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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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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사는 아빠가 되어버렸다.]
작성일 : 17-11-02     조회 : 466     추천 : 0     분량 : 6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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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트라! 치천사인 네가 왜?!”

 “네드, 너도 매번 이것들과 같은 질문이구나.”

 

 나는 내 앞에 쌓여있는 시체 무더기를 발로 차며 일어났다.

 

 “뮤트라, 질문에 답 해!”

 “좋아, 대답을 해 줄게. 왜 이것들을 죽였냐고?”

 “이것들이라고 하지 마라. 그들은 너와 다르게 자신의 존엄을 지켰다!”

 “우와, 무섭네. 그럼 내가 죽인 이유를 듣고 난 후에는 어떻게 생각할까?”

 “너....설마?”

 

 내 앞에 있는 같은 치천사인 네드는 어렴풋이 내가 왜 이들을 죽였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야, 내가 늘 입버릇처럼 말을 했으니까....

 

 “널....용서할 수 없다, 뮤트라!!”

 “훗, 너도 재미없겠네.”

 

 같은 치천사라도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유일하게 나와 친분을 계속 쌓았던 네드도....이제는 죽겠지.

 네드를 포함한 모든 천계의 천사들이 나를 죽이려고 달려드는 이유.

 제 1계급 치천사 3명.

 제 2계급 지천사 8명.

 제 3계급 좌천사 7명.

 제 4계급 주천사 19명.

 제 5계급 역천사 42명.

 제 6계급 능천사 130명.

 천계에 역사상 없었던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이하의 계급은 대략 2000명은 넘어가기 때문에 수를 세다가 중간에 잊었다.

 송사리들은 수를 세더라도 필요가 없었다고 여겨서진 하지만.......

 

 “이것도 이제 슬슬 귀찮아지는군....”

 

 이미 천계의 질서는 완전히 무너졌다.

 되돌리기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이건 모두 신이라는 작자가 그녀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신은 그녀를 죽게 몰아갔다.

 이곳 천계에서는 신이 자신의 판단대로 죄의 유무를 결정한다.

 내가 아는 그녀는 매우 밝으며 인간을 사랑했다.

 정말 인간 세계에서 불리는 천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화한 성격을 지닌 천사였다.

 하지만 자신이 천사의 가호를 내린 인간이 그 가호를 이용하여 사람을 여럿 죽였다는 이유만으로 신은 인간계를 어지럽혔다며 그녀의 날개를 찢어버리고 천계에서 내쫒아 버렸다.

 나의 딸 벨리이르....

 

 “나는 그런 신을 죽이려고 한다.”

 

 그 일을 시행하기 전에 나는 수많은 천사들을 벨리이르와 같이 영면에 처하게 하였다.

 이걸로 그녀의 넋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나는 적어도 내 40배는 넘어 보이는 문을 열어젖혔다.

 문 뒤로 보이는 황금의 궁전의 중앙에 앉아있는 신.

 저런 신의 표정으로 보아선 마치 내가 올 줄 알고 있었다는 표정이다.

 ‘저런 오만한 표정. 부숴주겠다.’

 

 “뮤트라, 네가 한 일에 대해 알고 있는가?”

 “당연하죠.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이 제 딸에게 한 짓과 같은 일인데....”

 “나는 정당한 이유로 그녀를 처벌하였다. 네가 한 짓과는 엄연히 달라.”

 “그런 당신의 오만함이 지금의 천계를 망치는 겁니다!!”

 

 나는 신에게 롱소드를 꺼내 들어 휘둘렀다.

 하지만 가볍게 한 손으로 막아버리는 신.

 

 “넌 나에게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이쯤은 예상했습니다!!”

 

 평상시에 내가 쓰는 쌍검과는 다른 크기의 롱소드.

 내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물건을 쓴 이유.

 

 “.....!!”

 “이 힘이라면 당신조차 베어버릴 수 있습니다!!”

 

 순간 내 피부는 마족과 같이 흑색으로 변하였고 등에 달린 날개는 흰색이 아닌 보라색으로 변하였다. 얼굴의 윗부분에는 뿔이 한 갈래 솟아났고 천사에서의 내 힘은 온전히 사라져버렸다.

 검에 기운을 담아 힘껏 내려찍음과 동시에 주신을 보호하는 베리어는 종잇조각처럼 찢어져버렸고 내 검을 막던 신의 오른팔은 피로 범벅이 되어 바닥에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마계의 통치자이자 유일하게 주신과 대립할 수 있는 존재,

 마신의 힘이 들어간 롱소드.

 그것이 지금 내 손에 쥐어져 있다.

 

 “.....”

 “당신의 그 오만함이 현재 당신을 상처 입혔고 이제 당신을 영면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공기의 흐름을 순식간에 바꿔 버리는 이 압박감.

 그래, 당신이 모든 힘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싸우게 된다면 내 직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하앗!!”

 

 베리어가 없어지자 나의 공격을 막는 것이 아닌 되받아 쳐야하는 상황에서 신은 자신의 검을 꺼내지 않고 있다.

 

 “피의 결속.”

 “윽...!!”

 

 피의 결속.

 신의 권능 중 하나로 말로만 들었지 결박하는 능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나의 피를 매개체로 하여 내 몸을 휘감았고 몸의 곳곳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낌이 느껴지며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나 역시 이렇게 붙잡혀 있으려고 마신과 계약을 나눈 게 아니다.

 

 “오호, 이걸....”

 “당신의 검. 꺼내지 않으셔도 괜찮겠습니까.”

 “미안하군. 이 정도에서 끝내려고 하였는데. 시베르토 케인 뮤트라. 내가 그대를 너무 과소평가 한 것 같군. 영광으로 알거라. 나는 그대를 마신의 대리자인 타천사로 간주하고 너를 제제하기 위해 나의 온 힘을 쏟아내겠다.”

 

 신은 창조의 검을 꺼내 들었다.

 이 세계를 만든 시기부터 존재하였고 신의 가호가 들어간 세계 유일의 무기. 모든 생명체의 죄와 악을 결정하고 내 딸 벨리이르를 베어버렸던 검.

 검을 칼집에서 꺼낸 순간부터 엄청난 마나의 유동이 느껴진다.

 역시 장비 빨이 좋긴 좋군.

 

 “사라져라.”

 “.....무, 무슨!!”

 

 신이 그 검을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체내의 마나가 전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거리를 두어 베이지는 않았지만 검이 공기를 가름과 동시에 주변의 마나와 동시에 내 마나가 저 검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순식간에 마나를 빼앗겨 바닥에 주저 앉아버리는 나.

 제길....발악정도는 해 보고 싶지만....몸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최강의 기사인 뮤트라여. 이런 식으로 자네를 대하게 되어서 미안하군. 다음에 만날 때에는 이런 운명이 아니길 바란다.”

 “큭, 당신이 제 딸을....죽인 시점에서 저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굴레에 들어선 겁니다.”

 “수고하였다. 지금까지....”

 

 제길....의식이 점점 희미해진다.

 

 “주신이여. 가족을 위한 복수라고는 하지만....왜 당신에게서 내 딸의 모습이 보이는 겁니까....“

 

 몸이 싸늘해짐과 동시에 내가 쓰러진 바닥 역시 점차 차가워지고 있다.

 베리네......미안해, 이제 그쪽으로 갈 것 같아.

 벨리이르.... 너의 복수는 하지 못했지만 곧 너의 곁으로 가마....

 사랑....했다....

 

 

 

 뭐지, 의식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마치 잠에서 깨어난 기분과도 같은 감각이다.

 그리고 내 의식이 돌아옴과 동시에 온 몸이 따뜻하며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구어어어.....”

 “.....지금 나 왜 이러고 있냐.”

 “구어어어....”

 “당장 뱉어!!”

 “구억!!”

 

 웬 이상한 생물체가 나를 자신의 입 안으로 넣고 있었다.

 주먹으로 쳐 버리고 그 괴물의 입에서 나오긴 했지만....

 

 “구어어!!!”

 “그 생김새로 달려들지 말라고!!”

 

 나는 주먹으로 나에게 달려드는 생물체를 엄청난 속도로 갈겨버렸다.

 

 “죽었어!!”

 

 나를 먹으려고 자신의 입에 넣은 것 까지는 상관없다.

 아니, 끈적거림까지는 어떻게 견뎌볼 만 했는데 끈적거림과 동시에 냄새가 엄청나게 비위를 상하게 만든다.

 생선 썩은 냄새와 같이 비리면서 파리가 꼬일 듯한 냄새가 지금 내 몸에서 잔뜩 나고 있다.

 

 “으아아아!!!”

 “구, 구어억!!!”

 

 결국 엄청난 비명을 지르다가 죽어버리는 동그란 원통 녀석.

 웜 같이 생겼지만....아니, 진짜 웜인 것 같지만 실제로 보니 엄청나게 비위 상하다 못해 끔찍하게 생겼다.

 

 “하아, 하아....”

 

 나는 지금 애써 긍정적으로 사고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저 자식을 죽여 버려서 해방감에 기분이 좋지만 반대로 끈적거림과 냄새 때문에 죽을 맛이다....

 결국 부정적이잖아!!

 

 “지금 보니까 동굴....안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벽면은 동굴처럼 생겼다.

 이상하게도 빛을 밝힐 물건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동굴 내부는 매우 밝았다.

 

 “뭐야, 여긴.”

 

 누가 봐도 ‘무(無)’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 몸.

 여전히 그대로다. 롱소드도 옆에 있는데다 입고 있는 옷은....조금 바뀌었지만.

 

 “찾았다, 마왕!”

 “인간들......? 마왕이 어디에 있다는.....”

 

 동굴의 입구에서 큰 소리를 지르며 달려 들어오는 남자 무리들.

 근데....어째 나를 노려본다?

 

 “마왕, 이런 곳에 숨어 있으면 모를 줄 알았나!”

 “......여기 나 밖에 없는데.”

 “..........”

 

 나를 둘러싸기 시작하는 수 명의 남자들.

 입고 있는 장비를 보니 꽤나 잘 나가는 사람들 같다.

 

 “혹시 나?”

 “마왕이 멍청한 짓을 하고 있군.”

 “빠직.”

 

 뭐? 멍청한 짓?

 천사인 내가 마왕으로 불리는 것도 모자라서 감히 나에게 멍청한 짓이라고?

 

 “이상해져도 마왕은 마왕이다! 전원 돌격!!”

 “이것들이....”

 

 나는 지금 화났다.

 전문 용어로 깊은 빡침을 느끼고 있다.

 처음 보는 나에게 저따위 말을 하는 걸로 모자라 감히 인간 따위가 나에게 덤빈다고?

 

 “내가 왜 일어나자마자 이따위 일을 겪어야 하는 건데!!!”

 “으아악!! 그, 그만!!”

 

 나는 진짜 죽도록 팼다.

 한 놈도 남김없이 오로지 주먹으로만.

 저 강아지 아기 같은 것들이 칼이나 창을 휘둘렀지만 전부 피해버리고 얼굴에 사이좋게 주먹을 먹여버렸다.

 

 “으윽....”

 “너희가 지금 누구한테 덤빈 줄 알아?”

 “제, 제길. 이거나 먹어라!”

 “꺄아아악!!”

 

 남자들 중 한 명이 무리의 뒤에 있는 흑발의 여자 아이를 집어 던져 버렸다.

 미친놈. 지 살겠다고 저런 어린 애를 던져?

 

 “잡았다.”

 “히끅!”

 “어....야, 야!!”

 

 .....던져진 애를 안전하게 잡은 건 좋은데 나와 눈을 마주치자말자 겁에 질려 기절하고 말았다.

 

 “지금이야! 도망쳐!!”

 “저것들이....”

 

 나는 옆에 있는 롱소드를 들어 단숨에 도망가는 자들을 베어버렸다.

 지금의 움직임에 조금 둔해짐이 느껴지긴 하지만 죽기 전의 나와 움직임은 별 다름 없었으면 좋겠다....... 여기저기 걸리는 곳이 적지 않아 느껴진다.......

 

 “크아악!!”

 “으욱....”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나를 죽이려고 했으니 자업자득이다.

 난 이제 천사가 아니라 인간을 죽인다 한 들 문제될 리 없다.

 

 “그나저나 얘는 어쩐다....”

 

 기절해 버린 어린 여자아이.

 입고 있는 옷도 그렇고 가녀린 손목만 보아도 이 소녀의 처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귀족의 딸인가....”

 

 입고 있는 옷은 이렇게 가녀린 아이가 입기에 너무 무거운 금속 장비였고 단련된 근육도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었다.

 아마 몰락하기 직전의 귀족 집안에서 공을 세우기 위해 이런 애라도 희생말로 보낸 것이겠지....

 

 “일단 옮기자.”

 

 나는 이 흑발의 긴 머리를 가진 여자아이를 안아 들었다.

 동굴이라고 해도 내부가 이렇게 밝으면 안쪽까지 가도 상관없고 생각한다만........

 그래도 이런 축축하고 습기 찬 공간에 여자아이 하나 두기엔 좋은 장소가 아니다.

 

 “이쯤이면 되려나?”

 

 꽤나 깊숙이 들어온 것 같다.

 동굴에 끝에 다다르자 나는 옆에 여자아이를 잠시 내려놓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플레임 버스터!”

 

 6서클의 강력한 마법이라도 조절하기에 따라 매우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이 강력한 화력을 이용해 벽면과 바닥을 매끄럽게 다듬었고 내가 사용할 만한 충분한 공간을 만들었다.

 동굴의 깊숙한 곳이라 열기가 확 느껴지긴 하지만.......

 

 “아머 인벤토리”

 

 *아머 인벤토리-다른 차원에 있는 공간으로 물건을 담거나 보관할 수 있다.

 ....아머 인벤토리까지 그대로 있을 줄은 몰랐다.

 아머 인벤토리를 사용하여 새로 만든 이 공간에 각종 도구와 자제를 설치하였다.

 

 

 “이 정도 배치해두면 되겠지.”

 

 화려한 조명에 고급스러운 가구들.

 심지어 벽면은 벽지로 도배를 하였고 바닥은 대리석을 깔았다.

 내가 생각해도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곳은 동굴의 형태가 아니었다.

 

 “으읏....”

 “일어났냐?”

 “꺄악!!”

 “아, 미안. 놀랐나보네.”

 “주, 죽이지 말아주세요......!!”

 “아니, 몇 가지만 묻게.”

 “네, 네? 뭐를....”

 

 갑자기 눈을 뜨니 이 곳이라 매우 당황할 따름이다.

 눈을 뜬 여자아이는 이런 곳에 오는 일이 없어 보일 정도로 고운 외모를 지녔고 흑발은 동굴에 반사되는 빛에 의해 매우 아름답게 보였다.

 이런, 외모에 현혹되기보단 지금은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이곳은 어디야?”

 “그건 저도....”

 “아, 모르겠구나. 여기 아까 그 동굴이야.”

 “네? 왜 동굴에 이런 것들이....”

 “내 취향이라.”

 “아....네.”

 

 여자아이는 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을 쳐다보는 듯한 눈을 하였다.

 아니, 이게 아니라....지금 나는 정보를 얻어야 한다.

 

 “다시 묻지만 이 동굴은 어디야?”

 “칼리스페온 왕국의 남쪽에 위치한 동굴이에요.”

 “칼리스페온?”

 

 칼리스페온이라면 인간 세계에서 4대 왕국 중 하나가 아닌가....

 자, 잠깐만. 그럼 지금 여기는 인간계?!

 아....인간계 맞겠구나. 아까 인간 잔뜩 봤었지....

 

 “그럼 지금 날자가 어떻게 되지?”

 “프, 프레이아 274년 10경이 시작되는 날이에요....”

 

 *10경-1~12경까지 존재하며 우리의 10월과 같은 개념이다.

 

 프레이아 274년....

 내가 죽은 때가 218년도였다.

 시간은 흐를 만큼 흘렀단 얘기인가....

 

 “너는 왜 아까 그 무리에 있었냐?”

 “네?! 그, 그건....”

 

 여자아이는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제길, 저런 표정은 반칙 아니야?

 

 “대답하기 싫으면 대답하지 마. 이름은 뭔데?”

 “아샤....르베이나 아샤요.”

 “예쁜 이름이네.”

 “가, 감사...합니다.”

 

 칭찬을 했음에도 불굴하고 이 아이는 표정이 좋지 않다.

 어린 아이가 지을 만한....그런 표정은 아니다.

 

 “또, 왜.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

 “네....아버지께서 지으신 이름이라....”

 “네 부모는 뭐하는 사람인데?”

 “....칼리스페온 폐하요.”

 “뭐?”

 “이 왕국의 국왕이 저의 아버지이십니다.”

 

 어이없다....

 이 아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15살 정도 되어 보이는 공주가 이런 곳에 올 리가 없다.

 그럼 대체 왜....

 

 “너 일단 돌아가라.”

 “네, 네?!”

 “집으로 돌아가라고. 저쪽으로 가면 밖이니까 알아서 가.”

 

 이대로 이 아이를 데리고 있다간 나 혼자 국가 전체와 싸우게 될 수도 있는 거 아냐?!

 아무리 손쉬운 인간들이라고 해도 제일 귀찮게 찾아오는 것들도 인간들이라고!!

 

 “자, 잠시만요!”

 “왜? 살려준다고 해도 붙잡네.”

 “그....집에 가기는....싫어요.”

 

 미치겠네.

 가출 청소년이냐.

 하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 가기 싫은 것 같다.

 

 “안 가면 죽인다.”

 “차라리....죽여주세요.”

 “.....?너 집이 그렇게 싫어?”

 “네....집에선....으아아앙!!”

 “야, 야!! 울지 말고!!”

 

 반 강제적으로 인간 세계에 끌려와 반 강제적으로 육아를 시작하게 되어버렸다.....

 에라, 모르겠다.......전쟁 일으키라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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