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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의 남편은 마왕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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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빠는 오늘도 육아 중]
작성일 : 17-11-03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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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트라!!”

 “뛰지 마. 넘어진다.”

 “알았....!! 우악!!”

 “하....맙소사.”

 

 벌써 이 꼬맹이를 들인지 2주가 지났다.

 처음 봤을 때 보다 밝아 보이긴 하지만 사람이 너무 달라졌다....

 

 “힝....까졌어.”

 “어디 봐.”

 “자, 여기!”

 

 아픈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샤는 기운차게 얘기하였다.

 무릎을 보니 대충 까진 정도이다.

 살짝 쓰라리고 말 정돈데....

 

 “그냥 놔두면 되겠네.”

 “아아아아, 아파!”

 “하....힐링.”

 

 나는 기초 치료마법인 힐링을 걸어주고 다시 침대로 향하였다.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아샤.

 슬슬....귀찮아 죽겠다.

 

 “뮤트라! 나 할 말이 있어!!”

 “아, 생각해보니 아까 나를 부르면서 달려오다가 넘어졌었지. 용건이 뭔데?”

 “우리 밖에 나가자!!”

 “싫어.”

 “왜!!”

 “귀찮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직한 대답.

 귀찮아 죽겠다.

 차라리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내성적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싫어. 귀찮다고.”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나가....”

 “아오! 나가면 될 거 아니야!! 나가면!!”

 

 썩을........ 데려온 아이가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였다면 진작 내쫒았을 것이다.

 딸 키우는 느낌이라 어느 정도 데리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들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만.......이건 진짜 딸을 키우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어디 갈 건데.”

 “마을! 여기 오던 도중 근처에 마을 있었어!”

 “하....위치는 기억하고?”

 “응, 나 머리는 좋다고 아버님이 그랬어.”

 “꼬맹이가 머리 좋아 봤자 얼마나 좋다고.”

 “나 머리 진짜 좋거든!!”

 “마법 같은 거 배웠지. 몇 서클까지 가능한데?”

 “음....5서클?”

 “.......”

 

 저 나이에 5서클?

 고작 열다섯에?

 나조차 5서클까지 걸리는 기간은 30년 조금 걸렸었다.

 그럼에도 주위에서 나를 천재, 혹은 영재라고 불렀을 정도로 5서클은 어려운 마법들이다.

 

 “구라.”

 “사실이거든!”

 “보여 봐.”

 “흥, 뭐든지 다 보여주지!”

 “그럼 플레임.”

 “플레임(Flame)”

 

 *플레임(Flame): 4서클 마법. 사방팔방으로 불을 날린다.

 

 “야, 야야!! 멈춰, 멈추라고!!”

 “이제 믿겠어?”

 “....내 옷은 어떻게 할 건데. 다 타버렸잖아.”

 “마을 가는 김에 사면되지.”

 “골드는?”

 “.........”

 

 아무 계획 없이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거냐....

 나는 임시방편이지만 마력을 옷들 만들어 대충 입었다.

 

 “마, 마왕이니까 마을 하나쯤은 무자비로 학살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야, 야. 그건 아니다.”

 

 이게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어....

 그것도 한 왕국의 딸이라는 인간이....

 

 “돈은 있으니까 나가자.”

 “어, 진짜? 어디서 나서?”

 “너랑 같이 온 무리한테 다 뜯었지.”

 “아, 하하....”

 

 왠지는 모르겠는데....그 인원 전체가 꽤 값이 나가는 돈을 가지고 왔다.

 전투에 나가면서 돈은 왜 가져오는 건지.......

 총합 82골드.

 인간 세계에서 1골드는 100실버, 1실버는 100유트다.

 참고로 100실버, 즉 1골드만 있더라도 하루 식사는 전부 때울 수 있는 금액이다.

 

 “그나저나 진짜 돈 많네....”

 “너희 아버지가 가진 돈보다 많겠냐....”

 “그 돈. 전부 없애버릴까?”

 “그러면 네 모가지는 ‘뎅강‘하고 잘리게 될 거다.”

 “아쉽네~.”

 

 그런 표정으로 웃으면서 아쉽다고 하지 마....

 진짜 잘못하면 목숨이 떨어지게 될 일이라고....

 

 “그럼 가자!”

 “걸어서 얼마나 걸리는데.”

 “한....1시간?”

 “다시 동굴로 들어간다.”

 

 다시 동굴로 들어가려는 나의 팔을 잡은 아샤는 내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앙, 뮤트라, 그러지 말고 가자, 응?”

 “하........이번에 나가면 다음 외출은 없다고 생각해라.”

 “짠순이, 푼수.”

 “뭐라고?”

 “사랑한다고, 헤헷.”

 

 꼬맹이가 사랑은 무슨 사랑이냐.

 너랑 나랑 나이 차이만 해도 400살이다.

 

 “그나저나 너희 일행은 왜 나를 마왕이라고 불렀던 거야?”

 “마왕이니까?”

 “그니까 왜 내가 마왕 같았냐고.”

 

 마왕은 마신의 대리자라고 불리는 자들이다.

 마신은 주신과 어깨를 나눌 정도로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마신의 아래에는 4명의 마왕이 있고 그 아래에 줄줄이 잡몹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마왕이라니....마왕이 되려면 태어나자마자 강력한 흑 마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역사에 따르면 마왕은 같은 시간에 4명밖에 존재할 수 없다. 이미 4명의 마왕이 존재하는데 그들이 죽지 않는 이상은 내가 새로운 마왕이 될 리는 절대 없다는 얘기다.

 

 “신이 그랬어. 새로운 5번째 마왕이 태어날 것이라고.”

 “그 작자가?”

 “작자라니, 주신님한테.”

 “그런 게 있어. 그래서? 뭐라고 말했는데?”

 “나도 자세한 건 모르는데 아버님의 꿈에 주신이 나타났다는 모양이야.”

 “그리고 그 꿈에서 주신이 나를 알려줬고?”

 “응, 역사에 어긋나긴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토벌대를 보낸 것 같아.”

 

 신이라는 작자는 진짜....

 내가 귀찮은 거 싫어하는 사실을 알면서 일부로 귀찮게 하려고 지금과 같은 짓을 벌였을 것이다.......

 다시 만나면 진짜 영면에 처하게 만들고 말 거다.......

 

 “아샤, 너는 왜 집에 가기 싫은 거야?”

 “아버님이 싫어서.”

 “어째서?”

 “....난 여자애거든.”

 “여자애가 어때서?”

 “여자애주제 검을 잡는다고....”

 

 인간계에

 아직도 남녀차별이 있단 말인가....

 아마 왕족이라 아직도 이런 차별이 남아 있을 것이다.

 자신들은 고귀하다며 전통을 중요시하는 습관이 있을 테니....

 

 “넌 검이 좋아?”

 “응, 검술 배우는 거 재미있어! 오빠들도 대련해서 이겨봤어.”

 “잘하나보네. 왕족의 왕자까지 이겨보고.”

 “나 진짜 대단하지?”

 “그래, 나보다는 못하지만.”

 “뮤트라는 진짜 칭찬을 못하네....”

 

 솔직히 이 정도면 영재 급이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5서클 마법까지 사용가능하며 아직 본 적은 없지만 검술 또한 뛰어난 듯하다.

 하지만 이런 인재를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썩히고 고작 희생말로 마왕 토벌군에 편성하다니....

 머리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신기하네.”

 “뭐가?”

 “너희 아버지.”

 “음....그런가?”

 

 내가 왕이라면 이 아이를 성별에 상관없이 키웠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런 애를 보면 성별 따위는 관계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아샤, 마을은 어디 방향이야?”“음....지금 가는 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나오긴 나와.”

 “그럼 꽉 잡아라.”

 “꽉 잡으라니?”

 

 솔직히 걸어가는 건 귀찮다.

 돌아가기엔 이미 동굴이 보이지 않아서 문제고....

 한 번 쯤은 근처 마을까지 가 볼 생각을 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멀 줄은 몰랐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 있다.

 귀찮음을 해소할 수 있으며 빠른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방법.

 

 “텔레포트(Teleport)”

 “........”

 “어이, 꼬맹이. 괜찮냐?”

 “뮤트라! 날 죽일 생각이야?!”

 

 단지 단점이 있다면.... 텔레포트를 쓰는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을 이동시키면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어지럼증을 느낄 줄이야......

 

 “우욱....”

 “그래도 벌써 마을 입구잖아. 참아.”

 “....이걸 참으라고?”

 

 아샤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는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뭐....빨리 이동하려는 게 아니라 귀찮아서 텔레포트를 썼다고 하면....얻어맞겠지?

 

 “음....꽤 규모가 크네? 어디부터 갈래?”

 “말 걸지 마....토 나올 것 같아.”

 “....미안.”

 

 나는 마을 안에 들어가 아샤를 근처 벤치에 앉게 하고 아샤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앉아서 바라보니 수 없이 많이 움직이는 사람들....

 바빠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이 꽤 많아서 혼잡해 보인다.

 

 “뮤트라.”

 “왜, 꼬맹이.”

 “그냥 한 번 이름정도 불러보고 싶어서....”

 

 그녀는 작게 쿡쿡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아마 그녀의 가정에서는 이런 곳에 나온 적이 없을 것이다.

 늘 궁에 박혀있으며 쥐 죽은 듯이 살아왔던 그녀.

 아마 이런 곳은 그녀에게 처음 마주하는 공간일 것이다.

 

 “잠시만 여기 있어.”

 “어디가게?”

 “금방 올게. 꼬맹이는 여기서 쉬고 있어.”

 “알았어.......빨리 와.”

 

 나는 근처에서 뭔가 먹을 것을 찾았다.

 저 나이 때의 벨리이르도 단 것을 주면 기분이 꽤나 좋아졌었다.

 아직 벨리이르가 한참 어릴 때....

 다시 떠오른 딸의 기억은 나를 과거에 머물도록 만들어 버린다.

 

 “이 나이나 돼서 감성에 젖다니....나도 문제군.”

 

 근처를 둘러보는 도중 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눈에 띄었다.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온화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는 주인 할아버지.

 나는 그런 그에게 이끌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들었다.

 

 “이거라도 먹어.”

 “이게 뭐야?”

 “먹어본 적 없어? 아이스크림이라는 건데.”

 “응, 이렇게 생긴 거 처음 봐.”

 “한 번 먹어봐. 꽤 맛있을 거야.”

 

 내 말을 듣고 한 입 베어 무는 아샤.

 한 입을 삼킴과 동시에 아샤의 눈이 매우 반짝인다.

 

 “뭐야 이거? 이렇게 부드러운 음식 처음이야!!”

 “그래, 많이 먹어.”

 “뮤트라도 한 입 먹어!”

 “난 괜찮....”

 “자! 이거 엄청 맛있어!!”

 

 단 건 대체적으로 싫어한다.

 조금만 달면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내 입맛은 까다롭다.

 그래도....이번만큼은 먹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네.”

 “나 이거 하나 더 먹고 싶어!!”

 “그래, 슬슬 일어나. 다른 곳도 돌아다니게.”

 “응! 오게 해 줘서 고마워, 뮤트라!”

 

 ‘이런 게 있는 줄 몰랐어요! 감사합니다. 아버지.’

 기분이 들떠서 그런지 아까부터 계속 아샤의 모습에서 내 딸인 벨리이르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제길. 이런 기억....더 이상 떠올리기 싫었는데.

 딸이라는 것들은 모두 같은 생명체라는 건가.......

 

 “뮤트라! 여기도 가 보자.”

 “아샤, 알았으니까 뛰지 마. 길 잃어버린다.”

 

 잡생각은 버리자.

 이미 전부 지나간 추억일 뿐이고 허망 된 희망일 뿐이다....

 지금은 아샤를 기분 좋게 하는 일에만 전념하자.

 

 

 

 “아, 재미있었다.”

 “그러냐. 난 피곤해 죽겠다.”

 

 아침에 마을을 들려 노을이 지고 있는 지금 동굴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전 재산이었던 82 골드 중에 벌써 40골드를 써 버렸다.

 뭐.......이 정도는 쓰려고 했지만.

 

 “뮤트라. 오늘 고마워.”

 “고맙게 생각하면 텔레포트 좀 허용....”

 “그건 안 돼.”

 

 나와 아샤는 지금 텔레포트를 사용하지 않고 걸어서 집에 가고 있다.

 이유는.......아샤가 텔레포트는 죽어도 타기 싫다며 자신은 걸어서 돌아가겠다고 말을 한다.

 이 늦은 시간에 어린 아이 하나 두고 갈 수도 없고....

 

 “집에 가면 씻기부터 해야겠네.”

 “욕조 내꺼!”

 “야, 너 내 욕조 좀 그만 써! 아니면 따로 목욕을 하던가!!”

 “싫거든! 그리고 나 다른 사람 없으면 목욕 못 하거든.”

 “자랑이냐!!”

 

 처음엔 씻는 도중 아샤가 들어와서 매우 놀랐다.

 어린 나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자란 여성이다.

 열다섯이라는 나이는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며 2차 성징이 일어날 나이에....

 왜 아무런 경계심 없이 남자가 씻고 있는데 들어와서 남의 욕조를 뺐어가는 거냐고!!

 

 “어, 벌써 집이네.”

 “난 벌써가 아니라 이제인 것 같다만....”

 “그래도 얘기하면서 오니까 금방 왔잖아.”

 “얘기라기 보단 싸우면서 왔지.”

 “꼭 한 마디도 안 져요.”

 

 아샤는 먼저 동굴로 들어가 버렸다.

 뭐....그래도 혼자 사는 것 보단 나은 것 같다.

 아마 혼자 지금까지 살아있었더라면 좌절감에 나는 자결을 택했을 것이다.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건 꽤 의지되는 부분인 것 같다.

 

 “뮤트라! 먼저 들어가 있는다!!”

 “알아서 해.”

 “뭐라고?!”

 “알아서 하라고!!”

 

 지금처럼 귀찮은 부분만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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