다고?! 저런 놈은 백 번 죽어 마땅해!”

  엘리아는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한 리바이던이 못마땅한 것인지, 굉장히 열이 받아있었다.

 “그럼 그냥 죽일 것이지 왜 폭렬 영창을 시전 하냐고... 으아 진짜! 간만에 평온했는데!”

 “으으... 다행히 내 참 포인트는 무사하네. 막 잡아당기지 말라고, 이 무식한 놈아!”

 “누가 무식한 거냐! 그리고, 그거 알아? 너 나보다 한 살 어리거든!”

 “자~ 자~ 두 사람 그만 해요~ 곧 있으면 축제인데, 얼른 준비해야죠?”

  나와 엘리아는 미르의 중재로 다툼을 멈췄다.

 “흥! 바보 마법사!”

 “흥! 무식한 놈!”

  미르가 말해서 안 사실이지만, 서로 다투느라 리아가 없어진 것을 몰랐었다.

 “하아... 그건 그렇고, 아그네스가 안보이네요? 혹시...!”

작가의 말
 

 설마!!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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