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 > 무협물
싸이코패스 in 무림
작가 : 곤붕
작품등록일 : 2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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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출외(出外) (3)
작성일 : 16-08-26     조회 : 804     추천 : 0     분량 : 6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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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봉수가 산책을 마치고 봉양산을 내려왔다.

 그와 여로가 저자에 들어섰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는 이 거리에서 투명인간과 같았다.

 이 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진다 하더라도 누구 하나 그를 신경 쓰지 않으리라.

 “무명협객이 어제는 드디어 흑사회까지 완전히 쓸었다며?”

 요즘 저자 사람들의 관심은 모두 무명협객에게 쏠려 있었다. 둘 이상만 모이면 누구나 무명협객이 그동안 벌인 혈행(血行)에 대해 칭송했다.

 지금 동봉수가 지나가는 길가에 모여있는 셋도 마찬가지였다.

 “말도 마. 그동안 흑사회한테 뜯기던 상인들하고 유녀들이 아주 좋아서 난리가 났다니까.”

 “그런데 회주인 방포염은 못 찾았다며? 도망친 건가?”

 물론 방포염은 지금 봉양산에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만.

 “글쎄. 도망쳐서 안휘땅을 완전히 벗어났거나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아작이 났거나, 둘 중의 하나겠지.”

 그때 둘의 이야기를 조금 안 좋은 표정을 한 채 듣고 있던 남자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좀 그래. 협객이라는 자가 그렇게 함부로 사람을 막 죽여도 되는 거야? 아무리 흑객들이라고는 해도 사람은 사람인데.”

 “예끼. 이 사람 좀 보게. 지금까지 그놈들이 우리한테 한 짓을 생각해 보게. 아주 산 채로 뜯어먹어도 시원찮을 놈들 아닌가. 그런 놈들은 죽어도 싸.”

 “맞아 맞아.”

 처음부터 이야기를 나누던 두 명은 뚱한 표정의 사내에게 눈까지 부라리며 무명협객 변호에 나섰다.

 “아닌 말로, 관에서 우리 같은 무지렁이들한테 언제 신경이나 한번 제대로 써주기를 했나? 그것도 아니면, 정파니 옘병이니 하는 것들이 어깨에 힘만 잔뜩 주고 다녔지 언제 진짜 정(正)이었던 적이 있던가? 그네들한테 우리 같은 놈들이 당하든지 말든지 관심 밖이지 않았나.”

 둘의 공격에 뚱한 표정의 사내가 그제야 항복을 하며 둘의 의견에 긍정을 표했다.

 “하기는, 그렇기는 하지. 누가 우리들 같은 바닥인생들을 위해 나서주겠는가.”

 “손이 좀 과하기는 하지만, 예부터 악즉참(惡卽斬)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럼 그럼.”

 그렇게 결국에는 이곳에서도 무명협객의 협행을 칭송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이런 걸 두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는 건가.

 꿈은 살인. 해몽은 협행. 살인이 너무도 쉽게 협행으로 둔갑하는 세상. 그 자체만으로도 이곳 중원은 참으로 무섭고 잔인한 세상이다.

 동봉수는 그들의 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그 셋과 멀어지자, 이번에는 다른 두 사람의 대화가 그의 귀에 들어왔다.

 “야, 너 그 얘기 들었어?”

 “뭐?”

 “이번에 남궁세가 둘째 딸이 혼례를 올린다더군.”

 “아, 들었어. 그래서 요즘 안휘성 전체가 떠들썩하지 않은가.”

 “그렇지. 모르긴 몰라도, 여기 봉양의 문파들도 하례물(賀禮物) 보낸다고 머리 좀 싸매고 있을걸?”

 “에이, 그건 아니지. 남궁세가 같은 데서 혼례를 치르는데 어중이떠중이 모두 받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아마 머리를 싸매고 있는 건 단리세가주 정도밖에 없을걸세.”

 “음. 자네 말을 들어보니 그렇겠구먼. 그럼 단리세가주는 하례물로 뭘 가져갈까?”

 “글쎄. 뭔지는 몰라도, 상당히 좋은 걸 준비했을 거야. 들리는 소문으로는 단리세가주가 남궁세가와 사돈을 맺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고 하더군. 그럼 거기에 맞는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겠나.”

 둘의 대화는 이후에도 계속되었지만, 어차피 동봉수와는 무관한 얘기였다.

 그는 완벽하게 소삼으로 빙의 되어서 무명협객이나 남궁세가의 혼례에 대해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무심하게 지나쳤다.

 그에게는 지금 그따위 것들보다, 이제 어떻게, 또 어떤 방식으로 무림인들을 사냥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훨씬 중요한 문제였다.

 그 생각을 하는 사이, 그는 어느새 세가의 정문에 도착했다. 동봉수는 단리세가에 들어선 후 지체없이 자신의 거처인 동마구간으로 향했다.

 그는 마구간으로 걸어가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떠올렸지만, 아직 어느 것 하나로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 결정은 마구간에 도착한 후, 하나씩 하나씩 짚어가며 최대한 신중하게 내릴 것이다.

 그와 여로가 단리세가의 여러 전각을 지나 거의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였다.

 

 [귀하와 10레벨 이상 차이가 나는 적이 20미터 이내에 접근했습니다. 20.]

 

 우뚝. 그의 걸음이 본능적으로 멈췄다.

 영안이 발동한 것이다.

 동봉수의 시선이 자연스레 자신의 보금자리인 마구간에 고정되었다.

 동마구간은 외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기에 이곳에 누군가가 찾아왔다면 마구간 안에 있다는 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왜지?’

 그의 마음속에 그런 질문이 퍼뜩 떠올랐다. 누구지? 가 아닌 왜지? 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 이유는 누구지에 대한 정답은 이미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이었다면 선택지가 세 가지가 있었겠지만, 레벨 7에 이른 이제는 답이 하나밖에 없었다.

 

 [7, 6, 5,......]

 

 동봉수는 ‘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마구간으로 다가갔다.

 마구간 안에 있을 그 ‘적’이 위험하지 않은 일로 자신을 찾아왔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죽이거나 잡으려고 했다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는 계속 머릿속으로 그가 찾아온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아까 저자에서 사람들이 무명협객에 관한 이야기 이외에 거론하던 또 하나의 소재.

 아주 짧은 순간, 동봉수의 이가 보였다가 사라졌다. 생각지도 않은 일로 그의 다음 행보가 결정이 난 것 같았다.

 그는 여로의 고삐를 아주 조심스럽게 쥐고는 마구간 안으로 들어섰다.

 끼이익. 탁.

 역시 예상대로 마구간 안에는 멋들어진 흰 수염을 가슴까지 드리운 초로의 노인이 서 있었다.

 그는 양손으로 뒷짐을 진 채 마구간 안으로 들어서는 동봉수와 여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바로.

 단리세가주 비천미검 단리천우였다.

 “네가 소삼이로구나.”

 동봉수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세가의 머슴으로서 당연히 그래야 했다.

 스윽.

 단리천우가 미끄러지듯 동봉수와 여로를 향해 다가왔다. 동봉수는 엎드린 상태에서 살짝 고개를 들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단리천우의 발을 볼 수 있었다.

 ‘저건……!’

 단리천우가 움직인 건 단지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걸 본 동봉수의 뇌에는 짜르르한 전류가 흘렀다. 그가 봤을 때 단리천우의 움직임은 물리법칙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저런 걸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인간은 발과 바닥의 마찰력이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마찰력이 0이라면 앞으로도, 뒤로도 걸을 수 없다. 아무리 작은 수치라도 마찰력이 있어야 전진하거나 후진할 수 있다.

 단, 바닥재질의 마찰계수가 매우 작을 때는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런 경우, 앞으로 잘 나가기 위해 마찰계수를 크게 만들어주는 신을 신거나 바닥과 닿는 표면적을 줄여 앞으로 미끄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등산전용 신발이나 빙상용 스케이트화가 그런 예다.

 그런데 지금 단리천우가 신고 있는 신발은 비단으로 만든 평범한 신이었다.

 무엇보다도 이곳의 바닥은 그저 평범한 흙바닥이었다. 재보진 않았지만, 마찰계수도 클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단리천우는 마치 중력법칙과 마찰력을 무시한 듯, 바닥 위를 ‘날 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

 동봉수는 지금까지 무공을 가진 자를 여럿 봤지만, 저런 건 처음 봤다.

 저것이 진짜 경공인가?

 여태껏 봐왔던 경공들―흑객들과 일반무사의 것들―은 정말 저급의 경공이고 신법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가 스킬로써 사용하고 있는 경공은 저것과 또 다른 면에서 전혀 달랐다.

 그것도 물론 물리법칙을 벗어난, 게임법칙에 의해 작동하는 기술이지만, 그건 그저 ‘스킬’로써 몸을 더 빠르고 날래게 만드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 저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것, 무공으로서의 경공은 이곳의 자연법칙을 이용해서 특별하게 움직이는 특별한 깨달음에 다름없었다.

 물리법칙과는 또 다른 신세계. 동봉수는 단리천우의 그 한 걸음에서 그것을 느끼고 봤다.

 그 순간, 동봉수는 이곳에 온 이후 처음으로 무공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은 레벨만 올리면 충분하다고 느꼈었지만, 지금 바로 이 순간 그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단리천우의 작은 발걸음 하나가 동봉수에게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동봉수 외에는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살인마는 또 한 번 진화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단리천우가 동봉수의 옆에 도달했다. 동봉수는 여전히 단리천우의 발을 주시하고 있었고, 단리천우는 그저 가만히 손을 들어 여로의 코를 쓰다듬었다.

 “너와도 이제 작별이구나.”

 히히힝.

 여로가 낮게 울며 주인의 부드러운 손길을 반겼다.

 그에 동봉수는 마구간 앞에서 한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 단리천우가 이곳에 나타난 이유는 남궁세가에 보낼 하례물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때였다. 그의 머리 위로 그림자 하나가 길게 드리워졌다. 단리천우 말고 다른 이가 마구간에 찾아온 것이다.

 그 그림자의 주인을 이곳 주인인 동봉수 대신 단리천우가 반겨준다.

 “왔나.”

 “네. 가주.”

 동봉수는 한 번 들은 음성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방금 나타난 자의 목소리도 들은 적이 있었다.

 ‘기대효인가?’

 그의 예상대로 나타난 자는 흑오단주 기대효였다.

 기대효는 사실 가주가 무슨 바람이 불어 그를 이런 곳으로 불러낸 것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

 여로를 타고 싶다면 그냥 하인들을 시켜서 세가 앞에 준비시키면 될 텐데, 왜 이 냄새 나는 곳까지 가주가 직접 찾아온 것인가, 거기에다가 왜 자기를 이곳으로 불러냈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챈 것인지 단리천우가 은근히 웃으며 말했다.

 “그런 표정 지을 것 없네. 그저 마지막으로 여로를 한번 보고 싶었던 것뿐일세.”

 “……!”

 기대효는 깜짝 놀랐다. 단리천우의 ‘마지막’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물론 고개를 숙인 채 둘의 대화를 듣고 있는 동봉수는 이미 예상하고 있던 말이었다.

 “허허. 놀라지 말래도 그러는구먼.”

 “하지만…….”

 “돌아오는 보름날, 남궁세가주의 둘째 딸이 혼사를 치른다네.”

 “아!”

 남궁세가주 검선(劍仙) 남궁벽(南宮璧).

 현 중원오대세가 중 그 세력이 가장 막강한 남궁세가의 가주이며 무림 최고의 검수 중 한 명.

 무엇보다도 남궁벽, 아니 남궁세가의 위세는 안휘에서 절대적이었다. 경쟁상대라도 있었다면 조금 나았겠지만, 안휘에는 남궁세가를 제외하고, 구파일방이나 다른 중원오대세가는 없었다. 견제세력이 전혀 없는 것이다.

 하다못해 큰 흑도방파 또한 전무했다.

 그 말인즉슨, 남궁세가주 둘째 딸의 혼사라면 안휘 전체를 들었다 놓을 수 있는 행사라는 뜻이었다.

 단리천우가 몸소 이곳까지 온 것은, 이번 남궁세가의 혼사에 하례물로써 여로를 보낼 결심을 했다는 뜻이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기대효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단리천우가 얼마나 여로를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로를 보낼 결심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단리천우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오히려 얼굴 전체에 엷은 미소까지 번져 있었다.

 “괜찮다마다. 우리 아이들 중 하나를 남궁세가로 보낼 수만 있다면 이것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네.”

 “……!”

 그제야 기대효는 단리천우가 진정으로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여로를 하례물로 보내겠다는 건, 이번 혼사를 구실로 어떤 방식으로든 남궁세가와 연을 맺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것이 분명했다.

 확실히 안휘에서 기반을 다지려면 남궁세가의 그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확실한 방법은 단 두 가지였다.

 “백년가약입니까? 아니면 구배지례입니까?”

 백년가약. 백 년을 함께 하자는 약속, 결혼을 뜻하는 것이다.

 구배지례. 아홉 번의 절을 하는 예법. 제자가 스승과 연을 맺을 때에 취하는 의식이다.

 그 두 가지는 바로 결혼동맹과 사승관계였다.

 동봉수는 기대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한 번 단리천우의 대답을 예측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내가 조금 전에 말하지 않았는가. 우리 아이들 중 하나라고 말일세. 통나무 하나를 놓는 것보다 두 개를 놓는 것이 개울을 건너기에 편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둘 다 남궁세가에서 원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대효의 말에 단리천우가 긴 백염(白髥)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 그래서 내가 자네를 부른 것이 아니겠는가.”

 “…….”

 “무슨 수를 쓰든 상관하지 않을 테니, 반드시 성사시키게.”

 “대상은 누구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대상. 기대효는 어떤 대상을 말하는지 그 대상을 특정 짓지 않았다. 그럼에도 단리천우는 알아들었는지 다시 한 번 여로의 코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벽력패검(霹靂覇劍)으로 하지.”

 “알겠습니다. 가주.”

 벽력패검은 현 남궁세가주의 셋째 동생이자, 전대 남궁세가주의 막내아들인 남궁후(南宮厚)의 별호였다.

 그걸로 단리천우가 기대효를 이곳으로 부른 이유에 대한 본론은 끝이 났다. 그리고 그것으로 기대효는 단리천우의 이야기를 모두 이해했다.

 단리천우가 원하는 건 그저 남궁세가와 연결된 작은 끈이었다. 거창하게 다음 대 남궁세가의 대권(大權)을 노리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아들인 단리강해(段里江海)가 남궁후의 제자로 들어가거나, 그것도 아니면 둘째 딸인 단리희가 남궁후나 남궁후의 아들 중 하나의 정실이나 첩실이 되는 것.

 그것이었다. 위험한 급진(急進)보다 안정적인 기반의 확보를 선택한 것이다.

 “언제 출발하면 되겠습니까?”

 “내일 당장 떠나게. 가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걸세.”

 “네, 가주.”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한 기대효는 단리천우를 향해 머리를 한 번 조아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때 그의 등 뒤로 단리천우의 마지막 말이 전해졌다.

 “남궁세가로 떠나기 전, 이 아이도 꼭 데리고 출발하게나. 여로를 다스리는 데에 이 아이가 꼭 필요할 테니.”

 단리천우가 여로의 코를 만지던 손으로 옆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삼, 동봉수를 가리켰다.

 동봉수는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들으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네, 가주.”

 기대효의 짧은 대답. 그걸로 동봉수의 출외(出外)가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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